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폭군’ 부시리
낚시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부시리’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방어와 흡사하게 생긴 부시리는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하며 몸 길이가 최대 1.5m까지 자라는 대형어종으로
덩치에 걸맞게 힘도 장사다. 그래서 별명도 ‘바다의 폭군’이다.
날씬한 유선형 몸체를 빗대 ‘바다의 미사일’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부시리와 방어는 몸통 형태와 체색이 서로 비슷해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전문가들도 헷갈리기 일쑤다.
가장 손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입 주위에 있는 위턱이 접히는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다.
부시리는 각이 진 부분이 둥글고 방어는 직각이다. 부시리와 방어는 생김새 만큼이나 습성도 비슷하다.
부시리낚시를 하다보면 방어가 올라오는 경우가 흔하다.
부시리는 해마다 늦봄부터 시작해 가을까지 낚시에 잘 낚인다.
부산 앞바다에서도 한달여 전부터 부시리가 낚이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형제섬과 외섬 주변을 부시리가 장악하게 되면 그동안 손맛에 굶주렸던 꾼들이 몰려와 한바탕 ‘전쟁’을 치를 것이다.
형제섬과 외섬은 늦은 봄부터 늦가을까지 전국 각지에서 부시리를 낚으려는 꾼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오로지 부시리 덕분에 부산 유일의 전국구 낚시 포인트로 자리매김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서 큰 손맛을 즐길 수 있는 부시리 시즌을 맞아, 오늘은 부시리낚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부시리는 배낚시도 많이 하지만 갯바위에서도 잘 낚인다.
제주도 일대 배낚시에서는 1m가 넘는 대물 부시리나 방어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부산 앞바다 갯바위에서는 중치급이라 할 수 있는 40~60cm급이 많이 낚인다
부시리는 중치급이라 해도 힘이 좋기 때문에 튼튼한 장비와 채비를 준비해야 한다.
낚싯대는 1.7~2호 정도가 적당하고 원줄은 4~5호 목줄은 3~4호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장비로도 80cm가 넘는 대물이 걸렸을 경우에는 감당이 안 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부산앞바다에서 부시리낚시를 할 때는 이 정도 장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중치급이 주로 낚이는 낚시터에서 무겁고 투박한 대물 장비를 들고 고생하는 것보다는,
대물이 걸렸을 때는 그냥 운이 좋으면 낚고 아니면 놓아준다는 생각으로
가벼운 장비와 가벼운 채비로 편하게 낚시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조과도 더 좋다는 것을
수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리낚시를 하기 위한 포인트를 고를 때는 무조건 물곬 주변을 선택하는 것이 최고다.
조류가 약한 조금물때 보다는 물살이 센 사리물때 전후에 입질이 활발한 이유도
부시리가 물곬을 타고 이동하는 어종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시리는 한두 마리 보다는 수십 또는 수백 마리가 군집을 이뤄 이동하는 어종이기 때문에,
입질이 없다가도 어느 순간 한마리가 낚이면 여기저기서 연달아 낚여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부시리낚시는 ‘밑밥 싸움’이라 할만큼 밑밥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초보자들이 부시리낚시를 할 때 가장 많이 실수 하는 부분이 밑밥 사용이다.
배낚시를 할 때는 부시리가 지나다니는 물곬에 낚싯배를 고정시켜 놓고
밑밥과 채비를 함께 흘려보내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갯바위에서는 부시리를 ‘사정거리’ 안으로 불러들여야 하므로 밑밥이 최대한 멀리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밑밥띠가 형성될 수 있도록 꾸준하게 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밑밥을 멀리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집어제를 섞지 않고 크릴만 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비중이 무거운 감성돔낚시용 집어제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멀리 있는 부시리로 하여금 밑밥띠를 따라 차츰차츰 갯바위 부근으로 다가오도록 유인한다는 생각으로 밑밥을 뿌리면 된다.
미끼는 크릴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큰 바늘을 사용할 때는 여러 마리를 끼우고
작은 바늘에는 한마리만 끼우는 것이 좋다. 부시리는 입이 크기 때문에
큰 바늘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입질이 약을 때는 큰 바늘 보다는 작은 바늘이 유리하다.
부시리는 덩치가 크고 힘이 좋은 물고기다.
하지만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먹이활동도 왕성하고 언제나 입질이 시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낚시를 하는 도중 찌에는 반응이 없었는데 미끼가 자꾸 없어진다면
경험이 없는 분들은 잡어 입질이라고만 생각하겠지만, 부시리 입질이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
어떨 때는 주먹만한 찌를 순식간에 끌고 들어갈 만큼 왕성한 입질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찌에 어신이 나타나지도 않을 만큼 입질이 약아지는 어종이 부시리다.
이럴 때는 곧바로 채비를 바꾸는 것이 좋다.
목줄을 그때까지 사용하던 것보다 한 단계 가는 호수로 새로 묶고 바늘도 작은 것으로 바꾸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그래도 입질이 약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찌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시리낚시가 빠른 조류와 깊은 수심대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고부력 구멍찌나 막대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 부시리낚시를 조금 한다는 꾼들은 대구경 기울찌를 사용하는 전층낚시를 많이 한다.
그 이유는 전층낚시를 하면 찌를 보고 어신을 파악하는 게 아니고 원줄을 통해 전해지는
미세한 느낌을 손끝으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약은 입질이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원줄을 통해 ‘톡~’ 하는 일차 어신이 오전해면 곧바로 채비를 끌어주는
견제동작을 취함으로써 좀더 확실한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도 전층낚시의 장점이다.
부시리낚시를 하다보면 힘겨루기 도중 원줄이나 목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부시리의 힘에 이끌려 낚싯대 허리를 뺏기는 바람에 낭패를 겪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낚싯대 허리를 뺏긴다는 말은, 부시리가 저항을 하면서 차고 나갈 때 낚싯대를 세우지 못하고
수면 쪽으로 각도가 무너지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낚싯대의 탄력과 완충력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므로
채비의 균형이 깨지면서 가장 약한 어느 한곳이 끊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부시리를 걸었을 때는 낚싯대를 90도 이상으로 세워 낚싯대의 탄력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이것만 잘 해도 힘 센 부시리를 좀더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
한편 부시리낚시를 하다보면 힘들게 수면까지 끌어냈는데 발 앞에서 낚싯줄이 끊어지는 허탈한 일이 자주 생긴다.
이는 끝까지 포기할 줄 모르는 부시리의 습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부시리는 부레가 없기 때문에 수면에 띄워 공기를 먹여도 힘이 빠지지 않고 몇 번이고 다시 차고 들어가는 괴력을 지녔다.
다 끌여당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발앞에서 순간적으로 옆으로 차고 나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칫 방심하다가는 목줄이 갯바위 부근에 쓸려 끊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완전히 뜰채망 안에 집어넣을 때까지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
지금부터 본격화되는 형제섬과 외섬의 부시리낚시.
언제든지 배를 타고 20~30분만 나가면 힘찬 파이팅을 벌일 수 있는 멋진 포인트가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산시민이라는 사실이 마냥 행복하다.
첫댓글 부시리 최고인거 같에요 3자 물었는데요 힘이 좋던데 대물들은 상상이 안가네요
꼭 낚아 보고 싶네요 프로님 글 동여상 강의 보면서 꿈을 키워 갑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