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 수확이 가까와 오는 10월 초에 두주에 걸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와이너리에 나들이를 갔다. 가끔 와이너리들을
찾아가긴 했어도 어쩐일인지 가을에 가 본적은 없어서 정작 내가 마시고 있는 와인의 포도일적 모습은 익기전 푸른색을 띠고 있을때 밖에 없었던것
같아서 이번에는 수확 직전의 잘 익은 포도들을 사진에 담아 오리라하고 작정을 하고 떠난 길이었다. 캘리포니아를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도 있지만 무엇이건 다양성이 있어서 멀리 가지 않고도 마치 sampler dish처럼 이것 저것 구미에 맞는 일들을 찾을수 있다는
점인데, 사막에서 바다에 이르는 지형의 다양성, 온갖 인종들이 섞여 사는 통에 남의 나라에 와 있단 생각을 잊게 해주는(누가 주인인지
모르겠으니까) 인종의 다양성외에도 나파 밸리부터 샌디에고 인근에 이르기까지 산재해 있는 와이너리들에서는 어떤 한 품종만으로 와인을 만드는게
아니라 그야말로 ‘little bit of everything’을 경험할 수 있는곳이 캘리포니아이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처음 맛본 ‘애플와인
파라다이스’에서 와인이란 말을 처음 접한 이래 ‘마주앙’이 나오면서 부터는 과일향이 나면서도 새콤, 씁쓸하고 술이지만 독하지 않은 이 황금빛
포도주를 좋아하게 되면서 이 포도주가 ‘Riesling’ 이란 포도로 만들어졌다는걸 알게 되었는데 그 때는 그 밖에도 수 많은 종류의 포도들이
각기 다른 포도주로 만들어진다는걸 몰랐었다. 그저 포도주하면 ‘마주앙’이고 포도 이름은 ‘리슬링’인가보다 하고 지냈는데 결혼을 하고 미국에 올
기회가 생겨서 처음 구경했던 수퍼마켙 한켠의 와인 섹션에는 이름도 읽기 어려운 수 많은 와인병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학교 시절에는 모르는 문제를
보면 머리부터 아팠는데 이건 이상하게도 관심을 잡아 끌었다. (이것땜에 성훈이가 날 주당이라고 하나?ㅎㅎ) 그래서 처음 방문하게된 와이너리가
나파밸리의 Rutherford란 지역에 있는 ‘Rutherford Hill Winery’였는데 그때 처음으로 와이너리 투어란걸 통해 포도
재배부터 수확과 와인 제조 과정에 대한 희미한 개념을 갖게 되었다. 그래두 그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와인 중 제일 유명한게 ‘Merlot’라는
포도로 만들었다는건 모르고 나왔는데 그걸 알게 된건 십여년이 지나 다시 찾아간 방문길에서였다. 세월과 함께 어렵게 생각됐던 포도 이름을 몇개
알게 되었기 때문인지 아님 영어 듣기가 옛날보다 나아져서인지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와이너리마다 대표 품종이 따로 있다는걸 알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도 와인하면 떠오르는 나라, 프랑스에는 심지어 지역마다 대표 품종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었다. 다시 십여년을 더 살면서 이제는
프랑스 포도 재배 지역의 이름과 대표 품종 이름도 조금 알게 되었으니 진도가 꾸준히 나가긴 한것 같은데… 내가 살고 있는 엘에이에서
150마일(자동차로 두시간여) 정도 북상하면 산중에 ‘Solvang’이란 작은 덴마크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 Santa
Ynez Valley에 크고 작은 와이너리들이 수십개 산재해 있다. 이곳은 하루에 다녀 올 수 있기도 하지만 freeway 101을 타고
가노라면 서쪽으로 태평양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캘리포니아에서 흔히 볼수 있는 떡갈 나무들이 간간이 흩어져 서 있는 민둥산 지형인
‘Chapparral’ 이 굽이 굽이 알맞은 구릉을 형성하고 있어서 드라이브하는 내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에 좋아하고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산타 이네즈 밸리 서쪽 Santa Rita Hills 지역의 Santa Rosa Road를 따라 가며 있는 세곳의
와이너리와 Santa Ynez Valley에 있는 세곳의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다행히 이 와이너리들은 인접한 곳에 포도밭(vineyard)을
가지고 있어서 익어가는 포도들을 실컷 찍을수 있었다.
산기슭 언덕받이에 펼쳐진 포도밭
풍경
Sanford Winery 소유의 포도밭- Rancho La
Rinconada
Sanford Winery의 주 재배 품종- Pinot Noir
grape
Pinot Noir grape
Sanford Winery의 백포도주용 주 재배 품종- Chardonnay
grape
Chardonnay grape
Sanford Winery 시음장- 옛날에 꼭 헛간이었을것 같은 이 작고
허름하지만 정겨운 건물
에서 샌포드의 피노와 샤도네이를 맛 볼수 있다. 샌포드의 피노는 캘리포니아에서 제일
좋은것 중의 하나로
꼽히는데 샤도네이는 오크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겨 찾을
것 같았다. 이 건물은 연전에 개봉되었던 영화 'Sideways'에도
나왔었어.
샌포드의 주종-피노와 샤도네이, 그리고 시음하는
사람들
샌포드 시음장내의 장미 한송이
샌포드 시음장밖의 선인장
샌포드 시음장의 외벽을 배경으로 핀
꽃(이름은??)
샌포드에서 5분거리에 있는 Lafond Winery
입구
Chapparral을 배경으로 일궈진 Lafond winery의 포도밭
Lafond의 피크닉 장소에 피어 있던 코스모스-정말 오랜만에 코스모스다운
코스모스를
만났다.
Santa Rita Hills 자락에 펼쳐진 Lafond의
Syrah밭
Lafond의 주 재배 품종중 하나인 Syrah(또는 Shiraz라고도
하는) grape
Lafond의 코스모스
Lafond 시음장 안-여러가지 와인과 관계되는 책이나 물건들을 팔고
있다.
Kohler Winery 시음장
Kohler Winery 시음장 안-벽에 걸린 챠파럴산 그림, 무지 갖구
싶었어.
Santa Ynez Valley의 Kohler
vineyard
Kohler vineyard의 주 품종- Cabernet Sauvignon
grape
Cabernet Sauvignon
grape
Fess Parker Winery
시음장
Fess Parker 시음장
입구
Firestone vineyard
Firestone Winery의 Merlot
grape
Merlot grape
Firestone의 Riesling
grape
Riesling grape
Firestone 시음장
첫댓글 엘 사는 친구가 오늘 동창싸이트에 올려놓은 걸 무단으로 퍼왔답니다. 들키면 어찌될지는 당해봐야 안다는. 암튼, 그건 제 문제구요, what a wonderful world 입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음 못퍼가게 조치를 하니까..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된다는...
대부분이 그렇듯이, 저희 동창싸이트도 비공개거든요. 그러다보니, 퍼다가 이렇게 공개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아무 조치도 안해놓지요. 저두 마찬가지구요. 근데, 머 보시다시피 검열에 () 걸릴만한 내용이나 인물사진이 없어서 (하물며 작성자 이름도 ^^) 기냥 갖고 왔답니다.
전 몇년전 나파밸리에 가 본적이 있었지요..그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구경했던 기억이 새롭게 나네요..꽁짜로 주는 와인을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올 때는 취해서 알딸딸달....근데 포도알 정말 탱글탱글 맛나게 생겼당..미국포도는 달기도 참 단데..쩝~
저희 집에도 Napa Valley産 와인이 몇병 있는데 전 아직 초보라 그런지 와인 맛을 그리 예민하게 구별은 못하겠데요.이 와인 코너를 통해서 포도의 종류가 그리 많은 걸 알았는데(포도의 이름은 왜 그리 어려운지^^)이렇게 사진을 통해서나마 다양한 종류의 포도와 포도농장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좋네요.
포도농장만 봐도 좋으시죠 긍께, 대애충 사진만 보세요. 글은 줄바꾸기도 안해놔서 읽으시려면 눈아프실 거니까. 친구 동생중에, 다니던 멀쩡한 (이게 중요함) 회사 그만두고 청담동에 와인바를 차린 애 () 가 있거든요. 요즘 와인 클래스 조직하느라 물밑 작업중입니다. 바쁘다고 빼는 바람에 겨우 화욜로 요일만 맡아놨어요.
그런데, 몇년전인가, 소위 미서부 coast tour 를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끝간데 없이 이어지던 포도밭, 오렌지밭, 사탕수수밭이 기억나네요. 한편으론 감탄하면서, 한편으론 저 넓디넓은 농장을 일구고 수확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필요했을까, 그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애니깽' 생각도 나고 그랬답니다. 아직도 멕시코나 더 남쪽에서 계절노동자들이 몰려오나 모르겠네요.
너무 좋군요. 정말 저 포도는 맛이 환상적일 것같요. 저는 뉴욕의 Long Island 의 위치한 Winery 에 가면 치즈와 겯들인 와인이 너무 좋았어요.. 사랑과 와인이 있기에 아름다운 세상
어제 서울프라자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바구니가 도착했습니다. 전에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덴마크 친구가 저 몰래 한국에 왔다가 호텔에 부탁했더군요... 칠레산 카버네소비뇽 한병과 헝가리산 살라미에 거위간 그리고 프랑스산 치즈와 불루베리잼... 더즐링 티... 맛있는 빵이나 크래커와 곁들이면 조촐하지만 훌륭한 파티가 되겠습니다.(자랑이 늘어짐...^^)
전 호주산 쉬라츠를 좋아합니다. 몇년전에 호주의 빅토리아주를 달릴 기회가 있었는데... 와이너리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맛도 보고... 와인도 몇병사고 와인북도 한권사고... 호주에는 쉬라츠라는 좋은 와인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특별한 맛이죠... 그리고 헝가리의 명주로 꼽히는 토까이... 아페리티프나 디저트용 와인으로 쓰이는 단맛이 강한 백포도주인데... 명주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독특한 향에 맛이 좋습니다.
지난 여행중 들렸던 엘 친구집이 바로 이 친구 집입니다. 거실벽에 와인덱이 떡 버티고 있던 사진 기억하실려나 모르겠네요. 다시 읽어보니 새로운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