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단어하나하나에도 몇 번이고 고민하면서 되새기곤 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증인들이 관념의 포로라면 나 역시 [여호와의 증인은 참 종교가 아니다]라는 또 다른 관념의 포로가 아닐까라고.
한달에 걸친 나의 독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JW를 떠나 온지 어언 4년이 넘었건만 증인들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는 오래된 숙제였다. 그리고 잊혀져 가는 증인식 사고방식과 그 처량한 신권적(?)용어들에 가끔씩 추억이 묻어날 무렵, [관념의 포로]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증인조직내의 지인들과 토론하면서 커다란 벽을 만나곤 했다. 기원전607년문제. 그리스도의 임재와 같은 핵심교리들에 대한 선명한 반론을 제시해도 결국 한 두가지의 (어릿한) 성구들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왜 그다지도 통치체의 해설에 목숨을 거는걸까라고 좌절했었다.
그들은, 말하는 내용들의 진위여부가 아니라, 이 주장이 어디서 나온 것인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저자가 말한대로 그들은 신속히 [방어자세]가 되어 모든 것을 배교자의 그릇된 논리로만 보려고 한 것이다. 배교여부의 유일한 잣대는 성서임에도 그들은 조직에 반하는가 아닌가에 그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마태24:45~47에 의한 분석은 감동적이었다. 관념의 포로가 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성구가 아닐 수 없다. 일단 이 성구를 기초로 하여 왜곡된 JW역사를 주입받아 이 세상 유일한 하느님조직은 JW뿐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 어떤 출판물내용도 비판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진리가 되는 것이다.
통치체가 충실하고 지혜있는 종이라는 개념과 점진적 진리론이 더해지면 통치체의 해석은 성서에 버금가는 신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서 JW조직의 진정한 과거 역사를 알아내는 것은 그다지 쉬운일은 아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 아닌가. 그들조직내에도 양심의 목소리는 있으며 모든 역사를 모조리 조작할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누가 JW조직의 1914년 즈음의 진정한 역사를 가르쳐 준 적이 있는가. 하지만 고맙게도 [선포자]책에 그 흔적들이 남아있다. 물론 JW조직은 그들의 과거 오류마저도 하나님의 인도이며 섭리라고 교묘히 말을 바꾸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도 지적하였듯이, 예리한 연구자는 그들의 역사에서 치명적인 잘못들을 찾아낼 수 있으며 진리를 사모하는 증인들은 반드시 그런 잘못과 오류들이 결국 JW조직을 신권조직이 아닌 한낱 인간조직으로 전락시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강력한 증거로 그들을 도우려고 해도 우리가 하는 말이 배교자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순간, 모든 것은 궤변으로 몰리게 된다.
또한 그들은 자주적인 성서연구를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성서를 독자적으로 해석하는 행위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하는 개인연구의 대부분은 출판물을 복기하고 편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골수(열심)증인들은 말한다. [우리는 조직을 섬기지도 않으며 통치체의 말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나님과 나와의 개인적인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이 또한 JW조직이 관념의 하나로서 가르치는 것이다. 그들은 조직을 섬기지는 않지만,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 그리고 우리와의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할 회중으로서 JW조직이 있음을 가르친다. 따라서 조직을 떠난 믿음은 있을 수 없으며 회중에 머물러야 구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하지만 이 생각은 결국 조직을 예수그리스도와 동일시하는 것과 같다. 도대체 이들은 왜 같은 말을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네 세상에는 신도들을 관념의 포로로 만드는 수 많은 종교들이 있다.
하지만 증인생활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여호와의 증인들의 고정관념이야말로 최고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이런 강력한 관념의 결박은 누가 만든 것일까.
그들은 말한다. 조직의 어떠한 오류가 있더라도 30년, 100년이라도 기다리겠다고. 증인조직을 나가서는 절대로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태어날때부터 우리속에서 산 어떤 돼지들은 우리문을 열어 놓아도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를 모른다. 넓은 세상에서 닥치게 될 수 많은 위험만이 그들을 불안하게 할 뿐.
나 역시 한때는 그런 골수 증인이었다.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조직에 고착할 것이며, 증인사회의 행복속에 안온하게 살고 싶다고 다짐하곤 했다. 이제 모두 그런 것들이 내 자신 철저한 관념의 포로였다는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시 묻게 된다. 그들은 누구일까. 워치타워의 핵심부, 막대 자금을 주무르는 관념의 전략가들, 너는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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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 이네요~~ 잘 게시죠~ ^^*
번역에 희생적으로 수고해주신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좋은 감상문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맨 마지막 부분...너는 누구냐...즉, 통치체 사람들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막대한 자금을 주무르는 뉴욕의 종교사업자 ...유엔 DPI활동을 결정한 바로 그들...그는 누구일까요...이게 바로 워치타워종교의 핵심소유자일 것입니다. 많은 주변정황들은 입수되고 있지만 명확한 근거없이 공개적으로 알리기가 좀 그렇군요.
ㅎㅎㅎ 오프라인 에서 좀 귀 뜸 해 주시면~~
음..저도 궁금한데... 살짝 귀뜸해주시면안될까요??
핵심을 지적하시는 말씀입니다. 님의 글들을 보고 싶네요.
골수몰몬교인들도 골수여증과 똑같은 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다만 그들에겐 통치체제가 아니라 '예언자와 12사도, 70십인'으로 구성된 '총관리 역원이 신의 지시를 받는 자들이라고 믿는 게 다를 뿐이지요.
2000년 전 베드로도 버리기 힘들었던 선민의식인데 그것을 쉽게 버릴 수 있을까요? 은혜로 받은 구원의 감사함이 아니라, 상대평가로 나는 선민이라는 그 '믿고 싶은 믿음'을 버리기는 힘들 것 같네요.게다가 '그들의' 144000은 선민중의 선민이고...선민의식의 구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