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기업을 살리는’IBK기업은행 칭다오분행 서정환 행장
“열심히 뛰니 실적 꼴찌에서 1위로 도약”
“과거부터 칭다오를 포함한 산둥성 지역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집중적으로 진출했었습니다. 그러나 인건비가 상승하는데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젠 지역 환경에 맞고 경쟁력 있는 하이테크 등의 산업구조로 변화돼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최근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인 금융지원이 막히는 부분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지요. 기업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라 은행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을 살리는’ IBK기업은행 칭다오분행 서정환 행장은 이처럼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다. 최근 한국으로 리턴하거나 현지의 인건비 상승,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이나 국가로 이전하는 한국기업들이 많아 현지 금융기관 및 한국계 은행으로부터 금융지원을 쉽게 받을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참 좋은 서비스’시행
“기업 및 개인 고객들의 분행 방문을 쉽도록 하기 위해 분행장으로 부임하던 때부터 이전 준비를 시작해 약 30여 곳을 직접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다 지금 이 자리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주변에 중국계 은행도 여러 개 있고 고속도로도 가까워 입지가 좋았습니다. 또 기업은행 칭다오분행이 이전한 선전(深<土+川>)로는 한국의 테헤란로와 같은 곳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이곳으로 이전하게 됐습니다.”
지난 5월 기업은행 칭다오분행은 하이신광장을 벗어나 노산구 국제발전센터 1층과 2층에 새둥지를 틀었다. 2010년 1월 기업은행 칭다오분행장으로 부임할 때부터 이전을 계획한 서정환 행장의 노력 결과다.
고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서 행장은 또 고객들의 편의향상을 위해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최근에 직불카드 서비스와 원화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참! 좋은 카드’ 기업은행 직불카드를 발급받으면 중국내 모든 은행의 글로벌ATM기에서 수수료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고 전세계 모은 인롄(銀聯) 가맹점에서 결제도 가능하다. 또 하나의 계좌에 가족카드를 최대 5장까지 발급해 사용의 편의도를 높였고 제휴 가맹점에서의 할인, 캐쉬백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점은 한국에 가서도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점. 칭다오에서 카드를 발급받았지만 한국에서도 1일 런민삐 1만위안 상당의 원화 인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1년간 어느 은행이든 인출 수수료없이 무료 인출이 가능하며 1년 후에는 이용실적에 따른 차등수수료가 붙는다.
또 ‘참! 좋은 송금’ 기업은행 원화 송금 서비스를 통하면 이중환전을 할 필요없이 바로 송금이 가능하다. 즉 종전에는 위안화를 달러로 바꿔서 보내고 한국에서는 이를 다시 원화로 바꿔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이 서비스는 위안화를 직접 원화로 송금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이 서비스는 송금하면 실시간으로 수령할 수 있는 ‘빠른 송금’ 서비스다.
서 행장은 “대부분 은행에서 시행중인 서비스”라면서도 “중국 금융당국은 서비스에 대한 인허가를 단계적으로 내주기 때문에 시작이 늦어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 행장은 또 “12월에 옌타이지행과 톈진분행이 오픈하는 등 연말까지 기업은행의 분, 지행이 12개가 오픈하게 되고 내년까지 모두 15개의 분, 지행이 서비스를 하게 될 것”이라며 “IBK기업은행 차이나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만큼 이에 걸맞는 서비스도 준비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직원 단합위해 노력…이직률‘ZERO'
‘은행도 이익을 따지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서 행장은 “한국기업이나 한국교민들만 상대해서는 은행도 살아남기 힘들다”며 “그래서 기업은행은 현지화 차원에서 중국기업과의 거래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한다.
서 행장은 부임 후 기업은행 칭다오분행의 중자기업 비율을 5%에서 현재 30%를 넘겼다. 산업구조에 따라 기업이 바뀌듯 은행도 중자기업과의 거래규모를 높이고 현지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서 행장은 “열심히 뛰니까 그만큼 결과로 돌아오더라”고 말한다.
부임 당시 5.7%에 달했던 연체비율을 지금은 대부분 정리하고 0.1% 이내로 줄였다. 또 부임 당시 중국내 분, 지행 가운데 실적이 꼴찌였는데 2011년부터 1위로 뛰어 올랐다. 서 행장이 열심히 찾아다닌 노력도 뒷받침됐지만 직원들의 도움도 컸다. 그러나 직원들의 복지와 단합을 위해 발벗고 나선 건 역시 서 행장이다.
“2010년 부임했을 때 이직직원이 많아 직원관리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직직원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단결력이 높아졌습니다.”
직원들의 단합을 위해 서 행장은 직원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다. 지난해에는 서 행장이 자비 2만위안을 내 장가계 등을 여행했고 올 봄에는 계림에 가 1박 2일간 산행을 즐겼다.
서 행장은 “이제는 직원들이 떠나지 않고 힘을 보태고 있으니 힘이 더 난다”며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어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행복하다”고 함박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