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584m)
(전라북도 순창군과 전라남도 담양군 경계)
‘단풍 본색’ 진한 가을이 쏟아진다.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강천산은 1981년 1월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 1호로 지정된 호남의 명산이다. 수많은 봉우리와 골짜기로 절묘한 산수 미를 자아내는 강천산은 4계절 모두 탐방객이 끊이질 않지만,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
구름다리 주변 풍광
단풍철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산객이 제1, 2, 3 주차장을 모두 채우고 도로에도 수백 대의 차량이 주차될 정도로 인기 있는 산이다.
특히 강천산은 우리나라 13 정맥의 하나인 호남정맥의 산이다. 전북 완주군 주화산부터 시작한 호남정맥은 국립공원 내장산과 백암산을 솟구치고 추월산을 빚은 다음 천봉만학(수많은 봉우리와 골짜기)의 절묘한 산수 미를 뽐내는 강천산을 들어 올린다. 강천산을 일으킨 호남정맥 산줄기는 무등산으로 뻗어가고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조계산 등을 지나 전라남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백운산을 불끈 들어 올린 다음 여수반도에서 그 맥을 다한다.
강천산은 옥호봉(415m), 신선봉(425m), 광덕산(578m), 시루봉(515m), 산성산 운대봉(593m), 연대봉(603m) 강천산 왕자봉(584m), 깃대봉(572m)의 ㄷ자 형태로 산줄기가 이어지며 병풍폭포, 구름다리, 구장군폭포, 북바위, 강천호수, 금성산성(사적 제353호) 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명소 등이 많다. 게다가 널찍한 암반 위로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골짜기를 따라 단풍나무들이 즐비해 가을 산행지로 제격이다.
순창군에서 등산로를 잘 정비하고 숲속의 길, 삼림욕장, 성 공원 등 편의시설을 잘해 놓아 노약자를 비롯한 가족 산행 등 누구나 쉽게 산행할 수 있게 만들어 고단한 세상사 잠시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산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국요산회, 동심산악회, 솔바람 산악회 등을 안내 산행했다. 오늘은 산악회 규모가 큰 정암산악회 안내 산행이다.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10:55) 단풍 구경을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과 함께 차도를 걸어간다.
차도가 끝나고 삼인대 계곡 오른쪽 널찍한 흙길로 나아간다. 도선교를 건너자 금방 오른쪽으로 병풍폭포가 나타난다. 산에서 맑은 물줄기가 매혹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인공적으로 만든 느낌이 든다.
병풍폭포를 뒤로하고 평지 길로 얼마쯤 걸어가니 강천사가 나타난다(11:22). 강천사는 신라시대 풍수지리설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한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강천사에서 5분쯤 더 나아가니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길로 구름다리를 건너려고 산에 올라간다.
50m 높이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강천산의 명물 구름다리엔 수많은 사람으로 붐벼 정체현상이 나타난다. 5분 정도면 구름다리를 건널 텐데 갈 길이 멀어 이따금 새치기했는데도 16분 만에 구름다리를 건넌다.
구름다리에선 기암절벽이 줄지어 선 듯한 삼인대 계곡과 장벽처럼 솟구친 시루봉, 북바위, 연대봉 능선을 바라보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광덕산 오름이 시작된다(11:45). 쇠말뚝도 박혀 있고 밧줄도 달린 가파른 바윗길이지만 어렵지 않게 올라간다.
쇠말뚝 길에서 뒤돌아 구름다리 쪽을 바라보니 한 폭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신선봉 전망대에 닿아(12:00) 조망해 본다. 광덕산부터 1봉인 산성산 연대봉을 지나 강천산 왕자봉까지 뻗어나간 산세가 볼만하고 기암절벽과 계곡이 어우러져 기막힌 아름다움으로 산을 장식하고 있었다.
강천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하고 4분 정도 내려간 후 완만한 산길로 10분쯤 올라가 주 능선인 신선봉에 닿으니(12:20) 광덕산 650m란 팻말이 서있다. 신선봉에서 남쪽 능선 길을 타고 잘록이로 내려서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오른쪽 내려가는 길은 소목골 등산로로 30분 정도 걸으면 비룡계곡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광덕산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했지만 힘들지 않게 광덕산에 올라서니(12:35) 북바위 2,680m란 안내판이 반긴다. 광덕산부터는 호남정맥 능선 길이다.
정맥의 기를 받으며 능선을 타고 북바위를 향해 나아간다. 급경사 능선 길로 10분쯤 내려오니 널찍한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오른쪽 내려가는 길을 따르면 선녀 계곡을 따라 구장군폭포와 강천사로 내려갈 수 있다. 이정표 팻말엔 구장군폭포 1,940m, 송낙 바위 3,240m라고 쓰여 있다.
헬기장을 지나 급경사 호남정맥 능선을 5분쯤 올라간 다음 2분 정도 내려간다. 호남정맥 능선은 다시 오르막길이 되더니 가볍게 오르고 내림이 반복된다. 전망 좋은 암릉에 올라서니(13:01) 시루를 뒤집어 놓은 듯한 형세의 웅장한 바위 봉우리 시루봉이 눈앞에 떡 버티고 있다. 이어 7분쯤 완만한 오르내림을 한 후 2분 정도 급하게 내려간 능선에서 점심을 먹는다(13:10). 식사를 한 다음(13:26) 급경사 정맥을 타고 5분쯤 올라서니 전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곧이어 완만해진 능선 길로 잠시 진행하니 시루봉 전망이 활짝 열린다. 계속하여 암릉을 타고 올라가서 거대한 바위 오른쪽의 철 계단을 타고 오른다(13:39). 계단 끝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조망은 대단하다. 좀 더 진행하여 시루봉 오른쪽 사면 길로 시루봉에 올라선다(13:48).
이젠 완만해진 호남정맥 능선 길로 5분 정도 나아가 금성산성 성벽 동문에 이른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호남정맥 능선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성산성 성벽을 타고 북바위 앞에 닿으니 북문 1.2km, 송낙 바위 2.7km란 팻말이 반긴다. 북바위를 똑바로 오를 수 없어 오른쪽 사면 길로 우회하여 북바위 꼭대기에 올라선다(14:00).
전망을 하니 지리산 천왕봉-반야봉 능선이 아스라이 보이고 가까이 추월산과 내장산, 백암산 등 호남의 고봉 준령이 한눈에 조망된다. 발아래는 단풍이 곱게 물든 강천산 군립공원 일대가 진한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며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북바위에서 되내려와 삼각점이 박힌 운대봉을 지나(14:10)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연대봉에 올라선다(14:14). 뒤돌아보니 지나온 호남정맥 능선 길이 전부 보이고 노란 단풍잎이 자아내는 산세는 한편의 풍경화처럼 환상적이다.
하산은 금성 산성을 따라 호남정맥 능선으로 5분쯤 내려서니 삼거리가 나타나고 구장군폭포 1,810m란 팻말도 서있다. 이젠 호남정맥 능선을 벗어나 본격적인 내리막길로 나아간다. 급경사 내리막 산길에는 수시로 철 계단이 놓여있고 산길은 강천사 1,750m란 팻말이 나오면서 잠시 완만해진다(14:38).
이어 4분쯤 유순하게 내려가는 산길은 다시 급경사 내리막길로 바뀌어 3분쯤 내려가 제2 강천호수로 내려선다. 강천호수에서 바라본 풍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강천호수에서 8분 정도 내려가니 시원한 물줄기를 뽐내는 구장군폭포가 반긴다(14:53). 거대한 암벽에서 50m쯤 떨어지는 폭포는 두 곳에서 흘러내리고 있고 웅장하고 장엄한 모습으로 내 가슴에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평지 길로 기쁜 마음 가득 안고 위 용소를 지나 구름다리 입구에 이른다(15:03).
길가의 붉고 노란 단풍잎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길을 따라 산악회 뒤풀이가 벌어지는 주차장으로 걷는다. 진정 강천산은 천봉만학의 절묘한 산수 미를 자아내는 절경의 산이었다.
◈ 산길
1코스 매표소-병풍바위-강천사-구름다리-신선봉 왕복 5.7km 2시간 30분 소요
2코스 매표소-강천사-비룡폭포-북바위-연대봉-송낙 바위-강천2호수 구장군폭포-매표소 9.6km 5시간 소요
3코스 매표소-강천사-신선봉-광덕산-산성 동문-연대봉-송낙 바위-
강천2호수-구장군폭포-매표소 11.8km 6시간 소요
4코스 매표소-우작골-깃대봉-왕자봉-형제봉-강천2호수-구장군폭포 강천사-매표소 8km 4시간 소요
5코스 매표소-금강문-금강 계곡-옥호봉-매표소 3.1km 2시간 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