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5구간(서흥고개-괘일산-무아산-과치재-연산-방아재-만덕산-선돌고개-국수봉-활공장-노가리재)
1.일시: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2.참가인원: 전과 동
3.날씨: 전날 순창 내려오는 버스에서 장대비를 조우해, 당연히 우중 산행이려니 생각했는데, 하느님이 보우하사 오늘 산행 만세! 글세 비가 안오는 것이 아닌가!
4.산행거리및 시간:
이토록 긴 산행 괘적이 나온 이유는 악전 고투 끝에 야간 산행을 감행해서 얻어 낸 성과다. 알바의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산행한 덕에 긴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고도표를 보시라! 피와 땀의 여정이 느껴지지 않는가!
마지막 선돌고개에서 노가리재까지의 5km 여정은 백두대간 햇댓등 이후로 염장코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코스였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잔잔한 오르 내림으로 염장질을 쳐대는데 시간까지 우리편이 아니었다.
결국 해드랜턴을 장착하고서야 하산할 수 있었다.
이전 구간 산행시 들렀던 '공주식당' 가는 길에 보았던 '다미 식당'인데, 그때도 사람들이 바글 바글 했다.
들어와서 음식을 확인 사살하니 사실이었다. 깔끔 담백하니 맛이 있다.
깔끔하고 맛이 있으면 음식은 최고 아닌가! 거기다가 음식값도 착하면 금상첨화!
광주무등산 막걸리와 순창 강천산 막걸리를 마셨는데 이구동성으로 강천산 막걸리를 꼽았다.
입맛은 만국 공통인가 보다.
염원을 큐 끝에 담고...
먹어 보려는 저 강렬한 눈빛...
허나 내가 한판을 먹고 한판은 국가 귀속이 되었다.
다음 날 아침 산행 출발 준비를 하는 '바람'!
얼굴에 비장감이 마구 흐른다.
모텔에서 나올 때 택시콜을 해서 이곳 서흥고개까지 욌는데, 택시기사가 엉뚱한 곳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택시비가 많이 나왔다.
'바람'과 내가 택시에 내렸는데도 택시에서 나오지 않는 '그윽한미소'!
바야흐로 협상의 시간, 밀고 당기기를 수분, 결국 깨갱하고 나오는 '그윽한미소'. 택시기사 왈 나는 네비게이션을 따라 왔을 뿐!
함초롬이 젖은 대지는 봄을 잔뜩 머금고,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얼굴을 내밀고 있다.
벌써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짙은 매화 향기가 코끝을 파고든다.
맷돼지 목욕탕!
목욕하고 간지 얼마 안된 것 같다. 흐매 무시라!
빗방울에 촉촉히 젖은 매화.
민치!
무슨 뜻일까?
괘일산 도착 시간 오전 9시 2분.
괘일산 동영상.
괘일산에서 바라 본 설산.
설산을 빠뜨리고 이곳 괘일산에서 설산을 보니 후회가 막심하다.
생강나무 꽃.
포토존인데 얼굴들이 없다! 왜?
식상하니깐!
아침 식사 후에 지금부터 주식 검색 시간 실시!
눈를 스마트폰에 박아놓고 주식 삼매에 빠진 안빈낙도 회원들.
고생했다 진달래!
얼마나 많은 공력을 들여 저 찬란한 빛깔을 빚어냈을까? 도법자연의 힘이 느껴진다.
무이산 도착 10시 30분.
여기도 준희 팻말이 보인다.
멀리 과치재가 보인다.
홍매화.
안개 비에 실려 더욱 더 짙어진 매향으로 코가 기절할 지경이다.
과치재 한우축산농가!
'바람' 은 지나가는 말로 한우가 몇백마리는 될터인데 마리당 500만원만 쳐도 돈이 얼마냐며 혀를 내두른다.
요즘 한우 축산농가는 이렇게 기업화가 되는가 보다.
어떻게 이런 돌들을 떠 왔을까? 원래 돌이 있던 곳은 초토화되었을 건 뻔한 이치...
과치재에서 호남고속국도를 건너는 방법은 길을 건너 곡성 방향으로 500m 거리에 있는 지하차도로 넘으면 된다.
산행코스를 사전 숙지하고 오지 않아 난감해 하고 있는데, 행동파 '그윽한미소' 가 주유소 직원에게 물어 루트를 파악했다.
지하터널로 진입하고 있는 안빈낙도 회원들.
터널을 지나 우회전하여 호남고속국도를 따라 직진하면 정맥을 이어갈 수 있다.
인상쓰며 잔소리를 주절이 주절이 늘어놓는 '그윽한미소' 와 '바람' ! 능선을 치고 올라오는 중에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놓쳐, 왼쪽 가사밭 길에 빠져 곤욕을 치른 후에 하는 말들이다.
내가 혼자 앞서 가서 샛길로 빠졌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둘이서 정신없이 이빨까고 오다 표지기를 놓친 것 같다.
쓰벌 표지기도 못 봐?
통명지맥분기점.
호남정맥의 연산에서 분기하여 꽤꼬리봉, 기우산, 차일봉, 대명산, 통명산을 거쳐 보성강이 섬진강과 만나는 합수부까지 39km 거리이다.
아우성치는 봄의 소리들.
연산(508.1m) 도착 오후 1시 25분.
연산에서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모과주도 한잔했다.
방아재 도착 2시 24분.
5시간째 산행중이다.
방아재에서 만덕산까지는 된비알 급경사 코스이다.
이번 구간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만덕산 도착.
도착 시간 3시 46분.
날씨 탓인지 원래 그런지 조망이 없다.
왜 할미봉이라고 했을까?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할아버지봉은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할머니를 상징하는 할미봉의 지명은 많은고?
대간 상에 마귀할미통시바위라든가 덕유산에도 할미봉이 있고, 마고할미성도 있다.
지적 호기심이 창궐하는 자는 연구해보시길...
우리가 정말 호남정맥 중간 지점에 온 겨?
'그윽한미소'의 말에 의하면 아래에서 부터 231km라는 것이다.
무등산을 넘어야 진정으로 반 이상 온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시작이 반이라더니 벌써 반은 온 것이다.
바야흐로 호남정맥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호남정맥 중간지점에서 조금 더 가면 수양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시간이 없어 수양산을 거르고 선돌고개로 직하했다.
선돌은 고인돌과 마찬가지로 큰돌문화의 한 종류이다. 건립 목적으로는 자연 신앙의 대상물로 또는 벽사적 존재로서의 수호기능이 있다고 한다. 입지 조건은 주변 지세를 고려하여 평지나 얕은 구릉의 끝부분이고 돌앞에 제단이 있는 것도 있다고 한다.
선돌은 민간신앙의 대상인 숭배기능과 경계의기능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 선돌은 제단이 없다.
태를 보니 어지간히 오래된 선돌인 것 같다. 오래되면 무엇이든 정령이 깃든다고 하는데 글세...
이곳 진입로 입구에 사유지로서 출입을 금하니 산행객들은 우회길을 이용바란다고 팻말에 쓰여있다.
저 앞쪽이 진입로이다.
허나 우회로가 어디있는지 어떻게 가는 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정도를 걸을 뿐!
우회하라는 맨트를 무시하고 진입하면 도로 끝자락에 오른쪽으로 능선길을 잡을 수 있는 진입로가 나온다.
그림에서 오른쪽 중간으로 산으로 등로가 나 있다.
국수봉(558.6m)도착 6시 25분.
날은 뉘엇 뉘엇 저물어가는데 갈 길은 멀고 마음은 따라주는데 몸은 따라주질 않는다.
기지국이 망가졌는지 통신 장비 나부랭이들이 널부러져 있고 조망이 없다.
산행시간 11시간 째이다.
산매화.
담양 방면 모습.
염장코스로 들어선 안빈낙도 회원들.
하나를 넘으면 이곳이 아닌게비여 시방!
또 하나를 넘으면 이곳도 아닌게비여 쓰벌!
또 하나를 넘으면 이곳도 또한 아닌게비여 닝기리 조또!
또하나를 넘으니 거대한 산이 가로막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뒈졌다!!
탁트인 담양 전경.
담양의 야경.
'바람'은 빈정이 상했는지 해드랜턴도 하질 않고, 앞 뒤 우리의 불빛에 의존하여 노가리재까지 오고야 말았다.
노가리재에 도착하니 도로는 보이질 않고 임도만이 희미하게 보인다.
도로가 나오는 민가까지 또 몇킬로를 가야하나? 앞이 깜깜해지면서 입에서 저절로 닝기리 조또가 자동으로 나온다.
그런데 임도 따라 조금 내려서니 도로가 보이질 않는가! 아이고 하느님 소리가 절로 나온다.
노가리재 도착 8시 4분.
안개비가 흩뿌리며 기온이 낮아지고 있다. 얇은 옷을 입고 온 '바람' 은, 안개비와 거센 바람에 개떨듯 떨고있어, 내가 여벌 바람막이 옷을 건내주니 똥꼬가 벌렁한다.
근 13시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우리의 전용 택시기사를 호출하니 위치를 정확히 모른단다. 해서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의 노가리재라고 해도 잘 모른단다.
활공장이 있는 곳이라고 하니 그제서야 장소를 이해하는 것 같다.
조금 있으니 자동차 해드라이트 불빛이 비추면서 택시가 도착했는데, 돌아가신 부모님 만난듯이 기쁘고 반갑기 그지없다.
전용택시기사에게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이곳 창평면에 맛집이 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안된다 해서, 추천 받은 집이 '뜨끈이 감자탕' 집이었다.
우리가 먹은 것은 시래기 뼈다귀탕인데, 특이하게도 우리의 전용택시 기사께서는 뼉다귀탕이라고 하신다.
푸짐한 것이 시래기도 맛이 있고, 일단 양이 많아 좋았다.
모텔로 들어와 간단하게 2차하고 13시간의 대장정에 녹초가 된 몸을 바닥에 뉘었다.
이른 새벽 일어나 밖을 확인하니 여지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 토요일 산행은 무리일 것 같아, 어제 무리하게 산행을 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모텔에서 서울행 버스 시간에 맟춰 탱자 탱자하며 시간을 보내고는, 우리의 전용 택시기사를 호출하여 기사가 추천한 담양터미널 근처 백반집에 들렀다.
'바로백반' 집의 '백반정식' 을 시켰는데 동태국도 시원하고 12가지의 반찬이 하나같이 정성스럽고 맛갈스럽다.
오전 11시 서울행 버스를 타고 오는데, 날이 서서히 개고 있질 않은가!
헐!
'딱선생' 과 만나기로 한 당구장으로 고고씽!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 오늘도 고생 많았습니다!
첫댓글 수고들 많았다..그때 기억이 새록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