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 종주기 15구간(도래기재-옥돌봉-박달령-선달산-늦은목이-갈곳산-마구령)
1.일시: 2016년 7월 22일 금요일~ 23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
3.닐씨: 장마철 비를 피해 시간은 잘맞췄는데, 비를 피하니 기다리고 있는 건 더위! 차라리 비나 오지 쓰벌!
4.산행거리 및 시간
궤적수가 37,000개를 넘지않아 그림을 찢어발기지 않아도 된다!
번듯한 시외버스터미널인줄 알았는데 완전 맨당에 헤딩이다!
시외버스는 우리를 길거리 정거장에 내던져 놓고는 냅다 사라져버린다. 풍기 시외버스터미널이다 여기가 헐!
도래기재 가는 택시를 콜하고는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택시기사는 도래기재를 마치 아는 양 의기양양하게 거침없이 가고 있건만!
아니나다를까 도착하니 여기가 아닌개비여 시방!
내비도 켜지않고 오직 자기의 감각만으로 내달려 도착해 보니 주실령으로 문수지맥의 주실령을 도래기재로 착각한 것이다.
제대로 내비게이션을 다시 켜고 출발!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기사 하는 말, 온길이 그래도 제일 빨리 질러 온 길이라고 한다. 그건 우리가 알 수는 없고, 되돌아가는 기사 뒤통수에 내비 꼭 켜고 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꽤나 먼 거리다! 택시비 55,000원?
도래기재 도착 시간 1시 21분.
으매 시간 널널한 거! 진짜로?
옥돌봉 올라가는 오름길에 450년 된 철쭉이 있다는데, 야심한 밤에 확인이 가능할 지 모르겠다!
장마철이 한창이라 여기저기서 먹음직스런 독버섯들이 우후죽순처럼 올라오고 있다.
쎄빠지게 올라왔는데 덥지는 않고 오히려 서늘하다. 해발 고도와 새벽 밤 공기 그리고 흘린 땀이 식어 온몸에 한기가 스민다.
옥돌봉 도착 2시 26분.
서둘러서 무게가 많이 나가는 순서대로 입으로 직행!
'바람'이 챙겨 온 수박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인간이 챙겨온 것이 아니라 제수씨가 챙겨준 것이다.
하늘과 땅이 들러붙어도 스스로 안챙겨 올 무심의 사나이 '바람'!
박달령에 있는 산령각!
보부상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던 곳.
그러고 보면 옛적에는 짐을 바리 바리 싣고 많이들 험한 산을 넘어 다녔나 보다 곳곳에 이런 산령각이 있으니...
박달령이 2000년 초에 지날 때 보다 많이 정비된 모습이다.
박달령 도착 4시 12분.
보름달이 휘엉청 밝은데 막상 사진에 담으니 느낌이 반감되어 실감이 나질 않는다.
도심을 걷는 착각이 일 정도로 산속에서 언듯 언듯 휘황찬란하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나뭇잎 사이로 새어나오는 달빛이, 세모도 되었다가 네모도 되었다가 요살을 부린다.
.
선달산 3.6km 남았는데 여명이 벌써 밝아오고 점점 더워지기 시작한다.
수마를 이기지 못하고 널부러진 '바람'!
그래도 젖은 바닥을 피해 밴치에서 쪽잠을 청한다.
졸려는 죽겠는데 잘 수는 없고...
수마를 참느라고 어금니가 뭉그러질 판이다!
큰까치수염!
뭔 꽃이여?
모싯대!
선달산은 염장 코스!
가도 가도 나오질 않는다!
이건 뭔 꽃이여?
곰취!
드디어 선달산 도착 6시 40분.
선달산 표지석이 오늘은 밥상이다!
바닥이 장마 기간이라 질펵하지는 않지만 젖어 축축하다.
선달산에서 본 오늘의 낮달.
낮달이 눈이 시릴 정도로 차고 크게 보였는데 카메라 앵글은 확실히 눈보다는 못하는가 보다.
이름은 기가막히게 이쁜데, 그렇게 사뿐 사뿐 걸어갈 길이 아니다!
이 꽃은 뭔꽃? 일월비비추.
바닥이 젖지 않은 곳을 고르더니 드디어 대놓고 자기 시작이다.
욕망중에 가장 참기 힘든게 수면욕이라는데, 자고 싶으며 자야지 왜 참는 고?
누가 업어가든 세상이 두쪽이나든 땅이 꺼지든 우리는 잔다!
이쁜 것이 독버섯이겠지?
이건 말할 것도 없고!
늦은목이 도착 9시 8분.
여기서부터 소백산 국립공원 자락인가 보다!
날은 점점 더워지지 혀가 배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9자락은 저잣거리 삶과 애환이 서려있는 보부상 길이다. 보부상 길은 죽변에서 시작되는데, 소금, 미역, 고등어를 이고 지고 12령 고갯길을 넘어 봉화에서 다시 잡곡으로 바꾸어 사흘 밤낮을 이길을 따라 넘나들었다고 한다.
한평생 등짐과 봇짐을 진 선조들의 눈물이 서리 서리 맺힌 곳이기도 하다.
갈곳산 도착 9시 37분.
마구령에 도착하자마자 서로의 눈을 응시하니 눈에는 여기까지 ok?
말이 필요없는 순간이다. '그윽한미소'의 다리도 오늘 주인의 심중을 읽었는지 약간의 발병을 유발하여 마구령에서 주질러 앉히고 말았다.
마구령은 영주시 남대리와 부석면을 백두대간이 질러가며 나누어 놓은 고갯길이다!
고갯길 한켠에 밥상을 펴고 형님들이 식사하시는데, 먼지 풀풀 날리며 자가용들이 간헐적으로 지나간다.
싸가지가 바가지 같이 없는 것들!
나미 한마리가 입간판에 찰삭 달라붙어 졸고 있다. 머리를 북동 방향으로 돌리고
마구령과 고치령 구간 입산 통제 입간판!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요?
마구령에서 남대리 방향으로 내려가면 만나는 계곡으로 알탕하러 갑니다!
원래는 포장도로를 따라 남대리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다리가 나오는데 다리 아래서 알탕을 하려 했으나 이름모를 인간들이 들이닥칠것을 우려한 '그윽한미소'가 더 윗쪽 계곡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그곳이 이곳인데 알탕하기는 아주 안성맟춤이다. 우리가 이곳 윗 계곡에서 알탕을 하는 사이 아니나다를까 여자를 대동한 일단의 무리들이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는 다리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으미! 훌라당 벗었는디 발라당 뒤로 자빠질 뻔 하질 않았는가? 계곡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5초를 견디지 못할 지경이다.
나무잎 사이로 비추는 햇볕을 받아가며 알탕 또 알탕!
19금으로 알탕 끝낸 모습만 촬영했다! 이해하시라!
'바람'만 빼고는 뭐 볼 것도 없지만서도...
다시 내려간 길을 되짚어 마구령에 도착하여 택시를 수배하고는 반대편 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길 옆에서 널부러져 하염없이 택시를기다리며 자작으로 찍었다.
뭘봐!
영주 택시를 타고 영주터미널에 도착하여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가 들어간 선술집.
막걸리도 맛나고 부침개도 맛나고 김치도 맛나고, 이렇게 낯선 곳에서 먹는 막걸리와 부침개는 방랑기를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수면제를 뱃속에 장착하고는 서울로 고고씽!
한여름 민어를 먹지않고 지나간다는 것은 민어에 대한 모독이라며 극구 민어를 먹어야 한다고 찾은 마포의 민어 전문점.
그러나 허거걱!
값이 장난이 아니다. 매번 공판장에서 그때 그때 어획량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는 민어!
그러나 이건 해도 너무한다!
이게 댓자인데 12만원이다. 스무점이 채 될까 말까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심하게 비싸다. 맛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선도 최고 식감 최고 그러나 값은 아니올씨다.
12만원이면 이거에 최소 두배는 나와야 정상인데 말이다. 입맛만 쩝쩝 다시고 말았다.
오히려 솟증만 더 돋는다!
솟증을 대신할 무기가 있었으니 낙지 초무침이 그것이다.
이것 마저 없었다면 아마도 솟증을 채우기 위해 다른 곳에서 한번 더 먹어야 할 뻔했다!
오랫만에 출몰하는 '딱선생'! 자세 죽이고!
먹으려고 무진 애는 쓰는데 '그윽한 미소'에게 덜미가 잡히니 닭 쫒던 개 신세가 되었다.
그러면 나와 '바람'은?
논외 아니면 개털!
이걸 일등 먹었다고 '그윽한 미소'는 2차로 맥주를 쐈으니, '미소'는 2차를 사고 싶어서 죽기살기로 이겼는가 보다!
날도 더운데 다들 수고했다!
한 더위가 지나가면 솔솔부는 가을 바람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가을이 멀지 않으니 더위 또한 밉지 않다!
나의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첫댓글 고생들 많았다.7월22일 15구간 이후에 변화가 많았네..청학 모친상도 있었고 북한산도 한번 다녀왔고...그런데 폭염이 꺾이질 않네..처서도 지났건만 오늘 서울이 36.4도라네..막바지 더위에 건강들 잘 챙기시게...
그래 더워도 너무 덥다!
다들 건강 잃지 말고 잘들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