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써 보고 싶어져서 말이죠... 평소에 ' 아 이렇듯 다르구나 ' 라고 강렬하게 인상받은 바는
있었는데, 막상 쓰려니 또 얼마나 써질지.....
먼저 방송사별로 연기 특성을 구분짓고, 차별화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하나의 한국성우협회 차원에서 더 나누고 더 가르고 더 배척한다면 그야
말로 제 살 깎아먹기인 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분석은 많이 들어본 방송사마다
이런 차이가 있구나.. 싶은 정도의 흥미 내지 생각의 정리에 대한 욕구 충족 그 이상의 의의를
갖지 못한다고 봅니다. 물론 많은 분들 (어떻게 보면 절대 다수의 분들) 이 선호하시는 방송사
별, 기수별 성우분들이 있을 거라는 예상은 충분히 됩니다만 (저 역시 자유로울 순 없죠) 지향
할 발전의 원점은 그런 주관적 기호의 배제서부터 시작되니 일단 서두로서 이런 점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가급적 객관적으로는 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쉽게도, 대교에 대해서는 제가 거의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관계로 방송사는 부득불
KBS, MBC, 투니버스, EBS 넷으로 한정시키겠습니다.
1. KBS
-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성우가 있게 한 방송사... TV가 나오기 이전부터, 방송의 역사를 같이
한 성우의 방송사...................라는 점에서 지금 KBS 성우분들의 연기 특색을 읽어낸다는
것은 저로서는 솔직히 불가능했습니다. KBS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입니다. (아랫글을
바로 180도로 반박하게 되는군요; 쩝) 전두환 정권 시절의 통폐합, 그로 인한 성우분들의
급작스런 다원화가 그 이후의 성우분들 육성 방식에서도 영향을 끼쳤다....는 식의 좀 어설픈
가설은 차치하고서라도, KBS 분들의 특징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특히 남자 성우분들에게서요..
같은 기수 내에서의 다양성이라고 해도 좋고, 기수별 다양성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어떤 식으
로든 따질 수 있겠지만, 그런 다각도로 볼 때도 다양성은 KBS에서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섬세하진 못해도, 굵고 힘있는 발성을 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다소 어눌한 듯한 비음이 있다
가도 한순간 무서운 역으로 돌변하시는 분, 편안하고 깔끔한 스타일 고수하시는 분...정말
쾌활하거나, 터프하신 분... 정말 느끼하신 분..... 뭐라 목소리의 색채는 딱 이거다 하나로 집어
말할 수 없는 게 특징입니다...
연기 스타일을 보자면, KBS 성우분들의 연기는.. 자연스럽다...라거나 화려하다..라거나 그런
차원의 표현이 아닌, ' 무난하고 안정적인 ' 연기를 지향하시는 거 같습니다. 솔직히 신예 분들
은 그만큼 타 방송사 성우분들에 비해 성장이 빨라 보이지는 않구요.. 대신, 착실한 성장이
느껴지고 뭔가 안정감이 있습니다. (이게 조금 삐딱하게 보자면, 연기가 자연스럽기는 하되
다소 정형적이라는 뜻도 되 버릴 수 있어요 ^^;;) 물론 라디오 드라마의 영향점이 있긴 합니다.
더빙에 비해 자신의 캐릭터, 성격, 심리, 행동 상황 등을 (연기로) 분명히 드러내고, 그만큼
우리말 적용과 언어 정확도에 있어서도 신경을 써야 하죠... 더빙은 이런 디테일들에 신경을
쓸 여지가 부족하니까요.. 어쨌든, 이런 라디오 드라마로 전속을 거친다면 저와 같은 ' 무난한
스타일이 몸에 밴다 ' 는 말도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대신, 그만큼 KBS 분들이 전속을
마치고 더빙하는 데는 적응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인 듯 보이네요..초반엔
라디오 연기만의 스타일로 시행 착오를 겪는 점이 분명 있긴 있는 거 같더군요.. 물론 그만큼
힘들고 완만한 대신 확실한 성장이 이뤄지죠~ 하나 하나 동작과 대사 속에서 감정이나 상황
등의 세밀한 표현에 능숙할 정도로...비록 라디오 드라마라는 요인이 아닐 지라도, KBS 외화
, 애니에도 역시 그런 성장 과정, 내지 캐스팅의 관행... 같은 것은 걸 봐도 분명히 ' 안정성 '
을 중점에 두고 있는 건 확실해 보여요...자연스럽고 점점 더 일상적인 화법과 발성을 지향하는
점도 물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어찌 보면 KBS쪽이라기 보다는 한국 성우협회의 지향점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죠...(어떻게 보면 그러한 자연스러움의 방식도 방송사마다 다 조금씩
다릅니다.)
2. MBC
- 문화방송~~~ ^^;; 어렸을 때, 많이 봤던 MBC 외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활약하신 베테랑
분들만의 MBC가 아닌 이상, MBC는 하나의 분기점을 두고 설명하는 편이 더 수월할 거 같습
니다. 10기와 11기 사이죠.... 이 8년간의 공백을 사이로 이 이후 기수 성우분들이 영입되면서
MBC만의 육성 스타일이 점점 뚜렷하게 드러나더군요....
먼저, 11기 이후의 MBC의 스타일을 보자면 KBS가 무난한 연기를 추구하는 반면 여기선
재미있게도 ' 무난한 목소리 ' 에 주력하고 있는 거 같더군요.. 타 방송사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간 높으면서도 군더더기 없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많은 방송사입니다. (^^; 그래서 요즘
MBC 성우분들의 광고 더빙량이 많아졌나 봅니다~) 굵고 심지있는 스타일, 혹은 다른 스타일
도 혼재하긴 하지만 그 스타일 내부를 뜯어보면 또 그 나름대로의 안정적인 목소리의 개성이
안주되 있는 듯 해요...최근에 많이 애니나 게임으로 진출하신 분들은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한
분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흥행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많이 원하는 스타일이
나올 여지도 꽤 있으니까요....
다만, ' 각개의 개성은 있으되 그 패턴이 너무 유사하고, 그만큼 편차가 부족한 점 ' 도 없지는
않습니다.. 쉰 목소리, 특유의 비음, 듣기만 해도 소름돋는 저음....이런 극단적인 개성 같은
걸 잘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그렇죠.... 그 이전의 MBC 성우분들을 어떻게 뽑고 육성했는지는
제가 알 길이 없지만.......각개 개성의 패턴이 유사하다는 점도 위 기수의 그만한 선배 몇
성우분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점이 확실히 있긴 있다고 생각되요...
MBC는 외화를 많이 지향 (적어도 90년대까지, 혹은 지금까지 표면적으로는) 합니다. 외화
더빙에선, 라디오 프로그램에 비해 역시 크게 발휘되어야 할 사항이 순발력이죠... 그래서인지
성장해 가는 MBC 성우분들을 보면 (물론 MBC 외화에서 가장 많이 느껴집니다.) 연기의 섬세함
보다도 순간을 잡는 순발력과 대사 전달 속도가 보다 더 빠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KBS가 작품 분석을 통해, 분위기를 구성하고 인격 요소를 파악하고 안정적으로 연기한다면,
MBC는 작중 인물의 행동에 맞춘, 순발력 있고 보다 친화력 있는 색의 대사를 구사한다고나
할까요... 뭐, 그렇습니다 ^^;; ~~(참고로 이런 차이는 90년대 이후 데뷔하신 신예 성우분들을
비교할 수 밖에 없다는 점, 전제하고 싶군요.. 어차피 성장 다 하신 베테랑 분들이야 방송사를
따지지 않고 어느 면이든 능통하신 경지에 이르신 분들이니까요... 그리고 그 분들은 예전에
지금보다 더 많은 방송사간 왕래가 있기도 했구요...)
물론, 그 또한 양면성을 지니죠...... 우선, 그런 점들 때문인지 신예 MBC 성우분들이 평균적
으로 언어 정확도 측면은 다소 떨어지시는 것 같더군요...; " ~~ 했습니다 " 의 발음도
"~~했슴다 " 식의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구요... MBC 바른말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MBC 성우분의 멘트가 바른 어법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지적당한 걸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좀 놀랐죠 ^^; 또 하나는, 더빙 연기의 효율적인 일면이 있는 연기 스타일이라고는 해도, 성우
분들 하나 하나의 연기 실력에 있어서 편차를 크게 드러낼 만한 스타일임에도 틀림 없는 것
같았습니다. 친화력 있고, 민첩성 있는 대사를 구사하는 대신 풍부한 감정 표현이라든가
성격, 상황 등을 반영하는 연기의 세세함에 대한 성장은, MBC의 방식으로는 아무래도 덜
우선시되는 듯 하니...
3. 투니버스
- 애니메이션 채널... ^^;; 캐뱅에서도 꽤 인기가 높은 채널.......이죠? 저야 투니를 접한 지 고작
2년 정도밖에는 되지 않았다고 해도, 상당 부분은 TV보다는 인터넷에서 받은 지난 자료 등에
의존한 분석이 대부분인지라..
우선, 투니는 옛날 자료들로는 그 채널만의 성우분들 성향을 파악하기 힘듭니다. 타 방송사
성우분들이 많이 참가한 애니들 때문에도 그렇고, 그 당시의 투니 성우분들 수를 봐도 그렇고..
투니 자체 성우진만으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을 만큼의 궤도에 오른, 요새 시기의 작품을
가지고 따져봐야겠죠...
뭐 첫번째 특징을 꼽으라면 역시 ^^;;; 여자 분들 강세입니다. 그 때문에 ^^;;; 이쪽은 남자 성우
분들이 더 관심이 많은 제겐 달리 더 자세히 할 말이 없군요.. 하여간 발성이나, 하다못해
같은 기수분들 실력이나 영향력을 따져 봐도, 남자 성우분들보다는 여자 성우분들이 비교적
더 우위라는 인상이 짙군요.. 자세한 투니 여자 성우분들은 여러분들께서 더 잘 아시리라 믿고....
또, 역시 애니메이션.. 그리고 그 시청 전략 대상이 비교적 뚜렷한 애니팬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를 방영하는 방송사니 만큼 그러한 애니메이션에 맞는 스타일이 역시 많습니다. 조금
간단한 예를 들어 보라면 남자 성우의 경우 청소년이나 청년 역, 여자 성우의 경우 아역 내지
미소녀 역의 비중이 압도적이죠.. (공중파가 비중이 이랬으면 ^^;; 좀 혼란이 컸겠죠..)
투니 성우분들 연기에서 특히 느낀 게 의외로 목소리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맞는 현대식 자연
스러운 어투를 민감하게 고집한다는 점이었죠~ 깜찍하고 귀여운 목소리... 그에 맞는 캐릭
이라면 응당 깜찍하게 오버해서 연기하는 게 이때까지 보이지 않는 고정관념이었다면 투니
성우분들은 깜찍하고 귀엽되, 일반인 투의 자연스러운 면을 살리려는 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다만, 그러한 전략 (투니 자체적인 상업적 전략과는 별도로) 이 장기적으로는 좋은 길일 수
있지만, 당장 지금의 시점에서 좀 무리하게 적용되는 면이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느껴지구요... 발성의 부족함이나 연기의 어설픔에 대한 지적도 KBS나 MBC에서 거쳐 가는
기반을, 투니는 자사만의 활로를 앞세워 좀 가볍게 건너뛴(?) 탓에 생긴 약간의 역작용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아직 역사가 깊지는 않은 방송사니, 이 정도로밖에...
4. EBS
- 위의 세 방송사를 많이 쓰긴 했지만, EBS는 너무 ^^; 쓸 게 짧아서 걱정이군요... 교육방송.....
사실 방송사의 배경, 방침 같은 데에 가장 어두운 곳이다 보니..; 그냥 제가 느낀 인상대로만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BS 성우분들 특징은 제가 보기에 우선은!!~ 리포터나 직접 출연하는 연기자, VJ같은 친근감
을 가장 꼽고 싶습니다. 뭐..;; 딩동댕 유치원이니.. 학교별 교육 프로그램이니... 하는 많은
프로그램서 상냥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활동 여건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각종 교육
방송과 그에 맞는 ' 전달자 ' 의 역할을 (적어도 어릴 때 접한 EBS 성우분들 음성으로는)
가장 충실히 수행할 이미지가 위의 저런 친근감과 가깝고 정겨운 스타일.. ^^; 그런 쪽으로
귀결되는군요.... 그만큼 KBS와 같은 류의 다양성은 이 방송사에겐 그렇게 잘 맞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EBS 애니메이션 역시 왠지 방송사의 이미지 때문인지 부드럽고
친근한 애니메이션이 많아 보이구요...
에필로그 격으로...
- 뭐.. 저 성우분들이야 어차피 같은 한국성우협회 소속이시고 여기 저기 활동하시는 프리랜서
분들이실텐데 ^^;; 저렇게 언급한 차이가 성우분들 딱 뵌다고 그렇게 두드러질 것 까진 아니라
고 생각해요.. 다만, 각 성우분들은 자신의 방송사에서 일하시는 경우가 가장 많은 만큼, 그렇게
나뉘어져 있는 방송사에서 그 방송사들 성우분들이 하실 때의 각각의 느낌의 차이점과 그에
대한 분석이 오늘날 저 지경('';;;) 의 글까지 와 버렸습니다. 다른 논란의 여지를 피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성우분들 예시는 일부러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우리 나라 성우분들도 하루빨리
더 많이 방송사 넘나들며 서로 섞여 가며 하시는 게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그렇게 한다면 장기적으로 저런 개성들이 잘 조화되서 성우분들 연기에 보탬이 될지 누가
압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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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과 분석란
[분석]
나름대로 생각해 본, 성우분들의 방송사별 연기 특색 [약간 수정]
한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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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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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난 mbc성우는 별루....
개인적으로 아는건 대부분 KBS성우분들이었는데...다른 계열 분들도 이렇게 글로 접하니 참 듣고 싶어집니다^^
존경합니다
mbc...많은 분들이 별로 신경쓰지 않는 방송사 같아요...원일님이나 영선님등 뛰어난 분들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