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특징이 무엇인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떠오르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변화의 가속'이다.
AI는 한 번에 3,000억 가지의 정보를 가지고 판단한다고 한다. 고작 한 번에 7±2개의 정보처리(단기기억) 용량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아무리 암기하고 지식을 주입하여도 AI를 절대 따라갈 수가 없는 시대이다. AI를 활용하여 사람들은 무수하게 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또다른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AI 시대에 자칫하면 '낡은 것, 옛날 것'으로 치부될 수 있는 《주역》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주역의 '역(易)' 자는 '바꾸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이다. 즉 주역은 이름 그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체제로 보고, 그 세상(우주)의 법칙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주역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의 원리(천도 天道)와 자연의 원리를 인간의 내부에서 본받아 찾아낸 인간의 원리(인도 人道)를 알 수 있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주역을 나의 사주팔자를 점칠 수 있는 점서(점술서)로서만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주역을 통해 변화의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 이 방향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성찰할 수 있다. 또한 AI가 만들어준 답에 대해 판단하고 해석하며 최선의 상황을 모색하는 인간 고유의 주체성과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이 상호 보완적인 주역의 음양 사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AI의 발달이 불러온 극대화된 효율성과 생산성 뒷면에 존재하는 소외되거나 왜곡된 영역에 대해서도 조화와 균형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번 수업을 통해 주역은 변화의 능동적 수용과 대처의 자세를 길러주는 생명철학으로서,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고전임을 깨닫게 되었다.
+ 사실 주역의 방대한 체계를 이해하기에는 나의 이해가 부족하여 아직 주역이 무엇인지 많은 의문을 안고 있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주역을 즐겨 읽어 책의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번 수업을 마치고 몇 천 년이 시간이 흘러도 고전으로 인정 받는 주역이 궁금하여 <주역독해>라는 책을 구매하였다. 아마 다 읽고 그 뜻을 이해하는 데 몇 십 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공자가 주역을 깊이 탐독했던 것처럼 주역이 담고 있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의 생명의 질서 체계를 한 자 한 자 음미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