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는 표준어가 있고, 지방어가 있고, 사투리가 있다.
우리는 통상 지방어, 즉 토어(土語)니 방언(方言)을 사투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표준어는 대중말이라고도 말하는데, 이는 그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을 말하며, 이 표준어는 나라마다 그 수도(首都)에서 쓰는 말을 기초로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는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 쓰는 말을 표준어로 삼는다. 중국대륙에서는 지금 북경시(北京市) 지방어를 표준어로 말한다.
이 북경어가 표준이 된 시기는 오래지 않다. "北京"이란 말 자체에서 벌써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모든 문헌에서는 영어로 "Peking"[뻬낑]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지금은 "Beijing"[베이징]이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
"북경에서 온 편지"라는 작품에서도 "Peking"이며, 펄벅이 지은 <대지>에서도 "Peking"이다. 물론 20세기초에 <조선력사>를 기술한 외국인들의 글에도 한결같이 "Peking"로 표기되어있다.
여기서 "北"의 발음을 보면 [pe]이거나 [bei]이며, 그들은 한족(漢族)이라 하여 옛날부터 그 발음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본디 발음은 사성(四聲)가운데서 입성(入聲)이며, 이것은 훈민정음 - 한글에서 "받침" [ㄱ]이 있는 글자이다. 알파베트로 표기하자면 [puk][buk]로 나타낼 수 있으며, 그들의 발음이 사투리였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일본어에서도 그 입성발음의 흔적으로 "北"을 한글로 표기하자면, [후꾸][후쿠]라고 하여 [ㄱ]발음이 난다. 물론 복건성 지역에서도 입성 발음이 있었다는 사실은 언급한 바가 있기 대문에 여기서는 생략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나 복건성 등지에서 한자가 입성 발음으로 되어있다는 자체는 본디 발음이 입성발음이었다는 말이다.
게다가 베트남[越南]어를 보면, 거기에도 받침이 있는 입성 발음이었다. 오로지 중국대륙에서 한민족(漢民族)이라는 사람들만이 입성이 없는 말을 쓰고 있을 뿐이다.
그럼 베트남어의 입성발음 보기를 보자.
高伯适[까오바꽏 Cao Ba Quat]
乾德[깐득 Can Duc]
古法[꼬팦 Co Phap]
九德[끄우득 Cuu Duc]
國語[꾸옥으 Quoc Ngu]
歸合州[뀌헢쩌우 Quy Hop Chau]
建福[끼엔푹 Kien Phuc]
南越[남비엗 Nam Viet]
이와 같이 베트남어에 한자를 입성으로 발음했다. 그렇다면 옛날부터 사성 발음이 있는 한자, 한문이 한어(漢語)의 본질인가? 아니면, 그것이 조선어(朝鮮語)의 본질인가?
그것은 그들이 한족(漢族)이라는 지방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그렇게 불렀을 것이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투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는 표준어로 정했기 때문에 입성 발음이 없는 것이 표준어일뿐이다.
여기에 베트남의 생활관습과 조선의 생활관습이 같은 장면이 있다. 그것은 흑치상지가 잇빨이 검다고 하여 붙여진 "黑齒常之"처럼 그 잇빨이 검게되는 까닭이 잇다.
그것은 곧 그 베트남 관습을 보자.
"락(錐의 金변 대신에 各)民은 몸에 文身을 하고, 구(苟의 句왼쪽 옆에 立자가 더 있음: 구장)醬의 잎으로 빈(嬪의 女변 대신에 木)랑(瑯의 王변 대신에 木)나무의 열매를 싸서 씹어, 이(齒)를 검게 만드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빈랑의 열매는 이후의 베트남인들 생활에서 거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으며, 귀한 손님이 오면, 이를 내놓아 대접을 했고, 약혼시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보내는 례물(禮物)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물건이었다."[劉仁善, 베트남史, 民音社, 1984, p.22]
"베트남에서는 마을 축제 같은 때에 처녀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물건을 던져 배우자를 택하던가, 또는 여자 집에서 남자 쪽에 빈랑의 열매를 보내어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결혼이 성립되는 풍습이 있었다.[위의 책, p.122]
이러한 빈랑에 관한 것은 조선(朝鮮)의 령남 사람들의 풍습이 그랬다.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 보면, "령남 사람들은 빈랑을 항상 씹고 다녔다."고 했다.
조선의 허준이 말한 빈랑은 한반도에서는 결코 생산되지 않는 열대지방 식물이다. 지금도 복건성, 대만, 광동, 광서, 운남, 베트남 등지에는 빈랑이 많이 자란다.
허준이 약으로 쓰는 것을 령남사람들이 늘상 씹는다는 말은 중국대륙 남부까지도 조선 강역이엇다는 말이다. 흑치상지는 아마도 장강(長江) 남부에 살았던 사람이어을 것이다.
이렇게 열대지방 식물이 <동의보감>에 나오고, 그런 것을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먹으며, 한바말을 입성으로 발음했다는 것은 현대 중국어는 채 100년 전까지만도 조선어의 많은 지방에서 쓰는 말가운데서 하나의 사투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결코 그 말이 표준 한자로 발음될 수 없다. <강희자전>에서도 입성 발음이 있는 표기법 반절이 있다. 물론 현대 <한어대사전>에도 반절표기는 빠지지 않고 표시되어있다.
첫댓글 대만에 갔더기 길거리에 빈랑을 파는 아가씨들이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