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리트 뒤라스-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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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어요. 날 사랑한다 해도, 당신이 습관적으로 다른 여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대해 주세요.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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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거 자기 아버지와 맞서서 나를 사랑하거나, 나를 아내로 맞아들이거나, 나를 데리고 도망칠 용기가 없음을 깨닫는다. 두려움을 넘어 사랑할 힘이 없기 때문에 그는 곧잘 운다. (p.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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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p.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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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감상📝
::나의 비루한 20대 시절을 잘 아는 지인들은... 이 글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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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137페이지 분량의 이 짧은 소설을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읽었다. 내게는 아직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것은 아주 오래전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과 관련이 있다. 안타깝게도 뒤라스의 '연인'을 읽으며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기억들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실패한 사랑의 기억이다. 나는 그 때문에 여전히 불면증에 시달리며,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다. 그렇다. 어떤 사랑은 너무나 지독한 것이어서, 평생 잊히지 않기도 한다. 뒤라스의 ‘연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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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미성년자인 백인 소녀와 부자인 중국남자의 사랑이라니. 듣자마자 ‘롤리타’를 떠올릴지 모르겠다. 글쎄, 나는 이 소설이 롤리타와는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본다면... 적어도, '연인' 속 콜랑의 남자는 험버트같이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은 아니었다(이건 내 생각)고 말할 수 밖에. 아니, 콜랑의 남자에게선 사랑의 광기가 느껴진다고 수정해야겠다. '롤리타'의 험버트는 그냥 미ㅊ...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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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경우엔 양가휘라는 배우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영상으로 재탄생한 동명의 작품도 즐겁게 보았다. 1년 전 쯤, 신도림 씨네큐에서 '연인'을 재개봉 했고 나는 스크린 가득 채워진 두 사람의 모습을 감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어쩐지 관음적 태도였달까. 미묘한 기분이었던 건 분명하다. 물론, 너무 노골적인 성애장면 때문에 거북하다는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텍스트로만 접했을땐, 성애장면이 어차피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니까 별 문제 없었지만, 영화에서는...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어 버렸다. 어린 소녀와 성인 남자의 섹스라니. 요즘 같은 시대라면, 아청법에 걸리고도 남았으려나? 촬영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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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마지막은 긴 여운을 준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전화로 자신의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는 중국인 남자. 그는 과거 아버지가 20년 전 정해놓은 혼처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했다. 사실, 시간이 지났다고 달라지기야 했겠냐마는. 난 왜 이 부분에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 난 무려 태어날 때부터 혼처가 정해져 있는 남자와 결혼할 생각까지 했었지... 말은 이렇게 해도 눈에선 피눈물이 흐른다. 하하.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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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을 읽고 드는 생각은... 나도 이제 이별에 대한 소설을 써야겠다는 거? 과거 미화같은 거 하지말자는 거? ... 어차피 나만 힘들어하고 있는 거 다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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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넋두리가 될까봐, ‘연인’ 리뷰는 안하려고 했는데, 역시나 넋두리가 되어버렸다. (이번 리뷰는, 그래서 실패)
첫댓글 책 후기는 주관적인게 재밌죠. ㅎ
후기 잘 봤어요.
수연님의 연인에 대한 주관점은 ‘사랑’이네요. 제 경우는 ‘가족’이었구요. ㅎ
저는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을 보고 나면 엔딩크레딧 이후의 이야기를 conte로 남기곤 하는데요… 소설 연인의 conte는 사랑, 영화 연인의 conte는 가족이 주제였답니다. 댓글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