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예술의 최고 걸작
알함브라 궁전 Palacio de la Alhambra
'알함브라Alhambra'라는 말의 원뜻은 '진홍색 보석'으로
'붉은 궁전' 또는 '붉은 요새'를 의미한다.
이 궁전은 이름의 의미처럼 가톨릭 교도들이 즐겨 썼던 돌보다는
붉은 흙을 그대로 드러내어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를 내며, 외부에서 보이는
단조로운 사각형의 평범한 성벽들은 궁전 내의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다.
알함브라 궁전은 나스르 왕조 궁전, 카를로스 5세 궁전, 여름 별장인 헤네랄리페
그리고 알카사바로 나뉘어 진다.
알바이신의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바란 본 알함브라 전경
알카사바 Alcazaba (城砦)
'오직 한 분, 알라만이 승리자다'라고 새겨 있는 포도주의 문을 경계로 하여
알함브라 성 안은 나스르 왕조 궁전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지와
군사 요새인 알카사바로 양분되어 있다.
알카사바는 알함브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분으로, 9세기에 로마 시대의
성채 자리에 무어 인이 쌓은 것이다. 기독교 국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아랍 세계의
군사 기술이 결집된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병영 터
우물인가 했더니 지하감옥으로 쓰던 곳이란다.
벨라의 탑 위에서니 그라나다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벨라의 탑에서 내려다 본 카테드랄
그라나다 함락 이후 1518년부터 이슬람 사원 자리에 건설을 시작하여
1704년까지 공사가 계속되었지만 탑 부분은 아직까지 미완성인,
다양한 양식이 혼합된 카테드랄이 눈길을 잡는다.
카를로스 5세 궁전
1526년에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5세가 신혼 여행 중 알함브라 궁전에
머물렀을 때 건설하기로 결심한 궁전이다.
카를로스 5세는 꼬르도바의 메스키타에 카테드랄을 신축하는 등 건축을 즐기던 왕으로,
미래 스페인 제국의 수도가 될 그라나다에 새로운 궁전을 원했다고 한다.
사각형의 외부는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핼한 르네상스 양식으로 되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원형 궁전이 나오는 특이한 구조이다. 건물안은 1526년
맞추카(1490~1550)로 하여금 이탈리아풍으로 궁전을 짓게 하였다.
정문 양쪽 기둥밑에 있는 부조는 '헤라클레스의 기둥'을 조각한 것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30m의 원형 중정이 나오고, 그 중정은 32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진
2층의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다. 카를로스 왕이 짓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미완성으로
한 때 투우장으로도 사용했다고.
궁전 원형 내부는 음향 효과가 좋아 매년 여름 철, 그라나다 음악제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중정 바닥 한가운데 짙은 색으로 만든 원圓안에 서서 노래를 부르면
놀랍도록 공명共鳴이 잘된다.
1층 기둥= 도리아식 (기둥의 맨 윗부부을 눈여겨 볼 것) 2층 기둥= 이오니아식
1층은 '두 자매의 방'의 오리지널 문을 비롯해 알함브라 궁전 내에서 발굴한 유물을 비롯해
그라나다 시내의 저택들을 허물면서 수집한 유물들이 전시된 알함브라 박물관,
나스르 왕조 궁전의 입장 시간을 기다리는 표정들이 즐겁다
나스르 왕조 궁전
우리가 보통 알함브라 궁전이라 부르는 이 궁전은 단일건물이 아니라,
메스아르 궁과 코마레스 궁 그리고 라이온 궁으로 된 복합체이다.
* 메스아르 궁 Mexuar
.
궁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분으로
행정과 사법을 집행하던 곳. 이름하여 '정의의 방'이다.
당시 행정은 곧 정의를 세우는 일이었고 이 일을 주관하는 자는
바로 알라신이라고 믿었다.
정의의 방 천정은, 원래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들어
알라의 지혜가 곧바로 통하도록 했었다.
기하학적인 도안과 나무, 화초를 추상화한 도안과
'알라만이 승리한다' 등 알라의 위대함을 기리는 내용으로 장식된 벽면을 보며,
멕시코의 비평가 '프란시스코 데 이사카의 詩'를 떠올린다.
'그라나다에서 장님이 되는 것만큼 더 큰 형벌은 없다'
북쪽에는 알바이신을 전망하는 황금의 방이 있는데,
이곳은 왕궁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대기실로 이용되었다.
나그네들을 안내해 주던 가이드도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 코마레스 궁 Comares
궁전의 중심부로 각국 대사의 알현과 접대가 이루어 지던 곳이다.
아라야네스 사각 정원의 잔잔한 수면 위로 코마레스 탑이 드리우면
어느새 코마레스 궁전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 된다.
코란은 인간의 육체를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금한다. 따라서
알함브라 궁전 내에도 섬세한 세공의,
기하학에 기초한 곡선으로 장식되어 있다.
빛과 어둠이...
* 라이온 궁 Leones
코마레수 궁을 지나면 '라이온의 안뜰 Patio de los Leones'이 있다.
남자는 오직 술탄만이 들어갈 수 있는 하렘(harem)이다
통치자의 부인들, 첩, 시녀와 환관들이 거주했다.
*harem : 이슬람 국가들의 집에서 여자들이 분리되어 기거 하던 곳
예전에는 물시계 구실을 한 라이온의 분수
라이온의 분수에서 시원한 물을 내뿜는 이 안뜰은, 예전엔 온갖화려한 꽃들이 만발하여
마치 꽃무늬 융단처럼 보였다고 한다.
라이온의 안뜰에 면하여 3개의 방이 있다.
안뜰의 남쪽에는 아벤세라헤스의 방 이 있고 동쪽에는 제왕의 방이,
그리고 북쪽에는 라이온의 안뜰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두 자매의 방이 있다.
‘아벤세라헤스 방’에는 끔찍한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이슬람 왕국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던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한 청년이 후궁과 사랑에 빠졌는데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가문에서 이를 술탄에게 일러바쳤다. 경쟁 세력의 참소를 받아들인 술탄은
연회를 구실로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청년 36명을 초대하여 모두 죽여버렸다고 한다.
방 안에 낭자한 피가 라이온의 분수를 통해 안뜰까지 퍼져서 이후로는
아무도 이 방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자매의 방
두 자매의 방은 왕비가 거처하던 곳으로
똑같은 모양의 대리석 두개가 깔려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 자매의 방'의 벽면은 빛의 사각지대라 아주 어둡다.
아치형 창문으로 들어온 빛은 곧 천정으로 건너가고, 높낮이가 서로 다른
벌집 구조의 천장은 빛을 실내에 골고루 전해준다. 어둡던 벽면은
그제서야 살며시 미소짓는다.
5,000개나 되는 벌집 모양이 모여 아름다운 천정을 만들었다
두 자매의 방에서는 창문을 통하여 아름다운 ‘린다라하 중정'이 내려다 보인다
물이 귀한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온 이슬람인들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을 낙차를 이용하여, 모든 정원에
연못과 분수를 만들고 나무와 꽃을 가꾸는데 사용하였다.
워싱턴 어빙의 소설 ‘알함브라 이야기(1860년)’가 없었다면
알함브라 궁전은 그라나다에 있는 하나의 낡은 성으로 남았을 지 모른다.
어빙은 바로 이 방에 기거하며 ‘알함브라 이야기’를 집필하였다.
'린다라하의 발코니(The Mirador of Lindaraja)'는 여느 망루처럼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낮고 작은 공간에 불과하지만, 이슬람 시대 백성들의
주거지역이었던 알바이신의 하얀집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집시들의 동굴 주거지인 '사끄라몬떼' 언덕도...
여름궁전 헤네랄리페는 크지 않다. 아니 알함브라 궁전은
어디에도 크다는 느낌을 주는 건축물은 없다.
무어 왕조의 건축술은
섬세함으로 거대함을 감싸안았다.
1492년 1월 2일. 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왕 보압딜은
왕궁의 열쇠를 카톨릭 왕국의 공동왕인 페르난도 왕과 이사벨 여왕에게 넘겨주고
울면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어 아프리카로 떠나갔다.
북아프리카 베르베르족 출신의 타리프가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이베리아 반도로 진군해 왔던
711년으로부터 시작된 이슬람의 스페인 지배는
781년만에 드디어 막을 내렸다.
알함브라 궁전은 ‘알함브라의 추억’이라는 클래식 기타곡으로 유명하다.
프란시스코 타레가(Francisco Tarrega, 1852-1909)는 스페인의 작곡가이자 기타연주가로
모던 기타의 아버지라 부른다. 눈이 잘 안보여 더 기타에 정진할 수 있었다는 타레가는 마드리드 컨서버토리에서
작곡과 기타를 공부했다. 바하 베토벤 등의 음악을 기타로 편곡하여 순수 클래식 기타의 선구자인 겸이다.
‘알함브라의 추억’은 타레가가 알함브라 궁전의 정경이 그대로 묻어나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한껏 살린
기타를 위한 독주곡으로 작곡했다. 트레몰로의 빠른 주법과 아르페지오의 저음을 섞은 아름다운 멜로디는
기타주자들이 즐겨 연주함은 물론, 사라 브라이튼 같은 가수들이 노래로 불러
또 다른 정감을 표현한 옛 궁전의 추억을 담은 듯한 느낌을 준다.
세고비아는 타레가와 비슷한 시대를 살며 타레가가 시작한 집시들의 플라맹고 기타에서
클래식의 기타음악을 구출한 구원의 손으로 추앙받는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노래 가사
흥망의 역사를 품안에 고스란히 간직한채
온화함을 머금고 서 있는
나의 소중한 알함브라여.
네 안에선 많은 사랑이 피어나고
창가에 스미는 달빛만이 어루만져 주고 있는
가여운 알함브라여.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 속에 너의 꿈은 빛나고
달빛만이 너를 위해 노래하고 있구나, 말없는 알함브라여.
망국민을 위해 설움의 눈물을 흘리며 사랑과 죽음 속에
어느덧 평화의 싹을 틔우고 있구나,
나의 사랑스런 알함브라여.
오래 전 보았던 달빛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언덕 위에 태양처럼 빛나고 있구나, 알함브라여.
나는 알함브라를 꿈꾸노라, 나의 사랑스런 알함브라여.
첫댓글 야아아아~ 꿈 같은 궁전이네요.. 단 하루라도 살고파요.. 너무 멋지네요.. 이민혜 선생님..최고!!!
정말 꿈의 궁전이네요.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의 무늬는 한폭의 추상화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울까요
예술적인 궁전의 문양이 경이로울 정도네요. 꿈의 궁전이란 말이 절로나오네요.
미암님. 갑사 올라가는 길에 제 주머니에 듬뿍 넣어주셨던 군밤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어요. 가슴 속에...
알 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라는 음악이 들려오는듯 합니다. 감미롭다 못해 황홀한 음악이죠^^ 좋은 그림 잘 감상했습니다.
트레몰로의 가녀린 떨림이 좋아서 참 많이 들었지요.
정말 아릅답네요. 이담에 꼭 한번 가봐야지ㅋ
꼭 가보세요. 이슬람 문화와 카톨릭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라 다른 어느 곳보다 여행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어요.
두고두고 꺼내 보겠습니다. 그 정원 어딘가에서 감나무를 보았는데, 서양에서의 감나무가 신기 했습니다. 저는 하찮은 것들에 관심이 더 많으니 원 참 ...
맞아요. 저도 어느 정원인가에서 감나무를 본 것 같아요. 관심을 가지고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내년 여름에 다시 스페인을 갑니다. 마요르카 섬으로 가서 바로셀로나까지 배 타고 간 후 스페인 동북부 지방을 여행할 예정입니다.
감사,.,...ㅎㅎㅎ
감사합니다.
빛과 어둠이 만들어 내는 작품세계가 실제보다 더 사색적입니다.
동감입니다. 바쁘신데 댓글까지 달아주시고... 님의 환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