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리포트 <잠언 3:5~6>
대광고학생예배. 2002.10.02.
5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6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끄는 영화인데, 흥행 랭킹 1~2위를 다투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고, 톰 크루즈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2054년, 워싱턴 D.C.에 ‘프리크라임’이라는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크라임’이라는 말은 ‘범죄’라는 뜻이고, ‘프리’는 ‘이전’이라는 말이니까, 범죄(특히 살인)가 발생하기 전에 그 낌새를 미리 알아채고 차단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런데, 프리크라임의 핵심은 기계가 아니라 ‘예지자’라고 불리는 세 명의 소녀들입니다. ‘예지자’라는 말은 ‘미리 알아내는 사람’이란 뜻이지요. 십대 후반 쯤 될 것 같은 소녀들이 의식이 반쯤은 마비되고, 반쯤은 깨어있는 상태에서 예지작용을 합니다.
이 소녀들의 머리는 복잡한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고, 몸은 물 위에 반쯤 잠겨 있습니다. 이 예지자들은 마치 꿈을 꾸듯이 곧 일어날 범죄 상황을 예언적으로 머리 속에 그려냅니다. 그리고 그 예지자들이 내다보는 상황은 뇌파를 통해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전달됩니다.
경찰은 스크린을 지켜보다가 범죄가 발생할 상황이 포착되면, 실제 범죄가 일어나기 직전에 현장을 덮쳐 범죄예정자를 체포합니다. 그런데 이 예지 작용이 길게는 몇 일, 짧게는 몇 시간 전에 일어나기 때문에, 경찰은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워싱턴 DC는 살인 사건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도시가 됩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는 프리크라임을 지휘하는 존 앤더튼 반장으로 나옵니다. 존은 사랑하는 아들을 유괴당한 아픈 경험을 안고 자신과 같은 불행을 예방하기 위해 경찰에 뛰어들었습니다.
존은 프리크라임에 대한 확신을 갖습니다. 세 명의 예지자는 빠르면 범죄 발생 몇 일 전에, 늦어도 몇 시간 전에는 정확하게 살인 장면을 구현해 냈고, 스크린에 나타난 현장 모습을 통해서 위치를 파악한 존은 부하 직원들과 함께 범죄현장을 덮쳐서 상황이 발생하기 직전에 완벽하게 범인을 체포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어김없이 존은 프리크라임을 작동시키고 스크린을 주시합니다. 화면에는 곧 일어날 살인 사건이 구현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총탄을 맞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데 놀랍게도 권총을 난사하고 있는 사람은 존 자신입니다. 그 기막힌 현실 앞에서 존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프리크라임은 조금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완벽했기 때문입니다.
존은 어쩔 수 없이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프리크라임을 통해서 미래의 살인자임을 확인한 경찰이 존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습니다. 옛 상관인 존은 도망자가 되고 부하들은 존경하던 선배 경찰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결투 장면이라든가 첨단 장비, 50년이 지난 미래의 교통수단에 대한 묘사, 이런 것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 주지만 여기서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이 프리크라임의 실수라고 확신한 존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찾아 나섭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소수의 보고서’라는 뜻인데, 세 명의 예지자 가운데 가끔 한 명이 다른 의견을 내 놓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프리크라임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고, 아주 적은 오류의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을 인정하면 더 큰 범죄를 예방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사실을 극비에 부치고 완벽한 시스템으로 위장해 왔던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존은 경찰청 본부로 잠입하는데 성공해서 세 명의 예지자 가운데 한 명을 납치합니다. 그러나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고, 결국 존은 살인 현장까지 내몰려가게 됩니다.
그런데 살인 현장에서 맞닥뜨린 범인은 바로 자기 아들을 유괴해간 파렴치범이었습니다. 그 순간 존은, 순간적으로 프리크라임의 완벽성을 인정하고 그 파렴치한 살인마를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예지자의 절규에 정신을 차려 경찰의 신분으로 돌아오고 억제된 감정으로 천천히 ‘미란다의 법칙’을 설명해 줍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그러자 범인이 당황해서 당신이 이러면 보험금을 탈 수 없다면서 존의 권총을 빼앗으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존은 어쩔 수 없이 권총을 발사합니다. 결국 존은 체포되지만, 그 과정에서 무서운 음모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것은, 프리크라임 자체에 결함이 있었지만 그걸 자신의 출세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경찰국장이 철저히 숨겨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예지자는 궁지에 몰린 경찰국장이 존을 살해한다고 예언합니다.
그러나 존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경찰국장을 설득합니다. 결국 경찰국장은 존을 쏘는 대신 자신을 향해 총을 발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프리크라임은 폐기되고 예지자는 정상인으로 돌아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이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메시지]
제가 설교 시간에 영화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 영화에 담겨있는 독특한 메시지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좋아합니다. 평화주의자인줄 알았는데 요즘 전쟁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 좀 당황스럽기는 합니다만, 그에게는 다른 영화감독들과 구별되는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국적은 미국이지만 유대인입니다. 그래서 스필버그 영화에는 성서, 특히 구약성서적인 가치관이 물씬 묻어 나온다고 저는 느낍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서도 그랬습니다. 십계명을 담고 있는 법궤를 차지하는 국가는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을 믿고 잃어버린 법궤를 찾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바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첫 편인 <레이더스>라는 영화입니다.
그 영화에서, 법궤를 차지한 독일군이 법궤를 여는 순간, 하나님의 천사가 나와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을 모두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인 인디아나 존스는 눈을 감고 그 광경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납니다.
그 영화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는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면 죽는다”는 유대교의 전설을 기초로 영화를 꾸몄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스필버그가 그 영화를 통해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인간은 결코 하나님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일 겁니다. 당시의 최강대국인 독일과 미국이 법궤를 차지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결국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인간에게 기다리는 것은 비참한 종말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스필버그의 그런 메시지가 느껴집니다. “프리크라임이란 없다. 인간은 결코 완벽할 수 없다.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나 제도를 절대화하지 마라. 그것은 하나님의 영역이다. 인간은 인간의 위치를 지켜야 한다.” 마치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 말씀에서, 성경은 말합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인간에겐 인간의 영역이 있고, 하나님께는 하나님의 영역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우리의 명철을 의지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범사(모든 일)에 하나님을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지도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