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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리
퍽이나 오래된 이야깁니다.
바닷가의 한 왕국에
혹여나 여러분도 아실지 모를
애너벨리라는 한 아가씨가 살았답니다.
날 사랑하고 내 사랑받는 것밖에는
다른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아가씨.
바닷가의 이 왕국에
그 애도 어린 아이 나도 어린애
하지만 우리는 사랑보다 더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했지요, 나와 애너벨 리는
하늘의 날개 돋친 천사님들도
우리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바로바로 그 때문, 그 옛날
바닷가 이 왕국에서
오밤중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나의 애너벨 리를 냉기로 휩싼 것은
그래서 그녀의 대갓집 친척들이
그녀를 내게서 앗아가 버렸지요.
그리곤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 속에 그 애를 가뒀답니다.
천국에서 절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 애와 나를 시기하게 된 거지요.
맞아요! 바로 그 때문에
(바닷가 왕국에선 누구나 다 알아요.)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 닥쳐
내 애너벨 리를 차디차게 죽였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나이 먹은 어른들, 똑똑한 어른들의 사랑보다도
훨씬 강했어요.
저 하늘 위 천사들도 바다 밑 물귀신도
어여쁜 애너벨 리의 영혼과
내 영혼은 떼 놓을 수 없답니다.
달만 뜨면 언제나 찾아드는
어여쁜 애너벨 리의 꿈
별만 뜨면 언제나 눈에 선한
애너벨리의 빛나는 눈동자
그래서 밤새도록 나의 애인, 나의 사랑
나의 목숨, 나의 색시 옆에 누워 있어요.
바닷가의 그 애 무덤 속에서
바닷가의 그 애 잠자리에서. (이상섭옮김)
옛날 오래 전에
바닷가 한 왕국에
애너벨리라 불리는
한 소녀가 살았다.
이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내게 사랑받는 것 이외는
딴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나는 어렸었고, 그녀도 어렸었다.
바닷가 이 왕국에,
그러나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사랑했었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
천국의 날개 돋친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질투할만한 사랑으로,
이것이 이유였다. 오래 전,
바닷가 이 왕국에
바람이 구름으로부터 불어와
나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히 한,
그리하여 그녀의 귀한 친척들이 와서
나로부터 그녀를 데려가
바닷가 이 왕국에 있는
무덤에 가둬 버렸다.
천국에서 우리의 반만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기한 것이었다.
그렇다! - 그것이 이유였다(바닷가 이 왕국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바람이 밤에 구름으로부터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죽인.
그러나 우리들의 사랑은 훨씬 더 강했었다.
우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보다 -
우리보 다 현명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보다 -
그래서천국의 천사들도
바다 밑의 악마들도
나의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없다.
그러기에 달빛이 비칠 때면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이 내게 찾아들고,
별들이 떠오르기만 하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동자를 나는 느낀다.
그래서 밤새도록 나는 내 애인, 내 사랑,
내 생명, 내 신부의 곁에 눕는다.
그곳 바닷가 무덤에서
철썩이는 바닷가 무덤에서 (이재호옮김)
요점 정리
작자 : 에드거 A. 포(Edgar AllanPoe 1809-1849)/ 이상섭 옮김
갈래 : 자유시. 서정시. 낭만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비극적. 낭만적. 환상적
어조 : 사랑하는 죽은 여인을 그리는 애절한 목소리
구성 : 시간에 따른 추보식. 점층적 전개
1연 바닷가 어느 왕국에서의 애너벨 리와 나의 사랑
2연 천사도 부러워할 지고지순한 사랑 [1-2연. 기]
3연 애너벨 리의 죽음
4연 애너벨 리의 죽음에 대한 비탄 [3-4연. 승]
5연 아무도 갈라 놓을 수 없는 영혼의 사랑[전]
6연 죽음마저 초월한 영원한 사랑[결]
제재 : 애너벨 리와의 사랑과 그녀의 죽음
주제 :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
표현 : 이국적이고 신비적이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창출. 비유와 반복을 통해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함,
부드럽고 애절한 율조를 통하여영원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잔잔한 감동으로 표현함.
출전 : <갈가마귀와 그 외의 시들>(1849)
내용 연구
혹여나 : 혹시나. 어쩌면
바닷가의 - 나도 어린애 :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사랑을 말한 것이다.
사랑보다 더한 사랑 :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세속적이고 통속적인 의미의 사랑을 뛰어넘는 지순(至純)한 사랑
냉기로 휩싼 것은 :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바로바로 그 때문, 그 옛날에 - 무덤 속에 그 애를 가뒀답니다. : 애너벨리의 죽음은 참으로 지순한 사랑에 대한 신들의 질투
때문이었다고 화자는말하고 있다. 신들의 질투로 애너벨 리가 죽었다고 표현함으로써 애너벨리의 죽음과 '나'와의 사랑을
승화시키고 있다.
천국에서 절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 시기하게 된 거지요. : 애너벨리와 자신의 사랑은 천국에서의 생활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 훨씬 강했어요. : 자신과 애너벨 리 사이를 갈라 놓음으로써 그들의 사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어른들과는 달리 이들의 사랑은 보다 순수한 영혼의 사랑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 하늘 위 천사들도 - 내 영혼을 떼 놓을 수 없답니다. : 비록 죽음이 '나'와 '애너벨 리'를 갈라 놓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
영혼의 사랑만은 갈라놓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달만 뜨면 언제나 찾아드는 - 바닷가의 그 애 잠자리에서. : 죽음마저도 초월한 '나'의 영원한 사랑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해와 감상
낭만주의 애정시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특히 '애너벨리'라는 시어는부드러운 율조와 애조 띤 어감으로 해서 시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있다.
양어머니 앨렌이 세상을 떠난뒤로 모성애에 굶주렸던 포는 숙모인 클렘 부인에게 의지하게 되었는데, 그녀에게는 버지니아
클렘이라는 딸이 있었다. 포는 그 딸을 사랑하게되어, 그녀가 14세 되던 해 그의 나이 27세로 결혼하게 된다.
이 둘의 사이를 두고 이성으로서 부부의 결합이었는가, 아니면 어디까지나 오누이 간의 플라토닉한 사랑이었는가에 대해서
평론가들 사이에는 많은 논란이있었다.
아내는 오랫동안 앓았던 폐병이 악화되어 25세의 나이로 가난 속에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실의에 잠긴포는 많은 여인들과 교제를 계속했으나 파혼 당하는 등 결혼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행려병자(行旅病者)가
되어 세상을 떠났다. 작자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아내에 대한 애정을 이 시와 연결시키면서 작품을 감상해보자.
작자가 죽은 지 이틀 후에 세상에 알려져 더욱 유명해진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신비와 환상의 세계로
노래한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시다. 이 시는 죽음마저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을, 애조 띤 율조와 이국적 분위기 속에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노래하고 있다.
낭만주의적 경향을 갖는 포(Poe)는문학의 목적을 교훈보다는 미(美)의 창조에서 찾는다.
이러한 미에 대한 절대적 추구는 가난함 속에서 비참하게 결핵으로 죽어간 아내를 '멀고먼 바닷가 어느 왕국의 소녀'로
미화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그러한 미적 특질은 음악성의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바닷가 왕국'과 '애너벨 리'의
반복은 이 작품의 애조 띤 율조를 더욱 살려 주고 있어 작품의 정감을 더해 준다.
(출처 : 김봉군 외 1인 저 지학문학교과서)
감상2
스물 다섯의 꽃다운 젊은 나이에 죽은 그의 아내 버지니아(Virginia)에 대한 그리움을 신비와 환상의 세계로 노래한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시다. 이 시는 죽음마저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을, 애조 띤 율조와 이국적 분위기 속에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노래하고 있다.
포는 문학의 목적이 도덕이나 교훈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의 창조에 있다고 보았다.
'눈 앞에 있는 미의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천상(天上)의 미에 도달하려는 미친 듯한 노력'이 시라는 것이다.
빈궁 속에서 결핵으로 비참하게 죽어간 아내를 '멀고 먼 옛날 바닷가 어느 왕국에 살았던 한 소녀'로 미화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 시는 의미 못지않게 음악성도 중요하다. 다섯 차례 반복되는 '바닷가 왕국'과 일곱 차례 반복되는 '애너벨 리'의 애조 띤
율조는 이 작품의 정감을 살아 숨쉬게 한다.
'시란 음악을 통해서 영원을 살펴보는 것'이라는 포 자신의 말이 이시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출처 : 박경신 외 3인 저 금성 문학교과서)
감상3
작자가 죽은 지 이틀 후에 세상에 알려져 더욱 유명해진 이 시는, 스물 다섯의 젊은 나이에 죽은 그의 아내 버지니아(Virginia)에
대한 그리움을 신비와 환상의 세계로 노래한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시다. 이 시는 죽음마저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을, 애조
띤 율조와 이국적 분위기 속에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노래하고 있다.
낭만주의적 경향을 갖는 포(Poe)는 문학의 목적을 교훈보다는 미의 창조에서 찾는다. 이러한 미에 대한절대적 추구는 가난함
속에서 비참하게 결핵으로 죽어간 아내를 '멀고먼 바닷가 어느 왕국의 한 소녀'로 미화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그러한 미적 특질은 음악성의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바닷가 왕국'과 '애너벨 리'의 반복은 이 작품의 애조 띤 율조를
더욱 살려 주고 있어 작품의 정감을 더해 준다.
심화 자료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1809. 1. 19 보스턴~1849. 10. 7 볼티모어. 미국의 시인·평론가·단편소설작가로 〈모르그가(街)의 살인사건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 (1841)·〈갈가마귀 The Raven〉(1845) 같은 소설에서 신비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생애
영국 태생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아널드 포와 볼티모어 출신의 배우 데이비드 포 2세의 아들이었다. 1811년 어머니가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서 죽은 뒤 자식이 없는 리치먼드의 상인인 존 앨런(아마 포의 대부였을 것으로 생각됨) 부부의 집으로 보내졌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로 보내져서 그곳에서 고전 교육을 받았다(1815~20). 1826년 11개월 동안 버지니아대학교에 다니면서
그리스어·라틴어·프랑스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를 배웠지만, 그동안 도박에 빠져 후견인의 노여움을 사는 바람에 더 이상 대학
을 다니지 못하게 되자 리치먼드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애인 (새어러) 엘머라 로이스터가 약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827년 보스턴으로 가서 활발한 바이런 풍 시들을 모은 소책자 〈태머레인 외(外) Tamerlane,and Other Poems〉를 출간했는데,
그중 일부는 엘머라를 암시하고 있다.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에드거 A. 페리라는 이름으로 미국 육군에 입대했지만,
양어머니가 죽자 존 앨런은 돈을 주고 포를 군대에서 빼내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입학시켰다.
포는 그곳으로 가기 전에 볼티모어에서 새로 〈알 아라프와 태머레인 외 몇 편의 시들 Al Aaraaf, Tamerlane, and Minor
Poems〉(1829)을 출간했는데, 이 시들은 향토시인 E. C. 핑크니뿐만 아니라 밀턴과 토머스 무어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주일 동안 모든 훈련과 수업을 빠짐으로써 육군사관학교에서 제명되었다. 그뒤 뉴욕에서 몇 편의 걸작을 모아 〈시집
Poems〉을 냈는데, 그중 일부는 키츠·셸리·콜리지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뒤 볼티모어로 돌아가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833년 볼티모어의 한 주간지에 〈병 속에서 찾은 원고 MS. Found in a Bottle〉를 50달러에 팔았으며, 1835년경에는 리치먼드
에서 〈서던 리터러리 메신저 SouthernLiterary Messenger〉지의 편집자로 일했다. 거기에서 평론가로 명성을 얻었으며, 당시
겨우 13세였던 사촌동생 버지니아 클렘과 결혼했다. 포는 애정이 깊은 남편이자 사위였던 것 같다.
1849년 그는 〈나의 어머니에게 To My Mother〉라는 시를 써서 숙모이며 장모인 클렘 부인에게 바쳤다.
포는 술 때문에 리치먼드의 직장에서 해고되어 뉴욕으로 갔다. 술은 사실 그에게 파멸의 원인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과의
교제에서 그는 대화를 잘 하기위해 약간의 흥분제를 필요로 했지만 셰리주 한 잔만 마셔도 발동이 걸려 계속 술을 마셔댔다.
만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자주 발견되었다. 이것은 포가 마약중독자라는 억측을 불러
일으켰으며, 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뇌장애가 있었다. 1838년 뉴욕에 있는 동안 그는 긴 이야기체 산문인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 The Narrative of Arthur Gordon Pym〉를 출간했는데, 이것은 그의 이야기들에서 자주 그러하듯이 아주 엉뚱한 공상과
많은 사실적인 소재들을 결합하고 있다. 그것은 멜빌이 〈백경 Moby Dick〉을 쓰는 데 영감을 준 작품으로 간주된다.
1839년 그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버튼스 젠틀맨스 매거진 Burton's Gentleman's Magazine〉의 공동 편집자가 되었다.
거기에서 그는 월간 특집기사에 대한 계약을 맺어 초자연적인 공포에 관한 이야기인 〈윌리엄 윌슨 William Wilson〉과
〈어셔가(家)의 몰락 The Fall ofthe House of Usher〉을 썼다.
〈어셔 가의 몰락〉에는 포 자신이 아니라 포의 친지였던 것으로 알려진 신경증 환자에 관한 연구가 들어 있다.
1839년 말에 〈그로테스크와 아라베스크에 관한 이야기들 Tales of the Grotesqueand Arabesque〉이 출간되었다(1840년으로
연대가 기록되어 있음). 1840년 6월경에 〈버튼스 젠틀맨스 매거진〉을 그만두었지만, 1841년 다시 그 잡지를 이어받은
〈그레이엄스 레이디스 앤드 젠틀맨스 매거진 Graham'sLady's and Gentle-man's Magazine〉의 편집자가 되어 거기에 최초의
탐정소설인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을 발표했다. 1843년 〈황금벌레 The Gold Bug〉를 필라델피아의 〈달러 뉴스페이퍼 Dollar
Newspaper〉지에 투고, 상금 100달러를 받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844년 뉴욕으로 돌아가 〈선 Sun〉지에 〈풍선 장난 Balloon Hoax〉을 기고했으며, 〈뉴욕미러 New York Mirror〉지에서 N. P.
윌리스 밑에서 부주필이 되었는데, 그뒤 윌리스와는 평생 친구가 되었다.
〈아메리칸 리뷰 American Review〉지의서평용 견본에 따르면, 〈뉴욕 미러〉 1845년 1월 29일자에 그의 가장 유명한 시
〈갈가마귀〉가 발표되었는데, 이 시로 그는 곧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뒤 단명한 주간지 〈브로드웨이 저널 Broadway
Journal〉의 편집자가 되었으며, 1845년 이 잡지에 대부분의 단편 소설을 재발표했다. 그해에 지금은 잊혀진 시인 프랜시스
사전트 로크 오스굿이 포를 귀찮게 따라다녔다. 버지니아는 불평하지 않았지만, 프랜시스는 문학하는 애인에 대한 무분별한
글들을 써서 커다란 스캔들을 일으켰다. 1845년 〈갈가마귀외 The Raven and Other Poems〉라는 시집과 〈이야기 Tales〉
선집이 나왔다. 1846년 포는 포드햄(지금은 뉴욕 시의 일부)에 있는 작은 집으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1846년 5~10월에
〈고디스 레이디스 북 Godey's Lady'sBook〉에 〈뉴욕의 지식인들 Literati of New York〉이라는 당대의 명사들에관한 짧은
만필을 써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되었다.
아내 버지니아는 1847년 1월에 죽었다. 다음 해에 포는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에 가서 시인 사라 헬렌 휘트먼에게 구혼
했다. 그곳에서 잠시 약혼기간을 보냈다. 포는 자신을 재정적으로 도와준 애니 리치먼드, 사라 안나 루이스와 깊은 정신적
사랑을 나누었고 그들 모두에게 시를 써서 바쳤다. 1848년에는우주를 초자연적으로 '해설'한 강의집 〈유레카 Eureka〉도
발표했는데, 이 작품은 비평가에 따라 걸작으로 호평받기도 했지만 엉터리라는 악평을 받기도 했다. 1849년에는 남쪽으로
가서 필라델피아에서 미친듯이 술을 마시고 다녔지만, 무사히 리치먼드에 도착해 과부가 되어 있던 셸턴부인 엘머라 로이스터
와 마침내 약혼했다. 한 두 차례 병이 재발하기는 했지만 여름 한철을 행복하게 보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으며 젊은 시인 수잔 아처 탤리와도 우정을 나누었다. 포는 9월말리치먼드를 떠나 볼티모어로 갈 때 어느 정도 죽음을
예감했다. 거기서 그는 한 부인의 생일 파티에서 축배를 든 뒤 마구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심장이 약한 그로서는 이러한
폭주가 치명적이었다. 그는 볼티모어에있는 웨스트민스터 장로교회의 부속 묘지에 묻혔다.
평가
포의 작품은 신비하고 사악한 것에 대한 낭만주의적 관심사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열광적인 공상에서도 많은 것을 따왔는데,
그는 난해한 소재로 그럴듯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희귀한 재능을 이러한 공상에 적용했다. 객관적이고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작품들은 그의 상상력과 정교한기법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당대 문학 평론가로서 날카롭고 건전한분별,
시인으로서 이상주의와 음악적 재능, 단편작가로서 극적 기술은생전에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인들중에서도 두드러진 지위를 확보해주었다. 포의 성격에서 두드러진 사실은기묘한 이중성이다. 그에 대한 넓고
다양한 당대의 평가는 그에게 2가지성격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이 사랑한 사람들에게는 다정
하고 헌신적이었다. 그가 날카롭게 비판한 사람들은그를 화를 잘 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했으며 심지어 그에게는 원칙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문제시되고 있는데, 과연 그것은 고통스러운 악몽이나 어두운 죄악에 대한 어지러운
정신적 환각또는 포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오싹하고 음산한 환상에서 나오는 이중성이었던 듯하다.
포의 가장 뛰어난 작품들 중 상당수는 공포·슬픔과 관계가 있지만, 포는 평범한 환경에서는 쾌활한 친구였다. 그는 주로 문학에
대해 재치 있게 말했으며,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로 자신과 다른 시인들의 시를 낭독했다. 그는셰익스피어와 알렉산더 포프를
존경했으며 애완용 까마귀를 기르지 않아 죄송하다고 방문객에게 사과할 정도로 유머 감각이 있었다. 포의 정신에 관한 한
이중성은 훨씬 더 두드러진다. 그는 한편으로는 이상론자이자 공상가였다. 이상에 대한 그의 동경은 마음과 상상 양쪽 모두에
있었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귀여움에 대한 그의 감수성은 그의 가장 감동적인 서정시 〈헬렌에게 To Helen〉·〈애너벨 리
Annabel Lee〉·〈에우랄리 Eulalie〉·〈천국에 있는 사람에게 To One in Paradise〉 등을 남겼으며, 〈리지아 Ligeia〉·〈엘레오노라
Eleonora〉 등의 아름다움과 사랑을 찬미한 운율이 풍부한 산문을 썼다. 〈이스라펠 Israfel〉에서 그는 상상을 통해 물질
세계에서 꿈의 나라로 나아갔다. 이같은 광적(狂的)인 분위기는 특히 그의 후기생애에 독특하게 나타났다.
좀더 일반적으로 보면 〈불안의 계곡 The Valley of Unrest〉·〈레노레 Lenore〉·〈갈가마귀〉·〈애니를위하여 For Annie〉·〈울라루메
Ulalume〉 같은 시와 산문에서 그는 널리 알려진 대로 으스스한 생각이나 충동·두려움 등을 통하여 일상적인 경험의 세계에서
도피하는 방식을 친숙하게 사용했다. 이러한 소재들로부터 그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 〈어셔가의 몰락〉·〈붉은죽음의 가면극
The Masque of the Red Death〉·〈M. 발데마르의소송과 관련된 사실들 The Facts in the Case of M. Valdemar〉·〈때 아닌 매장
The Premature Burial〉·〈타원형 초상화 The Oval Portrait〉·〈그림자 Shadow〉 등과, 사악함과 범죄에 관한 이야기 〈베레니스
Berenice〉·〈검은고양이 The Black Cat〉·〈윌리엄 윌슨〉·〈사악한 자들의 꼬마 도깨비 Imp of the Perverse〉·〈아몬틸라도주 술통
TheCask of Amontillado〉·〈고자질쟁이의 마음 The Tell-Tale Heart〉, 소멸 이후의 생존에 관한 이야기 〈리지아〉· 〈모렐라
Morella〉·〈메첸거스타인 Metzengerstein〉, 운명에 관한 이야기 〈약속 Assignation〉·〈군중속의 인간 The Man of the Crowd〉의
놀라운 효과들을 이끌어냈다. 그의 등장인물들이 신비한 힘이나 미지의 세계와 봉착하지 않을 때도, 그는임박한 음의 고뇌라는
제재를 절묘하게 사용하여 독자를 전율하게 했다(〈갱(坑)과추 The Pit and the Pendulum〉).
그가 그로테스크한 내용으로 즐겨 다루던 것은 시체들이 썩어가면서 죽음의 여파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가하는 것이다.
한편 포는 긴 이야기와 이야기를 도입하거나 그 배경을 이루는 설명의 상당 부분에서처럼 세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특징이다.
이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그의 추리력이다. 그는 자신의 논리에 자부심을 가졌으며, 자신이 가지고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기위해 자신의 실제 능력을 주의깊게 사용했다. 이로부터 그는 독심술·문제
해결법·암호법 따위의 그럴 듯한 재주들을 작품에 등장하는 르그랑과 뒤팽에게 부여했다. 이것을 계기로 그는 분석적인 이야기
들을 다룸으로써 탐정소설·공상과학 소설을 만들어냈다.
이와 똑같은 이중성을 그의 기법에서도 뚜렷이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뛰어난 운율감각과 설득력 있는 언어감각을 지니고 있었
기 때문에 천사 같은 시나 무시무시한 시들을 쓸 수 있었다. 명백히 영감이 떠오르는 대로 나아감으로써 매우 아름답고 함축적
인 산문을 쓸 수 있었지만, 딱딱하고 건조한 문체로 으스스한 심리 문제나 엄격한 플롯의 글을 쓰려고 했다. 포의 걸작들에서는
그의 기질과 정신, 기법의 이중성이 문체와 구조 및 리듬의 통일성과 결합되어 있는데, 그러한 통일성은 아마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기때문에 더욱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평론가로서 포는 언어와 운율, 구조의 정확성을 크게 강조했다. 그는 단편소설의 규칙을 체계화하여 거기에서 고전적인 통일성
을 추구했다 (→ 색인 : 삼일치). 즉 단편소설은 완전한 사건을 다루어야 하고 한 장소에서 하루내에 사건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통일성에 그는 분위기나 효과의 통일성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서 극단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좀
더 긴 작품들도 높이 평가했으며, 때때로 우의적이거나 교훈적인 작품들도 표현만 유치하지 않으면 훌륭한 것으로 생각했다.
포는 종종 자신의 것과 아주 다른 작품에서도 독창성을 높이 평가했으며, 종종 이류작가들에 대해서도 생각 밖으로 관대한
비평을 했다. 포의 천재성은 일찍부터 해외에서도 널리 인정되었다. 세계와 결국에는 미국으로 하여금 포의 위대성을 깨닫도록
하는 데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와 스테판 말라르메보다 크게 이바지한 사람은 없었다. 진실로 그는 프랑스 문학에서
위대한 시인의 본보기이자 평론의 길잡이가 되었다. 프랑스 상징주의는그의 〈창작의 철학 Philosophy of Composition〉에
의존하고 수사적 표현을 빌려썼으며, 그를 본보기로 현대의 '순수시' 이론을 만들어냈다.
C. Cestre T. O. Mabbott J. Barzum 글 (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에너벨리'에 대한 이설
'에너벨 리'는 보스턴 법률가의 미망인이며, 시인보다 7살이나 나이가 많은 헬렌 부인에 대한 연정을 읊은 것이라고도한다.
또, 15세 때 친구의 어머니에게 느낀 사랑을 읊은 것이라는 설도있다.
포와 추리 소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성립은 1841년 E.A.포의 《모르그가(街)의 살인사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내외 평론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추리소설의 본질에 관해서는 동서제가(東西諸家)의 저마다의 설이 있으나 일본의 탐정소설가 에도가와 란포[江戶川
亂步]의 “주로 범죄에 관한 난해한 비밀이, 논리적으로 서서히 풀려나가는 경로의 흥미를 주안으로 삼는 문학”이라는 견해가
비교적 타당하게 받아들여진다. 즉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재료가 있어 논리적으로 추리함으로
써 해결에 도달하는 것이 본격적인 추리소설이다.
포의 이런 유의 작품은 도리어 프랑스에서 환영을 받았는데 국민성과 밀착하여 발전시킨 것은 영국이었다. 포와 같은 무렵에
디킨스가 선구적 역할을 했고 콜린스, 도일, 월라스, 체스터톤, 플리맨, 메이슨, 벤틀리 등이 20세기 초엽부터 1920년 대까지
속속 명작 장 ·단편을 써냈다. 추리소설은 증거에 입각하여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므로 경찰사법제도가 확립되고,
민주적인 재판이 행해지는 나라가 아니면 발달하기 어려운데, 그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앵글로색슨 민족에게 환영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포 소설의 특징
포는 시, 소설, 비평 등 다방면에 걸쳐 재주가 있었으나, 특히 단편 소설에서 양적, 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일반적으로 단편 소설은 제한된 분량 속에서주제를 명확히 드러내야 하는 데, 포는 이 요소를 대부분 충족시키고있다.
포는 소설을 주제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그로테스크(grotesque)소설 : 그로테스크는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로
사람 ·동물 ·꽃 ·과일 등을 포함하는 아라베스크 무늬를 말한다. 원래 그로테스코(grotesco)란 이탈리아어로 보통의 그림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를 장식하기 위한 색다른 의장(意匠)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괴기한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로 사용된다.
15세기 말 고대 로마의 폐허가 발굴되었을 때, 지하에 파묻혔던 건축물 볼트가 동굴(grotta)과 흡사하였는데, 그 벽 모양은
덩굴식물인 아라베스크에 공상의 생물, 괴상한 인간의 상, 꽃 ·과일 ·촛대 등을 복잡하게 결합시킨 것으로, 그 괴이함이 사람
들의 흥미를 끌어 그로테스키(grotteschi)라는 일종의 괴기취미의 유행을 낳았다. 그로테스크란 말은 여기에서 시작되었고,
소설에서는 현실 속에서 합리적인 이성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기괴한 현상, 그리고 그것과 관련되는 인간의 이상 심리의
근원을 탐구하는소설로, '검은 고양이'가 그 예이다.
아라베스크(arabesque) 소설 : 문자 ·식물 ·기하학적인 모티프가 어울려서 교차된 곡선 가운데 융합되어가는 환상적인 무늬를
말하고, 후에 그리스도교 미술에도 응용되고, 이슬람교에서는 금지되고 있던 동물 ·인간상도 혼합한 당초(唐草)무늬를 만들게
되었으며, 이런 종류의 것도 광의의 아라베스크라고 한다. 한편 이 용어는 후에 다른 분야의 예술양식을 나타내는 데에도 사용
되었다. 포의 소설에서 아라베스크는 그로테스크와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현실적이기보다 시간의 흐름이 없는 상상의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작품의 예로, '어셔가(家)의 몰락'을 들 수 있다.
추리소설 :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성립은 1841년 E.A.포의 '모르그가(街)의 살인사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내외 평론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추리소설의 본질에 관해서는 동서제가(東西諸家)의 저마다의 설이 있으나 일본의 탐정소설가 에도가와 란포
[江戶川亂步]의 “주로 범죄에 관한 난해한 비밀이, 논리적으로 서서히 풀려나가는 경로의 흥미를 주안으로 삼는 문학”이라는
견해가 비교적 타당하게 받아들여진다. 즉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재료가 있어 논리적으로 추리
함으로써 해결에 도달하는 것이 본격적인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과 한국의 추리 소설
한국에는 아직 이렇다 할 추리소설의 생산을 보지 못하였다. 김내성(金來成)이 1939년 《마인(魔人)》을, 그 뒤 《백가면》
《태풍(颱風)》 등을 발표하여 탐정소설가로 등장하더니 《청춘극장》 등으로 통속작가로서 자리를 굳혔다.
그 후 김성종(金聖鍾)과 몇몇 작가들이 추리소설을 쓰고 있다. 한국의 추리소설은 이제부터라 하겠다.
탐정소설(探偵小說, detective story)
범죄(대개는 살인)를 차근차근 조사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다루는 대중문학의 한 유형.
탐정소설의 전통적인 요소는
① 언뜻 보기에 완전 범죄처럼 보일 것,
② 무고한 사람이 상황에 의해 용의자로 몰릴 것,
③ 서투른 실수를 저지르는 멍청한 경찰관,
④ 경찰관보다 훨씬 뛰어난 관찰력과 훌륭한 마음을 가진 탐정,
⑤ 예기치 못한 놀라운 결말 등이다. 보통 탐정이 진범을 알아내는 과정을 추적해 결말에 이른다. 탐정소설은 흔히 겉보기에
설득력이 있는 증거가 궁극적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할 단서는
탐정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동시에 똑같이 제시되어야 하며, 탐정은 이 단서를 논리적으로 해석하여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는
것도 탐정소설의 원칙이다.
최초의 탐정소설은 1841년 4월에 출판된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이었다.
탐정이라는 직업은 그보다 불과 수십 년 전에 처음 생겨났는데, 포는 1817년 파리에 세계 최초의 탐정사무소를 세운 프랑수아
외젠 비도크의 〈회고록 Memoires〉(1828~29)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포가 창조한 프랑스인 탐정 C. 오귀스트 뒤팽은
〈모르그 가의 살인〉 외에도 〈마리 로제의 수수께끼 The Mysteryof Marie Roget〉(1845)·〈도둑 맞은 편지 The Purloined
Letter〉(1845)에도 등장한다. 탐정소설은 얼마 후 장편소설과 같은 길이로 늘어났다.
프랑스의 작가 에밀 가보리오의 저작 〈르루주 사건 L'Affaire Lerouge〉(1866)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여러 편의 속편이 나왔다.
윌키 콜린스의 〈월장석 The Moonstone〉(1868)은 지금까지도 영국의 가장 뛰어난 장편 탐정소설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애나 캐서린 그린은 〈레븐워스 사건 TheLeavenworth Case〉(1878)으로 미국 최초의 장편 탐정소설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퍼거스 흄이 쓴 〈이륜 포장마차의 수수께끼 The Mystery of Hansom Cab〉(1886)는 상업적으로 놀랄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인물은 셜록 홈스이다. 그는 약간 둔하긴 하나 충실한 벗인 윗슨 박사와 함께
아서 코넌 도일 경의 장편소설 〈주홍색 연구 A Study in Scarlet〉(1887)에 처음으로 등장해, 20세기에 접어든 뒤에도 〈셜록
홈스의 회고록 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1894)과 그보다 긴 〈배스커빌가의 사냥개 Hound of the Baskervilles〉
(1902) 같은 작품집에 계속 나타났다. 셜록 홈스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커다란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인
코넌 도일이 죽은 뒤에도 홈스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여러 작가들이, 때로는 원작에서 언급된 상황 위에서 사건을 전개하며
홈스의 전통을 이어나가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에는뛰어난 장편 탐정소설들이 많이 나왔다. 그 가운데 메어리 로버츠 라인하트의 〈원형 계단 The Circular
Staircase〉(1908)과 G. K.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의 결백 The Innocence of Father Brown〉(1911) 등에서는 성직자가
탐정으로 나온다. 1920년부터 많은 가공 탐정들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의 〈통 Cask〉(1920)에 등장한 프렌치경위, 애거서 크리스티의 〈스타일스의 괴사건 The Mysterious
Affairat Styles〉(1920)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에르퀼 푸와로와 〈목사관의 살인 Murder at the Vicarage〉(1930)에 나온 미스
마플, 도로시 L. 세이어스의 〈누구의 시체인가? Whose Body?〉(1923)에 등장한 피터윔지 경, S. S. 반 다인의 〈벤슨 살인사건
The Benson Murder Case〉(1926)에 나온 파일로 번스, 그리고 프레더릭 더네이와 맨프레드 B. 리가 〈로마모자의 수수께끼
Roman Hat Mystery〉(1929)에서 창조한 엘러리 퀸이 가장 유명한 탐정들이다.
1930년대는 탐정소설의 황금시대로서, 위에 언급한 탐정들이 등장하는 새로운 소설들이 계속 씌어졌다.
더실 해밋의 소설도 1930년대를 특징짓는 작품이었다. 그는 사립탐정으로 몸소 겪은 경험을 살려 단편과 장편을 썼는데,
특히 샘 스페이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몰타의 매 The Maltese Falcon〉(1930)가 유명하다. 그 전에는 추리에 바탕을 둔
'추리소설'적인 측면이 중요했지만, 해밋의 작품에서는 탐정의 성격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했다. 좀더 전통적인 성질을 가진
〈그림자 없는 사나이 The Thin Man〉(1932)에는 닉과 노라찰스라는 재치 있는 부부가 등장하여 작품에 가벼운 자극을 더
해주었다. 해밋의 후계자로는 레이먼드 챈들러와 로스 맥도널드를 들 수 있다. 그들도 역시 강인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필립
말로와 루 아처를 탐정으로 등장시켜, 그 탐정의 성격을 강조했다. 1940년대 말에는 미키 스필레인이 냉철한 범죄소설의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해밋을 비롯한 하드보일드 작가들의 맥을 이었지만, 〈내가 심판자다 I, the Jury〉(1947)에서 섹스와
사디즘을 강조한 것이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주었고 그후 섹스와 사디즘은 상업적 성공을 보장해주는 공식이 되었다.
1930년대 말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종이 표지책이 나오자 탐정소설 작가들은 막대한 돈을 벌었다 (→ 색인 : 페이퍼백).
미국의 작가로는 형사사건 변호사 페리 메이슨으로 하여금 법정에서 범죄를 해명하도록 하는 얼 스탠리가드너, 난초를 키우는
뚱보 탐정 네로 울프와 세련된 조수 아치 구드윈을 창조한 렉스 스타우트, 영리한 노스 부부를 등장시킨 프랜시스 로크리지와
리처드 로크리지 부부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조르주 시므농이 속사포 같은 속도로 잇달아 장편소설을 창작하여, 주인공인
메그레 경위를 셜록홈스 이후 가장 유명한 탐정의 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홈스의 전통에 따랐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그밖의 작가로는 니콜러스 블레이크(시인인 C. 데이 루이스의 필명), 마이클 이니스, 데임 나이오 마시, 조세핀테이,
카터 딕슨(존 딕슨 카) 등이 있다.
탐정소설을 비롯한 추리소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1945년 창립된 동업 단체인 미국 추리작가협회는 해마다 뛰어난 작품에 '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줌으로써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 해왔다. 동서냉전의 영향으로 간첩과 국제음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서스펜스 소설이 탐정소설의 인기를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포와 코넌 도일의 뒤를 이은 작가들은 여전히 많은 독자를 끌어모았다.
탐정소설에 관한 중요한 저서로는 하워드 헤이크래프트의 〈즐거움을 위한 살인 Murder for Pleasure〉(1941, 1968 증보),
자크 바준과 웬델 H. 테일러의 〈범죄 목록 Catalogue of Crime〉(1971) 등이 있다.
(출처 : 브리태니커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