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산시 동문동에는 오래된 성당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소박'하다는 말에 더이상 어울릴 것이 없는 그런 성당입니다.
군더더기가 전혀 없고 필요한 것만으로 이루어진 성당입니다.
지극히 절제된 모습이면서도 차갑지 않고, 꾸밈이 없이도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선비의 집' 같았습니다.
성당 앞을 늠름하게 지키고 있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모습도 당당하네요.
최석영 이냐시오 주임신부님의 표현대로 '참 이쁜 성당이예요!'
60년 정도 되었다고 하는데, 자료를 좀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어떻게 본당이 설립되었는지, 집은 누가 설계했는지......
사용하는데는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60년을 그대로 지냈는지 궁금하기도 한데,
출입구에 차양이 없어 비바람이 부는 날이면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며 성당 안이 물바다가 된다고 하네요.
단열이 안되어 겨울에 많이 춥고, 그래서 온풍기를 트는데 소음이 커서 목소리를 더 키워야 한답니다.
불편한 오랜 성당을 수리하면서도 그 모습을 다치지 않고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겠다고 생각됩니다.
성당의 출입문을 알루미늄으로 하기에는 적당치 않았습니다.
값이 싼 것은 좋지만, 가볍고 약해서 군데군데 찌그러져 있더군요
성당 옆에 있는 집이 수녀원입니다.
낡아서 헐고 다시 짓는다 하는데, 성당과 너무 가까워 새로 지을 땐 좀 떨어져 짓거나 딴데로 옮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당에서 만난 천진한 세 어린이입니다.
사진을 찍으며 이리저리 훑고 다니는 저를 이 아이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졸졸 따라다니더군요.
"너희들은 누구냐?"하고 제가 물으니, 아이들은 "아저씨야말로 누구세요?"하듯이 수줍은 눈으로 묻더군요.
아차싶었지요. 그래, 너희가 여기 주인이고 내가 손님이지!
오른 쪽 한 아이만 신자고 둘은 아니랍니다.
신자고 아니고 상관없이 이곳 아이들은 성당에 와서 노네요. 좋아보이죠?
성모님이 나타나신 포르투갈의 시골 파티마의 세 어린이가 생각났습니다.
프란치스코와 히야친따 그리고 루치아였죠~
성모님이 우리나라에도 나타나신다면 아마 이런 어린이들을 찾으실 것 같네요.
첫댓글 소박한 성당모습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이 성당 내부의 제단부분의 벽체에는 고 이남규 선생님의 유리화(?)도 있었는데... 아직 그대로 빛을 투과하는 아름다운 유리화를 볼 수 있겠지요? 오래전에 보았을 때보다 이렇게 잘 촬영된 사진으로 보니 더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네, 제대 뒷벽 유리화 사진을 찍긴 했는데, 잘 안나왔네요. 높이 달린 세로로 긴 창을 찍기란 아주 어렵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