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토론-초등학교 한자교육)
반대: 초등학교 ‘한자’ 교육이 아니라 초등학교 ‘한말글(국어)교육’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어휘력은 ‘한말글(국어)’을 잘 배워서 부려쓰는 힘을 기르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초등학교 ‘한자’ 교육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없다. 관계가 있다면 ‘한자’가 아니라 ‘한자말’인 것이다. 만약 초등학교 ‘한자말’ 교육의 강화라면 ‘한국어’보다는 ‘일본어’ 어휘력 향상 차원으로 넘어 가게 된다. ‘한자말’ 가운데 우리가 써 온 ‘한자말’은 많지 않고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으나 ‘일본말인 한자말’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강화는 (한)국어 어휘력 향상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지난 한 세기 이전 나라를 빼앗기고 말글마저 제대로 쓰지 못한 채로 지내온 탓에 그만큼 이제껏 쓰이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사전’이란 말의 곳간에 실린 낱말을 쓰지 않으면 그 낱말 셈숱이 아무리 많다한들 그 값어치는 볼품없게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한자가 아닌 한자말에 대한 지식조차도 아이들이 낱말의 뜻을 이해하고 유추하는 데에,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자말’을 있는 그대로 써 버리면 낱말 뜻을 마땅히 바르게 알고 쓰지 못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꼭 필요한 개념어와 각 학년에서 아이들의 수준에 적합한 낱말, 한자의 뜻으로 낱말의 뜻을 유추하기 쉬운 낱말들을 학생들이 어떻게 배워서 익혀야 할까? ‘한자교육’으로 쓸데없는 짐을 ‘학습노동’하는 아이들에게 큰 부담을 지워서야 되겠는가?
‘배움’의 바탕은 말과 글이라 그 말과 글을 듣고, 쓰고, 읽고, 말하면서 ‘한자말’보다는 한겨레가 써 왔던 ‘터박이 우리말’을 즐겨 써야 할 것이다. ‘터박이말’은 절로 쉽사리 익히고 널리 부려쓰면서 겨레말의 힘과 사랑을 모든 이가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다. 막힘보다는 틔움으로, 얽맴보다는 술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