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윤기
출연: 김지수(정혜), 황정민 (작가)

사랑, 할 수 있다는 희망 속삭여 본다... 이젠 행복해질 거라고
자신의 일만큼이나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체국 여직원 정혜... 직장에서 멀지 않은 그녀의 작은 집엔 TV
홈쇼핑으로 사들인 물건들, 아파트 화단에서 주워온 어린 고양이가 그녀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것들은 그녀만의
작은 세상이 된다.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을 것 같은, 실제로 아무도 찾지 않는, 일요일 오후…. 고양이와 발장난하며 베란다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듣는 시간이, 정혜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일생에서 요즘이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혜에게 어린 시절이란, 한 손엔 연필과 다른 한손엔 담배를 들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엄마의 조용한 모습과
어린 정혜로선 감당하기 힘들었던 기억뿐.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그늘이었던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은 삶이
그녀에게 남긴 상처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멀게만 느껴지는 기억의 편린들일 뿐,
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래도 기억이 삶을 엄습함을 느낄 때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 여자 정혜에게, 어느 날… 그녀의 마음을 흔드는 사랑이 찾아온다.
마침내 그에게 용기 내어 말하는 정혜... "오늘 저녁, 저희 집에 오셔서... 같이 식사하실래요?"
이제, 서서히 시작되는 그녀 마음속 동요…. 비로소 시작되는... 행복, 해질 수 있다는 희망...














외로움과 상처에 따뜻한 위로를 보내는 감성 영화
1. 당신을 닮은 그녀 이야기
자명종 소리, 출근, 일과 후 동료들과의 맥주 한잔, 고양이, 혼자 앉는 식탁...
놀라울 정도로 공감 가게 그려진 여주인공의 소소한 일상 풍경.
그 속에서 은근하고도 가슴 저리게 스며드는 외로움의 정서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 <여자, 정혜>.
이 영화는 따뜻한 시선으로 ‘평범 속의 특별함’을 탁월하게 포착해냄으로써 우리에게 진정한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출근길에 한번쯤 마주쳤음직한 어떤 여자, 내 친구의 모습 같기도 하고 어쩌면 바로 나의 모습과도 닮은 여자 정혜.
이 작품은 그녀처럼,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내면을 지닌 이들에게 보내는 연서이기도 하다.
2. 상처를 보듬는 따뜻한 위로의 시선
15세와 29세 여름, 정혜에게 일어난 일들은 삶이 그녀에게 남긴 상처다.
이상하리만치 평화로워 보이는 그녀의 일상... 그리고 엄마가 죽은 지 1년이 되어가는 시간 속에서 불러들이는
과거의 슬픈 기억들...
하지만 그 외로움과 상처를 그리는 감독의 시선에는 따스함이 담겨있다.
특히, 그녀의 외로움과 슬픈 기억이 서서히 번져가고 깊숙한 상처의 울림으로 되돌아오는 순간, 마음이 울컥해지는
진한 여운과 가슴 먹먹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3. 기적 같은 사랑의 가능성, 그 놀라운 파장
살아온 시간만큼의 기억과 삶이 남긴 상처를 품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정혜에게도 미처 다독이지 못한 채 묻어 둔 상처가 있다. 그 상처로 인해 ‘사랑’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외롭게
움츠려들곤 하는 정혜. 그녀에게 봄의 따스한 바람처럼 한 남자가 다가서면서 정혜의 내면에 의미 있는 파장이
일기 시작한다.
사랑의 가능성은 작지만 소중한 기적을 불러일으킨다. 신선한 변화의 기운, 상처를 마주 볼 수 있는 진정한 용기,
스스로를 향한 위로, 그리고 이젠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 <여자, 정혜>가 전하는 이야기이다.
한국영화에 가치와 의미를 더하는 진실하고 소중한 영화
1. 세계 영화인들이 매료된 김지수, 그녀의 재발견
'영화가 끝난 뒤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는 배우의 연기‘, ’관객을 집중하게 하는 흡입력 있는 배우‘ 등.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여자, 정혜>의 상영 이 후, 김지수의 연기에 대한 세계 영화인들의 놀라움과 찬사가 이어졌다.
선댄스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선댄스 필름 가이드’는 ‘마술 같은 최면의 힘을 지닌 놀라운 배우’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촬영기간 내내 심도 깊고 정확한 캐릭터 분석과 작품에 대한 감성적 이해, 그리고 성실성으로 제작진을 감탄시켰던
그녀. 넘치거나 모자람 없이 한국영화에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2. 1m의 시선. 100% 핸드헬드 촬영
보기 드물게 섬세한 시선으로 정서에 밀착하는 영화 <여자, 정혜>의 많은 미덕은 핸드헬드에 있다. 1m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정혜와 가장 가까운 누군가의 시선으로 그녀를 들여다보며 감정의 진폭에 따른 정서적 흐름을 지켜보게 된다.
미동이 있는 듯 없는 듯, 카메라는 인물에 다가가서 상처와 외로움, 사랑을 그리워하는 순간의 흔들림,
그리고 서서히 시작되는 감정의 동요까지 포착해 낸다.
때론 무심하게, 때론 호기심으로, 하지만 따뜻한 애정의 시선으로 인물에 집중하게 하는 <여자, 정혜>의 핸드헬드
촬영은 새로운 시각적, 정서적 체험을 제공한다.
3. 부산, 선댄스, 베를린... 세계로부터의 뜨거운 관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뉴커런츠상(최고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수상, 영화제 최고의 이슈로
떠오른 <여자, 정혜>. 부산에서의 첫 상영이후 깐느, 베를린, 선댄스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이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국내외 평론가들과 해외로부터 ‘보편적인 소재와 정서를 고유한 감성으로 그린 섬세한 연출력’,
‘온화하게 매혹적인 영화’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현재, 선댄스 경쟁과 베를린 포럼 외 카를로비바리, 도빌아시아 영화제, 홍콩, 스위스,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초청 등
해외로부터의 뜨거운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4. 여자 감성의 절묘한 만남! 이소라 신곡 [바람이 분다]의 뮤직비디오로 제작.
이소라의 6집에 수록된 [바람이 분다]와 <여자, 정혜>가 진한 여자 감성의 뮤직비디오로 만났다. 이는,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서로의 정서에 매료되어 전격 합의된 것. 사랑에 대한 슬프고 외로운 기억과 상처에 대한 단상을
담은 이소라의 음악과 만난 <여자, 정혜> 뮤직비디오는 외로움, 상처, 사랑을 풍부한 감성과 가슴 저린 서정성으로
전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편취급소 여직원 정혜(김지수)의 건조하고 생기 없는 삶에서, 차츰 변화해
가는 모습을 그린 심리 드라마. 평범한 여자가 느끼는 상처에 대한 기억과 새로운 사랑으로 변화하는 내면을
그린 이 영화의 여주인공 캐릭터는 우예령 작가의 단편소설 <정혜>에서 따왔다고 한다. 감독은 “평범한 사람이 뭔가
희망을 향해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당초엔 강성연이
영화에 데뷔하는 작품으로 소개되었는데, 서태화가 상대역으로, 명계남이 고모부 역할로 나와 결국에 살인에까지
휘말리는 이야기로 알려졌으나, 출연진이 교체되고 결말부도 변경되었다. 안방 드라마 스타 김지수가 이 영화로
첫 데뷔를 하고 있으며, 상대 역에 황정민이, 그리고 고모부 역은 이대연이 연기했다. 최초 제작사는 필름북이었으나,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을 제작했던 LJ필름에서 제작했는데, 개봉 후 평가는 엇갈렸다. 제55회 베를린
영화제 넷팩상(NETPAC)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