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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면 결혼을 못하는 한국 사회의 병폐가 해마다 깊어지고 있다. 실업율의 증가와 경기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결혼 비용은 남녀가 모두 1억원 이상을 소비하는 등 천문학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연인들이 결혼을 앞두고 비용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초혼 연령도 30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세태는 결국 불임세대의 증가를 낳고, 저출산 문제에 원인을 제공하게 되면서 급기야 국가적인 이슈로 치닫고 있다. 이에 상조매거진에서는 국내 결혼문화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웨딩 시장의 대안을 알아봤다.
자금 부담 느껴 결혼 포기 세대 늘어
낮은 임금, 불안한 고용 등에도 경기 여건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결혼 비용은 1억원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4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전국 18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결혼한 이들 중 남성의 평균 결혼비용이 약 7545만원, 여성은 약 5226만원을 결혼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
로 드러났다.
결혼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지난 2009년 미혼남성 69.8% 대비 67.5%로 떨어졌고, 미혼여성 63.2%에서 56.7%로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에 대해 남성의 87.8%는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꼽았고, 여성의 86.3%는 결혼비용부족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또, 미혼남녀 중 남성의 40.4%, 여성의 19.4%가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해 경기 불안과 과도한 결혼 비용이 가치관에도 상당 부분 영향이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미혼 남녀의 경우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더욱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성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비율이 25.8%, 미혼여성은 13.3%에 불과했다. 비혼 주의 등의 원인으로 이들이 중요하게 제시한 것은 결혼 여부, 성별에 관계없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안정된 직장을 가지기 어려워서’, ‘결혼생활을 유지할 정도로 수입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녀의 경우 역시 비혼을 고집하는 이유로 ‘집 장만 등 결혼비용이 너무많이 들어가서’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는 특히, ‘낮은 소득’, ‘안정된 직업’, ‘주거 및 결혼비용’ 등이 결혼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 판단된다. 실제로 결혼을 계획했다가 연기한 경우는 미혼남성의 8.2%, 미혼여성의 5.6%이었다. 결혼을 연기한 주요 이유로 미혼남성의 24.3%가 낮은 수입을 꼽았고, 이 밖에 보금자리 장만(12.5%), 실업 상태(10.4%)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혼여성의 경우 18.8%가 집장만 이외의 결혼 비용이 여의치 않다고 답했고, 14.1%가 상대방의 낮은 수입, 12.9%가 결혼에 따른 각종 의무와 역할의 부담스러움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이처럼 상당수의 남녀가 결혼을 늦추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막대한 결혼자금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한국결혼문화연구소의 자료를 토대로 살펴보면 전체 결혼 비용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신혼집 마련으로 지난 2000년에는 평균 약 4600만원을 지출했으며, 2009년에는 약 1억 2000만원으로 대폭 상승, 지난해에는 2억원 대까지도 치솟았다고 밝혔다.
신혼집 마련에 이어 혼수 평균 비용이 1414만원, 결혼식 1053만원, 예단 829만원, 예물 837만원, 신혼여행 454만원, 약혼식과 함들이 비용이 141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고비용 문화 해소 노력 기울여야
오늘날 젊은 세대의 결혼이 비용상의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으로 오게된 까닭은 우선 국내 경기의 악화다. 고용이 줄어 실업자의 수가 늘고, 부동산 가격도 치솟아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자그마한 아파트 한 채가 억 단위를 넘어선다.
여기에 번듯한 신혼집 마련을 결혼의 필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오랜 전통 등도 더해져 이를 감당하기가 벅찬 현실이다. 또 이러한 고비용 결혼 문화에 편승한 일부 웨딩 컨설팅 업체의 횡포도 극에 달한 상황이다. 최근 결혼을 앞두고 30대가 넘은 나이에도 양가 부모님의 재산에 상당부분 기대게 되는 ‘캥거루족’의 탄생도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결혼 문화 자체의 문제도 크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임금이 대부분 적어 결혼 이후 남성의 수입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 또 종종 가정을 꾸리기 위해 맞벌이를 제안하는 경우 과거에 비해 신장된 여성의 권위를 내세워 이를 거부
하는 사례도 목격돼 쉽게 마음을 합쳐 생활하기가 버거운 현실이다.
예단과 같은 오랜 전통도 그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다. 원래 예단이란 결혼을 앞두고 신랑신부가 양가에 들러 가정을 이루게 해줘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은 비단을 전달하는 것에서 출발한 전통 문화다. 이후 90년대에 이르러 예단은 수저,그릇, 이불 등 실생활에 필요한 현물을 주고받는 형태로 바뀌었다가 오늘날엔 현금이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여기에 억 단위의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임금을 축적하는 남성에 비해 자금 사정이 풍족하지 않은 일부 여성의 경우 ‘꾸밈비’라는 명목을 추가해 남성으로부터 명품가방 등의 추가적인 지출을 요구하고 있어 남성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자발적인 이유로 결혼에 대해 체념하게 되는 젊은 층이 늘면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면서 “경기 악화 등 국가적 차원에서 해소되야할 문제는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지만 결혼 문화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노력은 기울여야 하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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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형 결혼, 대안은 무엇인가
수입이 줄어들면 생활을 고려해 지출도 함께 줄이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결혼만은 불경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높은 수준의 조건이 요구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세태에 따라 최근에는 고비용 결혼 풍토를 벗어나 예단을 과감히 생략하는 등 실속형 결혼을 추구하는 예비부부의 수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혼을 앞두고 예단을 생략하기로 결정한 한 예비부부는 “집과 혼수 등 정말로 필요한 재화를 마련하는 데에만 수어 년이 걸리는데 이미 변질된 전통까지 고수해가면서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겠냐”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오가는 예단의 비용을 알아보니 500만원부터 많은 경우 3000만원 대까지 천차만별이어서 형편에 맞춰 간소한 결혼식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신혼집 마련 외에 상당한 경비를 필요로 하는 품목은 예단 외에도 예물, 신혼 여행까지 다양하다. 결혼식 당일 주요 구성품인 ‘스드메’도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선 예비부부와 마찬가지로 알뜰 결혼을 추구하는 새로운 세대가 출현함으로써 이들이 찾는 대안으로 먼저 웨딩 박람회를 꼽을 수 있다.
웨딩 박람회는 수 십 여개의 웨딩 관련 업체가 모여 상품을 판매하거나 소개하는 장으로 짧은 동선으로 다양한 견적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비교에 용이하다.
또, 스드메를 비롯해 각종 웨딩 관련 구성품들을 한 곳에서 모두 만날 수 있어 시장의 동향 등 각종 정보를 파악하기도 좋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필연적으로 찾게 되는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비용이 가장 높은 성수기를 피해 각종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비수기 결혼도 알뜰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웨딩 업계에서는 비수기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경쟁에 치열한 모습이다. 그랜드 힐튼 서울 웨딩팀에서는 7월부터 9월 사이에 하객 300명 이상의 결혼식을 예약하는 경우 음료 할인, 스페셜 메뉴 특가, 2부 연출비 50%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7, 8월에 진행하는 예식의 식사 및 음주류를 1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5월부터 8월 사이에 예식을 올리는 예
비 신랑, 신부를 위해 스페셜 메뉴, 무료 특전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선보였으며, 그랜드 하얏트 서울 웨딩은 2014년까지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웨딩 예약 및 웨딩을 진행하는 고객에 한해 모든 전세계 45개국 하얏트 호텔 또는 리조트에서 허니문 무료 숙박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전문성, 경제성 두루 갖춘 상조웨딩 각광
고비용 결혼 문화의 해소를 추구하는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상조업체를 이용한 결혼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웨딩 컨설팅 업체가 예비부부가정한 예산안을 토대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각광받았다면, 상조상품은 컨설팅 업체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경제적인 장점을 더한 획기적인 상품이다.
스드메를 비롯해 결혼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패키지로 구성한 상조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예비부부의 시간을 절약하고, 선불식 할부거래를 통해 상품가를 매월 일정액으로 나누어 지불함으로 써 비용의 절약도 용이하다.
아직 장례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보다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장례수요가 한계에 이를 때를 대비해 상조상품의 영역이 보다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욱 많은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상조웨딩을 통해 결혼식을 치른
A씨는 “오랜 기간 장례상품 위주로 운영을 해 온 까닭에 웨딩상품의 완성도가 낮을 것이라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존재하나 전문웨딩플래너를 통한 세심한 서비스는 물론 최신 유행을 지향하는 웨딩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행사를 치러 만족도면에서도 탁월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상조상품은 미리 상품가를 할부로 납부하는 가운데 향후에 일어날 물가인상에 대한 불입금의 추가요구도 없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