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철학이 있는 질문 동시 부엉이를 만났다.hwp 32.00KB 책명- 철학이 있는 질문 동시집 『부엉이를 만났다』를 읽고 내가 좋아하는 저자 임창아 선생님의 철학 동시집을 읽었다. 그녀의 책 『담과 담쟁이와 고양이』동시집이 그렇듯이,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산문집이 그렇듯이, 그녀는 질문을 좋아했다. 톡톡 튀는 발상으로 질문들을 잡아내어 시 짓고 산문으로 버무린 책들을 내더니 이번에는 ‘휙’ 스쳐가는 질문들을 잡아 모아 또 한 권 동시집에 갈무리해 내었다. 『부엉이를 만났다』 책이다. 이 책에서 나는 그녀의 더 확산된 질문들을 만났고, 질문 54에 쓰인 <고독한 감자> 시를 읽다가 전율했다. “옳거니, 임창아 선생님의 시심 속 질문을 이 시에 꼭꼭 박아두었네!.” 감탄하며 선생님의 시가 깔고 있는 배경 속 질문에 풍덩 뛰어들었다. 선생님의 책 속 질문들은 <질문의 책> 저자 네루다의 책을 읽을 때의 느낌으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불쑥, 한 시인의 싯귀 한 줄로 이어졌다. “아침에 눈 뜨면/ 밭이랑의 고추모종처럼/ 밭고랑에 납작 붙어 종일 엎드린 기도로/ 손발 저린 슬픔을 거두어들이는” 정해영 시인이 읊은 할머니의 슬픔을 임창아 선생님은 검은 봉지 속에서 혼자 싹 피우고 있는 <고독한 감자>로 오롯이 세워 두었다.
<고독한 감자> 질문 54 감자에 싹이 날 때 검은 봉지 속 감자는 기뻤을까? 아팠을까? 무서웠을까?-
삶의 고단한 모습들을 애잔한 슬픔으로 바라본 시인의 시심들은 같을망정 시로 빚어낸 작품들은 오롯이 다른 모습으로 찬연하게 서 있지 않는가? “햐! 위대한 시인들의 대단한 시심이요. 눈길이어라.” 그래서 임창아 선생님의 이번 동시집은 ‘대구 지역 우수출판 콘텐츠 선정작’이라는 영광을 얻었나보다. <먼 곳> 질문 15 먼먼 하늘로/ 여행 떠날 거라는 할머니 하늘나라는 /얼마나 먼 곳에 있을까?- 하는 시를 위시해 선생님의 질문 하나 하나가 독자의 가슴속을 후벼 파고 들어앉는 가을 저녁 밤이다. 시인이여! 그대가 느낀 시심의 향연 속에 초대해주심에 감사하여라.
책명- 철학이 있는 질문 동시 <부엉이를 만났다> 저- 임창아 (대구 지역 우수출판 콘텐츠 선정작) 출- 학이사 어린이(펴낸이 신중현> 86쪽 독정- 2021년 11월 14일 <별> 질문 1 깜깜한 밤하늘은 무슨 숙제를 반짝 반짝 잘해서 저렇게 많은 별을 받았을까?
<지각대장> 질문3 개구리 애 또 지각했어? 말 안하면 벌칙으로 연못청소야. 개굴개굴 울지 말고 말해봐
<안마의자 >질문 11 안마하다 죽은 문어가 의자로 태어났나? 주물럭주물럭 기어오르고 덕지덕지 달라붙고
<교통사고> 질문 12 개미 렉카에 지렁이가 매달려 깜박이도 안 켜고 가네 속도위반 했을까? 신호를 어겼을까?
<먼곳> 질문 15 먼먼 하늘로/ 여행 떠날 거라는 할머니 하늘나라는 /얼마나 먼 곳에 있을까?
<먹이 찾다가 물개랑 눈 마주친 갈매기> 질문 16 물개야, 우리 둘 /누가 더 똑똑할까? 똑똑한 게 뭔데? 많이 아는 거라고?/그럼 얼마나 알아야 많이 아는 건데?
<여우의 진실> 질문 19 잡아먹지 않을거라고 /여우가 말했는데/거위는 믿지 않았어요 믿지 못하는 일은/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요?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할까요?/잠자코 기다려야 할까요?
<여우의 신상 털기>질문 21 주인 허락 없이/ 남의 포도 따 먹다가/ 포도에게 손가락 물린 여우 애기 들었나// 누구한테 들었어?/ 그 여우/ 몇 살인데? /어디 사는데?/ 어떻게 생겼는데?
<옷 가게 차린 양>질문 29 앞 가게 앞을/수탉이 자나갔어요?/ 이봐요 수탉씨!/당신은 왜/ 깃털 옷만 입고 다니세요// 지겹지 않은가요?/ 잘해 드릴 테니/스타일 좀 바꿔보세요// 부들부들한 털 옷 한 번 입어 보라니까요?
<연습>질문 31 사자가 되고 싶은 녀석은 아무도 마신 적 없는 공기 마시고 열심히 사자가 되는 연습을 했고
꽃이 되고 싶은 녀석은 아무도 마신 적 없는 향기 마시고 열심히 꽃이 되는 연습을 했지
너는 네가 되기 위해 어떤 연습 한 거니?
<샤워기> 고개 숙이고 뭐 생각하는 중이야?
<특징 >질문 37 갈기만 봐도 사자란 걸 알 수 있어 긴 코만 봐도 코끼린 걸 알 수 있어 쫑긋 귀만 봐도 토끼란 걸 알 수 있어
너는 무얼 보고 나란 걸 알 수 있니?
<흰 이>질문 47 모락모락 김 나는 / 밥 먹으려는데 반짝! 반짝! 반짝! 흰 이로 쌀밥은 /누구에게 미소 지을까?
배추 절이려고/바가지 가득 담긴/ 흰 이로 소금은/무슨 말을 할까요?
<고독한 감자> 질문 54 감자에 싹이 날 때 검은 봉지 속 감자는 기뻤을까? 아팠을까? 무서웠을까? <나가면서-책 머리 대신>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 <질문의 책>에서 시작된 질문의, 질문에 대한, 질문을 위한 질문으로, 좋은 답을 얻기 위해 좋은 질문, 재미있는 질문을 하며 궁금함, 호기심과 지식과 지혜를 두드려, 기발, 발랄, 우습고, 엉뚱한 새로움을 들여다보는 나만의 답, 상상의 더듬이를 펼치며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질문을 나남기며 닫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