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온새미 대안학교 민보령입니다.
처음 온새미학교에 입사했을 때를 떠올려 봅니다.
20대 청바지에 숄더백을 맨 모습이었습니다.
젊었고, 자유분방하며, 처음이라 낯설지만 의욕 넘치는 교사였습니다.
지금 여전히 청바지에 숄더백을 맨 모습으로 13번째 봄이 찾아왔습니다.
온새미에 입사하여 앞자리가 2번 바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생의 1/3을 온새미와 함께 하는 동안 이제는 학교 밖에 있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현재의 온새미학교가 여기에 있습니다.
6명의 선생님이 여전히 계시고, 50여 명의 학생들이 여전히 이곳에 있습니다.
여전히 하루하루 시끌벅적한 거실과 '선생님~'부르며 사랑방으로 들어오는 학생들, 2층 계단에서 뛰어 내려오다 '조심하지~'소리 듣는 학생들, 수업을 듣다 '선생님~화장실 잠시만요' 이야기하는 학생들... 아이들은 바뀌었지만 생활하며 나누는 대화는 그리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 청바지에 숄더백을 맨 모습을 하고 있듯이...
하지만 뒤 돌아보면 13년 동안 온새미 대안학교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7박 8일의 도보여행이 인도. 네팔 여행과 유럽여행으로 진화하는 동안 온새미 학교는 부산교육연구소에서 더부살이를 시작으로 구 목욕탕 명륜동 학사에서 지금의 구서동 4층 건물로 이사하였습니다.
시싯골에서 집에서 싸 온 반찬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학교 주방에서 주방선생님께서 해 주시는 식사로, 다시 지금의 급식 전문 업체의 점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점심시간 산책이 마라톤과 철인 3종으로 그리고 개교 초반 중학생들이 앉아서 치던 풍물이 고등학생들의 설장구, 북춤, 선반으로 질적 변화를 하였습니다.
물론 좋은 변화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우리는 크로 작은 변화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였으므로 결론적으로 모든 변화가 다 좋은 변화라 믿을 뿐입니다.
가끔 부모님들로부터 이런 말씀을 듣곤 합니다.
'우리 애가 온새미에 와서 이상해졌다' 좋은 의미일 때도, 때로는 나쁜 의미일 때도 있습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우리 애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단지, 학교는 그 변화를 인지하고, 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옆에서 응원할 뿐입니다.
13년 전의 온새미도.... 현재의 온새미도...
팬더믹 이후로 사회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의 탄생이 생활문화 전반을 바꾸었듯 chat GPT의 탄생은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온새미 학교 또한 그에 걸맞은 변화를 맞이하겠지요.
학부모님들 덕분에 항상 변화를 인지하고, 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생각합니다.
늘 온새미학교를 믿어 주시는 부모님들께 이 공간을 빌려 다시 한번 더 감사 인사 전합니다.
2023년 3월 봄에 드립니다...
첫댓글 우와 선생님~~ 인생의 황금기를 온새미와 함께 하고 계시네요 ^^*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