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길이라는 영도 절영 해안길을 걸었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남포동 6번 출구(영도방면)으로 나오면 곧바로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그 곳에서 6번 버스를 타고 반도보라 아파트(또는 보건고등학교 : 옛 테크노고등학교)에서 하차하면
곧바로 절영 해안길이 시작된다.
해안길 초입은 편안한 포장길이다.
반도보라 아파트 옆으로 남항대교와 건너편 송도 암남 해안길도 눈에 들어온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해안길을 찾고 있었다
남항대교와 송도가 눈앞에 와 닿고 멀리 암남 해안 갈맷길도 눈에 잡힌다.
이 날도 환경 단체에서 바닷가 청소를 해서인지 바닷물은 물이끼와 쓰레기가 하나 없는 깨끗함이 보는이로 하여금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포장길이 끝날 즈음 가파른 계단이 앞을 가로 막는다.
그냥 콘크리트 계단이었다면 한 숨부터 나왔을텐데, 계단에는 형형색색 이쁜 색깔로 화장을 해서 보는이로 하여금
또 다른 공간 미학을 느께게 했다.
이 곳부터 본격적으로 천해의 절영 해안길이 펼쳐진다.
하역 순서를 기다리는 수많은 배와 갈매기, 해송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해안길과 인접하는 순환도로의 산책길과의 출입구가 곳곳에 있지만 계속해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해안길이 절벽과 사이좋게 만들어지다보니 계단이 많아 숨가쁜 경우가 있으나 쉬엄쉬엄 풍광을 즐기면서 걸으면
피곤함도 금새 잊어버린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도 길손을 반기듯 바위에 앉아 길손과 눈 맞춤을 하고 있다.
갈맷길 곳곳에는 보는이를 즐겁게 하기위해 예쁘게 길을 치장하고 있었다.
출렁다리
기암괴석을 뒤로 두고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는 모습에 쉽게 눈에 띈다.
대어를 낚았는지? 아님 세월을 낚는지?
멀리 해안길 끝에 보이는 마을이 중리 마을과 해녀촌.
얼른 해녀촌에 가서 맛난 해산물에 소주 한잔 할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조급해진다.
바다에 숨겨진 멋진 수석.
파도에 씻기고 다듬어져 멋진 모양으로 반기고 있다.
싸그락 싸그락 파도와 시름하고 있는 자갈소리가 마음을 맑게 하고 쉬어가라고 손짓하는듯 하다.
그래서 한참을 쉬었다 갔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조개따는 아낙네의 모습이 한적하고 평화로운 해변 마을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바위들.
짠 바닷물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해변에 자라는 이름모를 꽃.
질긴 생명력에 그저 감탄할 뿐.
해풍에 말리는 자연산 미역.
코 끝을 자극하는 바다냄새가 우리를 불러 세운다.
해안마을 특유의 비릿한 생선 냄새, 소금기 가득한 해초냄새 등이 포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중리 바닷가에 있는 안내 표지판
아직까지 걷지못한 부산 갈맷길을 걷는 계획을 세워보는것도 좋을 듯.
중리 해녀촌
이곳은 제주 해녀들이 모여서 해산물을 파는곳으로 특이하게 해녀촌에 들어가면 초입에서 해녀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여느 바닷가든지 가면 이집 저집 기웃거리면서 흥정해서 해산물을 구입하는데 이곳은 해녀들끼리 순번을 정해서 오는 손님을 차례로 맞이함. 그러지 않으면 이웃끼리 서로 손님 쟁탈전으로 사이가 나빠질 수 있다고 해서 자기들 끼리 규칙을 정했다고 함.
참 현실적이라 생각되었음.
흥정하는 재미가 조금 없어서 그렇지만 그래도 평화로운 그들의 모습에서 생활의 지혜를 배우는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꼭 쉬어가는 쉼터로 제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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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해산물과 소주로 기분을 up시키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앞을 가로막는것은 해안길이 아닌 산길이다.
감지해변을 갈려면 이 곳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한참을 고갯길을 오르면 숨이 턱에 와 닿을쯤, 산책로가 눈앞에 있다.
지금 부터는 편안하게 새소리와 울창한 숲길을 산책하며 멀리 숲길 사이로 바다의 풍광을 즐기면 금새 감지 해변에 도착한다.
멀리 보이는 등대가 태종대 전망대 바로 앞에서 보이는 등대임.
감지 해변 사이로 멀리 오륙도가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씨였다면 더 이쁘게 다가올텐데 이를 어쩌랴!
멀리서 바라보는 감지 해변 역시 해안길은 자갈로 이루어져 더 이쁘게 가슴에 와 닿는다.
해안가에 즐비한 천막촌은 해변과 더불어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다름아닌 해산물을 취급하는 식당들이었다. 식당들 때문인지 멀리서 보는 풍경과 달리 해안은 쓰레기로
뒤덮여 보기가 흉했다.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지 해변에는 태종대를 일주하는 유람선이 운행하고 있었다.
운임은 6000원.
휴일이라서 그런지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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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해변을 끝으로 갈맷길 탐방을 끝냈다.
쉬엄쉬엄 놀면서 오다보니 벌써 4시간이 흘렀다.
태종대 일주는 여러번 다녀와서 오늘은 이만 접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태종대 입구부근은 휴일 상춘객으로 만원을 이루었다.
풍선을 떠뜨리는 중년의 부부를 보면서 웃음이 입가에 머물렀다.
아마도 까마득한 젊은 날의 향수를 즐기기 않았나 싶다.
다음 갈맷길은......................?????????????
첫댓글 옛날 정모 생각이 솔솔 나내요...
저도 걸으면서 줄곧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비만 오지 않아서도................
갈맷길 산책도 재미있으시지요? 부지런히 다니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