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22
비와 바람이 혼신의 힘으로 엮어낸 자연의 예술
알치스의 아치형 암석들은
인간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의 아름다움과 경이를 보여준다
부드러운 사암들이기에 가능했을 이 바람의 조각품들은
세월 속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가고
언젠가는 바람에 흩날리며 사라져 가겠지만
지금 이대로의 모습만으로도 우리에게 더 할 수 없는 감명을 주고
아름답다, 놀랍다는 경탄 외에
더 이상의 분석적 감흥을 허용하지 않는다.
1박 2일동안 1500km를 달렸던 모뉴먼트와 알치스의 추억.
시속 100mile(150km)로 10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운전하는 이 살인적 여정은
대자연이 가져다 주는 마법적 끌림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85세의 삼촌은 70대의 조카들에게
진정한 서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하루 10시간의 운전도 마다하지 않고 잠을 쫒아내며 달렸다
되돌아보면 매우 위험한 일정이었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은
삼촌의 이민으로 인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친족간의 안타까움이 스며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970년대 한국인의 미국 이민 역사는
그야말로 눈물과 배고픔의 역사이다.
온갖 하층민의 직업과 인종적 냉대 속에서 살아야 했다.
나를 안내해 준 삼촌의 삶도 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겠지만
이제는 어엿하게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고
성공적인 자녀들의 자랑스런 아버지 노인이 되었다.
모뉴먼트와 알치스 국립공원 방문은
엔텔로프의 실망으로 인해
자칫하면 흑역사로 남을 뻔 했던 미국 서부여행의 추억을
황홀한 대자연과의 만남이라는 또다른 무늬로 채색해주었다.
이젠 내가 새로운 여정으로
삼촌이 배풀어 준 여행의 추억을 되돌려드려야할 때이다.
아마 라오스가 될 것 같다.
첫댓글 멋있고 아름답다.
고희를 넘긴 너가 하루 10시간 운전을 해서 보고 싶은 것을 보았으니 멋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나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