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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의 춤 Le roi Danse' 속에서 들여다 보는 베르사이유 정원과 루이14세 이야기
베르사이유 궁의 공식사이트 http://www.chateauversailles.fr 영화소개 http://kingdance.dreamx.net/knd_movie.htm#knd03 | |
베르사이유 정원을 주문하는 루이14세(손을 벌린 이)와 극작가 몰리에르 영화 '왕의 춤 Le Roi danse'에서 베르사이유의 정원을 만들기 시작할 때 루이14세는 20대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정사(正史)를 기초로 만들어 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분수가 있는 정원에서 재현된 바로크 시대의 춤을 즐길 수 있는 기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에 루이14세가 베르사이유궁을 짓기 위해 현장을 답사하는 장면이 잠깐 보여 집니다. 그 장면의 대사를 통해 베르사이유 정원을 직접 만든 것이 분명한 루이14세의 꿈을 상상 해 보고자 합니다. 영화에서 베르사이유 정원에 대한 장면은 작은 쇼트 몇개에 불과 합니다. 대부분 실내장면이었지요. 하지만 베르사이유의 정원과 루이14세의 관계를 이해 할 수 있었던 짦지만 정확한 대사를 옮겨 적어 보고자 합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루이14세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베르사이유 정원을 빼놓을 수 없었는가 봅니다. 파리가 싫어진 루이14세는 24세(1638년생으로 베르사이유궁 건설이 시작된 1661년을 가정하여)에 베르사이유궁이 만들어 질 수렵원으로 쓰이던 소택지를 둘러 보며 건축가 르 보와 조경가 르 노트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가 내 정원이다. 연못, 화단, 분수, 조각상을 만들어라, 전망은 이쪽이다." 역시 젊은 르 노트르는 애처러운 목소리로 "하지만 여긴 너무 황폐해요. 하수구와 늪지대인걸요." 왕은 "큰 나무를 심어서 메꿔. 자연도 내앞에서 사람처럼 고개를 숙여야 해"라고 단호하게 명령합니다. (""부분은 영화 대사를 직접 인용) 그리고는 "바다처럼 넓게 운하를 파서 곤돌라를 띄워라", "연못에 조각상도 있어야 한다","내가 숨을 미로와","몰리에르의 작품을 위한 야외극장"을 만들 것을 세세하게 주문합니다. 왕의 생각은 쓸모없이 황량한 땅을 가꿔 눈에 보이지 않는 왕의 권력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들고자 한 것일 겁니다. 왕은 자신을 위한 정원을 만들기 위한 모든 권력행위가 "대자연을 즐겁게"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나 봅니다. 베르사이유궁의 정원에는 한밤무도회로 "별빛도 희미하게 할만큼" "인생과 사랑을 노래하는" "지상천국"을 만들어 낼 왕의 꿈이 담겨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왕의 꿈은 지방의 영주들을 화려한 정원으로 끌어 들여 그들의 권력의지를 꺽고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완성하고자 했었던 왕의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베르사이유궁의 정원에서 국가의 중심이 되고자 한 태양왕(the sun king)의 분명한 권력 의지가 실현된 것입니다. 루이14세는 1689년(52세) 자신의 정원 방문자를 위하여 책자(The Way to Present the Gardens of Versailles)를 직접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1705년까지 6개의 버전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공식 리셉션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또는 왕의 산책시 정확한 분수가동을 위해 쓰였는지 분명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안내서에는 정원을 효과적으로 둘러 볼 수 있는 산책(promenade)코스를 궁의 전면에 있는 물의 화단(Parterre d'Eau)에서 시작해서 오렌지원(orangery)를 방문하고 라토나분수(Latona basin)에서 아폴로 분천(Apollo basin)에 이르는 정원의 주축을 따라 걷다가 대수로(grand canal)에서 배를 타고 野獸園(menagerie)과 대 트리아농(grand trianon)까지 갔다가 걸어서 성으로 돌아오는데, 돌아 오는 길에 돔 글로브(dome grove)을 통해서, 플로라와 케레스 연못(flora and ceres basin)을 지나, 넵툰의 연못(neptune basin)을 들리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http://www.virtourist.com/europe/versailles/28.htm 참조, 공식사이트 http://www.chateauversailles.fr/EN/322.asp 에는 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음, 한글명칭은 정영선 저 서양조경사 참조) 르 노트르는 왕의 명령에 의해 아낌없이 경이로운 분수를 1,000개나 만들어 냅니다. 현재까지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베르사이유 정원에는 화단(parterre),총림(bosquet),산책로(allée),조각예술품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400년전의 정원의 모습을 현재에도 볼 수 있는 것은 남겨진 그 당시의 그림을 바탕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지금까지 꾸준히 계속된 탓이라고 합니다. 1999년에는 태풍으로 수천주의 나무들이 넘어 가는 일이 발생하여 복원에 국제적인 기부금을 모금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모든 정원은 정원사가 필요합니다. 베르사이유의 정원의 정원사는 르 노트르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정원사는 루이14세라고 생각해 봅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을 것입니다. 수많은 정원사중에서 가장 중요한 정원사는 바로 루이왕이 아니었을까요? 요즘의 제 경험으로는 주인이 직접 훌륭한 정원사가 되지 않고서는 결코 아름다운 정원은 만들어지지 않는 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 있는 마피아의 보스와 비교해 봅니다. 그들도 아름다운 정원사가 될 수 있을까요? 사랑없이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할 수 있는 보스들에게 아름다운 정원도 한낱 소유물일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잘만 킹 감독의 '우먼 오브 나이트'에서 보스의 아내는 정원사와 사랑을 나누죠. 영화에서 젊고 건강한 정원사의 이미지는 유부녀와 바람나는 역으로 곧잘 등장합니다. 이를 걱정한 주인들은 나이 많은 정원사를 선호하는 지도 모릅니다. 루이14세와 마피아의 비유는 좀 심한지도 모릅니다만 분명한 권력을 소유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는 비교가 가능하지는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