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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미망인,아니 과부가 되었습니다.
과부가 되기 싫어서 그렇게도 남편을 잔소리로 들볶고 살았는데 ...
오늘 여기 사별방에 이 글을 쓰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남들이 쓴글을 눈물 콧물 흘리며 봤을뿐 그것이 내 이야기가 될줄은 몰랐습니다.
12월21일,
딸들과 저는 이틀에 걸쳐 그가 운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오전 9시53분
긴 날숨을 오랫동안 내쉬더니 그 숨이 마지막 숨이 되더군요
순간 창밖에는 하얀눈이 1분간 흩뿌리더니 그쳤습니다
화창한 날씨였는데...신기한 일이었습니다
필시 그를 위한 하늘의 축복일것이라 추측합니다.
운명하기직전 무교인 내가 나도 모르게 하느님에게 매달렸습니다
그가 천국에 들게 해달라고...
그때 그의 두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은 무엇을 뜻하는 눈물인지...
나는 그 눈물을 휴지로 닦아내기 아까워 내 혀로 핥아주었습니다.
그렇게도 살려고 노력하던 사람이 암이 척추까지 번져 하지마비가 오고
몸은 더욱 쇠약해지자 하루하루 사는것 자체가 고통이 되었습니다.
죽기 두달전부터는 죽는것이 소원이 되더군요
그것이 진심이란걸 알아채는것도 저에겐 한참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식도가 좁아져 밥 먹다가 자꾸 체하고 나중에는
죽도 안 넘어가고 그러다가 마침내 물도 삼키기 힘들게되더라는...
4년 9월간의 투병 과정을 적어보겠습니다.......
병원으로부터 대장암3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고
6개월 함암치료 받고
수술 1년후 폐전이 오고
2년동안 잠잠하다가
간전이 오고
수술불가에 6개월시한부 선고
항암포기...
6개월후 척추전이
4개월후 하지마비,배변배뇨기능 동시상실
도뇨관설치
두달간 병원 입원해 다리 재활운동(진전없음)
퇴원......
방광에 도뇨관 달고
집에서 3개월 침대생활
종합병원 가정간호사 일주일에 두번 정기적 내방 신청..
3개월 내내 열에 시달림(체온은 37~38.5)
소변과 혈액 검사결과 염증수치 높다함,
주치의:폐렴과 요로감염 가능성 있다고...
병원입원해 항생제 치료 받아야하나 환자가 강력 거부하여
집에서 비단풀 달인물로 대증요법 실시
(독성이 없다해서 물4리터에 비단물 200그램넣어 진하게달임)
그후로 검사하지 않아 모르지만 우려하던 패혈증같은것이 내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갠적으로 비단풀이 효능이 있다고 생각함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오줌이 붉으스레해지며 탁해지며 그 양이
점점 줄어들더니 몇일후 딱 그침.
응급상황
병원 입원
이뇨제투여에 반응없어 새로운 소변관 교체, 오줌 잘 나옴
핏덩이같은것이 관 호스를 막고 있었던게 원인......
그러나 몇일 가지않아 또 오줌이 안나옴 이뇨제 하루 세번씩도 투여했으나
아예 뇨가 생성되지 않음
죽기 이틀전 신장기능 정지.오줌 한방울 나오지 않은 상태로 물먹인 소처럼
수액과 영양제 계속 투여
그렇게 안하면 급격이 혈압이 강하하여 바로 사망한다함.
온몸이 붓기시작,오래전부터 다리붓기가 좀 있었지만 코끼리 다리가되어감
여기서 수액정지를 요구할수 있으나 차마 그렇게 못하겠고
그렇다고 빠지지 않는물을 환자몸속에 들이붓는 행위가 비인간적인것이란 생각에
결과가 같은 죽음을 앞에 두고 딜레마에 빠짐
죽음을 이렇게 오래 끄는건 그의 바램이 절대 아니다.,..
수액이 떨어지는 링거줄을 잠궜더니 혈압이 60-50으로 바로 떨어짐
안돼,,,,,여보 죽으면 안돼......
풀면 혈압이 바로 올라가서 안도.....
링거줄을 조였다 풀었다 행위반복.....
피 말립니다.
이제환자는 말문을 닫았고
내욕심에 그를 최후까지 고통에 머물게 하느냐...
평소 그의 소원대로 빨리 보내주느냐....엄청난 갈등이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결국 타협을 했습니다
수액이 아주 더디게 떨어지도록..조절해놓았습니다.
산소수치가 떨어지면 환자는 바로 혼수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산소포화도가 수치로 표시되는데 급작스레 떨이질때가 몇번있어
깜박깜박오는 졸음도 참고 교대로 모니터를 지켜봅니다
이틀동안 산소탱크 몇개가 쓰였습니다.
정말로 마지막까지 귀는 열려있더군요.
말문을 닫았고 움직일수 없으나 다 듣고 있더라구요..
죽기하루전 그이 귀에 대고 김정일 사망했다고 뉴스를 알려주었습니다
감겨있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랍다는 표시를 하더군요
그리고 입으로는 "와아!"하는 입모양을 하대요.
그는 언제나 뉴스에 귀귀울이며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었기에
죽어가는 그에게 이런 뉴스를 안전해 줄수가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