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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 11주차(대곶사거리→것고개→12번 군도→56번 지방도→문수산→보구곳)
2013년 4월 13일(토요일) 맑음
▶ 개요
*4월 12일(금요일)
-. 16:22 울산역 출빌
-. 18:46 서울역 도착
-. 20:30 김포 건강 사우나 도착
*4월 13일(토요일)
-. 04:05 기상
-. 05:10 김포 출발
-. 05:35 대곶사거리 도착
-. 05:50 대곶사거리 출발
-. 06:53 것고개
-. 08:15 12번 군도
-. 09:36 56번 지방도
-. 11:11 22번 지방도
-. 12:55 문수산(376m)
-. 14:28 보구곳 (금일 한남정맥 종주 도상거리 : 17.9m /누계거리 : 170.7km)
-. 14:54 성동 검문소 도착(목욕 및 중식)
-. 17:52 인천역 도착
-. 22:36 강화 초지 해수 찜질방 도착
▶산행기
*4월 12일(금요일)
-. 16:22 울산역 출빌
-. 18:46 서울역 도착
-. 20:30 김포 건강 사우나 도착
(금요일 오후 남구청 앞 KTX 울산역 행 급행버스 정류장)
(졸음이 살짝 올것 같은 화창한 울산역)
(신, 구 서울역사)
(서울역 우체국 앞 김포행 시내좌석 정류장)
(김포 건강랜드 찜질방)
기나긴 여정 이였다. 오늘의 출발이 있기까지…….
지난해 연말 해를 다 보내기 전에 강추위를 무릅쓰고라도 마무리를 하려고 현수막도 주문하고, 여행 일정에 교통편 전부를 예약해 두었는데 전날부터 내리던 폭설이 출발일 낯부터 서울, 인천 지역에 폭설 주의보 발령이 내려졌었고, 퇴근을 하여 배낭을 들쳐 메고 나서려니 내일 새벽에 서울은 도착은 하겠지만 김포 쪽의 버스들 운행이 의문 서러워 기어이 발길을 멈추고 말았었다.
그리하여 다시 여러 날이 무심히 흘렀고 호심탐탐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두 살 터울인 시골 누이 내외가 나와는 동갑인 부산 사촌 누나와 나의 회갑이 되는 해 라며 축하를 해주려고 일부러 귀한 시간을 쪼개서 부산을 방문하게 되었고 초코파이 같은 작은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고 넷이 모여 분위기를 잡으며 적당히 기분 좋게 취하여 가무를 즐기고는 담소 끝에 재미있는 여행을 하자며 작당한 것이 이름하여 나의 졸업산행과 연계된 오늘의 1박 2일의 추억 맹글기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금요일 오후. 따스한 햇살에 평온하다. 울산역에서 KTX를 이용하여 서울역에 도착하였고 다시 시내급행으로 서울역 우체국 앞에서 출발하는 M6117번을 타고 김포에 도착하여 찜질방 부근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간단하게 소주로 혼자만의 출정식을 대신하고는 입실을 하였다.
*4월 13일(토요일)
-. 04:05 기상
-. 05:10 김포 출발
-. 05:35 대곶사거리 도착
-. 05:50 대곶사거리 출발
(대곶 사거리에서 바라 본 지난차주 지나 온 대곶성당 방면)
(마지막 출발 대곶 사거리에서)
(본격 들머리 입구)
너무도 갈구하였던 마지막 출발을 앞두었지만 혼자만의 일정이라 잠 못 이루다 새벽녘에 겨우 조금 눈을 붙였었다. 어제 출정식을 겸한 만찬장 이였던 부근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택시를 이용하여 대곶으로 이동한다. 주인아주머니가 우리의 노란 표지기를 보더니 자기도 어려서는 울산에서 살았단다. 긴 여정으로 길을 나서는 나에게 무탈 산행을 기원해 준다. 기운을 전해 받고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출발부터 참 좋다. 알바도 없는 길조의 산행이 되려나?
봄이라 하나 아직 새벽 공기는 차다. 간단한 여장으로 긴장을 풀고자 심호흡을 하고는 여명으로 희미해진 가로등 불빛의 황송을 받으며 천천히 종착지 한강 언저리 보구곳으로 향한다.
텃밭에는 서리 뽀얗게 내려있다. 사거리에서 대곶초등학교 뒤편의 얕은 둔덕을 넘어야만 하지만 지난차주에 끝냈던 대곶성당 방면에서 직진으로 사거리를 횡단하여 진양아파트, 대곶복지회관 방면의 간편한 마을길을 따라 간다. 진양아파트와 초등학교 초입으로 가는 골목입구에서 왼쪽으로 모퉁이를 돌아 올라간다. 오른쪽의 진양아파트를 지나면 다시 텃밭이고 동서연립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골목길이 열리며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오른쪽이 해동검도 체육관이고 연달아 연립주택을 지나면 왼쪽으로 무덤으로 가는 산길 입구이고 선답자들의 표지 기들이 마루금 임을 증명한다.
-. 06:53 것고개
(진달래 망울 사이로 어김없이 동녘이 밝아 온다)
(2차선 지방도)
(동연기연 입구에서 다시 야산으로)
(동연기연 뒤 농장 입구)
(공동묘지 위로)
(이제는 보기가 어려워 진 할미꽃이 무덤 앞에 애초로이...)
(군부대 정문. 위병소 근무자의 복장을 보니 헌병대 같다)
(개구장이 청솔모도 나의 졸업 산행을 축하해 주려고 날 기다리고 있었나?)
(것고개)
(것고개 해병 2사단)
(것고개 통진 문화센타))
이곳의 산야는 남녘과 달리 아직도 겨울과 봄이 혼재한다. 등로는 또렷하나 갈잎으로 겨울 같고 이제 망울을 터트리는 진달래는 봄의 화신이다.
전형적인 얕은 야산을 잠시 걷다 내려서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간다(06:28). 오른쪽 방면은 양촌 읍이고 왼쪽 방면 이면 석정리 방면이다. 왼쪽 소로입구에는 공장 입주 업체들의 입간판이 높게 서서 이정표 노릇을 한다. 마루금은 시대의 상황으로 변하여 산업단지로 변하여 도로를 따라 가야한다. 왼쪽으로 석정리 방면으로 한참을 가야한다.
도로변에는 작은 공장들로 주변의 상점과 식당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도가 없는 지방도로이다보니 씽씽 달리는 차들이 지나갈 때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처 없이 걷는 나그네 기분이다. 별 특징도 없는 길을 걷다보니…….
지루할 정도로 걷는다. 더디어 도로 왼쪽 편에 나타난다. 크고 하얀 돌비석으로 만들어진 뉴팜 이라는 회사의 조형물이 그리고 연달아 멀대 같이 키만 커서 유독 외로워 보이는 장승과 동연기연이라는 입간판이(06:51)있다. 25분여 걸었으니 거리는 약2키로 정도는 될 것 같다.
동연기연 진입로 왼쪽의 철망에는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포인트 노릇을 한다.
장승이 서 있는 야산으로 올라간다. 오른쪽에 동연기연 철망 울타리를 따라 간다. 동연기연 회사 건물을 두고 오른쪽으로 돌아갈 즈음에 황소만한 개가 갑자기 나타나 짖어 된다. 선천적으로 싫어하는 개들이라 두려움을 느끼며 서둘러 지나간다.
오른쪽으로 90도 돌자 역시 동연기연의 철망 울타리이고 왼쪽에는 이동통신 기지 탑이다. 왼쪽으로 농장의 후문 같은 철문을 지나고 다시 나타나는 철문에서 오른쪽으로 쪽문으로 농장 안으로 들어가 무덤을 내려서지 오솔길 소로이고 다시 야산 속으로 올라간다. 여기도 작은 공장지대 이다보니 건축물들의 방해로 마루금은 많이 변형이 되어있다.
야산을 내려와서 도랑을 건너 올라서니 공장지대 진입로이고 오른쪽으로 잠시 올라서니 삼거리이다. 도로를 횡단하여 야산으로 올라간다. 공동묘지이다. 묘지 꼭대기에 올라서 뒤돌아보니 동연기연 뒤 이동통신 기지국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왔다.
꼭대기를 지나니 군부대 철조망이다. 왼쪽으로 돌아간다. 약 2미터 옹벽으로 깎아놓아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철조망이 끝나니 농가가 한 체 나타나고 농가를 돌아서 지나가니 왼쪽으로 다시 군부대 철조망이다. 토요일 인지라 민간인 건설정비들이 공사를 하고 있다. 내려서니 군부대 정문이다. 초병들의 복장을 보니 해병 헌병대 인가보다. 초병과 인사를 나누며 곧장 지나쳐 반대쪽 야산으로 올라간다.
이기 또 뭐꼬? 또 황소만한 개 두마라기 나타나서는 요란하게 짖어 된다. 왼쪽의 군부대 철망 울타리를 다라 올라가는데 방해꾼이 나타난 것이다. 요것들이 내가 지들을 싫어하는 줄 눈치 챈 기가. 그래 알았다, 내가 미안하다. 크게 우회할 요랑 으로 등을 보이며 뒤돌아 내려오니 요놈들이 날 업신여기고 신이나 따라오면 지랄이다. 이것들이 확 된장을 발라삐까. 큰 나무막대를 주워들고 휘저으며 정면으로 돌진이다. 그들과 실겡이를 하며 가파르게 올라간다. 군부대 울타리가 끝이 나자 그들도 부대로 복귀하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려서니 통진 문화원 뒤뜰이고 마저 내려서니 것고개이다(06:53). 4차선 도로가 지나가고 왼쪽이면 강화도이고 오른쪽이면 김포이다. 건너에는 해병 2사단 사령부 정문이다, “젊은이여 해병대로!”라고 힘차게 외치고 있다.
-. 08:15 12번 군도
(것고개에서 문배술 양조장으로 가는길))
(왼쪽 문득재 방향으로)
(왼쪽이 문배술 양조장이고 오른쪽 소로가 문득재로 가는 길)
(문득재)
(문득재를 지나서 부대 울타리를 따라가고)
(알타리를 안주 삼아 장수 막걸리 한 추바리로 목을 축이고)
(교통호가 마루금)
(금파가든위의 12번 군도 남정곡 고개)
횡단보도를 이용하여 도로를 건너 김포 쪽으로 가다 정육점 식당에서 좌회전 하여 2차선 도로를 따라 간다. 왼쪽이 해병 가족의 숙소이다. 직진으로 도로를 따라 한참을 간다. 삼거리에서 ‘문배술 중요 무형문화재’의 이정표를 길잡이로 왼쪽으로 내려간다. 잠시 후 사거리에서 역시 좌회전이고 문배술 양조장 입구이다. 양조장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다시 수로길 삼거리에 ‘문득제(文得齊)’라는 자연석 입석이 있고 오른쪽으로 소로를 따라 계속가면 문득제 입구이다(08:40).
입구에 도착하니 차양도 치고 있고 큰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젊은 가족이 있다.
이곳 문득제는 해주최씨 제실이고 오늘이 그 종친들이모여 제사를 올리는 시제 날이다. 잠시 제실을 들러보노라니 조상을 참 정성으로 받들고 있는 종가의 젊은 가족이 우러러보인다.
문득제를 뒤로하고 봉답 논을 지나니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 가파르게 올라간다. 왼쪽이 역시 군부대 이고 오른쪽은 해주최씨 문중 묘지이다. 꼭대기에 올라 앉아 갈증과 시장기를 풀고자 ‘장수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울 마눌의 알타리 김치 맛이 일품이다.
내려서니 교통호가 등로이고 한참을 함께 한다. 교통호를 왼쪽으로 보내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임도이고 왼쪽에는 큰 장막을 둘러놓고 출입을 막고 있어 임도를 따라 내려서니 금파가든 이고 마루금을 조금 비켜서 12번 군도와 만났다(08:15). 왼쪽 조금 위가 고갯마루이고 이곳에서는 남정곡 고개라고 한단다. 조금 전의 장막 안이 조정리 지석묘라는 문화재가 있는 곳인데 공사 중이라 출입을 막았나보다. 조금위로 올라가 마루금을 회복한다.
-. 09:36 56번 지방도
(80봉 삼각점)
(드디어 문수산이 보인다...)
(마루금이 허물어지고 있다:동호엔지니어링 앞)
(천주교 공동 묘지)
(흉물로 변한 에덴농장 고가)
(에덴농장 입구 : 귀여운 삽살개가 초병?)
(또 군부대를 지나고)
(56번 지방도를 만나니 오른쪽 다도 박물관 방면으로 방향을 틀고)
(56번 지방도 다도 박물관 방면)
(철망 울타리 옆의 소로가 마루금)
절개지 안전 철망이 끝나는 곳에 다시 야산으로 올라간다.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자. 오래된 삼각점이 있는 95봉이다. 주변의 조망은 별 특징은 없다. 야산 속 등로는 또렷하다. 잠시 내려서니 왼쪽으로 공장지대가 나타나고 멀리 문수산이 모습을 보여준다. 마저 내려서니 비포장 소로이고 왼쪽으로 소로를 따라 올라간다. ‘동호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 입간판 맞은편 오른쪽으로 터잡이 공사 중이고 내쳐 산으로 올라간다. 야산이지만 천주교 교인들의 공동묘지이다. 대단한 신자들인가 보다. 무덤 비석 앞에는 유리상자안에 성경을 펼쳐놓았다.
야산의 정점을 찍고 내려서는 가축의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른다. 왼쪽이 거대한 축사였지만 지금은 귀신이 나올 것처럼 황망하다. 폐 조립식 가옥에는 ‘에덴농축’이라는 녹슨 간판이 달려있다.
마루금은 농장 소로를 따라 간다. 한참을 간다. 비포장 임도가 끝나고 포장 소로가 나타나자 왼쪽에는 군부대이다. 군부대가 있어 소로이지만 포장을 했나보다.
포장소로를 나서자 2차선 56번 지방도로와 만나니 왼쪽이면 월곶면이고 오른쪽이면 하성면이다(09:36). 왼쪽에는 아이젠이란 회사가 있다. 도로를 횡단하여 무덤가에서 잠시 쉬다 간다.
-. 11:11 22번 지방도
(왼쪽의 군부대 철망 울타리와 함께 간다)
(각개전투 훈련장)
(허물어지고 있는 삼각점)
(해병대만의 도로인가? 요걸가지고 대로라고? 쌍용대로란다)
(쌍용대로의 QA 가구공장 울타리가 마루금)
야산으로 올라서니 왼쪽은 또 군부대 철조망 울타리 이고 각개전투 훈련장이다. 북한군 모형 인형이 도리어 귀엽다. 마저 올라서니 삼각점이 있는 포대진지이다. 왼쪽으로는 문수산이 코앞이다. 살짝 내려서니 큰 임도이다. 일반도로처럼 널찍하다. 붉은 황톳길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간다.
서서히 배꼼 시계도 시장기를 알리는데 한적한 곳에서 먹고 가까? 상념 속에 마저 내려서니 22번 지방도로라는 아주 좁은 포장소로이고 해병부대에서 쌍용대로라는 입간판을 세워 두었다(11:11). 왼쪽이면 월곶면이고 오른쪽이면 한강변 마을 용강 리이다.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문수산을 오르려면 배가 너무 불러도 힘들 것 같아 참고 중턱까지는 올라보기로 한다.
쌍용대로를 횡단하여 다시 숲길로 접어든다.
-. 12:55 문수산(376m)
(문수산을 오르면 뒤돌아 보니 한강이 가물가물)
(1대간 9정맥길의 마지막 점심 만찬. 막걸리 한잔으로 내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기라)
(문수산 정상은 성지 공사 중 이었다)
(아! 이 감격, 감동을 어찌 할꼬!)
(강화대교와 강화도)
(북녘의 농촌도 이념과는 상관없이 평화롭다)
(멀리 저 산을 넘어면 송학산일까?)
(정녕 갈 수 없는 땅인가...)
(강화대교와 강화도)
(비무장 지대로 변한 임진강과 한강)
(북녘땅을 뒤로하고 1대간 9정맥 졸업식)
가파른 오르막이 마지막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하다. 왼쪽에는 QA가구공장 하얀 철망 울타리이다. 차츰 숨이 갚아온다. 바위틈에 앉아 숨을 고르며 내려다보니 강화도 주변 서해가 조망 되지만 시야가 밝지만은 않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 지려한다. 마지막 이 길에 조망마저 할 수 없다면 매우 큰 실망을 하게 될 것 같다. 마음은 급하지만 걸음은 쉬 떨어지지 않는다. 쉬엄쉬엄 올라간다. 반가운 인기척이다. 한 무리의 부부 산님들이 내려온다. 마지막 오르막이라며 힘을 내란다. 다시 한 번 조망 바위에 올라 서해를 내려다보고는 올라서니 삼거리 안부이다. 자리를 잡으려고 두리번거리는데 한분이 내려온다. 정상 바로 아랫니란다. 큰 시름을 들고 만찬자리를 잡는다.
남은 막걸리로 목부터 축이고 삼계탕(삼양라면 + 계란)으로 1대간 9정맥의 마무리 졸업산행의 만찬을 시작한다(11:43 ~ 12:40).
다행히 날씨는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바람만 요란하다. 만찬으로 기운을 차려서 마저 올라서니 문수산 정상이다(376m 12:55). 사방이 후련한데 아쉽게도 정상은 조경 사업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실례를 무릅쓰고 공사장 펜스를 넘어 정상비 쪽으로 다가가 사진을 남기려 하니 바람의 방해가 너무 심해 촬영이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염치 불구하고 공사 중인 아저씨들 중에 관리자 인 듯한 분께 사정을 하니 공사 중이지만 출입을 허락한 것만도 다행인데 바쁜 사람한테 사진까지 찍어 달랜다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두 손 모아 업쪼리며
“아저씨 너무 멀리서 와서 그리고 내게는 오늘 너무도 소중한 날이라서…….” 내가 마련한 현수막을 자세히 보고는 고맙게도 허락을 해준다. 그래서 손수 마련한 현수막이지만 자랑스럽게 들고 졸업사진을 찍는다.
내려가기가 싫어진다. 오늘 여기 서기까지의 날들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워…….
한남금북정맥의 발원지 속리산 쪽을 바라다보고…….서해를 내려다보고. 한강을 내려다보고…….갈 수 없는 북녘 땅을 내려다보고…….애기봉 너머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곳의 한북정맥의 종착지 오두산 전망대가 가물가물 보이자 함께하지 못한 산우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형언할 수 없는 벅찬 가슴을 겨우 진정을 하고 이제는 하산이다. 이 하산을 위해 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 했으며, 또한 얼마나 큰 고통들을 이겨냈던가!…….
-. 14:28 보구곳 (금일 한남정맥 종주 도상거리 : 17.9m /누계거리 : 170.7km)
(용강리 갈김길 이정표)
(문수산성 암문)
(북문 갈림길 이정표)
(북봉 이정표: 여기서도 북녘땅과 비무장지대 한강이 훤하게 조망된다)
(강화도 북단, 더디어 한강이 서해가 만나는 곳)
(솔밭길 임도를 내려서니)
북녘 한강을 바라보며 보구곳을 향해 내려서 안부를 지나자 곧 전망대 이다(13:25). 강화도와 서해, 봄볕에 평온한 북녘이 훤하게 보이고, 애기봉도, 말없이 흘러내리는 한강도, 북녘에서 발원한 임진강도 유유히…….모두가 평온하지만 난 가슴이 벅차 눈가에는 작은 이슬이 맺히려한다.
전망대라 많은 산님들로 붐빈다. 간식을 하며 기다리다 무리들이 지나가고 나서 다시 한 번 졸업산행의 자축을 위하여 현수막을 걸어 놓고 나만의 자랑스러운 추억을 간직한다.
함께 시작했던 홍범이 형이 못내 그립고 삼래, 동진이, 진욱이가 함께했더라면 지금 이곳은 온통 우리 세상 이였겠지?
우연 찬케 접하게 된 산이었지만 이제는 내 모든 일상의 중심이 되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2002년 8월 4일 삼수령에서 시작한 낙동정맥에서는 그 벌로 너무 힘들게 했고 더군다나 그때는 초보티를 벋어나지도 못했던 때라 산행기도 남기지도 못했지만 빠진 구간도 여럿 있어 진정 다시 한 번 더 도전을 해 보고파 진한 아쉬움이 남아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지리산 하산 후 돌아오면서 죽음을 경험했던 낙남정맥 이였지만 산우들과의 진한 우정이 이제 평생 함께 남아 있어 영원히 남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멀고도 길었던 호남정맥의 추억, 폭설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우리의 열정을 이제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말로만 듣고 티비의 영상으로만 접했던 백두대간, 가슴속 저 아래에서도 날 가만두지 않았던 그 고통들을 이기고 지리산의 정기를 받았던 날들, 어찌 그 모든 날들이 내개 소중하지 않은 날들이 있겠는가.
대견하고 고맙다. 내가. 오늘, 2013년 4월 12일, 태백 삼수령에서 시작하여 11여년이나 걸려서 기어코 여기선 내가…….
이제는 정말 하산이다. 이모든 감격을 뒤로하고 또 새로운 시작을 위해…….
잠시 만에 문수 산성의 흔적인 암문을 지나 북문 갈림길 안부를 지나고 천천히 올라서니 벙커가 자리한 북봉이다(13:51). 다시 한 번 강화도와 서해, 그리고 북녘 땅과 한강을 둘러보고 가파르게 내려서는데 너무 감격에 겨워 흥분을 했나? 등로가 희미하게 사라지고 없다. 주변을 살펴도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북봉에서 잘못 내려섰나?
다시 빽 하여 북봉으로 올라서지만 저 멀리 마지막 275봉으로 가는 등로쪽 으로는 길이 없다. 왼쪽으로 또렷한 등로가 다시 오른쪽으로 휘어지려나? 조금씩 내려서다보니 큰 임도이고 그 진 다 내려와 버렸다.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내려서 한강변 도로에 선다(14:28).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걷는다. 문수산성 성문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서 관광객에게 나물을 팔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여쭈어보니 검문소까지 십리길이란다. 마음이 급하여 택시를 부를까 하다가 조금 일찍 하산을 하였으니 걷기로 한다.
-. 14:54 성동 검문소 도착(목욕 및 중식)
-. 17:52 인천역 도착
(한강을따라 보구곳 으로 가는 지방도로에 내려서서)
(문수산성)
(강화대교 직전에 있는 성동검문소)
(인천역 광장에 있는 조형물)
(인천역 건너편의 차이나타운 입구)
(홍콩을 연상케 하는 차이나타운 거리)
(차이나타운에서 자유공원으로)
(맥아더 동상앞에서)
(월미도 너머로 해가 기울지만 노을은 기분만큼 황홀하지 않다)
(만찬장 차이나타운 만다복 입구: 미 예약손님들은 줄을서서 차례를 기다리고있다)
(나의 소중한 이들과의 행복한 시간)
-. 22:36 강화 초지 해수 찜질방 도착
검문소에 도착하여 구멍가게를 찾아 캔 맥주 한통 때리고 오늘의 피로연 잔치 장으로 향한다.
조카인 누님의 둘째가 이곳 인천의 인하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을 하고 있다. 인천의 명소인 차이나타운에 예약을 해 두라 일렀고, 부산에서 조카의 엄마인 누님과 또 다른 사촌 누나, 그리고 거창에서 출발한 여동생 내외를 그곳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두었다. 지난번 부산에서 미리…….그들은 지금쯤 KTX를 타고 오다 김천. 구미역에서 도킹을 하여 함께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부천역에서 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하여 인천역에 내려서니 약속시간보다 조금 이르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와보았던 자유공원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추억속의 자유공원은 너무 먼 곳에 있어 도무지 모르겠고 맥아더장군 동상 앞에서 칭구들을 그려본다. 서해의 낙조가 그리 황홀하지 못하지만 내 감흥을 돋우기에는 충분하다. “카톡~, 카톡~ ” 폰이 울린다. 카톡을 열어보니 도착은 미리 했지만 예약시간이 조금 남아있어 공원입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단다. 그래서 공원 안으로 올라 오라해서 도킹을 시도했다. 그리고 공원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차이나타운의 만찬장 ‘만다복’이란 중국요리 집에 자리를 잡는다(19:10).
조카내외와 그의 가족 4명, 칠순을 바라보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참 아름다운 여생을 보내려고 애쓰는 큰누나, 동갑의 사촌누나, 고교 2년 후배인 여동생 내외, 그리고 1대간 9정맥을 마무리한 나, 모두 아홉 명이 작은 룸을 차지해서 소위 말하는 청요리에 독한 빽알로 축배를 하며 맛깔 나는 담소를 즐기니 이 또한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맛으로 정을 나누니 아니 즐거울 수 있나.
긴 시간동안 미국 유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인천의 대학에 교수 발령을 받고 오늘까지 여러 해 동안 서로 떨어져서 각자의 생활에 바삐 지내다보니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긴 대화도 나누지도 못했지만, 이제는 중년의 중후한 멋이 풍기는 조카 내외가 이심전심이라고 내 뜻을 잘 이해를 하였던지 덕분에 맛깔 나는 만찬이 되었다(20:40).
차이나타운 붉은 홍등가를 적당하게 취하여 걷다보니 분위기에 젖어 다들 소년, 소녀로 돌아간 기분이다. 조카 가족들은 그들의 승용차로 귀가토록 하고 우린 일정대로 인천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다 동암역에서 시내버스로 환승을 하여 수다를 떨며 강화도로 향한다.
1시간여의 긴 버스여행을 끝내고 강화 초지의 해수 찜질방에 도착을 하여 입실을 하려하니 낮선 타지의 여행객이 보내는 이 밤이 너무도 아쉬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주변의 구이 집으로 2차 자리를 잡는다. 자정이 지났지만 가는 밤을 또다시 부여잡고 정취를 즐기니 내일 산행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오늘의 설래 임이 마냥 즐거운가 보다.
그래 내일의 걱정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 이 아름다운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자…….
큰 산을 넘고 난 다음은 목표를 잃은 허탈함에 잠시 공허가 밀려오겠지.
이것이 끝이 아니어야 하는데.
오늘까지 내 삶이 지나온 발자취 중 가장 오래도록 내 머리에 각인이 될 수 있는 여정 이였는데…….
돌이켜 볼수록 자랑스러워해야 할 추억인데…….
오래도록 잊지 말자…….
이 자랑스러움을,
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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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형님 한남정맥 완주를 축하 합니다.....
자랑스러운 동생 현욱이 1대간 9정맥 을 참고래 산악회 을 앞세워 완주한것 을 늦게나마 정말축하 합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이렇케 완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우리 참고래 회원님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