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 217호이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4일 환경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일 강원도 삼척시가곡면 오저2리 여팔곡에서 산양의 사체 1구를 발견했다며 사체 사진 등을 공개했다.
녹색연합은 "지역주민이 벌초 가는 길에 산양 사체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울진-신태백간 345kV 송전철탑 진입도로 위에서 죽어있는산양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숨진 산양은 외상이 전혀 없는 온전한 형태로 죽은 지 4~5일이 지났으며 몸길이1m 5㎝, 뿔길이 19㎝, 몸높이 73㎝의 암컷으로 뿔의 형태로 볼 때 6~7년 생으로 추정됐다.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진 강원도 삼척-경상북도 울진 지역에서 죽어있는산양이 발견된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이번이 여섯번째다.
녹색연합측은 "이 지역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원시림을 이루고 민가와 떨어져 산양이 자주 발견되던 곳이었으나 1998년 12월부터 345kV 송전철탑이 건설되면서 사람들의 출입이 많아지고 공사로 인한 소음.진동과 산림훼손 등으로 산양의 흔적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인간의 인위적 간섭에 의해 산양의 서식공간이 축소되고 단절된 것이 산양의 죽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산양 서식지인 이곳에 올해안으로 765kV 짜리 울진-신태백간 송전선로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산양을 비롯한 희귀야생동식물의 서식지 단절이우려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국내 제일의 야생동물 서식지인 울진~삼척 지역에 대한자연생태계 보전지역 지정을 약속하고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미룬뒤 지난 4월 한전의765kV초고압송전탑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주었다"고 주장하고 △삼척~울진 일대 산양보호지구 지정 △송전탑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345kV 송전탑건설지역 생태 복구 등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의 주장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은 산양을 비롯하여 사향노루, 수달, 담비, 삵 등의 다양한 희귀야생동물의 서식지이다. 삼척-울진의 울창한 산림은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멸종위기에 몰린 야생동물의 마지막 보금자리이다. 그럼에도 이 지역은 345kV 송전선로 건설 등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가 단절되었다. 또한 사업 이후에 훼손지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야생동·식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현재 산양의 주 서식지인 이 곳은 추가로 765kV 송전선로가 건설 계획 중에 있다. 녹색연합은 2002년 3월 환경부 자연정책과에 국내 제일의 야생동물서식지인 울진-삼척 지역에 대한 자연생태계보전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이 지역 조사와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을 동시에 약속했다. 다만 '예산이 부족하니 2003년 초에 조사에 착수하여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자'며 그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의 이런 약속을 수 차례에 걸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2003년 4월 15일 경 환경부는 보전지역의 지정에 대한 약속은 저버리고 대형개발사업인 한전의 765kV초고압송전탑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주었다. 자신들의 고유한 임무인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은 내팽개치고, 대규모개발사업은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허가해 주었다. 환경부가 과연 국가의 자연자원을 책임진 행정부처인지 의심스럽다. 환경부가 어떻게 보전지구 지정에 대한 약속은 저버리고 기존의 송전탑으로 인한 재해와 생태계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삼척 가곡 지역에 또 다시 환경평가를 협의 해 줄 수 있는지 이해 할 수 없다.
이에 녹색연합은 멸종위기에 처한 또 다른 산양의 주검을 방지하기 위해 이 지역 주요 산양서식처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바탕으로 이 일대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한다.
1. 정부는 멸종위기 및 보호대상종 동물에 대한 관리 대책을 제대로 하라
2. 환경부는 강원도 삼척 일대를 멸종위기종 야생동물보호지구로 즉각 지정하라
3. 산양서식지를 관통하는 765kV 울진-신태백 송전선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