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행정사무원 ◈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환자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환자들이 더 좋은 의료환경에서 더 좋은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간호사를 잘 서포터해줄 병원행정사무원이 필요하다. 일산현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안광호 기획실장은 어려움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해서 언제나 밝은 얼굴로 맞이한다.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보다 중요한 자리에서 그는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며 스스로를 빛내고 있다.
Q) 병원행정사무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A) 병원행정사무원이라고 하는 직업은 병원에서 진료와 진료이외의 다른 일들을 보조하고 진료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행정사무를 보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게 원무파트, 구매파트, 총무파트, 보험심사파트 정도로 나눌 수 있고, 제가 하는 일은 제가 근무하는 병원을 홍보하는 일이며 내부적으로는 관리자로서 각 파트의 업무에 대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파트들이 있군요. 파트마다 하는 일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원무파트는 환자를 만나는 업무입니다. 원무파트는 접수대에서 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진료비를 수납하는 부분과 내부에서 돈 이외의 부분들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원무파트에서는 하루에 발생된 진료비들을 병원에서 원칙을 정한 수가기준대로 받아서 오후에 그날 받았던 것들을 마감시키는 일을 하고, 환자의 개인적인 부분들을 해결하는 업무를 합니다.
구매파트에서는 의료소모품등의 장비를 구배하고 관리 하는 업무를 봅니다. 소비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주문을 받고, 재고를 관리합니다. 또 각 부서에서 물량을 신청 받고, 신청받은 물량을 수령해서 검수하고, 검수가 끝나면 다시 각 부서로 분배하고 이와 관련된 서류를 정리하는 것들이 주된 업무입니다.
총무파트의 경우 일반 회사의 총무과와 마찬가지로 인사, 노무, 회계부분들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는데요, 이분들의 경우 의학적 지식도 있어야겠지만 경영과 회계에 대한 지식이 중요한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보험심사파트가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의료현실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기준에 맞게끔 진료비를 청구하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환자분이 외래로 오실 경우 총 진료비가 100원이라고 하면 40원을 본인이 부담하시고 60원을 건강보험으로 청구하는데, 입원환자로 오실 경우엔 20원을 본인이 부담하시고 80원을 나라에 청구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떤 기준에 따라 청구하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들을 잘 정산하는 업무가 중요한 파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실장님께서는 이런 모든 업무를 총괄하시는 군요. 그 외에도 마케팅 업무를 하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A) 네. 제가 하고 있는 업무중에 가장 큰 업무가 바로 마케팅 업무입니다. 일단 환자가 없는 병원은 있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환자가 많이 찾아와야 매출이 일어납니다.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일들을 하는 것이 마케팅 업무인데,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병원을 PR하는 일을 합니다. 온라인 쪽에서는 키워드 광고나 매스미디어 광고를 통해 홍보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찾아오시는 환자들을 잘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일을 하는데요, 이러한 것들이 병원의 마케팅 업무입니다.
또 병원의 규모에 따라 마케팅 업무의 규모와 범위도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마케팅 수단 중에 행사라는 것은 중요한 수단인데, 대학병원과 같은 큰 병원의 경우 공개강좌나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의료봉사등을 기획하기도 합니다. 또는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 같은 때에 아이들을 위해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요. 이런 행사들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도 행정사무원의 일입니다.
Q) 그렇군요. 병원행정사무원은 업무범위가 굉장히 넓고 다양한 것 같습니다. 이런 병원행정사무원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이나 학과과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병원행정사무원이 되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이나 학과과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는 업무별로 도움이 되는 학과라든가 자격증이 있기는 합니다. 먼저 병원행정사라는 자격증이 있습니다. 저는 취득하지 않았고, 저희 후배들부터 생겼습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병원행정사무의 개별적인 사항들을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이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 취업에 보다 유리합니다. 또 의무기록사라는 자격증이 있습니다. 이 자격증은 대학병원에서 의무기록실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업무 볼 때 필요한 자격증으로 하나의 면허입니다. 전체적인 병원행정사무를 고려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취업하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서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병원 의무기록실이나 요양병원에 취업할 때 유리합니다.
또 학과과정 같은 경우 일하는 파트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지만 경영학을 잘 알고 있으면 업무를 수행하는데 유리합니다. 그래서 근래에는 병원행정사무를 배우는 학과들이 병원 경영학과라는 명칭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인데요, 병원경영학을 전공하면 유리합니다.
Q)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제가 이 일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법대 입학을 원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차선책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 때 당시 보건복지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셨던 아버지의 조언이 크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를 병원에 직접 데리고 가서 병원이 운영되는 제반 절차와 진료과정을 보여주시고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보건 분야는 그 필요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미래도 제시해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보건관련 분야로 진학하고자 결심했고, 졸업 후 병원행정사무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Q) 일을 하시면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보람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실제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다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그 어려운 사람들의 문제점을 어렵지 않도록 해결해 주는 것이 가장 즐겁고, 그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변호사나 의사들처럼 화려한 직업은 아니지만 그 이면적인 곳에 병원행정사무원의 도움이 없으면 환자들이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그런 환자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다른 병원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치료를 받았지만 진료비를 내지 않고 간 환자가 있었습니다. 장기간 입원했던 환자였기 때문에 진료비의 규모도 컸고 병원에서는 받아야 할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진료비를 받기 위해 그 환자의 집에 7-8번이나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자주 가다 보니 집안의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료비를 낼 수 없는 형편이었던 것입니다. 다쓰러져 가는 집이었는데, 환자는 이미 도망가고 없었습니다. 환자의 노모가 혼자 계시는데 허드렛일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일을 함께 도와드리며 진료비를 받기 위해 내부적, 외부적 노력을 했습니다. 결국 법률적 조치를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집을 자주 방문하면서 어려운 형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야 할 금액의 반 정도만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Q) 이 직업이 가지는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A) 가장 힘든 것은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급여수준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또, 의료법상 의료기관들을 대학병원, 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분류해 놓았는데 그렇다 보니 대학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들은 경기여파에 따라 올라갈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매스미디어가 발전되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일반환자들이 알고 있다는 점도 힘든 점입니다. 환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의료환경이 좋지 않아서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지원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 점들이 힘든 점입니다.
Q) 앞으로 병원행정사무원이 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이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람 만나는 걸 즐거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접 환자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생명과 관련된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꼼꼼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내성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일단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무원은 전면에 나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직업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세워주면서 자기는 도움을 주는 영역에 있는 직업입니다. 의사, 간호사의 진료를 받게 도와주면서 그들을 잘 서포터 해줘야 능력을 인정받습니다.
주연 보다는 조연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하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남들이 잘 되도록 도와주면 자기도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 자리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에 좋은 자리입니다.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한다면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일을 할 수 있지요. 때문에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은 후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잘 하고자 하는, 사람을 도와주고자 하는 적극성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만큼 좋은 일도 없습니다.
※출처: 워크넷 (http://www.work.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