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섬> 숲속 걸으니 '솔향기' 가득…보령 삽시도
송고시간2016-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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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중 기자
'쉴 섬'…화살이 꽂힌 활 모양, 바닷가 2㎞ 둘레길 '최고''물망터·면삽지·황금곰솔' 등 명소…송림 어우러진 해수욕장도 즐비
(보령=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섬의 지형이 화살이 꽂힌 활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삽시도(揷 꽂을삽, 矢 화살시).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이 섬은(면적 3.8㎢) 충남에서 3번째로 크다.
대천항에서 13㎞ 떨어져 있어 여객선으로 4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여름 휴가철에 이 섬에 가려면 좀 더 일찍 배표를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보령 지역 다른 섬에 비해 비교적 접근성 등이 좋아 연중 피서객들이 즐겨 찾기 때문이다.
배에 오르기 전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인근에 있는 대천항 수산시장을 한번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이 곳에는 온갖 해산물이 즐비하고 유명 식당들도 많다. 배에 오르기 전 이곳에서 먹을거리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섬에 가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수산물 센터는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식당 또한 부족하다.
삽시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여객과 함께 자동차를 싣게 돼 있는 카페리다. 섬에서 오래 머물거나 짐이 많은 경우 차량과 함께 섬에 가는 것이 편리하다. 노인이나 어린이를 동반할 경우 이 방법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삽시도에는 선착장이 2곳이다. 예전에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었다고 해서 일명 술뚱으로 불리는 윗마을선착장과 밤섬선착장이다.
물때에 따라 입·출항 선착장이 달라진다. 그래서 승선 날짜와 타려는 배편에 따라 선착장 확인이 꼭 필요하다.
삽시도에는 유일하게 마을버스 1대가 운행되고 있다. 주로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들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준다. 주민은 무료지만 외지인은 1천원을 받는다.
삽시도 둘레길은 선착장에 따라 시작점이 다르다.
윗마을선착장에서 내리면 진너머해수욕장 옆 산길에서부터, 밤섬선착장에서 내리면 수루미해수욕장 옆 옛 금송사부터 걷기를 시작할 수 있다.
진너머해수욕장에서부터 잘 만들어진 둘레길을 따라 시계 반대방향으로 걸어보길 추천한다. 시작점 경사도가 완만해 처음부터 힘을 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곳 둘레길(길이 2㎞)은 하루 2번 삽시도에서 떨어져 면(免)한다는 '면삽지'와 밀물 때는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드러나 시원한 생수가 나오는 '물망터', 나뭇잎이 황금색이어서 황금소나무로 불리는 '황금곰솔'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구간 대부분이 소나무와 갈참나무 등이 빽빽하게 심어져 그늘 터널을 만들고 있어 여름철에도 햇볕을 피해 걸을 수 있다.
둘레길 가파른 길에는 어김없이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다. 군데군데 데크로 전망대도 만들어져 있어 이 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흐르는 땀을 시원한 바닷바람에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어린이나 노약자도 충분히 걸을 수 있다.
다만 물망터를 오르는 500m 구간이 좀 가파르다. 이곳에서 황금곰솔을 거쳐 옛 금송사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구간은 비교적 난코스로 꼽힌다.
금송사는 도유림에 불법으로 세워졌다가 2009년 철거됐지만 각종 지도 등 이정표에는 아직도 표시가 돼 있다. 이곳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에 주춧돌이 놓여 있어 여행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그래도 이왕에 시작했으니 끝까지 완주하자. 금송사 앞에는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수루미해수욕장이 트레킹객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반바지로 갈아입고 삽과 해산물을 담을 그릇을 들고 백사장으로 나가는 것도 여정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한 방법이다.
모래나 개펄을 파보면 떡조개, 비단조개, 맛조개, 고동, 굴, 칠게 등 많은 생물이 사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바다 풍경을 보면서 미리 준비해간 고기도 구워 먹고 잡아온 칠게도 튀겨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가 질 무렵 삽시도의 석양은 정말 아름답다. 가만히 해넘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도 황홀감에 빠져든다.
섬 주변에 잘 발달된 암초와 풍부한 어자원으로 우럭, 놀래미 등의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많아 일 년 내내 낚시꾼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바지락의 주생산지다. 해삼과 전복도 풍부하다. 주변의 연안은 산란기인 봄, 여름에 제주 난류의 북상으로 까나리, 새우, 멸치잡이가 성행하고 있다.
섬 곳곳마다 쉴만한 해수욕장과 둘러볼 곳도 즐비하다.
삽시도초등학교 뒤쪽에 있는 1.5㎞ 백사장으로 이뤄진 거멀너머해수욕장은 주변이 조용하고 고운 모래질의 백사장이 울창한 송림과 어우러진 그림같은 곳이다.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의 물놀이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물이 쭉 빠진 백사장에서 고동을 줍거나 조개도 잡을 수 있다.
마을 당산 너머에 있는 1㎞의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아늑한 진너머해수욕장은 백사장 양쪽 끝머리의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백사장 뒤편의 소나무 숲에서는 야영하기도 제격이다.
삽시도에서 가장 긴 백사장의 수르미해수욕장은 백사장 뒤쪽의 울창한 송림과 앞바다의 볼모도가 잘 어우러진 곳이다. 드라이브가 가능할 정도로 해변의 모래가 상당히 단단하다.
석간수 물망터는 섬의 남쪽 끝머리 수루미해수욕장 뒤편에 있다.
밀물 때는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어 바위와 백사장이 드러나면 짜디짠 갯물을 걷어내고 시원하고 상큼한 생수가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이 섬만의 명물이다.
가뭄이나 장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나 물이 솟아난다. 바위틈에서 나오는 샘물인 석간수라 객수가 섞이지 않아서 개운한 뒷맛이 더욱 좋다. 물맛을 보기 위해서는 물때를 잘 맞춰 가야 한다.
물망터에서 올라와 둘레길의 마지막쯤에 황금곰솔이 있다. 수령 40년에 크기가 8m쯤 되는 이 소나무는 곰솔(해송)의 돌연변이종이다. 해질녘에 보아야 주변 소나무와 구별이 잘된다.
밀물 때는 본섬과 떨어지고 썰물 때는 이어지는 골무처럼 생긴 면삽지는 잘 알려진 섬의 명소다. 이 섬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해식동굴과 석간수가 그것이다. 높이 5m, 폭 2m 크기의 동굴 바닥에서 물이 빠지면 석간수가 나온다. 신기할 따름이다.
섬에는 200여 가구에 주민 500여명이 산다. 초등학교 분교와 치안센터, 보건진료소가 있다.
▲ 교통편·요금
여름 성수기(6월부터 9월 말까지)에 대천항 대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3차례(07:30, 13:00, 16:00) 출항한다.
요금은 여객은 편도 9천900원, 승용차는 편도 2만5천원이다. 배표를 끊으려면 신분증은 필수다.
소요 시간은 기상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
▲ 맛집
식당은 5곳이 있다.
주민들이 직접 채취한 삽시도 바지락을 이용한 칼국수의 국물이 시원하다.
꽃게탕과 우럭매운탕이 일품이다.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대(大)가 4만원, 소(小)가 3만원 선이다.
삽시도횟집(☎ 041-934-6390), 한일횟집(☎ 041-935-3764), 글로리펜션식당(☎ 041-932-0768), 동백식당(☎ 010-5408-3738), 해돋이식당(☎ 041-935-1617)
출처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700&key=20190426.9909901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