오늘 오후, 서울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대 도로공사의 경기를 리뷰해봅니다.
세트별 자세한 상황은 관련기사 '5위 사수 GS칼텍스 연패 탈출... 도로공사 6연승 저지'를 읽어보시면 되겠고,
저는 그냥 주저리 주저리 몇 가지 포인트만 언급하겠습니다.
(기사 링크 : http://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530&aid=0000000978)
우선 오늘 경기, 2시간에 걸친 3대2 풀세트 경기로 참 재미있었습니다. 1, 3세트는 도로공사가 접전 끝에 따내고,
2,4세트는 GS칼텍스가 손쉽게 대승하는 흐름이었습니다. 5세트는 15대11로 GS가 가져갔습니다.
우선 오늘경기 스타팅라인업, GS칼텍스는 베스트 멤버가 다 나온 반면, 도로공사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앞선 '오늘 경기 승부예상'에서 제가 칭찬했던 이효희 세터가 빠지고 이소라 선수가, 그리고 최근 연승에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전새얀 선수가 선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저는 전새얀 선수 좋아하고 눈여겨보고 있습니다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전체적으로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모양새였습니다.
외국인선수 헐리는 1세트 초반부터 하혜진 선수와 교체되었고, 5세트가 되어서야 다시 투입되었습니다.
'오늘 경기 승부예상'에서 또 제가 칭찬했던 고예림 선수는 2세트부터 교체로 나와 띄엄띄엄 뛰었습니다.
대신 장혜지 센터-하효림 세터-정선아 센터에 이미애 리베로까지... 거의 선수단 전원이 투입된 것 같네요.
(오늘 경기 기사 댓글에는 김종민 감독의 승부조작설이 강하게 나돌고 있지만) 저는 정규시즌 막판의 꼴찌팀 감독이 이러한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지지하는 편입니다. 물론 김감독님의 이러한 선택 때문에 저의 예상도 틀리게 되었지만,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자세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뒤에 있을 신인선수 선발 또는 외국인선수 지명에서 우선순위를 차지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승부조작설보다는 덜 나쁜) 합리적인 추측도 해볼 수 있지만, 그 또한 땀흘리는 우리 선수들을 생각해 자제하겠습니다.
일단 도로공사에서는 1세트부터 문정원 선수가 날았습니다. 1세트 서브득점 2개 포함해 5득점! 오늘 경기에서는 중앙과 좌우를
오가며 보다 스피드 있는 움직임에 공격도 좋았습니다(10득점). 원포인트 블로커로만 자주 활용되어 온 하혜진 선수도 오늘 경기
거의 풀타임을 뛰며 13득점 했습니다. 서브에 공격까지 잘하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가능이 높은 선수인 것 같았습니다.
다시 돌아가, 선발출장한 전새얀 선수도 오랜만에 많은 출장시간을 보장받았습니다. 그래도 득점은 아쉬운 6점이네요.
전새얀 선수를 보고있으면 고만고만한 높이에 또 고만고만한 스피드와 파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면 항상 깨끗하고 시원하게
공격성공하는 것 없이 거의 상대 유효블로킹으로 연결되고 상대 득점으로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참 좋아하는 선수이지만, 뚜렷한 특색이 없다보니 다음 시즌도 험난한 주전경쟁이 예상됩니다.
반면 GS는 이길 수밖에 없었던 경기를 힘겹게 이기며 5위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사실 상대팀이 차(헐리)-포(고예림) 다 떼고 경기했는데, 홈에서 지면 더 이상했을 경기입니다).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26점)한 알렉사 선수는 역시 후위공격이 상당히 위협적이었습니다. GS세터들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후위
공격쪽으로 공을 많이 올려주더군요. 또 우리의 사랑, 이소영 선수도 19득점을 보탰습니다.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는 범실이 그리
많지 않았고, 툭툭 밀어서 집어넣는 연타공격도 물이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시원시원한 강타 공격이 좋지만, 뭐 득점만
난다면 덜 힘들이고 살살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마지막으로 나현정 리베로는 오늘 경기 그리 눈에 띄지는 않았습니다. 세트당 5.2개 디그 수치도 아쉬웠지만, 어려운 수비뿐만 아니라 쉬운 수비도 띄우는 공의 안정감이 그리 좋지는 않아보였습니다(=쉬운 공도 어렵고 안예쁘게 띄우는). 헤어스타일을 바꾸셔서 그런가요? 저는 아래 사진처럼 단단히 묶은 스타일이 더 멋져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오늘 경기는 차-포 뗀 도로공사를 GS칼텍스가 어렵고 힘들게 이긴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두 팀 모두 시즌 종료까지 부상 없이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