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유기농업 이야기
한중열
8편 - 비료 이야기 2 [흡수원리와 보비력]
보비력과 관련된 양이온치환용량과 염기포화도 모두토양학에서 제일 어려운 용어이지만 알아두면 농사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1) 양이온치환용량(CEC=cation exchange capacity, Cmol+/Kg)
보비력이다. 대부분의 비료는 양이온들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양이온은 비료이고, 치환용량은 담는 그릇이라고 보면 된다. 2편에서는 간단히 설명했고,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그림과 같이 부식이나 점토는 음이온이라는 교질물(음이온 덩어리)이고 그 주변에 양이온 흡착이 되어 있는 모습이며,
뿌리(점선)의 오른쪽에 양이온은 부식과 점토가 보유하지 못한 양이온 비료와 음이온 비료들이다.
점토가 음이온이기 때문에 같은 음이온은 붙잡지 않고 밀어내는 지남철 원리와 같다.
그렇다면 뿌리는 과연 어떤 비료를 먹을까?
좌측의 점토가 붙잡고 있는 비료와 우측의 토양용액에 녹아있는 비료 중에서 무었을 흡수할까?
답은 모두 먹는다.
① 좌측 점토에 흡착된 양이온 비료는 뿌리가 먹고 싶은 비료를 선택해서 흡수할 수 있는 것이며,
능동적인 흡수(삼투압에 의한 적극적 흡수)로써, 편식하지 않게 하고 농작물을 건강하게 생육하게 하는 비료이며, 유실도 잘되지 않는다. 이렇게 유기물 부식과 점토가 많을수록 음이온 양이 늘어나면서 보비력이 커진다.
작물의 뿌리는 양이온을 흡수할 때 흡수되는 양이온만큼 같은 양의 수소이온[H+]과 치환(교환)하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뿌리가 수소와 비료를 바꾸는 것이고, 양이온치환(교환)용량이라는 용어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게 되면 뿌리는 양분을 흡수하면서 토양의 수소이온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이 되면 토양은 수소이온 증가로 점차 산성화로 진행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토양은 완충능력이 뛰어나 금방 산성화되지는 않고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며, 보비력이 큰 토양일수록 더 늦게 진행되고, 모래토양(사토)은 빨리 진행이 된다. 그래서 매년 꾸준히 퇴비 등의 비료를 넣어 주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② 우측의 토양용액에 녹아있는 양이온과 음이온은 무작위로 흡수되는 소극적 흡수라고 한다.
이때 흡수되는 음이온 비료는 일반적으로 전체 비료의 약 5% 미만에 불과하지만, 선택적 흡수가 아니고 무작위로 흡수하기 때문에 질소 등의 화학비료를 많이 주었을 경우 비료의 편식과 과다 흡수로 병이 유발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식이나 점토에 보관되지 못한 비료성분이 많은 것은 토양관리에 바람직하지 못하며 모래가 많은 토양에서 많이 발생이 된다.
또한 이러한 비료는 비닐하우스에서 염류집적의 원인 물질이 되기도 하며, 비가 많이 오거나 물을 많이 주면 지하로 흘러 들어가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보비력이 높은 토양을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2) 염기포화도
양이온은 크게 두 종류이다. 아래 표와 같이 양이온은 산성과 염기성(알카리성)으로 나누어진다.
이 중에 산성을 나타내는 양이온은 대부분이 수소이온이다. 그래서 수소이온의 많고 적음에 따라 산도(pH)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양이온 중에 염기(알카리)성은 Ca⁺⁺ , Mg⁺⁺ , K⁺ 이온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래서 염기포화도를 계산할 때 다른 이온들은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다.
염기(칼슘, 마그네슘, 칼리) 종류가 토양 속의 비료 중에 제일 많은 양을 차지하게 되며, 수소이온과 더불어 토양의 산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양(+)이온 | 산기(산성) ⇨ H⁺, Al⁺⁺⁺ |
염기(알카리) ⇨ Ca⁺⁺ , Mg⁺⁺ , K⁺ , NH₄⁺ , Na⁺ , 미량요소 일부 |
♠염기포화도(%) = 치환성염기량(K+Ca+Mg등) / 치환성양이온 총량(CEC) x 100 ⇨ 전체 양이온치환용량에 대한 염기성 양이온 합의 비율 산성이온[주로 H⁺ ] 40% 이상은 산성토양 = 염기성이온이 60% 이하 산성이온[주로 H⁺ ] 20% 이하는 알칼성토양 = 염기성이온이 80% 이상 |
또한 이 염기류의 대표가 되는 칼슘, 마그네슘, 칼리가 길항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비료인 이유도
토양에 제일 많이 있기 때문이며, 이 칼리, 칼슘, 마그네슘의 균형 잘 구성되어야 좋은 토양이며,
그 구성비율은 [칼리 : 칼슘 : 마그네슘 = 1 : 5 : 2]이고 작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 정도의 균형이면 좋은 토양이다.
본래 옛날처럼 유기물 퇴비 위주로 농사를 지으면 자연적으로 이 균형이 유지가 되는데,
화학비료 특히 복합비료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또한 농부가 자기 마음대로 비료를 주면서 이러한 토양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고 길항작용으로 새로운 유형의 병들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다음 9편은 “토양의 산도(pH)에 대한 내용이고, 산도에 맞춰 재배작목을 선택해야 한다”라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