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친구와 영화를 봤다.
10시45분 상영인데 어째 조조다? ㅋㅋ
아침을 얼른 먹고 집을 나섰다.
만원내고 친구와 둘이서 다정히.. 집에서 커피 보온병에 넣고 초코렡도 가져가고.
친구가 점심도 먹고 가란다. 에라 몰겠다.
점심은 친구가 샀다. '고등어 조림' 맛있다.
내 배는 부른데 영감은?
아니나 다를까 딱 버티고 앉아 있다. 2시.
.라면 끓여먹으라고 물까지 올려놓고 갔는데.
바싹 기면서 얼른 멸치다시마 국물에 김치송송 썰고 국수 삶아 대령하니
한 그릇 뚝딱이다.
우씨, 혼자 쫌 해결하면 어디가 덧나나? 마눌 편하게 영화 좀 보게.
그래도 기분은 쨩이다. 영화보고 밥먹고.
이제 얼굴에 철판깔고 계속 이 짓거리 (영화)할거다.ㅎㅎㅎ
남편도 같이 가면되지? 다들 그런다.
물론 권한다.
단번에 '노'.
살아오면서 관찰한 바로는 남편은 '폐쇠공포증"이 있는것 같다.
영화보러 같이 몇번 갔다. 가면 중반이 되기도 전에 밖으로 나가버린다.
공연도 마찬가지. 끝까지 같이 앉아 본적이 없다.
그러니 돈 아깝게 같이 가자소리 하지도 않고(형식적으로 그냥 말만 하긴 한다)
일방적으로 '영화 보고 올게요'하고는 남편의 구겨진 인상을 뒤로하고 후다닥 나가버린다.
간이 많이 커졌다.ㅎㅎㅎ
'버킷리스트'에 들어있으니 점차 실행할 것이다.
<부러진 화살>
안성기- 김경호 교수 역.
박원상- 변호사
김지호- 방송국 기자, 변호사 친구.
나영희 -김경호 부인
이경영,문성근- 판사역.
김경호교수는 대학입시 수학문제 하나가 잘못 출제 된 것을 대학측에 항의한다.
대학측은 학교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며 대충 넘어가자하고 교수는 안된다고 거절했다가
다음 해 교수자리를 박탈 당한다,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정당한 재판을 요구하며 교수는
당시 판결을 맡은 판사집을석궁을 들고 찾아간다.
퇴근 후 판사의 아파트 엘리베이트 앞에서 판사에게 석궁을 겨누지만
불발이 되고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경비가 말리면서
판사는 집으로 들어가고 경찰이 오고 교수는 입건된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명확하지않은 증거물들의 제시를 교수는 검사측에 요구한다.
당시 발견되었다는 '부러진 화살'을 보여 달라고 하지만
검사측은 증거물을 내놓지 않고 판사도 계속 기각해 버린다.
담당경찰도 부러진 화살을 본적이 없다고 증언한다.
행방이 묘연한 <부러진 화살>.
재판 과정 내내 그 화살은 나타나지 않는다.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간주하고. 교수는 중형을 선고 받으면서
항소를 계속 하게된다.
그러나 교수가 실제로 화살을 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면서
재판은 난항을 거듭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법정, 엇갈리는 진술,
결정적인 증거 ‘부러진 화살’은 행방이 묘연하다.
재판장에게도 독설을 서슴지 않는 김경호의 불같은 성격에 변호사들은 하나둘씩 변론을 포기한다.
교수의 아내는 남편이 추천한 노동 변호사 박준을 만나지만 알콜중독인
괴짜 변호사에게 실망을 하고 사건을 의뢰도 하지않고 돌아선다.
박준의 친구인 방송국기자의 권유로 박준은 다시 고용되면서
재판은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교수는 교도소에서 법전을 꿰뚫으면서 변호사보다, 판사보다 법지식을 더 많이 쌓아간다.
검사측의 불충분한 증거를 재검해달라는 교수의 청을 기각하면서
항소를 하고 다시 재판이 열리고.
판사가 사임을 하고, 다른 판사가 다시 재판을 맡게되고,
교수는 법대로 하라면서 왜 최고의 사법관인 판사가 법을 제대로 지키지않는지를
법조항을 조목조목 짚으며 판사를 궁지로 몰고간다.
이 영화속의 판사의 오만은 극치에 다다른다.
말로만 듣던, 신문으로만 봤던 재판의 불평등을 이 영화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달해 낸다.
40대 젊은 판사가 60대 노인에게 반말을 하고
성폭해 당한 아이에게 당시 상황을 상세히 재현해보라며 상처를 줬던 판사들의 무례함을
이 영화를 보면서 설마 하던 생각이 사실이었을거라는 확신이 생기게 만든다.
사법부의 횡포,
나약한 피의자들,
참다못한 방청객이 항의하면 즉시 즉결에 넘기라는 판사의 오만.
재판과정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국민들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판이 얼마나 엉터리가 많은지 코끼리 발톱만큼 알수있지 않았을까싶다.
김남수옹, 화타 장병두옹의 재판을 카페를 통해 보면서
사람의 생명보다 권위를 내세우는, 체면때문에 양의사, 한의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판사들의 판결문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항소 마지막 날, 판사의 오만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분노를 자아내게 했고,
교수는 4년을 언도받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아직 끝나지 않음을 상기하는 '상고'를 준비중이라는 변호사의 말은 막연하게 들린다.
여러 정황으로 교수가 판사를 해칠 의향이 없었다고 했지만 근본적으로 교수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된다.
석궁은 무기다. 해칠의향이 있고 없고를 떠나 들고 겨냥을 했다는 자체가
위협적인건 사실이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나는 검사측의 명확한 증거물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황에 왜??? 라는 의문에 괜히 화가 치밀었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인데 교수말대로 왜 법대로 하지않는가. 그 법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많은 것을 시사하게 만든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갔지만 자리에서 선뜻 일어서지지가 않았다.
재미있다.
참고/ 실제 석궁 사건 일지
1995년 1월, S대 수학과 조교수, 대학별 고사 수학 출제 문제 오류 지적 및 시정 요구
1995년 10월, 부교수 승진 불합격 판정 후 지위 확인 소송 제기
1996년, S대학 재임용 탈락 확정
1997년, 부교수 지위 확인의 소 항소 기각 및 상고 기각
2005년 3월, 교수 직위 확인 소송 제기
2005년 9월, 교수 지위 확인의 소 기각
2007년 1월, 교수 지위 확인의 소 항소 기각
2007년 1월 15일, 석궁사건 발생
2007년 10월 15일, 징역 4년 실형 선고
2007년 11월~2008년 3월, 석궁 사건 항소심 1차~5차 공판
2008년 6월 12일, 대법원 석궁 사건 상고 기각
2011년 1월 24일, 만기 출소
첫댓글 요즘 법정은 마이 달라졌지요.. 그래도 아직 그 절대권력은 자기가 설정한대로 결과가 나오도록..
요즘도 여전하지요
법정에 가보면 그들만의 리그가 여전하답니다
도영이가 권해서 봤는데 진짜 잼있어요.
'제독의 연인' 꼭 보라는데 지금... 컴으로 볼겁니다. 이러다가 영화 매니아 되겠네.
참 누가 그랬지?'밀레니엄'도 잼있다는데?? 봐야징.ㅎㅎ
영화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휘리릭 빠져들죠 다양한 시나리오, 끝없는 상상의 세계해드릴게요. 인도영화 (블랙, 세얼간이 )정말 재밌어요.
수련님, 밀레니엄도 재밌고요,,, 또 하나
보고 잡는데 우리 촌동네는 영화관이 없다 ...목포나 광주 나가야 된다 ...
컴퓨터로 다운 받아 보시고 갤폰이 있으면 억수로 좋은데.. 없어요? 이번기회에 장만하세요.
제가 얼마나 편리한지 갈켜드릴게요.ㅎㅎㅎ 요즘 갤폰덕에 영화 많이 봅니다.
전 영화이야기 보다 수련님 영화감상 도전기가 더 재미있네요~~ ㅎㅎ
저도 요즘 직장도 때려 치우고 전업주부로 들어 앉았는데
집에만 가만 있어도 할 일도 많고 심심하면 티비틀어 놓고 넋 놓고 있고~~ ㅋㅋ
인터넷방송 다시보기를 요 며칠전에 배워^^ 이것저것 다시보고
영화도 보고~
물론 영화는 상영관 가서 보는 것만 못하지만 2천원짜린데 감지덕지~~ ㅎㅎㅎ
시골 가서 똥고생하기 전까지 전업주부생활 맘껏 누릴라고요~헤헤헿~~
전업주부? 생활도 장난이 아닌데요?ㅎㅎㅎ 직장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게
전업주부래요. 토,일욜이 무섭데요. 집안일 하기 싫어서..ㅎㅎㅎ 시골생활 기대해봅니다.
여행길에 짜투리시간을 이용해서 딸과 함게 보고는 참 잘 보았다 생각했습니다
영화 한편 잘 봤습니다 ㅎㅎㅎ
나레이션 수련 ㅎㅎㅎ
부러진 영화, 사법부 무소불위 판사에게 감히 겁을 주다니~
이 시대 진정한 영웅 김명호 교수님 ....
전에 이 영화를 볼때 속에서 치밀어 오는 분함 때문에. ㅎㅎ
이내 좌절할수 밖에 없었던 이.시대 상황이 무척이나 싫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너무 이런 상황을 쉽게 인정해 버리거나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미웠습니다
장애아 들을 겁간하는 영화나 이런 영화에 같이 느끼는 분노를 사회 제도개혁의 번화시키려는 행동으로
연결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