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굿바이 칠드런 (Au revoir les enfants,1987)
감독/각본 : 루이 말 출연 : 가스파르 마네스, 라파엘 페지토, 프란신 라세트, 이렌느 야곱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03분 제작년도 : 1987 국가 : 프랑스,독일
- 줄거리
1월 어느날 아침, 친구는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
1944년 파리 근교 랑팡레쥐 중학교의 신학기. 활발하고 때론 조숙하게 고독을 즐기기도 하는 줄리앙은 검은 눈에 몹시 야윈 유태인 소년 보네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줄리앙은 보네와 함께 산 속에서 같이 길을 잃었던 것을 계기로 이 둘은 특별한 우정을 맺는다.
한편 학교의 식당에서 일하던 죠셉이란 아이가 학교식당의 음식을 훔쳐 암시장에 팔다가 신부에게 들켜 학교에서 쫓겨난다. 이 일로 앙심을 품은 조셉은 독일군에게 수도원에 유태인들이 있다고 신고를 하여 보네를 포함한 3명의 유태인 학생과 그들을 숨겨준 쟝 신부가 잡혀가게 된다. 갑자기 친구를 잃게된 줄리앙은 보네와 가슴아픈 이별을 한다.
- 작품해설
누벨바그의 전야를 연 루이 말 감독의 영화로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유대인 학살을 다룬 영화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LA 비평가 협회 최우수 외국여 영화상을 수상했고 1988년 타임이 선정한 최우수 영화에 뽑히기도 했다.
http://www.cineseoul.com/
---------------------------------------------------------------
루이 말 자신이 어린 시절을 기초로 하여 만든 영화 <굿바이 칠드런>에는 말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30여 년 동안 영화 감독으로 활동해 온 그는 이 작품을 속임수 없이 단순한 연출로 표현한다.
미리 결론지어 말하면 이 영화는 감독의 솔직함과 차분함이 그대로 관객에게 투영되는 작품이다. 열한 살짜리 소년이 성인 세계의 공포를 터득한다는 주제는 특히나 공감이 가는 것으로, 마지막 부분의 긴장감 있는 연출은 놀랍기까지 하다. 말은 결코 관객의 눈물로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다.
루이 말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소재가 되는 실제 체험이 자신을 영화 감독의 길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그 체험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것을 시도할 용기가 났다는 것이다(<굿바이 칠드런>은 루이 말이 10년 만에 처믐으로 고국 프랑스에서 만든 영화다).
바로 여기에서 이 작품이 왜 루이 말의 <라콩브 뤼시앵>, <마음의 독백> 같은 작품에 드러나는 주제를 모두 함축하는지 설명된다. 이 영화에는 말의 모든 것, 즉 가톨릭 신앙과 부르주아적 익살, 모성애와 죄책감, 타협 등이 온통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관객은 하나의 요약관을 보고 있다는 느낌 때신 그 속에 푹 빠지게 된다.
영화는 열한 살 소년 쥘리앵(가스파르 마네스)과 형 프랑수아(스타니슬라스 카르 드 말베르)가 크리스마스 방학을 끝내고 어머니께 작별 인사를 한 뒤 학교로 돌아가면서 시작된다. 쥘리앵의 기숙사에 장 보네(라파엘 페이토) 등 새 학생 몇 명이 들어온다. 췰리앵과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보네를 놀리며 괴롭힌다. 이런 장난은 또래 집단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흔히 벌어지는 악의 없는 것인데, 보네는 주도권 따위엔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쥘리앵은 보네의 독특하고 고독한 분위기에서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다. 동급생들처럼 보네도 특권 의식이 강한 상류층 출신의 소년이다. 그러나 보네는 돈이 아닌 뭔가 내적인 특권 의식을 굳건하게 지니고 있다. 쥘리앵은 보네가 자기보다 학교 성적이 좋은 데 기분이 상한다. 보네는 수학 박사이며 탐독가인 데다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그는 과시욕이 전혀 없어 쥘리앵을 더욱 신경쓰이게 만든다. 쥘리앵은 보네가 재능을 거리낌없이 드러내 보이고 경쟁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자신을 비웃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루이 말은 이 영화를 소년용 형사 이야기이면서 성인의 관점을 지닌 작품으로 구성하고 있다. 쥘리앵은 점차 보네와 다른 두 신입생이 유태인이며 게슈타포를 피해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보네의 본명은 키펠슈타인이다). 쥘리앵은 잠시 동안 이 비밀을 혼자 간직하다가 보네에게 자기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둘은 싸우게 된다. 그리고 이후 이 문제는 둘 사이에 다신 거론되지 않는다. 보네는 차분한 태도(동급생들은 이런 태도를 신사인 척하는 속물 근성으로 해석한다)를 유지하면서 전쟁이 가져온 광범위한 증오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쥘리앵이 보네의 혈통을 다시 폭로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그 자신이 폭로 행위로 어찌해야 할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유태인이 직면하고 있는 공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으며, 단지 아는 것이라고는 유태인이 사회적으로 천대받고 있다는 점 뿐이었다.
뒷부분에서 쥘리앵과 보네는 친구가 된다. 쥘리앵은 보네에게 <아라비안 나이트>의 선정적인 구절을 읽어주기까지 했다. 그에게 보네의 유태인 혈통은 이국적인 환상 세계의 일부분이다. 어느 날 보네는 기숙 학교에 방문한 쥘리앵의 부모 형제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쥘리앵은 자기 가족 중 유태인 아주머니가 있다는 거짓말을 큰소리로 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이 식사 장면에 말은 비시 정권 부역자들과 늙은 신사 간에 벌어지는 충돌을 삽입했다. 식당 단골 손님인 이 신사는 자칭 유태인으로 밝힌 쥘리앵의 맞은편 테이블에 혼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프랑스 부역자들은 식당 부인과 독일 병사들에게 구박을 받는다.
이 장면은 영화 속에 여러 번 등장하는 "적"과의 충돌 장면처럼 계산된 충격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부역자들은 독일인들과 협조했다는 너무 잘난 척을 해서, 독일인들에게서조차 비웃음을 받는다. 바깥 세계의 전쟁은 기숙사 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종 전쟁의 성인판인 셈이다.
쥘리앵은 어린 시절 루이 말의 분신이다. 그러나 말은 대다수 예술가들이 자전적 작품을 그릴 때 저지르는 감상적인 향수에 빠지지 않는다. 가스파르 마스네는 대단한 아역 배우다. 그는 이 역할에 이상적인 얼굴을 갖고 있다. 그의 외모에는 예민함과 절도 있는 반항, 그리고 약간의 허영심이 골고루 있다. 쥘리앵이 혼자 흥분해서 "이 학교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아니는 바?A에 없을걸"하고 말하는 장면에서, 관객은 그의 우둔함에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그에게는 죽음의 진정한 공포가 아직 닥치지 않은 것이다. 쥘리앵은 다만 환상과 자기 생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그는 신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슬쩍 밝히기도 해 일종의 허영심으로 가톨릭 교회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은 쥘리앵의 친절한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며, 이런 면모는 보네와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장면은, 교장 선생인 장 신부(필립 모리에 즈누)가 학생들의 부모를 모아놓고 기독교적인 자신의 필요성에 관해 설교하는 장면이다(여기에서 몇몇 부모들은 모욕감을 느낀다). 쥘리앵은 선생님들의 계몽 사상에 푹 빠지게 된다. 이 학교의 교사들이 유태인 학생을 숨겨주게 된 것도 학교 자체의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또 신부들이 학생들에게 채플린의 무성 영화 <이민선>을 보여주면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직접 연주하는 장면도 멋있다. 이 장면은 상당히 길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적절한 길이이며 필수적이기까지 하다. 학생과 신부들의 희망이 처음으로 일치되는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들이 순수한 공감대를 이루고 하나로 뭉쳐 있음을 볼 수 있다. 관객은 이 장면이 더 길게 이어지길 바랄 것이다. 이런 순간이 영원히 존속되지 못할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보네는 쥘리앵으로부터 두려워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두려워"라고 대답한다.
이 장면은 마치 피아노 페달을 밟았다가 떼었을 때 소리가 차츰 사라지듯 긴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에 게슈타포가 학교로 쳐들어오는데, 말은 악공 같은 순간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필연적인 연결을 시도한다. 우리는 쥘리앵의 충격으로 멍해진 얼굴을 통해 그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며, 그 때의 공포를 이해하려 평생을 바칠 것이란 점을 짐작하게 된다.
<굿바이 칠드런>은 루이 말 자신이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 대전 후 나온 프랑스 영화의 최고 걸작이다.
| |
첫댓글 이 영화 어떻게 볼 수 있나요? (너무 무식한 가요 ? 제가)
무슨 말씀?영화감상 동아리 모임이 생기고 첫번째 감상작품이었는데 저도 불참해서 못봤어요.아마 비디오로 빌릴 수 있지 않을까요?저도 꼭 보려구요. 담부터는 영화감상 모임 꼭 참석하고 감상영화에 대해 우리 카페에 꼭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