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수루어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허철호
2주전.. 회사 선배와 클럽 후배와 함께 금오도를 방문해서 재미를 좀 봤던 기억.. 당시.. 두 선배간의 확연한 조과의 차이. ㅋㅋㅋ 한사람은 힛트하면 랜딩까지 성공하지만... 한사람은 힛트는 무수히 하면서.. 랜딩은 한마리도 하지 못했던 쓰라린 상처를.....
이번 출조는 당시의 참패를 만회하고자 하는 그 상처입은 선배의 복수전 양상.. ㅋㅋ 주말에 출조 계획을 잡았으나 , 아무리 확인해봐도.. 주말 날씨 상황이 영.... 이미 포진하고 있는 적조도 만만치 않은 상태고 주말도 풍랑주의보 소식까지 겹쳐 있어 부득이 출조를 금요일로 하루 당겨서 다녀오기로 한다...
돌산대교에 차를 파킹하고 카풀하여 신기항으로 이동.... 페리호가 기다리고 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독점사업인지 자꾸만 서비스도 형편없고.. 배 운행하는 시간도 자기 맘대로... 덕분에 2시에 배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조기이동했지만.. 결국엔.. 3시배를 타고 금오도를 이동했다...
다행이... 걱정했던 적조도.. 너울도 기대 이하의 수준... 하지만 어느 갯바위를 봐도 낚시객들은 보이질 않는다..... 여수권에서 주의보와 적조 소식으로 배들이 거의 뜨질 않았다고 한다...
늘 반갑게 맞이해주는 민박집 사장님,사모님....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박 썰어 드세요.. 잠시 보건소 다녀올께요... 주인없는 민박집에 짐 풀어놓고 수박도 먹고 싶지만.. 낚시를 하고 싶은 욕망이 앞섰을까... 후배는 벌써 로드를 전용 로드거치대(빨래건조대. ㅋㅋ)에 로드를 펼치고 셋팅하고 있다
요즘 내 선상 패턴은.. 1박2일... 너무 더운 날씨에 나를 비롯한 동행한 사람이나... 배를 대주는 선장님이나... 먹음직스러운 루어를 기다리는 대상어나... 모두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오후 4~5시쯤 배를 타고 나가 저녁8시 귀가... 그리고 다음날 아침 4~5시쯤 또 배를 타고 8시쯤 귀가.... 이 더운 여름날씨엔.. 딱 그만인... 아쉬운것이 있다면.. 이틀동안 같은 물때를 봐야 한다는 것이 늘... 미련이 남는 방식....
그래도 덥지 않고 고생하지 않은다는 것이 어딘가..... 물런.. 고생도 하지 않을려면 나오는 자체가 의미가 없을 거란 생각.....ㅋㅋ
배를 타기 위해 포구로 이동하여 선배들을 재교육(?)시켜본다... 참고로.. 선배들은 장비 하나 없는 루어초보... 아니.. 루어초짜라기 보다는 구명조끼조차 없는 낚시 초보조사...
다행이 가지고 있는 낚시용 구명복이 여러벌 있어 그것을 건내주고... 선배들은 의기양양 방파제 앞에서 폼을 취해본다.... 지난번 출조때 꽝을 쳤던.. 양균선배.. ㅋ
후덕한 인심과 인자한 웃음이 매력인 선배...
그리고 지난 출조때. 1타1수의 경의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는 광현선배...
나름대로 자칭 생활루어낚시의 고수라는 현선후배가 선배들에게 캐스팅하는 요령을 설명해본다...
물런.. 그러면서.. 갯바위 노래미가 주 타켓. ㅋㅋ 하지만 적조영향으로 갯바위에는...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보이질 않는다...
배를 타고 포인트로 이동.. 금오도권 내 부속 무인도로 향한다... 대부분 찌낚시 포인트지만 잘 살펴보면 참 재미난 포인트들도 많다.. 대상어인 농어를 비롯해서 우럭,노래미,양태,성대,능성어 등... 온갖 다양한 대상어가 존재하는 곳..... 특히 본류대 중앙에 위치한 부속섬 주변엔.. 씨알좋은 점성어(민어)와 참돔도 손님고기로 종종 등장하는 곳인지라 늘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곳....
적절한 포인트에 배를 이리 저리 움직여보며 캐스팅 시작... 몇번 캐스팅후 광현선배의 로드가 쳐박히기 시작하고 약간의 너울과 배 밑으로 파고 들어가는 녀석을 제압하기 위해 다리 한쪽을 배 한켠에 고정하고 파이팅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 랜딩까지의 테크닉이 부족한 것일까.. 얼굴만 보고 사라져버린다... 다시 심기일전....
또 힛트....
이번엔 현선후배가 더 아쉬웠는지 자신의 로드를 재켜놓고 뜰채질을 해준다....
늘 나는 이런 모습이 좋다..... 포인트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자신도 한마리 더 잡고 싶겠지만.... 상대의 아쉬움을 빨리 느끼는 후배의 인정으로 아까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지만 고스란히 후배의 뜰채속으로 이내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몇번의 숏바이트 속에서 고전하다 포인트를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광현선배는 의기양양 고기를 들어 사진을 찍어본다.
고기란.. 크기가 중요하지 않으리라... 무엇인가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상대의 친절과 배려를 느끼고... 이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늘 게임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법. ㅋㅋㅋㅋ
복수전을 다짐했던 양균선배는 오늘도 3번을 힛트... 그중 씨알 좋은 녀석은 다 털리고 그나마 방류사이즈를 벗어난 녀석으로 1수... .
한사람은 의기양양 갈증나는 목을 시원한 얼음물로 채우지만... 또 한사람은 풀이죽어 그 갈증을 애꿎은 담배연기로 채우고 있다..
몇군데 포인트 이동을 했지만.. 방류급 사이즈만 주류를 이루고... 석양이 질 무렵 쉘로우 타입의 플로팅 미노우를 가지고 일본에서 그 유명한 "무러따 하지마" 의 쉴새없는 입놀림처럼 "촵~ 촵~ 촵촵~!" 소리를 내며 액션을 줘 본다...
갑자기 수면위로 푸더덕... 어라..? 이상하네.... ?? 농어는 아니고 그렇다고 바닥고기도 아니고.. 머지??
이내 끌려나오는 녀석은 귀엽게 생긴 잿방어... 이놈들은 사이즈는 작지만.. 앙탈진 손맛이 재맛이다. .특히 잿방어는 부시리보다 맛있다. ㅎㅎ 나도 잠시 이녀석들 들고 한컷트 찍어본다...
그후.. 그럴싸한 녀석들은 나타나지 않고 물이 만조를 향하고 있다..
일행은 민박집으로 귀가해서 식사를 준비해본다...
농어는 사시미.. 잿방어는 소금구이... 구멍 송송 뚫인 호일 사이로 참숯의 뜨거운 정열로 익어가는 소금구이는 정말 소주 안주로 딱....
사시미와 소금구이에 소주 한잔을 민박집 사장님 내외분가 곁들이고 이번 출조에 참석하지 못한 후배가 찬조한 촌닭을 사모님이 푹 고아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신다. 특히 깻잎젓장과 양파초절이는 정말 압권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세상살아가는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게 늘어 놓다가 모두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그 잠자리에서 정말 잠을 자는 사람은 딱 두사람... 한사람은 내일의 복수를 다짐하고 일찍 잠을 청한 양균선배... 한사람은 저녁에 내놓은 소주를 거의 독식했던 현선후배....
나머지 나를 포함한 다른 선배는.... 현선후배의 코골음 소리에 잠을 한숨도 못잔다...
. . .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정말 아직까지도 코를 고는 현선후배... 새벽 3시....
잠을 못자고 있는 광현선배와 괘씸하기 짝이 없는 현선후배를 일부러 깨워 가까운 방파제로 갈치낚시를 하자고 유혹해본다..
주섬주섬.. 채비를 정리하고.. 갈치를 향해 캐미라이트가 달려있는 지그헤드를. 열심히 날려보지만....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 그렇다고 그냥 들어가기엔.... 그렇다고 갈치용 로드에 무거운 지그헤드를 달아서 공략하기란 너무 힘들것 같은 생각....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볼락용,갈치용으로 쓰는 7피트의 가녀린 로드.. 아부301 릴.. 뽜푸로 8파운드... 이 태클에 과감히 1/2 지그헤드를 껴서 4" 새우냄새 난다던 뽀그리 뽜워벳트 글럽웜을 장착...
바닥을 긁어본다.. 몇번을 긁었을까.. 갑자기.. 탁.. 아주 짧은.입질.... 어..? 로드를 살며시 들어본다... 타탁... 아.. 있다.... 다시 로드를 들어 지그헤드를 바닥에서 띄어보는 순간.. 턱.... 둔탁한 무게감... 순간 머릿속에 씨알좋은 우럭이나 쏨벵이 그리고 능성어를 생각하면서 잽싸게 로드를 머리위로 들고 펌핑해본다....
생각보다 쉽게 딸려온다... 셋팅한 채비가 큰 저항을 받지 않고 올라온다... 하지만... 녀석을 보는 순간.. 황당함.... 그리고 그 녀석과 내 얼굴으 마주친순간... 내 장비는 순간 비겁해진다.. 녀석의 무게감과 당찬 해드뱅잉에 당황스럽다...
그냥 바람쐬러 나온 판국에 뜰채도 없다..... 현선후배에게 급히 포셋을 찾아보라 한다... 그리고......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녀석은 자기가 살고 있는 깊은 바다로 돌아가려 한다... 찌~~~~~~~~~~~익.....
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냥 그렇게 내고기가 되주기를 바랠수 밖에... 현선후배가 방파제 아래로 내려가 녀석을 포획할때까지.. 난 그 녀석이 내고기 될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녀석은.. . 현선후배의 도움으로 나와 같이 추억을 만드는 사진으로 승화되고.....
정말 크다... 두번째 사진을 찍을 때는 들고 있는 자체가 힘들었다는 듯 표정이 역력하다....
이쪽 지방에서는 미역국에.. 제삿고기에.. 구이에.. 횟감에.. 정말 즐겨 먹는 생선. 양태.... 살이 얼마나 쪘는지.. 꼬리 부분도 두손을 감싸기 힘들다......
이녀석과 실랭이를 버린 시간동안 아침 출조시간이 다가오고.. 좀더 작은 양태를 한수 더 하고 방파제에서 철수 해본다...
아침 출조.... 생각보다 고전을 한다... 너울이 좀 심하다.. 그리고 물색도 전체적으로 적조로 인해서 붉으스름... 아.. 오늘은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포인트를 이리 저리 옮겨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러다 8시가 다 되어 갈 즈음.. 마지막 포인트를 선정한 곳에서는 잔 너울이 갯바위를 치고... 그 갯바위에서 잿방어와 소형 부시리들이 판을 친다...
바이브레이션을 써도.. 메탈을 써도.. 미노우를 써도 ... 웜을 써도.... 농어가 있는 수심까지 들어가지 않으면 이 소형 잿방어와 부시리들이 판을 친다....
하지만 손맛은 끝내준다.. 명색에 잿방어와 부시리인데.. 새끼도 이름값 하는 듯 한다... 안타갑게도 오전 출조에는 사진을 차에 나두고 와 사진이 없다.... 부시리 사진도 찍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
그러다 내 9피트 로드가 활처럼 휜다.. 힛트를 외치고 싶은데.. 입에서는 뜰채 라는 단어가 먼저 튀어나와 버린다.. 나도 순간 당황했다.... 입질 후 한번 훅킹한 순간 끌고가는 녀석의 파워... 하지만 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몸으로 버티는 자신이 힘없이 엉덩방아를 찍고 팔꿈치는 선미에 부딧쳐 멍이 들어버린다.
아. ... 아쉽다... 늘 사는 것이 이렇겠지 .. 늘 미련이 남아야 좋은 것이라 했지만... 그래도 이번은 너무 아쉽다는 .. ^^
그냥 그렇게 미련만 한쪽 가슴에 남겨두고 바다를 바라보며 철수해본다........
돌아오는 길.... 바다가 이상하다.... 이내 바람이 일고 너울이 친다..... 하루를 앞당겨 다녀와야 한다는 예감이 맞았나....
이글을 쓰고 있는 여수 앞바다는 돌풍과 너울이 뒤덮혔다......
늘 생각해보는 것이지만..... 고기는 잡는 것이 아닌 잡혀주는 것... 그리고 바다가 허락을 해야 하는 것......
하지만.... 그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들......
우리는 1미터가 넘는 대상어들과 삶과 회사와 조직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언젠가 꼭 낚고 싶은 충동에 살고 있으니..... |
첫댓글 이렇게 큰 양태는 첨본다... 최대 기록의 양태는 아닌지...??? 아~~ 대형 양태는 어떻게 됐을까? 미역국 끊이면 겁나게 맛있는디....
와 멋집니다...저희동네에서는 저녀석을 장대라고 하지요...탕 끓이면 국물맛이 끝내주는...축하드립니다...
대형양태드립니다. 양태 매운탕도 맛나던데............. 아군침도네요.
잡은 고기는 선배와 후배들께 나눠 드렸구요.. 토요일 저녁에 먹을 만큼 먹었던 터라... ^^
허걱~~~~~ 왕 부럽습니다...... 꿈에 섬~~~ 금오도 가야디어~~~~~~~ 섬으로 가야디어~~~ 언제 저런놈 잡아브냐.... ㅠㅠ ~~~~~~~~~~~~~왕~~~~~~~축하드립니다......... 대물에 벅찬 손맛과 희열.........아~~~ 부럽다........^^;;
크~~ 여초님 인낚에서 봤는데 잘생기셧어~!! 인낚에 아는사람 나오니 왜그리 반갑던지~~~^^* 나두 금오도 무지 땡기네요 갑자기...ㅜㅜ 에휴~ 이럴땐 한숨이 나옵니다... 멀어서 가기 힘들고 시간이 안되서 가기 힘드니...^^;;암튼 거대한 양태손맛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