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설립자이자 가곡 ‘청산에 살리라’의 작곡자인 백남(白南) 김연준(金連俊) 전 한양학원 이사장이 7일 오전 0시30분쯤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1914년 함북 명천에서 태어난 김 전 이사장은 경성고보를 나와 39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했다. 김 전 이사장은 졸업 후 서울 천도교회관(현 수운회관)에 토목과와 광산과, 건축과 등 3개 과를 갖춘 2년제 동아공과학원(현 한양대 전신)을 설립했다. 동아공과학원은 48년 7월 한양공과대학으로 정식 인가를 받아 국내 최초의 민립 공과대학이 됐고 59년 공과대학 문리과대학 정경대학 이부대학 등 4개 단과대학 19개 학과를 갖춘 종합대학인 한양대로 승격됐다.
김 전 이사장은 59년부터 73년까지 15년 동안 한양대 총장을 역임, 국내 최장수 대학 총장으로 재임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러나 고령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인해 지난해 1월 한양학원 이사장직을 최선근(86) 현 이사장에게 넘겼다.
김 전 이사장은 한양대 이외에도 한양여대, 한양대 사범대학 부속 중·고교, 한양초등학교 등을 설립해 인재 육성에 힘썼다. 또 한양증권주식회사, 백남관광주식회사 등을 운영하면서 대한일보와 기독교신문을 창간해 기독교신문 발행인과 국제신문인협회(IPI)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은 연희전문학교 시절 현제명 교수를 사사하고 ‘청산에 살리라’ ‘비가’ ‘시인의 죽음’ 등 가곡 1600여 곡을 작곡한 음악가이기도 했다. 한국음악협회 명예이사장과 한국작곡가협회 상임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79년에는 독일 보훔대 초청으로 현지 7개 도시에서 ‘한국 음악의 밤’ 연주회를 열었고 81년에는 미국 카네기홀에서 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은 이처럼 평생을 교육과 음악에 매진한 공로로 81년 교육공로 봉황장을 수훈했고 91년 이탈리아 문화공로훈장, 96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98년 금관 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백경순(82) 여사와 김명서(60·여) 한양대 음대 교수, 김종량(58) 한양대 총장, 김명희(55·여) 한양대 사범대 교수, 김종식(51) 백남관광 부회장 등 2남2녀. 빈소는 한양대 한양종합기술관 6층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경기도 평택 서정리 선영(02-2220-0030).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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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 김연준 박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내일(8일) 오후 5시에 한양종합기술원 1층에서 만나서 조문을 할 예정입니다. 함께 하실 수 있는 회원님들은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