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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상상력의 놀이터 원문보기 글쓴이: 다림
새로운 세상, 즐거운 책읽기! 다림 세계 문학 017 독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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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실화와 작가의 경험이 빛나는 이야기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작품들을 해석력이 뛰어난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 ‘다림 세계 문학’ 의 열일곱 번째 이야기《기적의 섬으로》가 출간되었다.《기적의 섬으로》의 작가 클라우스 코르돈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 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해 1995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비롯하여 취리히 아동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어린이 책 작가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기적의 섬으로》는 독일 초등 학교에서 독후감이나 토론 수업 교재로 가장 많이 사용될 만큼 환경에 관한 메시지와 문학성을 겸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 클라우스 코르돈이 일본에 사는 토모코라는 소녀의 실화를 듣고 감동을 받아 구상한 작품이다. 일본의 공장 지대에서 자란 토모코는 오염된 환경에 의해 불치병에 걸리게 된다. 하지만 무인도에서 6주의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선물 받는다. 작가는 토모코에게 일어난 기적의 사건을 자신이 살고 있는 독일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창조해 내었다. 또한 자신이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얻은 세계 여행의 경험을 살려 기적의 섬으로 떠나는 여행을 좀 더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는 문학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자연의 품으로 떠나는 질케 가족의 환상적인 모험
이 책의 주인공 질케도 토모코처럼 공장 지대의 오염된 공기로 인해 불치병에 걸려 2년 정도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질케의 모습은 현재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이 오염된 도시에서 생활하고, 맞벌이하는 부모님 때문에 사랑 받을 기회가 적은 상황이다.
만약 우리라면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했을까. 질케의 부모는 질케가 남은 2년 동안 최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고자 한다. 그래서 질케의 소원에 따라 남쪽 바다로 배를 타고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다. 어렵게 장만한 집을 팔아 질케 가족만의 배, ‘브로이어 할머니 호’를 사서 모험을 시작한다.
여행이 시작되면서 질케는 늘 바쁘기만 했던 부모님과 매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지친 모습이던 아빠 엄마의 모습도 달라진다. 아빠는 파이프를 입에 물고 덥수룩하게 수염을 길러 멋진 선장으로 변신한다. 엄마 역시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활기찬 뱃사람이 된다. 아빠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엄마 품에 누워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 모든 상황은 그 동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질케 가족은 일상에서의 탈출하여 마음껏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이다.
질케네 가족은 제우스신의 모양을 했다는 크레타 섬을 지나 아프리카의 신기한 재래시장도 둘러 보고 수에즈 운하를 건너 따뜻한 바다 홍해에서 꿈같은 나날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천의 비밀을 가진 나라 인도,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의 문화들을 체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지도를 펼치고 질케 가족의 모험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독자들도 흥미진진한 세계여행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 환상적인 여행 속에도 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질케 가족은 위협적인 폭풍과 갖가지 시련을 이겨 내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모험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은 돈이나 명예보다는 가족의 사랑과 건강이라는 것을 작품은 힘 있게 말하고 있다.
또한 화가 수잔네 쉐베가 선보이는 자유와 여유, 신비로운 느낌의 일러스트가 질케 가족의 모험을 더욱 환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대체 고향의 공기에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죠?”
문학의 감동 뒤에 환경에 대한 자각을 남긴다!
질케 가족은 여행 도중 무인도에서 6주의 시간을 보낸다. 수많은 야자수, 초록으로 우거진 수풀, 투명해서 속이 들여 다보이는 물 속, 처음 보는 종류의 도마뱀들이 있는 동화 속 풍경 같은 섬이 질케 가족을 맞이한다. 순수한 자연 속에서만 지낸 후 질케는 어떻게 되었을까.
섬에서 생활하던 중 부모님은 문득 질케가 더 이상 기침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서둘러 자카르타에 있는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난 결과 자연 속에서 지낸 시간들이 질케의 병을 호전시켰다는 진단을 받는다. 결국 질케 가족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크레타 섬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로 한다.
의학의 힘으로도 치료하지 못한 질케의 병을 자연이 치유했다는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가 왜 자연을 다시 살리고 보호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있다.그리고 이것이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독자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낸단다. 처음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지. 하지만 금방 도를 지나치고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자연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단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나무와 맑은 공기와 깨끗한 강과 호수가 꼭 필요하거든.”
- 본문 중에서 -
질케 아빠 말처럼 인간의 편의만을 생각해서 만든 것들이 도리어 독약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을 해치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일이 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기적의 섬으로》는 인간이 앞으로 환경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야 할지, 자연이 얼마나 소중할지 되새겨 볼 수 있게 해 준다.
▶작가 소개
글쓴이 클라우스 코르돈
1943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북아프리카 등지로 여행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얻은 풍부한 경험들은 이후 코르돈의 작품에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 1973년 서독으로 이주한 뒤 어린이 책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많은 작품이 전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되었다.《망가진 시대, 에리히 케스트너의 생애》로 1995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비롯하여 취리히 아동 문학상을 받았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유리병 편지》《세 번째 소원》등이 있다.
그린이 수잔네 쉐베
1976년 독일 괴팅겐에서 태어났다. 카셀 예술대학과 브라운슈바이크 예술대학에서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공부했다. 쉐베는 자신의 그림에서 잉크, 수채화, 아크릴, 재료의 혼합 등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고 있다. 잡지와 교과서에 그림을 그려 왔다. 지금은 베를린에 살면서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 김소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독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동시통역사 및 번역가로 활동중이다.《한독영 경제용어사전》《한독영 축구용어사전》등을 썼으며,《한국 현대건축 비평》《영혼의 섬으로 떠나는 휴가》《강한 여성을 위한 셰익스피어》《우정을 말하다》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