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에 가면 가장 흔히 먹는 음식 중 하나다. 각 레스토랑마다 메뉴판에 열댓 종류의 파스타를 준비해놓지만
면, 허브, 소스의 종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가짓수는 수십 종까지 많아질 수 있다. 레스토랑 컨설턴트 방찬우 씨가 들려주는
파스타 이야기.
1 푸실리 fusilli 입안에 넣으면 촉감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2 링귀니 linguini 얇고 납작한 면으로 봉골레나 해산물 파스타에 사용한다.
3 리가토니 rigatoni 씹는 맛이 좋은 튜브형 파스타로 미트소스나 가장 기본적인 크림소스와 잘 어울린다.
4 페투치네 fettuccine 로마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파스타.
5 오레키에테 orecchiette 이탈리아 남동부에 있는 아플리오 지방의 특산물. 밀 대신 보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6 스파게티 spaghetti 마카로니와 함께 가장 많이 알려진 파스타. 좀 더 가느다란 것은 스파게티니 spaghettini라고 한다.
7 콘길리에 conchiglie 미트소스와 잘 어울린다. 파스타에 움푹 파인 부분에 소스가 채워져 더 맛있다.
8 파르팔레 farfelle 나비넥타이 모양으로 생긴 파르팔레는 주름 잡힌 사이로 소스가 잘 스며드는 것이 특징이다.
9 펜네 penne 양끝이 뾰족해서 '볼펜 끝'이라는 뜻을 가진 파스타. 표면에 가늘고 긴 요철이 있어 소스가 잘 묻는다.
우리네 국수가 칼국수, 소면, 메밀 등으로 나뉘듯 파스타도 스파게티, 링귀니, 페투치네 등으로 나뉩니다. 면에 따라 어울리는 재료와
소스가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궁합이 더 잘 맞는 콤비네이션이 있긴 합니다. 링귀니는 봉골레, 페투치네는 크림소스, 에인절 헤어
는 토마토소스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먼저 토마토소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토마토는 햇빛을 받으며 땅에서 자라는 식재료입니
다. 당연히 재배 시기에 따라 당도와 수분, 질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마토소스도 어떤 날은 신맛이 강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단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맛의 차이에 매우 민감합니다. 항상 같은 맛이어야 하지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파스타 집에서는 설탕을 가미하곤 합니다. 보통 캔에 든 홀 토마토를 쓰는 것보다 신선한 생토마토를 사용하면
더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토마토소스를 만드는 토마토는 플럼 토마토로 우리가 생각하는 토마토와 종자가 다릅니다.
당도, 수분, 질감이 완전히 다르지요. 이탈리아에서는 집에서 시금치, 파프리카, 오징어 먹물, 다양한 허브 등의 재료를 첨가해 특별
한 생면을 만듭니다. 삼성동의 ‘비아 디 나폴리 Via di Napoli(02-557-6736)’는 다양한 파스타 면을 사용한 메뉴들이 눈에 띕니다. 버
섯을 넣은 수제 생면 페투치네, 매콤한 토마토소스의 오레키에테가 인기지요. 남산의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일폰테 Il Ponte(02-
317-3270)’는 진정한 이탤리언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온 인심 좋게 생긴 여자 요리사가 만드는 파스타 중에
서도 라비올리는 단연 으뜸입니다. 특히 크림소스가 전혀 느끼하지 않으니, 꼭 맛보시기 바랍니다. 이태원의 ‘빌라 소르티노 Villa
Sortino(02-553-9000)’는 파스타와 어울리는 와인을 곁들여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페투치네보다 조금 넓은 탈리아텔레 면을 사용한
알로 차페라노 allo zafferano 파스타는 한마디로 육・해・공이 잘 어우러진 요리로, 사프란(향신료의 일종으로 진한 빨간색을 띠고 있
으나 조리하면 황금빛 노란색으로 바뀜) 소스가 특징입니다. 소믈리에 엔리코 올리비에리 Enrico Olivieri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파스
타는 Franzhaas 2008 화이트 와인, Husar de Tarczal 2006 레드 와인과 최고의 궁합을 이룹니다. Husar de Tarczal 2006 레드 와인
은 타닌이 적어 고기나 치즈뿐만 아니라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1 빌라 소르티노에 엔리코 올리비에리 씨와 방찬우 씨.
2 샤프란이 들어간 빌라 소르티노의 알로 차페라노 파스타.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파스타> 덕분에 이슈가 된 알리 올리오 aglio olio는 올리브유와 마늘을 사용해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쉽게 만들어 먹는 음식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알리오 올리오를 쉽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파스타 면 중에서 페델리니
fedelini라는 면을 고르세요. 모양은 스파게티 면 같지만 굵기가 얇아서 빨리 익고 간을 맞추기도 수월합니다. 면은 알덴테 al dente로
삶는 것이 파스타의 생명이지만 알리 올리오는 다른 면보다 좀 더 익혀야 합니다. 알리오 올리오는 올리브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면을
소스와 함께 익히려고 하면 안 됩니다. 면이 잘 익지 않은 알리오 올리오는 먹다 보면 면이 이리저리 뻗칩니다. 그럴 때 저는 닭 육수
를 조금 사용합니다. 우선 면을 끓는 물에서 80% 이상 익히고, 소스를 넣고 한번 더 익혀주세요. 물론 소스도 미리 준비해놓아야 합니
다. 질 좋은 올리브유에 마늘과 잣을 적당히 구워주세요. 그리고 바질 페스토 1작은술과 닭 육수 2큰술 정도를 넣어주세요. 기름에 소
스가 튀는 것이 어느 정도 잦아들면 삶은 면을 바로 소스에 넣어주세요. 소금으로 간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면이 닭 육수를 모두 흡
수할 때까지 적당히 저어주면 됩니다. 완성된 알리오 올리오를 접시에 예쁘게 담으시고 그 위에 슬라이스한 파르메산 치즈와 반건조
토마토, 타임 한 줄기를 올리면 더욱 좋겠지요.
파스타를 주문하실 때는 질문을 많이 해야 합니다. 토마토소스가 신맛이 강한지 단맛이 강한지, 파스타 면은 선택할 수 있는지, 면은
어느 정도 삶는지, 허브를 더 가미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소스를 크림에서 토마토로, 토마토에서 와인 또는 오일로 바꿀 수 있는지
등등. 파스타 하나에 골라 먹는 재미가 이렇게 무궁무진한데, 그래도 메뉴판에 있는 대로 주문하실 건가요?
투토 풍기 페투치네
재료 크림 200ml, 버터 10g, 소금・통후추 간 것 1/8작은술씩, 다진
마늘 1/2작은술, 다진 양파1 큰술, 다진 양송이 70g, 페투치네
80g, 다양한 버섯(고명용) 적당량, 올리브유 15ml, 트뤼플 오일
5ml, 다진 이탈리아 파슬리 1g
만들기
1 끓는 물에 소금과 올리브유를 넣고 페투치네를 넣어 6분 30초간
삶는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 양파, 양송이를 충분히
볶는다.
3 크림을 넣고 소스가 끓으면 버터와 면을 넣고 소금과 통후추 간
것으로 간한다.
4 ③에 ①의 페투치네를 넣고 소스가 잘 스며들도록 약한 불에서
끓인다.
5 다른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고명용 버섯을 넣어 소금과 통후
추 간 것으로 간한 뒤,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6 접시 중앙에 파스
타를 담은 후 ⑤의 버섯을 위에 올린다.
7 다진 파슬리와 트뤼플 오일을 뿌린다.
*트뤼플 오일은 화이트 트뤼플 오일(이탈리아산)이 좋다.
피칸테 살시치아 오레키에테
재료 오레키에테 면 80g, 크러시드 페퍼 2작은술, 이탈리아 소시
지 혹은 초리조 220g, 얇게 썬 마늘 2개, 퓨어 올리브유 40cc, 다
진 허브 1/2큰술, 소금 ・검은 후춧가루 약간씩, 치킨 스톡 60cc
만들기
1 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후 얇게 썬 마늘을 넣고 갈색을 날 때까
지 볶는다.
2 치킨 스톡을 넣고 이탈리아 소시지를 잘 푼다.
3 끓는 물에 소금과 올리브유를 넣고 오레키에테를 넣어 6분 30초
간 삶는다.
4 소시지에 면을 넣고 잘 섞으면서 볶은 후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
고 크러시드 페퍼를 넣는다.
5 ④의 파스타 위에 다진 허브를 뿌린다.
파르팔레를 넣은 토마토 해산물 수프
재료 대하 2마리, 모시조개 10~15개, 오징어 1/2마리, 양파 1/2
개, 당근 1/3개, 꽈리고추 5개, 마늘 3~4쪽, 올리브유 75ml, 화이
트 와인 400ml, 물 100ml, 홀 토마토 200ml, 파르팔레 20개, 파슬
리・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소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한 쪽을 3등분)을 넣어 갈색
을 띨 때까지 굽는다.
2 ①에 모시조개를 넣고 15초 후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끓인다. 조
개가 입을 벌리면 물을넣고 진한 조개 육수를 만든다.
3 당근과 양파는 채 썰어 소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볶는다. 당
근과 양파가 어느 정도 익으면 반으로 자른 꽈리고추를 넣고 소금
으로 간해서 조금 더 볶는다.
4 홀 토마토는 믹서에 갈아 ③과 잘 섞어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조금 졸인다.
5 ④를 ②의 소스 팬에 넣고 살짝 익힌 파르팔레와 슬라이스한 오
징어, 대하를 넣고 익힌다.
6 파슬리를 살짝 뿌린다.
대파를 넣은 성게 크림소스 리가토니 재료성게알 60g, 대파 5cm 길이 5~6쪽, 생크림 200ml, 닭 육수 75ml, 버터 ・마스카르포네 치즈・파르메산 치
즈 1큰술씩, 바질 잎 2장, 화이트 와인 2큰술, 리가토니 12~15개, 소금・올리브유・통후추 약간씩
만들기 1 물에 소금과 올리브유를 약간씩 넣고 끓여 리가토니를 삶는다. 2 면을 삶는 동안 소스 팬에 버터를 두르고 대파를 넣어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3 ②에 생크림을 넣고 약한 불로 줄여 조금 끓인다. 4 화이트 와인에 성게알과 약간의 소금을 넣어 30분 정도 담가둔다. 믹서에 성게알, 화이트 와인, 닭 육수를
넣고 곱게 간다. 5 ③에 ④를 섞은 후 약한 불에서 끓인다. 파르메산 치즈를 뿌린 후 소스가 줄어들 때까지 더 끓인다. 6 크림소스가 걸쭉해지기 시작하면 익은 면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후 팬에서 1분 정도 잘 뒤집어가며 면에 소
스가 배어들게 한다. 7 접시에 완성된 파스타를 담은 후 휘핑한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얹고 통후추를 조금 갈아서 뿌린 후 바질 잎
과 남은 성게알로 장식한다.
|
|
/ 사진 : 양재준 글 방찬우 스타일링 김정아 (CIY 쿠킹 스튜디오)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