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반일시 : 1999년 10월 16일 - 17일(1박2일)
# 등반대원 : 9명
# 등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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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날씨 :맑음
원주출발(14:05) - 용대리 주차장(17:00) - 백담사 밑 정류장(17:20) - 백담사(17:55) 15분 관람 - 영시암(19:25) - 수렴동 대피소(19:40) - 취침(22:00)
10월 17일. 날씨 : 맑음
수렴동 대피소 출발(04:30) - 개구멍 바위(16:25) - 봉정암(11:10)관람 및 중식 1시간 - 가야동, 공룡능선 갈림길(13:00) - 수렴동 대피소(14:50) - 백담사(16:30) - 백담사 정류장(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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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백미이자 우리나라 산 워킹 등산로 중 가장 위험하고 스릴 있다는 용아장성릉 등반계획을 몇 년 전부터 세워 놓고 있었으나 출입통제 구역이고 함께 할 대원이 없는 터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차에 백두대간을 함께 하고 있는 대원들의 참가에 용기를 내어 1박 2일의 계획을 실행하기로 한다.
여러명이 등반 도중 추락사 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터라 대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곽순임.서승옥 2명의 여성대원이 좀 걱정되기도 하다.
미묘한 설레임과 두려움을 가지고 14:05분 원주 학성중학교 앞에서 출발하여 횡성, 홍천, 인제를 거쳐 17:00에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한다.
용대리 주민들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약 15분 꼬불꼬불한 포장도로를 달리어 17:20분 백담사 정류장에 도착한다. 언제나 보아도 내설악 백담사 계곡의 풍광은 실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백담사에 들러 백담사 관람을 못한 대원들을 위해 15분 간 관람을 한다.
일해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사용하던 방은 가지런히 잘 정돈되어 있다.
18:05분 백담사를 출발하여 백담산장, 영시암을 지나 헤드랜턴을 밝히며 19:40분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하여 2층 다락방에 짐을 푼다.
참치찌개와 청국장을 끓여 도시락과 소주의 곁들임은 그야말로 산쟁이만이 맛볼 수 있는 진미일 것이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영하 4도)임에도 불구하고 용아장성릉을 등반하러 왔다는 대원들의 충만되고 기뿐 표정을 보니 다소 안도감이 든다.
연이어 산꾼들이 수렴동으로 몰려든다. 구곡담으로 대청봉 가는 꾼.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꾼. 공룡능선을 향하는 꾼 등 등......
우리는 몰래 들어 가야 하기에 용아릉에 대해서 함구로 일관한다.
취침에 들기 전에 침낭이 없느 대원들을 위해 담요를 대피소에서 빌리지만 난방시설도 없는 이 곳에서 추위를 견딜까 걱정이다.
22:00 취침에 들어 한숨 자고 일어나 대원들을 헤드랜턴으로 살피니 아닌가 다를까 침낭이 없는 대원들은 한기에 잔뜩 구부리고 있다.
침낭을 대원에게 주고 취사장비와 주.부식을 챙기어 밖으로 나와 밥지기를 하며 나무의자에 홀로 앉아 내설악의 적막과 고요에 스며들어 보는 느낌이야말로 신선이 된 기분이다.
밥짓기와 찌개를 모두 마친 후 02:55분 대원들을 기상시켜 도시락을 챙기고 따뜻한 밥과 후꾼한 숭늉의 맛은 산중일미라 산쟁이 만이 맛 볼 수 있으리라....
조식을 마친 후 취사와 야영장비는 대피소에 맡기고 어택배낭을 메고 04:30분 어둠을 뚫고 대피소 바로 뒤에 있는 출입금지 경고판을 무시하고 용아릉으로 향한다.
05:10분 안부에 올라서니 우측으로 용아장성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05:40분 옥녀봉에 올라서니 동이 트기 시작했고 좌측 오세암에서 비치는 청초한 불빛은 망망대해의 등대불 같다.
용의 이빨이 불혹현상을 밀어 내며 서서히 그 위용을 들어내 보이고 있어 과연!
으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06:25분 용아릉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개구멍 바위가 드디어 나타났다.
배낭을 벗어 안고 포폭으로 먼저 통과한 후 대원들의 배낭을 받고 바위 위에서 바라보니 바로 옆에는 보이지 않은 까까절벽이다.
위에서 대원들이 개구멍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 보니 생의 의지와 무게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한다.
약한 대원들은 우회를 시키고 리지로 암릉 정상에 올라 좌.우를 살피니 좌측 공룡능선과 가야동 게곡의 수려함과 오세암이, 우측 안산, 귀떼기청봉, 구곡담 계곡의 기암괴석과 형형색색의 단풍의 어울림은 분명 천상의 퐁경이라.......
암릉을 내려와 좌측 소나무 밑을 보니 큼직한 송이버섯이 한개가 있지 않는가? 슬며시 내려가 채취하니 어느산 송이 보다 향이 짙다. 허! 설악산 산신령께서 이런 복도 주시나 산신령님께 고마움의 기도를 올린다.
봉정암 가기전 1Km전 25m 수직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0m짜리 보조자일을 펴지만 턱없이 모자란다.
등산객들이 정체되어 혼잡스럽다. 우선 곽순임과 서승옥 대원을 데리고 하강하기로 한다. 두 대원은 상당히 겁에 질린 표정이다. 옆에서 안심을 시키고 스탠스를 확보해 주며 하강을 완료한다. 휴! 상당히 긴 시간인 것 같다.
용아릉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가 봉정암을 내려 보고 지나 온 용아릉의 파노라마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다.
11:10분 봉정암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는 사찰답게 신도들이 엄청나다. 그로 인해 주변경관도 오염되고 있어 안타깝다.
봉정암 관람 후 송이버섯 라면을 곁들여 중식을 마친 후 12:10분 봉정암을 출발하여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을 관람 후 사리탑 가기 전 우측 등산로를 따라 내려서서 공룡능선. 가야동 계곡 갈림길에 13:00에 도착한다.
좌측 가야동 계곡을 향하는 등산로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맑은 물과 작은소. 미폭의 연속이며 넓은 암반은 쉬고 싶은 이를 유혹하고 있다.
맑은 물에 아름다운 단풍이 떨어져 색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자태는 가야동 만이 가진 아름다움이려니......
부지런히 내려와 수렴동 대피소에 14:50분 도착. 맡겨 놓은 장비를 다시 챙기고 서둘러 백담사로 내려와 1박 2일의 멋진 추억을 백담사 계곡에 묻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