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치와 땀방울 그리고 눈물 두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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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표 굴 겉절이>
김장철입니다.
매년 각 가정에서 겨우내 먹을 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봄부터 마늘과 양념을 준비하여 여름내 정성껏 키운 고추와 배추 등 김장거리를 모두 하나로 만드는 작업이 김장입니다. 물론 가정마다 된장과 고추장 고장마다 갈치젓, 멸치젓, 까나리액젓, 참치액젓 등 맛을 내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김치속도 많은 재료가 들어갑니다. 굴과 통 젓갈, 갈치, 오징어, 가자미등 다양한 맛을 내고자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습니다.
카페지기 는 섬에서 자라 어려서 부모님들이 배추 등 김장거리를 자급자족하여 봄부터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정성 드려 키운 갖은 재료를 준비하여 김치를 담아 집안 텃밭의 땅속에 묻은 항아리에 가득 채워두고 발효시킴으로서 겨우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밭에서 바로 수확한 배추를 리어카에 가득 싣고 바닷가에서 바닷물로 씻고, 절여 자연에서 얻은 자연재료들로 정말 천연 순수 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섬이라 갯벌에 재취한 자연산 굴과 생선들 그리고 유자까지 속으로 넣으니 야채와 바다 속의 단백질이 조화를 이루는 천연건강 식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겉절이에는 바다에서 바로 따온 싱싱한 굴을 넣고 잘 볶은 고소한 참깨(통깨)를 듬뿍 뿌려 감칠맛 나는 맛의 종결자로서 지금까지 우리의 입맛을 즐겁게 하고 건강을 지켜왔습니다. 고향의 맛 !!!!!
이제부터 나의 김장김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자 합니다.
결혼 후 10여년이 넘게 처갓집에 담아주신 김치를 가져다 먹기만 하였습니다.
10여년이 지난 후 에는 장모님께서 우리 집으로 출장 오시어 김치를 담아주셨습니다. 내가 우리집 김장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장모님께서 연세가 많아지시어 기력이 쇄약하자 조금씩 돌보아 주면서 부터이며, 10여 년 전에는 5~6년 동안 주말농장에 배추와 무, 토란, 고추, 모든 걸 직접 키워 김장을 하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말농장이 없어져 이제 배추는 사거나 지인들에게 얻어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부터는 장모님께서 건강이 많이 약해져 출장도 못 오시고 감독도 못하시니 아녜스와 둘이서 양념 준비에서 부터 속 넣기 등 전 과정을 해결해야만 하였습니다. 참으로 빠른(?)시기 이기도 합니다. 결혼한 지 30년이 다 되어서야 김장 독립을 하였네요.
처음 김장 독립을 하였을 때에는 전문가 친구들이나 교우들을 초대하여 도와 달라고 하면서 한가지 씩 배우기도하고 솔직히 자신이 없어 마음만 바쁘고 해마다 맛도 오락가락하고 짜거나 싱겁고 간 맞추기도 겁이 났던 것 이지요!
올해의 김장은 맛도 간도 알맞게 맞추는 진정한 김장자주독립을 선언하고자 합니다.
올해 김장김치 담그기 시작
. 계양산 기슭에서 여동생이 키운 배추(30~40포기), 무, 갓등 김장 이틀 전 준비
. 액젓과, 고춧가루는 미리 성당이나 교우에게서 15근을 태양초로 신청하여 준비
. 마늘은 봄에 구입하여 김장하기 1 주일 전 미리 까서 믹서기 로 갈아서 준비
. 생강, 굴, 쪽파, 대파, 기타 부재료는 김장 하루 전 준비
김장은 오후 6시경 배추 다듬고 쪼개어 8시경 소금물에 절이고, 배추 간 들어 가는 동안 저녁에 양념 만들고 아침에 배추 씻고, 다듬어 배추 속 넣기를 오전에하여 14;00 완료를 목표로 합니다.
1. 배추 절이기 & 소금물 준비
미리 준비한 통배추를 2등분하여 칼로 살짝 자른 후 양쪽을 벌려 찢어 놓습니다. 속 넣을 때 4등분하기 위하여 밑둥에 살짝 칼집을 내어 둡니다.
물론 배추 크기가 적으면 2등분만 하면 되지요 !
시골에서 부모님들이 소금물 만들 때 계란을 띄워 소금을 풀면서 염도를 맞추었던 기억이 나 그대로 실행합니다. 최종적으로 찍어 먹어보고 바닷물 정도인지 확인해 봅니다. 공부하라고 일 시키지 않고 도와 달라지 않으신 부모님 생각에 잠시 옛 생각에 젖어 봅니다.
* 어떤 분들은 빨리 숨죽인다고 배추 속에 직접 소금을 뿌리는 분들도 계시는데 소금간은 빨리 들어 숨도 빨리 죽습니다만 골고루 간이 잘되지 않으며 쓴맛이 날 수 있습니다. 온전히 소금물로만 절이게 되면 예전에 바닷물로 씻고 저리는 효과가 있으며 배추가 사각사각하고 감칠맛이 더해집니다.
이제 소금물 대야에 배추를 잠수 시킨 후 충분히 적셔 고무통 에 하나씩 쌓아 갑니다. 배추 수량에 따라 고무통 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남은 소금물은 고무통에 부어주어 배추가 간이 잘되게 해줍니다.
새벽 한시쯤 되면 칼집을 내어둔 배추를 쪼개면서 한번 반대로 뒤집어 줍니다.
아래 배추를 위로 위의 배추를 아래로 소금물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배려합니다.
* 새벽 1시에 배추 뒤집느라 좁은 공간이라 허리를 펴기가 힘들어 허리한번 펴고 심호흡을 한번 해봅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눈으로 들어갑니다.
수건으로 땀방울을 딱는데 예전에 장모님께서 집으로 출장 김장하러 오시던 날이면 무슨 일들이 그리 많이 생겼는지 친구 부모님 상가, 동창회, 성당일, 또 다른 약속 핑계로 일손 하나 도와드리지 못하고 술 먹고 새벽에 들어오던 일 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좀 전에 닦았던 눈시울이 이제는 어느 사이 눈물방울로 변해 있습니다. 좀 전의 수건에 닦은 땀방울이 이제는 눈물을 훔치고 있네요 ! 내 나이 60이 다되고 딸아이 시집보내고 손녀가 5살이 되니 이제야 보이나 봅니다. 그때의 추억이 아니라 후회하는 마음이 말입니다.
2. 양념(속)준비 하기
배추가 간 들어가는 동안 무 씻고, 무채 썰고, 갓, 쪽파 씻고, 양파 갈고, 생강 갈고 기타 양념들을 준비 합니다. 양념의 양은 배추 10포기당 일반 다라이 1개정도면 족 할 거 같습니다. 먼저 무채에 고춧가루를 뿌려 잘 버무려 준(교우가 알려준 방법) 그 다음 갓, 쪽파, 대파.... 생강, 마늘, 액젓 등.........
함께 버무려 2~3시간 숙성 시키면 즙이 넉넉히 나와 속 넣을 때 참 잘 먹힙니다. 물론 색깔도 좋고요 !
아침에 일찍 속 넣기 위하여 준비 완료하니 새벽 3시가 되었습니다.
아녜스 가 너무 꼼꼼하다 보니 속도가 좀 나지는 않습니다만 워낙 깔끔 을 떨다보니 덜렁덜렁한 나의 속도가 조금은 못 마땅하여 잔소리도 가끔 듣지만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나갑니다.
특히 이렇게 맛있는 배추 키워준 동생, 그리고 색깔 좋은 고춧가루 판매한 생산자, 지난날 친구들과 함께 했던 어설픈 김장하였던 이야기, 장모님과 함께 하였던 김장이야기, 시골에서 보았던 김장이야기 등 .....
3. 간 들어간 배추 씻기 와 속 넣기
배추는 소금물의 농도에 따라 8시간 ~ 12시간 정도 충분히 절인 후 아침에 꺼내면서 밑둥을 다듬고 1, 2, 3단계로 씻고, 헹구고, 마무리하여 물 빠짐이 좋은 채반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물 빠지는 시간을 이용하여 이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합니다.
식사 후 여유롭게 커피도 한잔하고 즐기는 김장을 시작해 볼 까요 !
속 넣기 작업이 시작되면 화장실 가기도 힘드니 말이지요.
아침식사 후 아녜스가 어딘가 전화를 하더니 교우 자매님께서 점심시간 전에 와서 속 넣는 작업을 도와주시어 더욱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김치냉장고 8통 채우고, 작은 김장독 하나에 추가로 가득 채우니 이제 끝이 보이네요! 아참 이쯤에서 준비할게 하나 있습니다.
맛있는 보쌈을 먹기 위하여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를 삶기 시작하여야 하지요.
김장 후 점심때 겉절이 김치에 맛있는 보쌈을 맛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 벌써 군침이 도네요, 보쌈 먹을걸 생각하니 .............
4. 이제부터 정말 김장의 마무리 단계와 보쌈용 겉절이
일부 남겨 놓은 배추를 위하여 특별한 양념 추가하기
굴을 푸짐하게 넣고, 구수하게 볶아 놓은 통깨를 듬뿍 뿌립니다. 굴과 통깨는 시골에서 어머님이 만들었던 방식인데 내가 가장 좋아 하는 거라 아녜스가 어제 굴을 4근이나 사와 미리 준비해 놓았네요! 또 한번 감동스러워 집니다.
특별한 양념으로 내일부터 먼저 먹을 김치를 일부 담고,
나머지는 모두 찢어 겉절이를 만듭니다.
내일 구역 성가연습 후 먹을 막걸리 안주로 싸가고, 주일미사 후 성가대 성가연습 하기위해 김밥 먹을 때 먹을 반찬으로, 딸에게 그리고, 지인들에게 줄 것 등 김치통과 수개의 김치봉지가 만들어 집니다. 이제 나도 부모가 다되어가나 봅니다,
이제 부엌에서 돼지고기 삶는 맛있는 냄새가 코끝에 닿아 오네요!
자, 이제 맛있는 보쌈 점심에 술 한잔 하면서 즐겨볼까요!
아참! 술은 솔잎주가 건강에 좋다니 봄에 담궈 놓은 솔잎주로 한잔하지요!
아녜스 수고했어! - 부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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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후기 :
김장김치는 주부들이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면서 장기간 준비하여야 하는 큰 행사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가정의 중요한 일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한다면 정말 아름답고 즐기는 김장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식탁은 김치문화가 중심이며 건강의 중요한 음식이며 가장 비중이 큰 음식인거 같습니다. 요즈음 일상이 바쁘고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 등으로 김장하기를 엄두를 못내는 너무나 힘든 일 수 도 있습니다.
사먹기도 하고, 절임배추를 구입하여 양념만 하거나 카페지기처럼 10년이 넘도록 처가에서 얻어먹거나, 지인들에게 조금씩 선물로 받아먹을 수도 있겠지요! 직접 가족들과 함께 담궈 먹는다면 행복한 김치밥상, 행복한 가정의 식탁이 되지 않을까요!
특히 형제(남자)님들 김장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함께 한다면 김장 결코 어려운 행사가 아니라 즐겁고 화목한 가정의 연례행사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행복한 우리가정, 영양가 있는 우리 집 식탁 이제 김장김치로 만들어 볼까요!
2013년 11월 16일 김장을 마치고 카페지기(베네딕도)
첫댓글 김장 초보자가 가정에서 담는 김장일상을 그대로 올린 개인적인 글이니 김장의 원칙이 될수 없습니다.
카페지기 김장방법에 틀리거나 좋은 김장법이 있으시면 알려주시고, 공개 해주시면 저에게도 다른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좋은 의견이나 김장법에 대하여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월동준비끝내셨군요 김장을 벌써하나했는데 몇일사이에 온도가 뚝떨어져 정작 우리 할때는 힘들겠어요
든든하시겠습니다
예! 미리준비하여 차근차근하시면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원이 필요하면 요청하시고요 !
+.요즘은 김장을 해 다음 년도까지 먹는것이 대부분 입니다. 그래서 김장은 대단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거의 장부가 배추 쪼개는것부터 속 넣는것 까지 전부 김장을 하고 옆에서 써빙만 했었는데 올해는 1/3을 같이 하면서 이런저런 지난 날의 김장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우리도 나이를 먹어가나 봅니다. 김장 하느라 몸살이 났지만 맛있는 김장을 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10년전저도김장담그기에도전해봐으나아까운배추10포기만버린후김치는포기했습니다힘들었겟다수고하셨네요항상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