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가 되면 잠이 쏟아져서 잠자리에 들고
새벽 4시에 눈이 떠져서 차를 몰고 농장으로 향해 달려 갑니다.
날이 새지 않아 헤드라이트에 보이는 길 가의 풍경이 좋습니다.
30여분 만에 우천면 시골집에 도착했습니다.
시골집에 도착하면 창문을 모두 열어 환기를 시킵니다.
도시살이에 익숙하여 시골에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3-4일마다 가기에
환기 필수입니다.
창 아래에 저절로 발아한 새깃유홍초에게 타고 올라갈 지주대를 꽂아
주었더니 작고 빨간 꽃송이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유홍초 꽃을 빨간 별이라고 불러줍니다.
얼마나 앙증맞고 귀여운 지 모릅니다.
가지가 제 키만큼 자랐습니다. (170cm)
15일마다 엔케이 비료를 주기 때문인지 키도 크고 열매도 주렁주렁
달려서 맛좋은 가지를 실컷 먹습니다.
가지를 프라이팬에 구워서 액젓으로 간을 맞춰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제가 어려워 하는 농사가 있다면 대추, 복숭아, 배, 자두입니다.
병충해 때문에 제 농사실력으로는 보기 흉한 과일만 생산되기에 나무를 죽였습니다.
밭 가에 심어져 있어 낙엽 때문에 가을이면 이웃에 민폐가 되네요.
밑둥에 구멍뚫어 제초제 원액을 넣었더니 일주일만에 고사하네요,
나무 밑둥은 그물로 잘 엮어서 덩굴작물 키울 때 쓰려고 자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배롱나무입니다.
재작년 봄에 심어 정성들였더니 이번 여름에 꽃봉우리가 생겼습니다.
다이너마이트하고 하는데 진붉은 꽃을 기대합니다.
나무 백일홍이라고 하니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추 20주를 심어 아주 실컷 따먹고 있습니다.
매운 고추를 못먹어 오이맛고추 품종을 심었는데 청고추로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장마 끝나고 탄저병 생기지 말라고 일주일마다 과산화수소를 뿌려주어서인지
아직 탄저는 오지 않았네요.
작년 이맘때에는 탄저병 때문에 얼마먹지 못했는데 과산화수소를 자주
뿌려준 덕분인지 아직 싱싱합니다.
옆 밭에 두런거리는 대화소리가 나길래가보니 부부가 배추모종을 심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배추모종을 심으셨네요."
"네. 모종을 심었더니 타죽어서 다시 심었어요. 오후에 비온다고 해서요,"
"모종 심으시고 종이컵 구멍뚫고 덮으시면 잘 살겁니다. "
잘 따라 하십니다.
부부가 심은 배추가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