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어제(28일) 영결식에 이어서 오늘 대규모 추도대회가 열립니다.
통곡하는 북한 주민들 보면서, 저게 연기라면 안타까운 것이고 진심이라면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강 기자입니다.눈쌓인 영결식장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들어섭니다.
김정은은 직접 운구차를 호위하며 영결식장에 걸어서 들어섰습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원로들은 주석단에서 운구차를 맞았고,
영결식장에는 수만명이 도열했습니다.
[의장대장 영결보고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를 추모하기 위하여 엄숙히 정렬하였습니다.]
영결보고가 끝나자 운구행렬은 의장대 사열을 받은 채 평양 시내로 나섰습니다.
평양 금성거리를 시작으로 전승광장, 통일거리, 김일성 광장 등을 지나갔고
경로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같았습니다.
2시간 만에 영결식장으로 돌아온 운구차가 금수산 기념궁전으로 들어가자 조총 21발이 발사됐습니다.
37년간 북한을 철권통치했던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은 그렇게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영결식은 평양시내에 내린 눈 때문에 예상보다 4시간 늦게 치러졌습니다.
북한은 오늘 정오부터 평양 김일성 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추도대회를 개최하고 김정일 유훈통치와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국가장의위원회 공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오는 29일까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 애도기간으로 하고 외국의 조의대표단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17일부터 29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하며 20-27일 사이에 조객을 맞는다"며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거행한다"고 알렸다.
금수산기념궁전은 지난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이 묻힌 곳이다.
이어 "김 위원장을 추모하는 중앙추도대회를 29일 연다"며
"중앙추도대회가 거행되는 시각에 평양과 각 도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며
전체 인민이 3분 동안 묵도를 하고 모든 기관차와 선박이 일제히 고동을 울린다"고 전했다.
김일성은 통산 9번째로 영구보존된 공산주의 지도자인 셈이다.
레닌(1924), 불가리아의 디미트로프(1949), 스탈린(1953),
구 체코슬로바키아 고트발트(1953), 호치민(1969), 앙골라의 네트(1979),
가이아나의 바남(1985), 마오쩌둥(1976) 그리고 김일성(1994)이다.
먼저 4,5명의 숙련된 전문가가 사체를 발삼향의 액체가 담긴 수조에 넣고,
그 향액을 삼투압을 이용하여 피부로 삼투시키는 작업을 한다.
뇌와 안구, 내장 등은 빼내고 젤 상태의 발삼액을 사체 내에 채워 넣는다.
생체의 수분량과 같은 약 80%의 발삼향액을 사체에 넣고,
피부가 건조되도록 몇 시간 공기에 노출시킨다.
발삼향액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노출부분을 미라처럼 가죽 포대로 감는다.
얼굴에 화장을 시키고, 새 옷을 입히면 보존처리가 완성된다.
여기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체를 주 2회 관(棺)에서 꺼내 방부제를 얼굴과 손 등의 노출부위에 발라야 한다.
2, 3년에 1회 정도는 발삼향액 수조에 한 달 가량 담궈두어야 한다.
이 작업은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에서 연수를 받은 전문가들이 맡게 된다.
1995년 7월 7일 러시아의 모스크바 뉴스는 "러시아인 기술자 7인에 의하여 (김일성의) 사체보존작업이 완료되었다.
100만 달러가 소요되었지만 이후에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보도했고,
1996년 7월 북한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골카당 대표단은 조선노동당 간부로부터
김일성의 사체관리를 위해 연간 80만 달러가 든다고 들은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물론 이 비용은 순전히 사체를 소독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북한은 1996년 7월 27일 이른바 '조국해방전쟁'(6.25 전쟁)승리 43주년 기념일을 기해
금수산기념궁전 3층 중앙홀에 안치된 김일성의 시신을 일반에 공개해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볼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프랑스 유력 일간지 「
리베라시옹」의 로맹 프랑클랭(Romain Franklain) 기자는 이 광경을 자세히 써서 전하기도 했다(2000.4.15일자).
그에 따르면 이곳에는 어떤 소지품도 갖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X레이를 지나 몸수색을 마친 후, 신발 바닥의 먼지를 자동 카페트 위에서 털어내고,
다시 축축한 카페트에 올라 신발에 붙어있는 박테리아를 제거한다.
정작 관이 놓여 있는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기계처럼 생긴 흡입 여과기에 들어가서 옷에 붙은 병균을 제거해야 한다.
복잡한 살균 과정을 거쳐서야 '영원한 주석'으로 추앙된 김주석의 시신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조선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씨는 망명 후 북한이 금수산기념궁전 성역화에 엄청난 돈을 들이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굶어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기간에 북한에는 유래 없는 홍수와 가뭄이 몰아닥쳤고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