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일 블로그에 올린 '일출과 떠나가는 배'라는 저의 막시에 대해 극소수의 지인들께서
뭔가 알듯 모르겠다는 비난(?)과 함께 의미를 물어보셔서 막시에 대한 막해설을 올립니다.
일출과 떠나가는 배 (해설) (2024.7. 12)
오늘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이 아니다.
어제 죽은 자에게는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란 시간이었고
오늘 태어난 아기에게는 신비로운 첫 햇살을 맞이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푸른 바다가 밤새 태양을 잉태하였다가 출렁이는 파도 위로 태양을 밀어 올리듯
엄마의 평화로운 자궁이란 호수 속에 잉태된 아기는 엄마의 격랑처럼 이는 고통과 신음 속에
세상을 가르는 울음소리로 화답하며 태어난다.
눈부신 태양의 빛이 우리에게 닿는 시간, 8분 17초
그래서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8분 17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환상과도 같은 것들 (지금 내가 본 것이 본 그대로가 아닌 것처럼)
이렇게 태어난 순간부터 알 수 없는 우주의 섭리 속에
우리 인생은 닿을듯 닿지 않는 희망 (오는 것에는 이미 오고 있지 않은 것...)과
끝이 보일듯 끝나지 않는 절망 (가는 것에는 다 지나가지 않은 것...)을 오고 가며
숙명처럼 지금, 여기의 환상 속을 헤매여야만 한다.
그러한 인생의 여정에서 어찌 한 두 번의 방황과 좌절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 방황과 좌절이 두려워 자신을 스스로의 굴레 속에 묶어둔 채 세상에 나아가기를 꺼려하겠는가?
우연인듯 필연으로 기적처럼 태어난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나만의 작은 기적들을 만들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일출을 등에 업고 항구를 떠난 배는 또한 일몰을 등에 업고 항구에 돌아온다.
이처럼 일상의 파도를 헤쳐 가는 배처럼 매일 매일 힘든 세파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 가능한 것
환상처럼 8분 17초의 과거만을 보며 살았던 인생의 끝에서는
그토록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과, 그리고 모든 것들과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비우고 덜어내어 가볍고 맑아진 영혼으로
먼지가 되어 그 곳으로 돌아간다.
그 곳은 유율의 순간의 오차도 없는 곳
떠날 곳도, 되돌아 갈 곳도 없는
텅 빈 하나가 되는 곳
블로그 동영상에는 음악과 함께 원 시와 해설을 번갈아 띄워 놓았습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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