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1일 밤 12시 10분 아니 2일 0시 10분이라고 해야 맞나요? 홍콩 시간으로 11시 10분입니다.
23번 게이트에서 로마행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는 중입니다.
휘황찬란한 불빛, 온갖 언어의 사람들이 가득한 걸 보면 홍콩은 역시 국제도시답군요.
밤이 깊어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로마 여섯시 반이라 아침인줄 알았더니 시차관계로 늦은 밤에 도착할 것 같군요. 밤을 따라가는 비행길이 될 것 같습니다.
사스 때문인지 아직도 체온을 재는 직원들의 모습은 지극히 형식적인 모습이 역력합니다. 뒷자리에 중국 아줌마 몇이서 용감히 떠드는 걸 보면 아줌마의 기세는 어디나 마찬가지 같습니다.
다시 비행기 탑승 안내 멘트에 다들 일어나 짐들을 챙깁니다. 동양에서 서양으로 태워다줄 보잉 747의 웅장한 모습이 불빛 속에 고래같이 느껴집니다.
옆으로 눕다, 바로 앉아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깨어 시계를 보니 여덟시 반 아직도 캄캄하고 깊은 잠의 강으로 흘러갑니다. 가끔씩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있고 의자 앞 소형 텔레비는 쉴 줄 몰라 밤새 저 혼자 놉니다. 기압, 난기류 때문에 가끔씩 흔들리긴 해도 엔진소리와 환풍기 소리만 가득합니다만 그것도 열시간 쯤 들으니 익숙해집니다.
다들 꿈꾸지만 꿈은 고단한 삶 저편인 것처럼 어느 것이나 쉬운 건 없나 봅니다. 몸뚱이 하나 겨우 덮을 수 있는 담요로 몸을 감싼 채 시간의 강속으로 흘러갑니다. 아무래도 궁금해 초코렛색 피부의 여승무원에게 로마가 아침인지 저녁인지 단어만 나열해 물어 봤습니다. 잘 알았다며 현재 새벽 2시라고 시계를 보여주며 설명해 줍니다. 그렇습니다. 모르는 것도 용감히 물어봐야 되고, 헤메게 된다 해도 결국은 알게된다는 것이지요.
당초 예약한 비행기표 시간이 현지 시간 기준인걸 가지고 이때껏 맘조린 것 같습니다.
7월 2일
이태리 공항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6시 35분 도착했습니다.
전철역까지 가는데도 여러 사람에게 묻고 아는 것을 참고해 에스프레소(급행열차)로 페르미니역으로 갔습니다. 한 이태리 사람의 도움으로 카드를 사용해 기차표를 끊어 게이트24에서 기다리던 중 아무래도 이상해 ⓘ에 가 물어보니 binario(게이트) 2번을 착각한 걸 깨닫고 열나게 뛰어 갔으나 가는 기차 꽁무니만 바라보는 실수를 하고! 말았지요.
당황하며 안내에게 물어보니 두시간 뒤에 타라고 하여 지루한 기다림 끝에 기차에 올라 글 씁니다.
헤메기는 했지만 많이 배웠지요. 빵과 물을 사 왔으니 점심은 간단히 먹어야 겠군요.
어디서나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도움을 받아 들여야 함을 깨닫습니다.
오후 2시는 되어야 피렌체에 도착할 것입니다. 다소 늦기는 해도 바라는 대로 이루어짐을 압니다.
이태리 소나무, 이태리 포프라가 낯설지 않게 보입니다. 며칠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로마 탐험이 시작될 것입니다.
나는 피렌체 가장 중앙 "두오모" 앞 세계 젊은이들과 계단에 걸터앉아 바람에 혹시 모자가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이 글을 씁니다.
도로에 깔린 잘 닳은 돌들이 이 도시가 얼마나 오래된 곳인지 보여줍니다.
대리석으로 만든 건물들이 뒤집어 쓴 먼지도 역시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군요.
부지런히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유쾌하게 떠는 노랑머리 아가씨들의 모습에서 현재를 느끼면서 물고기처럼 떼지어 다니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들모습에서 이곳의 역사를 먹고사는 이태리를 봅니다.
우여곡절 끝에 책에서 소개한 지아폰 호텔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하루 60유로로 사흘 간 이곳에 있을 계획입니다. 오늘은 시차적응과 생각보다 긴 기차여행으로 피곤해 무조건 쉬기로 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시내를 산보중입니다.
그 유명한 상표의 가게들을 구경하기로 하고 골목길을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다니며 어슬렁 거렸습니다.
여기 시간으로 저녁 6시 10분이군요.
그늘이라서 그런지 아주 시원합니다.
이태리가 여름엔 외국인들의 점령지라는게 실감나는군요.
하늘을 바라보니 고향에서 본 솜사탕 구름이 둥둥 떠갑니다.
호텔 주인 아줌마에게 내가 가져온 작품사진과 여행사진을 보여주니 좋아하며 관광지도를 주었습니다. 더러 아는 단어와 표정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짐작합니다만 조금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모르는건 누구에게든 물어본다"는 나의 구호는 여기서 매우 유효합니다.
여기 저녁시간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랍니다.
잠시 쉬었다가 레스토랑 밖에서 피자와 스파게티로 저녁을 먹었었으나 종류도 많고 몰라 아무거나 시켰더니, 물만 많이 마셔댔습니다.
아~숭늉이나 김치가 있다면 참 좋겠는데...
그러나 여기서 이것 먹고살아야 되니 길들여지기로 했습니다.
식사 후 다시 두오모 계단에 앉아 바람을 쐬고 천천히 시내 상점을 구경하였습니다.
여유 있게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뒷골목에 가보니, 여장남자와 여자가 댄스를 추고, 사람들이 구경하고 여자 혼자 노래부르고, 1인 판토마임 등 다채로운 구경거리가 많았습니다.
모자 하나 거꾸로 세워둔 속에 동전이 담겨있군요.
역시 이태리는 어느 쇼윈도우를 봐도 개성이 철철 넘칩니다. 값도 싸구요.
아주 이쁜 구두가 팔만원 정도군요. 하나 사고 싶어도 가방에 계속 넣어 가지고 다닐 엄두가 안나 그만두었습니다.
내일은 일찍 우피치 미술관을 가야 하므로 열시 반에 돌아와 이글을 씁니다.
7월 3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쥬스 한잔을 마시고 피렌체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우피치 미술관엘 갔지요. 르네상스 메디치가의 보물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맨 먼저 입장을 해서 보테첼리의 비너스 탄생, 봄, 미켈란젤로, 라파엘, 티치아노 등 학교때 배운 화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많은 그림중 에 왜 그들의 작품이 대가의 반열에 서 있는지 작품들이 말해주었습니다. 두 건물에 전시된 예술품을 부지런히 보고 나오니 두시간 반쯤 걸렸습니다.
미술관 옆으로 베키오 다리를 건넌 후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습니다.
관광지라 무엇이나 비쌉니다. 조금 더 가니 피티궁전이 보입니다.
메디치가와 쌍벽을 이룬 피티가문의 거주지로 그들의 숨은 예술품이 소장되어 있지요.
내용은 우피치 미술관과 비슷해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가기보다 앞 광장에서 쉬고 있습니다. 앞 건물들은 비슷비슷한 모양과 높이입니다.
바람이 불어 시원합니다.
다시 시뇨리아 광장입니다.
열두시 성당 종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집니다. 이 곳은 벌써 서너 번 온 곳이라 익숙합니다.
광장엔 코시모1세의 청동기마상이 있고 궁전 동쪽 베키오 궁전 앞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복제품이 서 있답니다.
이 곳은 중세 이태리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던 피렌체 정권의 중심지라 할 수 있지요. 광장 곳곳에 서 있는 조각상은 야외 박물관 같습니다.
정치 개혁가로 끊임없이 메디치가를 비난했던 도미니코의 수도사 '사보나롤라'가 처형 된곳도 이곳입니다.
다시 자리를 옮겨 이 곳은 피렌체가 다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입니다.
시 남쪽 동산 위에 있어 해질 무렵 풍경이 너무 감동적이라는 안내에 따라 온 것입니다.
사실은 시내버스표를 사 이곳에 오려고 무척 애를 썼으나 차 타기가 어려워 포기하였던 곳입니다.
저녁 식사 후 천천히 걸었더니 안내서에 표시된 그라치에 다리가 나와 13번 버스를 타고 온 것이지요. 세상에나 완전 포기했더니 이리 쉽게 여기까지 데려다 주는 분은 누구입니까? 이곳에 오기전 피렌체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인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의 원판이 소장된 아카데미아 갤러리에 들려 감격적인 만남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왜 그것을 명작이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몇 점 더 그의 작품이 있었지만 다비드의 빛남이 뛰어나 모든 이들이 그 작품 앞에서 감격합니다.
그의 무덤도 가까운 성당에 있지요.
돌팔매질 하나로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성서의 인물 다비드는 그가 삼 년 동안 성당 내 작업실에서 힘써 얻은 작품입니다.
당초 베키오 궁전 앞에 있었으나 지금은 건물 안에서 더 이상의 손실 없이 있습니다.
여! 기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간판이 없다는 점입니다. 호텔이외에는 돌출 간판이 없고 문 위에 간단히 이름만 표시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고향에 있는 흔한 나무, 포프라, 아카시아, 향나무, 흑백나무 특히 나무백일홍은 매우 흔해 깜짝 놀랐지요. 이제 만 이틀이 되니 도시가 정이 듭니다.
어디든 찾아 갈 수 있고 버스, 기차를 탈 수 있고, 어디서 어떻게 밥을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요령도 익혔습니다. 관광지답게 어디서나 길을 친절히 가르켜 주는 사람들 덕분에 이렇게 빨리 적응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오늘은 많은 것을 보고 배운 날입니다.
7월 4일
피렌체 사흘째 날이 밝아왔습니다.
어젯밤은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좀처럼 꾸지 않던 개꿈도 꾸고, 한 밤 손이 저리기도 하고, 아무래도 시내에 있는 까닭에 차 소리가 신경 쓰이고 또 많이 다니느라 힘들기도 했겠지요.
오늘은 여기서 한 시간 거리의 피사를 다녀올까 합니다.
서쪽 바닷가 쪽으로 세계 유일의 기울어진 채로 서있는 탑입니다.
세계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며 현재 수직 축에서 5.4m 기울어져 있답니다.
1173년 공사가 시작되어 상단이 완성된 후부터 기울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1994년에 납 600톤을 북쪽 기단에 붙여 놓은 후 더 이상 기울지는 않고 있으나, 언젠가는 넘어지고 말거라는 예측을 한다고 합니다. 사탑 꼭대기까지는 가이드에 의한 단체 여행만 가능하며(40명) 방문 16일전 신청해야 가능하답니다.
피사의 사탑을 바라보며 잔디밭에 앉아 양말을 벗고 그늘에서 씁니다. 하늘 구름 때문에 탑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내게로 넘어지는 것 같습니다. 가을날처럼 시원한 바람 때문인지 여행하기에 좋습니다.
사탑 꼭대기까지 올라가 내려다보는 사람들이 탑의 일부처럼 보입니다.
넓은 잔디밭엔 단 한 그루의 나무도 없습니다.
눕기도 하고 앉기도 한 여행객들의 모습이 지극히 평화롭습니다.
어디선가 풍금소리가 들리고 새소리도 요란합니다.
사진 찍는 이들의 제스츄어가 특이해 생각해보니 기운 탑을 밀어 일으키는 듯한 것임을 알고 웃었습니다.
대리석의 나라 이태리가 보여주는 특별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을 보며 조상이 남긴 유산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우리도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곳은 오직 사탑을 만나기 위해 온 것입니다.
몇 번 기차를 탔어도 여전히 어색하고 애쓴 뒤에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아~ 왜 이태리엔 우리나라 같은 커피 자판기가 없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쉽게 만들어진 게 없는 것 같이 진열장안의 물건들은 많이 뻐깁니다.
피렌체에서의 사흘간 여정도 서서히 그 끝을 보입니다. 내일은 로마 입성입니다.
이곳에서의 사흘이 많은 도움이 된 듯 싶기는 합니다만 피렌체와의 만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좋은 열매가 맺힐 것 같습니다.
7월 5일
피렌체에서 로마로 가는 기차입니다.
들판의 해바라기가 아름답습니다. 나지막한 야산과 둥글게 말려있는 밀짚, 옥수수 가득한 밭, 비어있는 황토밭이 이국적인 모습으로 지나갑니다.
산꼭대기에 있는 집들은 전망은 좋겠지만 겨울눈 내릴 때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출발할 때 자리 예약을 안한 까닭에 한참을 헤메였지만, 인상 좋은 역무원이 아무자리나 앉으라는 말에 빈곳에 앉아 편안히 가고 있습니다.
사람사는 방법은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피렌체에서 사흘은 아주 좋았습니다.
원하는 곳은 모두 가 보았고, 사람들 모두 예의 바르고 좋았습니다.
오늘 아침은 카푸치노 커피와 빵으로 식사를 하였고 두 번째 간 곳이라 주인도 반가워합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빵 하나와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는 것 같군요.
어젯밤 천둥치고 소낙비 내리더니 날씨가 쾌청합니다.
다시 로마 페르미니 역 두시간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날씨가 후끈합니다.
전화, 컴퓨터 등 문제 때문에 부득이 민박집으로 왔습니다.
카페와 메일에 글 몇 개를 올렸습니다. 이제 시내로 나가 볼 계획입니다.
A와 B가 있는 지하철을 타고 스페인 계단이 있는 곳으로 갈까 합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그 곳 말입니다.
스페인 광장과 계단 이야기는 아시지요?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에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팩이 스페인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는 영원히 잊지 못할 그 장면 때문에 오늘날에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 와 그것을 흉내내고 있답니다.
분수는 작지만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 정겹고 아름답군요.
계단을 올라가 보고, 분수가에 앉아 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글래머들의 아름다운 몸매! 를 보며 한껏 이국적인 정서에 빠져듭니다.
계단 위에 성당이 있고, 그 앞에 이집트에서 십자군들이 가져온 탑이 서 있습니다.
정복자의 전리품이라 그런지 괜시리 기분이 씁쓸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7분 거리 라는게 맞습니다.
로마는 지하철이 A, B선 두 개뿐입니다.
지저분하고 낙서 투성이긴 하지만 갈곳을 정확히 데려다 줍니다.
7월 6일 일요일
아침 일찍 민박집에서 해주는 한식을 먹고 베드로 대성당을 찾아갔습니다.
지하철 A선 오타비아노 역에서 15분거리 입니다.
바티칸은 유럽에서 가장 작은 국가라고 합니다.
총 인구 1,000명이니까요. 그렇지만 그 힘은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막강합니다. 대리석 기둥 가득한 광장을 지나 성당에 들어가니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은 그가 25세에 만든 작품임에도 그 완벽한 모습은 그가 왜 그토록 빛나는 별인지를 알려줍니다. 높이가 45m되는 건물에 자연채광으로 그 엄숙함과 장엄의 극치를 보입니다.
성당 곳곳에 있는 그림과 조각은 모두가 정성스럽고 예술이 종교와 어울려 빚는 최고의 작품들입니다. 박물관은 유감스럽게도 쉬는 날이라 다시 한 번 찾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점심은 이제 제법 익숙해진 테르미니 역으로 와서 빵을 사서 역 벤취에서 먹었습니다. 나른해진 몸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쐬니 자꾸 졸립긴 합니다만 글을 쓰기엔 이만한 자리도 없습니다.
테르미니역은 기차 타는 곳만도 스물아홉 군데나 됩니다. 잘 살피지 않으면 자칫 기차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제 그것도 요령을 깨우쳤습니다. 시간표를 잘 살피고 안내게시판을 활용하면 됩니다.
이태리엔 자동판매기나 차표 검색기등이 너무 고장이 잘 나 미리 준비해야만 애를 먹지 않습니다.
가방을 들고 다니는 무수한 여행자 속에 가끔 들리는 한국어를 들으면서 문득 한국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모두 바람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 열심히 자기만의 길로 갑니다.
엇저녁에 스페인 계단 근처에서는 본 사람은 옷과 얼굴에 온통 금가루 칠을 하고 동상처럼 서있다가 그 앞 모자에 동전을 던져주면 싱긋 웃어주고 같이 사진을 찍어 줍니다. 1인 판토마임이지요.
바티칸 대성당은 지하철 A선 오타비아노 역에서 15분거리 입니다.
사진으로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대리석의 어마어마한 기둥 사이의 광장과 성당의 위용은 놀랍습니다. 바티칸은 전 세계로부터 온 수많은 순례자와 관광객으로 넘칩니다.
한 낯은 민박집(노랑바지)에서 쉬고 네시쯤 이번엔 트레비 분수를 찾았습니다.
책에도 써 있었지만 그 자존심 센 분수는 골목길에 숨어 있어 만나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안내 표시판도 어쩌면 그리 무성의한지 한참 헤메던 중 길을 물어본 어떤 블란서인 가족은 친절하게도 잘 그려진 지도를 보여주며 설명해주고 그 지도까지 주고 웃으며 떠나갔습니다.
세상엔 착한 사람이 많습니다.
고백하건데 어제 스페인 계단을 갔을 때 어떤 젊은 일본인 친구가 내게 트레비 분수를 묻길래 순간 착각으로 엉뚱한 곳을 알려줘 그들을 헤메게 한 죄가 있습니다. 이런 나쁜 내게 그런 착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다니요...
트레비 분수는 만든 이의 생각이 참 멋집니다.
아무 특징도 없는 평범한 곳 건물 벽에 이어 만든 분수지만 거기의 아름다운 이야기 - 동전을 뒤로 서서 던져 분수에 넣으면 언젠간 다시 로마에 온다는.! .. -
바닥에 무수히 깔린 동전이 수많은 여행객의 바램입니다.
어떤 이는 동전을 멀리 던지지 못하고 연못가에 앉아 즐기던 관광객 이마를 정통으로 맞혀 쩔쩔매며 사과하기도 하는걸 봤습니다.
물이 깊지 않은데도 푸르게 보이는 건 대리석의 석회성분이 물에 녹아 그렇다고 합니다.
가까이 수퍼마켓이 있어 들어가보니 모든 물건이 반값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수박도 우유도 먹어보는 작은 기쁨(?)이 있었습니다.
일요일엔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아 불편한데도 말이지요.
수박자른 통에 유달리 많이 있는 통이 있어 그것을 주면 좋겠다 생각했더니, 할아버지 판매원이 그것을 골라 주면서 눈을 찡긋해 보여 한바탕 기분 좋게 웃었지요.
이런게 여행의 재미가 아닐까요...
저녁 노랑바지에 들어와 메일과 카페를 살펴보니 그리운 이들의 글들이 보여 반가웠습니다. 현금서비스를 받으려다 실패해 한성에게 은행에 알아 보라구 메일을 띄웠습니다.
첫댓글 아버지의 거침없는 발걸음이 부럽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시고.. 식사랑 기본적인 것을 잘 해결 하셔야 즐거운 여행이 됩니다.. 물건을 사는 것보다.. 한번의 느낌표를 찾는게 더 뜻깊은 여행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화이팅!
한성 친구에여~^^ 마치 저도 스페인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ㅋㅋ..나른한 오후 즐거운 기분전환이었습니다. 좋은 사람 많이 만나시길 바랄게요~~
여행기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편이 너무너무 기대되요!
예정대로 차질없이 여행을 하고 계신 것 같아 반갑습니다. 동행한 느낌을 제공하는 여행기 정말 실감나구요..계속 순항하시길 기대합니다.
항상 열심인 낙타님께 그냥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열심히 사는 모습은 나이하고는 상관없이 그를 건강하고 젊게 해줍니다. 여행하는 한달동안 항상 건강하고, 돈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낙타님 화이팅!
여행! 지금 저도 로마입니다. 항상 마음속에..... 피사의 사탑이 바로 옆에 있는것 같습니다.
선생님 지금 어디계세요? 궁금합니다. 여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항상 건강하시고 좋은여행 되세요^^-녹차-
용감하게 전진하시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가는 곳곳에서 엽서를 쓰듯 전해주시는 여행기를 실감나게 읽습니다.한가지 제의가 있어요.글만 쓰시지 마시고 스케치도 하시면 나중에 아주 좋은 여행노트가 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