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 기사인 아버지를 따라 국민학교 3학년때 온 가족이 우이동 버스 종점으로 이사왔다. 동네에서 산을 올려다봤을 때 능선위에 돌담장같이 보인 것은 알고보니 북한산성 대동문과 성벽이었다. 우이동 뒷 산 기슭을 깔짝거리고 오르내리다가 백운대도 올라가보고 이 능선, 저 골짜기를 헤집고 다녔다. 재수하면서 도선사 일요선원에서 참선을 시작했다. 도선사 뒤에 용암봉, 만경대,백운대가 병풍친 모습은 선경이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대학입시에 떨어졌을 때는 사람없는 북한산 골짜기에 들어가 안에서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으로 흐느껴 울기도 했고 도선사 뒤 용암봉을 올라가다가 실수로 떨어져 죽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죽을 마음은 없이 기가 막혀서 올라갔다가 죽지않으려고 기를 쓰고 내려오기도 했다. 어느 장소, 어느 시간대에 내게만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누군가에게든 보여주고 싶었다.북한산성 계곡 등산로가 개방되면서 중흥사지, 노적사, 봉성암,태고암, 대남문,승가사 능선, 삼천사 계곡, 부왕사지, 부왕동암문,국녕사 계곡,진관사계곡,비봉,원효봉, 의상봉을 고맙게 다녔다. 태고보우스님이 주석한 태고암 뒤의 태고대 거북바위에 올라갈 때마다 50분씩 좌선을 했다.한 번은 태고암 사리탑 뒤로해서 거북바위에 도착했는데 방금전 먼저 도착한 어느 아주머니가 바위에 등을 기대고 대남문을 바라보면서 커피포트에서 따른 커피잔을 입에 대고 막 마시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분에게는 일주일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안심하고 드시라고 4~5m 앞쪽 거북 바위 왼쪽 등짝에 그 분을 등지고 얼른 앉아 늘 하던대로 참선했다. 가족과 함께 온 어느 아버지는 이 곳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곳이라고 아이들에게 소개했다. 그 분의 초등학교 아들은 어서 내려가 고기먹자고 보챘다.부처님이 수도한 보리수 나무 후손 열매 몇 알을 얻어서 거북이 바위 등짝 바로 뒤 흙에 심어서 싹이나고 커지기를 기원했는데 바로 심지말고 화분에서 싹 틔운후 심었어야했다. 열매는 썪어서 흙이 되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참선했었을 태고보우스님은 환생해서 이 자리에 왔다 갔는지 모르겠다. 어느 곳에서든 화두들면 되지만 그래도 견성후 중국으로 가 법거량하여 법맥을 이어온 태고보우스님이 이 곳 중흥사와 태고암에 머물렀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나도 화두타파하여 담담한 마음을 얻어야한다.
*태고대(거북바위, 구암봉)사진은 이 사이트 왼쪽 메뉴중에 "앨범"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태고대, 거북바위로 가려면 태고암으로 똑바로 올라가서 계단 올라가서 샘물지나서 산신각 지나서 태고스님 사리탑뒤에 있는 울타리를 좌측으로 넘어서 약 100m올라가면 거북바위가 있습니다. 다시 내려오는 방법은 온 길로 내려오거나 거북바위 바로 윗 비탈길로 약 100m이상 계속 올라가면 울타리너머 좌우로 가는 등산로를 만납니다. 이 지점에서 머리위로 보이는 동장대(북한산성의 지휘소인 세 장대 남장대, 북장대, 동장대중 하나)를 좌우 길로 돌아서 올라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태고스님 사리탑부터 거북바위지나서 만나는 등산로까지는 비법정 탐방로입니다만...여기 등산로에서 좌로 가면 백운대나 용암문(통과해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도선사)으로 가며 우로 가면 대동문(통과해서 동쪽으로 내려가면 우이동)입니다.
생활불교전법회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