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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천년평화(武林千年平和)의 대계(大計).
<정천무맹(正天武盟).>
강남무림(江南武林)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백도무림의 총화,
한데 차츰강남무림에 암운(暗雲)이 깔리기 시작했으니...
쿠쿠쿠...!
사해마군도(四海魔群島)의 북진(北進)!
환우팔성천의 하나로써 해(海)의제왕(帝王)인 사해마군도는
마침내 북진을 시작했다.
수로침략! 장강(長江)을시발점으로 강남무림을 침공하는 선단(船團),
대선단(大船團)! 수공(水攻)에 관한사해마군도의 힘은 무적이었다.
남해칠십이마군도(南海七十二魔群島)를 통일한 신비(神珌)의 여제(女帝)
사해모후(四海母后)-!
사해마후(四海魔后), 또는 사해신후(四海神后)라고도불리우는 신비여인.
그녀는 바다와 물(水)의 정기를 받은 여인이었다.
그녀는 바다의 전힘을 이끌고숙원인 중원진출을 꾀했다.
피(血)...
수로(水路)는 온통 피로 물들었다.
정천무맹은 속수무책...
육전(陸戰)에서는 유리했으나 수전(水戰)에서는 그야말로 연전연패였다.
성천혜봉(聖天慧鳳) 단목자령 -!
지혜가 하늘을 뒤덮는다는 여제갈인 정천무맹의 소맹주조차 속수무책이었다.
흔들리는 강남무림,
마침내 수로(水路)를 빼앗긴 강남무림은 발이 묶인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 * *
<정천무맹(正天武盟).>
강남무림의 하늘(天)! 거대(巨大)한 무맹의 총단은 자금성을 방불케 했다.
성곽의둘레만도 근 백여 리, 고루거각이 하늘을 찌른다.
-중원팔대세가(中原八大勢家).
-구파일방(九派一幇).
그들이 자진하여 팔대가신(八大家臣)과 십무맹수천(十武盟守天)을 맡은
무림의절대성역(絶代聖域)-
지금 정천무맹은 조용했다.
<정천각(正天閣).>
정천무황(正天武皇) 단목천후가 거처하며 강남무림을 관할하는 중지(重地).
“...!”
“...!”
지금 하나의 흑오목(黑烏木) 탁자를 가운데 두고
오 인(五人)이 마주앉아 있었다.
일녀사남(一女四男), 이들이야말로 정천무맹의 모든 것이었으니...
여인, 이제 십 칠팔 세쫌 되었을까?
일신에는 자의(紫衣)를 걸친 두 눈의 현령스러움이 가히 봉황 같은 여인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용모,
그러나 그녀의 전신에서 흐르는 고결함으로 감히 마주보기조차 어렵다.
누군가? 이 소녀는...?
말해 무엇하랴, 바로 정천무맹의 여제갈인성천혜봉 단목자령이었다.
상좌(上座)에 앉은 백발은염의 노인(老人)
, 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숙연함과존경심을 품게 하는 기품을 지니고 있다.
눈(眼), 그의 노안에는 우주(宇宙)가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했다.
일신에는 눈부신 백의(白衣),
바로...
-정천무황(正天武皇) 단목천후(丹木天侯).
그가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나머지 삼 인(三人), 그들은 각기 불도속(佛道俗)의 인물이었다.
즉,대정삼무상(大正三武相)인 불성(佛聖), 도신옹(刀神翁), 천기자(天機子)였다.
무림의살아 있는 성자로 추앙받던 그들이 스스로 몸을 낮추어
정천무맹에 헌신한 것이었다.
문득, 눈썹이 기이한 갈색인 천기자(天機子)가 입을 열었다.
“맹주, 아무래도 더이상 사해마군도를 두고 볼 수가 없소이다.
물론... 맹주의고심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
단목천후는 여전히 침묵을 지킨다.
“아미타불...!”
불성(佛聖),
당대 소림장문(少林掌門) 천혜선사의 사백조(師伯祖)로서
당금 무림의최고배분자인 불성이 무거운 입술을 뗀다.
“아미타불... 조만간 결단을 내려 주셔야겠소이다.
더욱이 지금 묘강(苗疆) 쪽에서도심상치 않은 기운이 일고 있으니
만약 그들의 힘을 합친다면...”
불성은 상상도 하기 싫은 듯 고개를 숙인다.
그의 계인(戒印)이 박힌 이마에는혜광이 감돌고 있다.
묘강의 암운(暗雲), 그것은 또 하나의 적신호였다.
환우팔성천의 하나인독천(毒天)-
살황천독림(薩荒天毒林),
그곳에서 은연중 심상치 않은 공기가 흐르고있슴이
정천무맹에 보고된 지는 이미 오래다.
하나, 정천무황 단목천후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안다. 하나 본맹의 칠할을 기울이면 사해마군도를 막을 수 있지만...
그다음에는... 어떤 힘으로 암흑마계의 가공할 마력(魔力)을 막아낸단 말인가?'
단목천후, 그렇다면 그는 이미 암흑마계의 출현(出現)을 알고 있단 말인가?
단목천후는 고뇌에 찬 눈길을 창 밖으로 돌린다.
하늘도 제 빛을 잃고 서서히 검붉은석양 속에 어둠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문득, 그는 다시 시선을 삼무상(三武相)에게돌렸다.
“세 분의 우려, 모르는 바는 아니오. 하나 세 분은 아셔야하오.
지금의 중원전체뿐만 아니라 차후의 정세까지도 염두에 두셔야 함을...!”
그의 음성에는 무거움이 잔뜩 어려 있었다.
“세 분은 알 것이오. 아득한 상고무림부터 내려오는 이대무국(二大武國)의 전설을...
하나...”
“...?”
“...!”
“그것은 전설이 아니었소. 이미 그 중 하나인 암흑마계가 출현했소!”
“허...억!”
“아니...!”
삼무상의 안색이 대변했다.
“뿐만 아니라... 천 년 전 사라졌던... 아수라성전까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소!”
“옛...?”
“그...그럴 수가...!”
“오오... 아미타불...!”
삼무상의 안색은 흑빛이 되고 말았다.
어찌 잊으랴!
암흑마계와 아수라성전의 이름을?
그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저주를...
그들은 비로소 알았다.
정천무황 단목천후가 그 동안 왜 사해마군도의 침공에도
정천무맹을 출동시키지 않았는지를...
실상, 정천무맹의 힌재 힘만으로도
사해마군도와 살황천독림을 막으려 한다면 가능한 일이었다.
하나, 그후(後)에는...?
끔찍했다.
그 누가 있어 그 전설의 두 마세(魔勢)를 막겠는가?
“그 동안 천축(天竺)에서 일어났던 혈겁(血劫)과
은밀히 움직임을 보이던암류(暗流)에 대해 조사한 결과
그것이 암흑마계와 아수라성전의 발호임을알아냈소이다.
그러기에 본인은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던 것이었소.”
그랬었던가?
한데, 아수라성전이라니? 어떻게 그들의 발호를 알아냈단 말인가?
그것은 커다란 의문이었다.
문득, 무림의 여제갈 단목자령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 ”
“... ' ”
중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향했다.
무림제일의 지혜(知慧)를 소유한 여인, 그녀라면...
“그래, 어떤 방법이냐?”
단목자령은 신비한 눈을 사르르 굴리며 말했다.
“그것은 먼저 하나(一)를 버려야만 가능해져요. 이른바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에요.”
“고육...지책?”
단목자령은 차분한 옥음으로 이었다,
“우선... 장강(長江)을 포기해야 해요.”
“뭐... 뭣이?”
“그... 그것은... 강남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
중인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그렇다. 장강!
곧 중원의 젖줄이요, 강남의 발이 아니겠는가? 한데 그러한 장강을포기하라니...
단목자령의 음성은 확신에 차 있었다.
“무림천년 평화의 대계(大計)는 장강을 버림으로써 시작돼요.
대(大)를 위해서소(小)의 희생은 피할 수가 없어요.”
“무림천년 평화의 대계(大計)!”
“그...그것은 무슨...?”
삼무상의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무림최고의 배분의 그들은 바로 단목자령의공동사부였다.
그러나, 이미 그녀의 초인적인 지혜에 두 손 든지 오래였다.
그러기에절대적으로 그녀를 신뢰했다.
“허... 어! 그래 그것이 무엇이더냐?”
단목천후조차 탄성을 지르며 궁금한 듯이 물었다.
단목자령은 지혜로운 눈을깜박이며 이윽고 대계(大計)의 입을 열었다.
“할아버님 말씀대로 이대마문(二大魔門)이 나타난 것은 기정사실이에요.
그러므로만일 사해마군도와 본맹이 부딪친다면 결과는 뻔해요.
강남무림은 말릴 수 있을거예요. 그러나 이 이후의 일은 어떻겠어요.”
“...!”
“...?”
“최소한 본맹의 오할의 힘은 줄어들 것이고 막대한 타격을 입을 거예요.
동시에환우팔성천 중 하나인 사해마군도는 사라질 거예요.
하나 현재 묘강의 살황천독림도심상치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그들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요?
만일 그들이또다시 침공한다면...
본맹은 아마 회생불능의 타격을 입게 될 거예요.
결국...
그로인해 환우팔성천 중 삼천(三天)이 자멸하게 될 거에요.”
“으음...!”
“....”
중인들은 너무도 논리정연한 말에 신음을 발했다.
단목자령은 말을 계속했다.
“환우팔성천의 하나인 천축의 대불연화사가 무너졌어요.
그것은... 정보로 미루어암흑마계의 짓이 분명해요.
그토록 간단히... 팔대무천 중 하나를 멸망시킬 힘은가히... 고금미증유에요.
그로 미루어... 암흑마계의 힘은 최소한 환우팔성천 중
사천(四天) 이상의 힘을 합쳐야만 상대할 수 있을 거에요.
더구나...”
단목자령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말했다.
“암중(暗中)에 가려져 있는 아수라성전.
천 년 동안 힘을 비축하고 있던 그들의 힘은완전 미지수예요.
최소한 그들은 이미 중원의 네 곳에 분전(分殿)을 설치하고있어요.
그 일전의 힘만 해도... 가히 무적이에요.”
“으... 음!”
삼무상의 얼굴에는 침통한 기색이 가득 어렸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을 아껴야 해요.
결코 사해마군도와의 일전에 전력을 소비할수는 없는 거에요.”
단목자령의 말에 삼무상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단목자령은 문득 혜안을 빛내며말했다.
“하나 그렇게 암울한 것만은 아니에요.”
“...?”
“...?”
“뜻밖의 변수가 있어요.
본맹의 팔대가문(八大家門) 중 사천당가(四川唐家)에서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그곳에 최근 정체불명의 신비인들이 집결하고 있다는소식이 있어요.
저는 그들이 틀림없이 이대마문 중 아수라성전의 인물이 아닌가생각해요.”
“...!”
“...!”
단목자령은 계속하여 말했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한 가지 계책을 세웠어요.
이른바... 어부지리(漁父之利)를노리자는 거예요.”
“어부지리...?”
“즉,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는 사해마군도로 하여금 장강(長江)을 내어 줌으로 하여
그들이 승승장구, 장강을 상승하여 사천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에요.”
“아...!”
“오오...! 묘책이로다...!”
삼무상과 단목천후의 입에서 마침내 감탄성이 터져나왔다.
“저에게는 그들이 영문도 모르고 싸우게 할 수 있는 묘책이 있어요.
또한 그들이싸우는 사이...
저는 무림천년평화의 대계를 위해 한 사람을 포섭하려고 해요.
그만포섭한다면... 이번의 대혈겁은 틀림없이 종식될 수 있을 거예요.”
“...?”
“한 사람이라니...?”
중인들의 얼굴에는 모두 커다란 의혹이 떠올랐다.
그렇다.
백도(白道)의 태양이라는 정천무황조차도 해결하지 못하는 대혈겁을
대체누가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정말 커다란 의문이었다.
이윽고, 단목자령은가히 신비할 정도로 아름다운 옥용에
기이한 웃음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아실 거에요. 최근에 한 마리의 용(龍)이 강북무림에 나타났다는 것을...
그는강북의 패자인 천년마궐의 소천이면서
전 마도인(魔道人)들에게 깊은 정감과 신뢰를받고있는 젊은 거룡(巨龍)이에요.”
“...?”
“실상 그는 천년마야 담비우를 능가할 무공을 지녔다는 소문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기질과 능력은 이미 천하를 위진시키고 있어요.
그 증거로...”
단목자령의 옥용이 흥분한 탓인지 문득 노을처럼 붉어졌다.
그녀는 눈빛을 유난히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그는 대초원(大草原)의 패자로서 중원을 넘보려 했던
태양천화궁(大陽天火宮)을굴복시켜 버렸을 뿐만 아니라...
천축의 대불연화사가 붕괴된 후
천축오천축국(五天竺國)의 연합이 암흑마계에 멸망되기 직전...
그의 도움으로 천축이다시 소생했어요.
뿐만 아니라..”
“...!”
“...!”
“역시 여인천하를 부르짖던 북해(北海)의 북천빙설궁도 그의 손으로 들어가버렸어요.
또한... 사(邪)의 본산이라 일컬어지던 혈환사령성(血幻邪靈城)도
그가뛰어듬으로 인해 내란이 진압되고 그는 그곳의 구세주가 되었어요.
그 일로 인해그는 놀랍게도 이미 팔대무천 중 사천(四天)을 얻었을 뿐 아니라
천년마궐까지합치면 오천(五天)이 그의 수중에 들어간 셈이에요.
더구나 중요한 것은...
그가단신으로 암흑마계와 당당히 맞서고 있다는 점이에요.”
단목자령의 긴 말이 끝나자, 중인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부르짖고 말았다.
“흑룡왕!”
단목자령은 침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사람이에요.
만일 그를 끌어들어 정천무맹과 힘을 합친다면...
이번의대혈겁은 방지할 수가 있을 거에요.”
“...!”
“으... 으...음!”
중인들은 모두 무거운 신음을 발했다.
흑룡왕! 이미 그이름은 귀가 따갑게 무림을떨어울리고 있었다.
단목천후는 무겁게 입을 멸었다.
“그가 설마... 이미 오천(五天)의 힘을 장악하고 있을줄이야..!”
놀라움은 컸다.
환우팔성천이 어떤 곳인가?
그 중 일천의 힘만 해도 능히 천하를움직일만 하지 않은가?
그런데, 약관의 한 미청년이 혼자서 오천을 얻다니...
실로고금미증유의 일이 아닌가?
그때, 천기자가 문득 이의를 제기했다.
“한데... 그런 인물이 굳이 우리와 손을 잡으려 하겠느냐?”
그러자, 모두 염려와 의문의 빛을 띠었다.
단목자령은 문득 입가에 고혹적인 미소를흘리며 슬쩍 머리칼을 쓸었다.
그 순간, 삼무상은 그만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성천혜봉 단목자령은 평소에는 극히고결했다.
그녀가 일부러 미태를 짓자 그만 그들 은자들도 아찔한 육감을 받고 만것이었다.
“호호... 들리는 말에 의하면 흑룡왕은 몹시 여색(女色)에 약하다고 해요.
그간 그가벌인 여인행각만 해도 실로 놀라울 정도에요.
그런 만큼 호호... 그에게 접근하는방법은 바로...”
순간,
“안된다!”
문득, 단목천후가 일성을 터뜨렸다.
찌르릉...
장내가 떨어 울렸다.
“아미타불...”
삼무상은 그만 안색이 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은 안 것이다.
단목자령의이른바 무림천년 평화의 대계(大計)란...
바로 무림제일지화(武林第一智花)인성천혜봉 단목자령 그녀 자신의 희생,
바로 그것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일대(一代)의 재녀(才女)- 중원이여 아는가? 그녀의 숭고한 마음을...?
* * *
한 영웅(英雄), 세상이 그를 이렇게 부른다.
-천년마야(千年魔爺).
마도천년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기록되는 중원마도의 대부!
“허허헛...! 그 녀석, 날이 갈수록 겁없이 커가는구나.”
담비우는 천마지존각(天魔至尊閣)에서 연발 날아드는 보고를 접하며
만면에 넘치는웃음을 한시도 뗄 수가 없었다.
그의 소식 때문이었다.
일친마왕군림단(一千魔王君臨團)을 대동하고
대초원의 패주태양천화궁을 정벌하러 떠난 이후,
속속 날아드는 소식은 그 얼마나 대견하던가?
태양천화궁의 접수, 혈환사령성 병탄, 천축(天竺) 오천축국(五天竺國)과
암흑마계와의 싸움을 평정한 것...
그야말로 그간 단우비헌이 한 일은 천년마야
자신이 일백 년 간 이룬 일보다 몇십 배나 더 찬란한 것이 아닌가?
더더구나...
“헛허... 녀석, 염복이 터졌군. 그 많은 계집애를 모두 한 몸에 품었다니.”
그렇다.
태양천자 칠천룡(鐵天龍)의 손녀 철미라(鐵美羅)를 위시하여
혈환사령성의적봉미희 예설란,
어디 그 뿐인가? 오천축국왕(五天竺國王)의 다섯 공주(公主)
거기에다, 여인지궁인 북천빙설궁의 쌍빙화(雙氷花)인 화사빙(花思氷),
화사운(花思雲) 자매,
그녀들을 그는 모두 자신의 여인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아닌가?
“헛허... 정말 일세의 바람둥이로군. 허허...
그 아이들을 모두 맞아 들인다면
머지않아... 힛헛... 내 수염이 손자녀석들의 재롱에 남아나지 않겠는 걸?”
천년마야 담비우, 그는 그처럼 즐거운 공상을 하고 있었다.
반면, 천년마궐(千年魔闕)의 일각(一角)에서는...
* * *
한 인간, 그는 야망(野望) 때문에 악마에게 양심을 팔아먹은 인간이다.
밤(夜),
“헉....헉헉...
“하아... 아... 기(奇)...”
무슨 소리인가?
<혈옥전(血玉殿).>
천년마야의 세 기명제자 중 둘째인 혈옥대제 사천기(史天奇)가 거처하는 곳,
그곳에서 음탕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흐흐... 두고 봐라. 머지않아 천년마궐은... 나 사천기의 것이 될 테니까.”
“하아... 당신은... 무서운 사람이에... 하악...”
“흐흐... 계획은 완벽하다. 그들과 손을 잡은 이상... 실수는 없다.”
이 무슨 소리인가? 그렇다면? 이 인간은 반역을 꾀하고 있단 말인가?
“흐흐. 당분간 마전(魔殿)의 힘을 빌릴 뿐이다.
흐흐... 그 후에는...”
“하아... 모든 것이 당신 뜻대로 되나요?”
“그럼...흐흐.. 소수미후, 그 계집까지도.지금은 단우비헌, 그 놈에게 홀딱빠져 있지만,
흐흐... 네가 도와만 주면...”
“흐응... 역시... 당신은 내게 그... 환락미령초(幻樂迷靈草)를 얻으려는 거죠?”
“후후...그렇다. 그것으로 화예란(華藝蘭), 그 계집을..
우선 내 것으로 만들것이다.”
“흐응... 이 몸은요?”
“후후.. 팔화(八花), 너는 지금은 천화미환궁(天花迷幻宮)의
이십사요화(二十四妖花)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머잖아 너를 궁주로 만들어주마...”
“하악... 정...말...?”
“크크... 물론... 허억...”
음모를 꾸미는 두 남녀, 남자는 천년마야의 둘째 제자요,
여인은 천마십부 중천화미환궁의 여제자였으니...
과연... 이 음모는...? 또 그들의 배후에 있다는마전(魔殿)은 또 무엇인가?
* * *
쿠쿠쿠-!
혈파(血波)가 번진다. 장강(長江)이 피로 물들었다.
파죽지세(破竹之勢)! 이 한 마디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해마군도(四海魔群島)는 거침없이 진격해 들어갔다.
가끔, 소수의 공격이 있었으나 그것은 정천무맹이 아니라
지방에 있는패자(覇者)들이 대항해 온 것이었다.
하나, 그것은 이란타석(以卵打石)에 불과한것이었으니...
몰살(沒殺)!
사해마군도에 대항하는 문파들은 개미 한 마리조차남기지 않고 몰살되었다.
강남무림인들은 절규(絶叫) 했다.
-정천무맹이여... 강남의 수호자인 그대들이 침묵을 지키다니...!
성천혜붕 단목자령의 고초를 알 리 없는 강남무림인들은
정천무맹에게서 등을돌렸다.
하나, 힘(力)이 모자랐슴에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천무맹은 침묵으로일관했다.
아울러, 사해마군도는 급속도로 강남을 잠식해 들어갔으니..
* * *
사천(四川)-
장강(長江)의 발원지(發源地)는 청해(靑海)이나
배로 갈 수 있는 곳은사천(四川)에서 끝난다.
그 다음부터는 소선(小船)만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은수로(水路)였기에,
사해마군도의 대선단은 급기야 중원(中原)을 가로질러
사천(四川)에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중원을 횡단한 사해마군도, 그들의 사기는 충천해 있었다.
거의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밀고 들어온 그들이었기에 자만심은 하늘을 찔렀고,
호기는 장강을 뒤덮을 정도였다.
개중에는 성급하게 강북(江北)의 천년마궐마저치자는 자들도 있었다.
하나, 알까?
정천무맹이 대(大)를 위한 계책으로 곱게 보내 주어서 여기까지 왔슴을?
그리고 사천에서 자신들이 온 것보다 더욱 엄청난 세력과 맞부딪치게 됨을?
* * *
밤(夜), 미인(美人)의 눈썹같이 곱게 휘어진 편월(片月)이 잔광(殘光)을 흩뿌리고...
아울러, 장강(長江)의 물결은 월광(月光)을 받아 금빛 폭포수를 이루며 도도히흘러갔다.
조용한 밤(夜), 물고기도 잠들고, 산새들도 제 집을 찾아 짝을 품고
조용히 눈을감으며 잠을 청하는 그런 밤이었다.
한데,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라는 인간은
자연(自然)의 조용한 사색을 가만히놔두지를 못하니...
대선단(大船團)!
천어 척에 이르는 엄청난 수효의 대선단이 삼삼오오 어울려
일렁이는 물결에 제 몸을맡기고 있었다.
사해마군도(四海魔群島)!
바다(海)의 제왕(帝王)이라 자부하는 사해마군도가
사천(四川)에 이르러 돛을 내리고 있었다.
자축연을 베푼 듯 강변의 모래사장에는여기저기 술통이 나뒹굴고 있다.
산재하여 제멋대로 술에 곯아 떨어져 잠을 즐기는사해마군도의 인물들...
사위는 짙은 침묵이 앙금처럼 내리깔려 있었다.
한데 그때였다. 돌연,
스스스스...!
들릴 듯 말 듯 희미한 파공음이 암흑을 가르며 전진해 오고 있지 않은가?
이윽고, 어둠 속에서 신형을 드러내는 백영(白影)들,
암흑(暗黑)과 선명하게대조되는 흰 백의(白衣)를 걸치고 있는 괴인영(怪人影)들...
선자불래(善者不來)라,
아마도 좋은뜻으로 나타난 것 같지는 않았다.
여기저기서 번뜩이는 창(槍), 칼(劍),도(刀)...
그것들은 월광을 받아 악마의 이빨처럼 빛나고 있었다.
문득,
스르르르...
미끄러지듯이 숨소리를 죽이며 백의인들은 다가들었다.
대략 오백(五百)에 달하는 숫자,
한 가지 공통점은 그들 모두 왼쪽 가슴에흑룡(黑龍)이 수놓아져 있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들이 누구이기에...?
그들이 십 장 안까지 접근해도 술취해 곯아 떨어진 사해마군도의 인물들은
조금도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선두의 음침한 인상의 칠순 노인이 손을 번쩍 쳐들었다.
그러자, 뒤따르던백의인들은 모두 품 속에서 한 가지씩의 물건을 꺼내들었다.
길쭉한 한 자 크기의죽통(竹筒),
앞 부분은 벌통 같은 구멍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손잡이인 듯한길쭉한 젓가락 같은 것이 죽통의 뒤에 달려 있었다.
백의인들은 죽통의 입구를선단이 운집해 있는 곳으로 겨누었다.
그러자, 옆의 선두에 있던 백의노인이 앞으로손을 내리쳤다.
순간,
푸슈- 우우-!
핑-! 화르르르르...!
엄청난 섬광이 일시에 죽통에서 뿜어나오며 선단으로 떨어져 내렸다.
가공할화기(火氣)를 동반하며...
순간,
화르르르르... !
수백 척의 배에 화염(火炎) 덩어리가 치솟고...
“앗! 뜨거워!”
“불이다! 불-!”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져 있는 사해마군도인들은 질겁을 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어디냐? 어디...”
“으-악-!”
첨- 벙!
순식간에 장강 위는 아수라지옥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 순간,
“쳐-랏!”
선두의 백의노인은 신형을 날리자,
“크크크-!”
“죽여랏-!”
백의인들은 괴소를 터뜨리며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해마군도들을 덮쳐갔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불에 쫓기어 여기저기로 몰려간 그들은
불의의 기습을 받고물 속으로 처박히기 시작했다.
“크-악!”
“적이닷-! 으-악!”
“적의 침임... 크- 아-악!”
“앗! 뜨거... 으- 아- 악!”
불에 타죽는 사람, 백의인들의 공세에 핏물을 토하며 배에서 떨어져 내리는 사람,
우왕좌왕하며 몰려다니다 깔려죽는 사람... 그야말로 처참 지경이었다.
도살(屠殺)!
그렇다. 이것은 인간도살이었다.
무인지경(無人之境)과 같이 처참한도살을 감행하는 백의인들...
누구인가?
“크-아-악!”
“으-악!”
장내는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장강(長江)의 짙푸른 어느덧 시뻘건 혈수(血水)를하류(下流)로 이동시킨다.
“무슨 일이냐?”
사해신후(四海神后)는 바깥의 아우성 소리에 잠을 깨며 소리를 내질렀다.
휘익-! 털썩!
그녀의 교갈이 터지자 바깥으로부터 한 소녀가 다급히 뛰어들었다.
십 오륙 세쫌되어 보이는 시녀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더듬더듬 말했다.
“신후님! 큰일... 밖에 적(敵)이 침입... 배가 불타고..”
그녀의 더듬거리는 말에 사해신후는 코웃음을 쳤다.
“흥! 감히 어떤 놈들이!”
사해신후는 으스스한 살광(殺光)을 흘리며 신형을 날렸다.
쐐액!
섬전같은 신법(身法)이었다.
사해마군도는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침입자들이 오백밖에 안되자, 그들은 한편으로불을 끄며
다른 조는 침입자들을 맞아 싸우기 시작했다.
“크- 아- 악!”
“으- 악-!”
그러나, 침입자들의 무공은 한결같이 가공했다.
사해마군도인들은 사력(死力)을 다해막았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때,
“멈춰라!”
십 이 인(十二人)의 노인이 뛰어나오며 대갈을 터뜨렸다.
사해마군도인들은 그들을 보자 더욱 용기백배하여 덤벼들었다.
바로 남해칠십이대군도(南海七十二大群島)의 도주들이었다.
그들이 출현하자 선두에서 지휘하던음침한 노인이 신형을 뒤로 날리며 대갈을 터뜨렸다.
“모두 퇴각하랏!”
그러자,
“크크크... 다음에 보잣!”
백의인들은 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신형을 날려 사라졌다.
“멈춰랏-!”
남해칠십이대군도의 도주들은 그들의 뒤를 쫓았다.
하나, 강변에는 어른 키를 덮을듯한 갈대숲이 무성하게 자라고있었다.
그러니 제아무리 천하의 무적 무공을 지닌그들이라 할지라도
어찌 바다(海)에 빠진 바늘(針)을 찾을 수 있으랴.
“이... 이럴 수가...!”
사해신후 어수련(魚水蓮), 그녀의 안색은 하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눈에서는새파란 살광(殺光)이 줄기줄기 뻗어나오고, 급기야,
“으드득! 어떤 놈들인지 모두 상어밥을 만들고 말리라!”
이를 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나찰을 연상시킬 정도로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십 이 봉공(十二奉公)!”
그녀는 시선을 돌리며 싸늘하게 교갈을 토했다. 순간,
스스스-휘-익!
사해신후의 앞으로 내리는 열 두 명의 노인들,
그들은 칠십이대군도주들 중 가장무공이 강한 자들이었다.
십이봉공들은 그녀의 앞에 부복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아아... 맹주시여... 소인들을 벌하소서 !”
“노신들이 불민하여 이런 일을 겪었소이다!”
그들은 머리를 땅에 박으며 사죄했다.
쿵! 쿵!
사해신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만!”
그녀의 교갈에 십이봉공들은 고개를 쳐들었다.
머리에서는 피가 맺혀 눈두덩이를가리고 있을 정도였으나
그들의표정에는 아픔이나 원망의 빛은 조금도 없었다.
사해신후는 빨간 입술을 피가 배이도록 꼭 깨물었다.
“받은 것은 열 배로 돌려 준다! 그 자들을 찾아라!”
“존명(尊命)-!”
일제히 고개를 숙인 십이봉공들은 곧바로 사방으로 비산했다.
휘- 익! 스스스스...!
사해신후는 신형을 돌렸다.
화르르르르...!
타닥! 탁!
타오르고 있었다
. 사해마군도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천여 척의 대선단 중
성한것은 불과 삼백여 척 밖에는 없었다.
“받은 만큼 돌려 준다! 이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사지를 찢어 버리리라!”
한기(寒氣)가 풀풀 날리는 듯한 냉기(冷氣)가 시리도록 차갑다.
어찌하랴?
분노하는그녀의 아름다움은 더해 가고 있었으니... 가히 염색절륜이라 할까?
* * *
“호호호...! 이제 벗으세요!”
짤랑한 교소가 울려퍼지자 장내에는 대소가 터져나왔다.
“하하! 소맹주(少盟主)! 정말 귀신도 꼼짝 못할 계교입니다!”
“하하하...! 그 계집애의 놀라는 꼴이란...!”
“하하하핫...!”
좌중은 한바탕 술렁거렸다.
이곳은 무숭산(武勝山)이었다.
장강(長江)으로부터 십여 리 밖에 있는 조그마한 산,
한데오백에 달하는 백의인들이운집해 있는 것이 아닌가?
사해마군도를 급습하어 막대한 타각을 안겨 준 신비인들,
그들은 선두에서 지휘하던음침한 인상의 노인을 중심으로 빙 둘러싸고 있었다.
한데...
“호호호...! 이제 거추장스러운 것은 벗어요.”
백의노인이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는 순간,
오오... 현란했다.
성결스럽기조차 한 고귀한 기품이 엿보이는 여인의 옥용이 그곳에 있었으니...
이럴수가!
성천혜봉 단목자령, 천하의 지혜(知慧)를 혼자 머리에 담고 있다는
천혜(天慧)의 소유자이자 지상에서 가장 성(聖)스런 여인,
그녀가 변장한 채사해마군도를 급습했단 말인가?
“하하...! 과연 소맹주님은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하하하...! 여부가 있나!”
여기저기서 감탄하는 대소가 흐르머 백의인들은 하나둘 얼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순간, 운집해 있는 백의인들의 얼굴이 모두 바뀌는 것이 아닌가?
사십대 중반의장년인들이 모두 얼굴을 드러내고 그들은 또다시 겉옷을 벗었다.
스슥!
드러나는 안의 옷(衣), 그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금의(金衣)였다.
바로일만금의천품대(一萬金衣天品隊)!
금(金), 은(銀), 청(靑)의 정천무맹 삼색위대(三色衛隊) 중
가장 무공이고 강한일만금의천품대 중
이들 오백은 추리고 추린 정천무맹의 정예들이었다.
성천혜봉 단목자령,
그녀는 샛별 같은 눈을 반짝이며 천공을 주시했다.
'일차 계획은 성공이야.'
문득, 그녀의 입가에 고운 미소가 어린다.
'호호...! 사해신후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군.
사해마군도는 그대로 남아있지. 배만 태워버린 것이니까.'
단목자령은 수많은 별(星)을 담뿍 자신의 눈에 담으며 천천히 중얼거렸다.
“이제... 그만 찾으면 돼... 그에게 나를 주고 천하를 구해 달라고 해야 해...
생면부지인 그에게...”
주르르...
문득, 그녀의 고운 볼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실같이 흘러내렸다.
여인,
그녀는평범한 여인이 되기를 원했다.
그녀도 평범한 꿈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사랑하는사람과 결혼하여 아들딸 낳으며 오손도손 사랑을 꽃피우고,
사랑하는 임에게 손수밥을 지어올리고
또, 가끔은 투정도 하는 아주 평범한 여인의 길이었다.
그러나그것은 대의(大義) 앞에 무너져 내렸고,
그래서... 그녀는 한 줄기 이슬방울로슬픔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섬섬옥수를 들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제... 나의 생(生)은 없어.
그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도 그것은 기구한 내운명이지...”
단목자령은 쓸쓸한 고소를 머금으며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별(星)들은 저리도 밝게 빛나는데 나의 마옴은, 나의 운명(運命)은...
왜 이리기구한 것일까?
그것이 신(神)의 뜻이라면 순응해야겠지요. 미천한 인간으로선...
아아...”
여인은 이렇게 읊조렸다. 자신의 운명을...
그러나, 여인이여 아는가?
그 결정으로 인하여 그대는 하늘(天) 위에 군림(君臨)하게 되리니...
인간사(人間史) 새옹지마(塞翁之馬)라..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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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갈수록 재미가 더~쏠쏠 합니다?
즐독하구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