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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시인의 오두막)
채홍조
안녕하세요 1기 수료생 채홍조입니다
여러분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사실 농사에 관해서는 대 선배이신 여러님들 앞에서
거창하게 성공사례라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제 짧은 경험과 지식이 너무 부끄럽지만
여러학우님들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용기를 내어 섰습니다
저는 수원에서 27년간 남편과 사업을 하다가
2005년에 원남면에 땅을 조금 사서
수원을 오가며 소꿉장난처럼 조금씩 농사를 지으며
집터에 하우스를 50평 정도 짓고
그곳에다 여러가지 꽃을 가꾸기도 하다가
2007년에 본격적으로 집을 지어 이사하였습니다
그해 800여 평의 밭에 복분자와 소나무 주목등을 심고
나머지 밭에 우리식구들이 먹을 만큼의
여러가지 농작물을 친환경으로 조금씩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농기계가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너무 힘이들었습니다
밭을 갈 때도 주위의 농기계를 가진 분께 부탁을 하면
우리가 원하는 날 쓸 수가 없고 하여
남편은 무작정 경운기와 관리기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그해 농사라고 지은 곡식들이 정말 보잘 것 없었습니다
콩잎이 날 때부터 고라니가 잎을 뜯어 먹더니
겨우 꽃이 피고 콩이 열리니까
그 노린재란 벌레가 떼거리로 몰려와서
콩이 알이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 즙을 짜먹어서
다 찌그러지서 콩은 먹을 것이 없었고
땅콩이 수확 할 때가 되어서 가보니
누가 그랬는지 땅콩포기는 그대로 세워두고
한 포기도 남김없이 케 먹고 껍질만 밭고랑에 즐비하게 깔아놓았습니다
아니 애써 가꾸어 온 땅콩을 내 허락도 없이 다 케어 먹다니
이게 말이 되냐구요 정말 속상했습니다
동네 어른들께 하소연을 했더니 너구리가 그런다고 하네요
김장배추는 비료를 주지 않아서 속이 차지 않고 푸성귀 같고
무는 잎이 얼개처럼 빈틈없이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먹을 수는 있었습니다
사실 어렸을적에 시골에서 태어나 안 해본 농사일이 없을 정도로
농삿일에는 익숙한 남편과 저는 조금은 실망했습니다
그 뜨거운 여름에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하루에도 두세 번 옷을 갈아입으며
열심히 일한 걸 생각하면 무언가 참 억울한 것 같았습니다
고구마 두 줄 케고 얼마 안 되는 농산물을
수원의 아들 내외와 지인들께 조금씩 나눔 하다 보니
별 도움도 되지 않고 무언가 허전하였습니다
그래도 참깨, 들깨등 여러가지 농작물이
수확을 할 때까지 약도 비료도 주지 않았는데
최선을 다하여 자라고 열매 맺는 것이 고맙고 신기하여
먹기도 아까울 만큼 사랑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힘들게 농사지은 동네 어른들의 농산물을
중간상인이 헐값에 거둬 가는걸 보고
저도 모르게 도시의 지인들께 소개해서 좋은 가격에 팔아 드리다 보니
동네 어른들도 무척 기뻐하였습니다
그것이 제가 인터넷으로 직거래를 하게 된 동기인 것 같습니다
다음해에는 무슨 농작물을 심을까 궁리하다가
괴산에 옥수수 농사를 많이 짓는 외사촌동생 내외를 만나
옥수수를 심어 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1단용이라고 하더군요
한 봉지를 주문해서 심기로 했습니다
3월 하순에 포트에 씨를 파종하고
한 열흘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네 번에 나누어 모종을 부었지요
밭에 퇴비를 듬뿍 넣고 남편은 새로 산 경운기로 삐뚤삐뚤 서툰 두둑을 만들고
동네 어른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관리기로 비닐 멀칭을 했습니다
4월 중순에 옥수수를 50cm간격으로 심고
밭 고랑에는 수원 광고회사에서 얻어온
플래카드를 고랑마다 깔아 풀이 나는 것을 방지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하루가 다르게 옥수수가 자라는 광경을 카메라로 찍어
글을 써서 내가 활동하고 있는 여러 카페에 올렸답니다
빨간 옥수수 씨앗을 포트에 심는 사진,
파란 새싹이 나오는 것 떡잎이 여섯 개 났을 때
밭에다 모종하는 사진, 곁가지 쳐주는 장면 무릎까지 자랐을 때
그리고 너무 가물어서 경운기로 저수지 물을 퍼 올려
포기마다 구멍을 뚫고 종일 물을 주던 장면까지
키가 2미터 이상 자라서 개꼬리가 나오고
내 키보다 더 위에서 옥수수가 바비인형 같은 연붉은 곱슬 머리카락을
탐스럽게 내밀고 벌들이 온통 밭을 잉잉거리며 새카맣게 모여들었지요
아카시아 꽃향기처럼 은은한 향기가 온 밭을 가득 채우고
긴 녹색 칼을 휘두르며 서걱서걱 바람이 지나가는 발자국소리에
옥수수가 탱글탱글 여물어 가는 사진도 빠짐없이 인터넷을 통해서
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지요
7월 중순쯤 옥수수가 익었을 때 내가 올린 사진과 글을 보신님들이
신뢰를 가지고 옥수수를 주문해주셨습니다
옥수수를 맛나게 삶아 보관하는 법,
옥수수 수염차를 만드는 법과 시 한 편을 양 면으로 인쇄하여
옥수수 상자에 일일이 넣어 보내드렸지요
옥수수를 드셔보신 님들도
친환경이라 그런지 더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꼬리글로, 또는 친지나 지인께도 권해 주셔서
성공적으로 농사지은 옥수수를 다 판매를 할 수 가있었답니다
제가 밭에 옥수수를 잔뜩 심을 때
동네 어른들은 그 많은 걸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걱정을 하셨고
저도 사실 어디에 어떻게 판매를 해야 할지
처음 옥수수를 심어서 판로가 많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옥수수가 익을 무렵 미리 주문을 하는 분도 계셨고
세 번 네 번 주문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자신이 아는 지인들께 선물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껍질을 조금 까 보고 적당히 여물었다고 생각되어
수확해 선별하여 보냈는데 정말 맛있다고 고마워하는 분도 많이 계셨지만
옥수수가 덜 여물었다고 내게 직접 전화를 하며 섭섭해 하는 분께는
죄송하다고 몇 번이고 사과하고 잘 여문 것으로
한 상자를 다시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또 어느 분은 한 상자에 30개를 넣고 덤으로 몇 개를 더 넣었는데
덤으로 넣은 옥수수는 좀 작은 것을 함께 보냈지요
저는 그 분이 덤으로 더 주어서 고맙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 일이 큰 실수인 줄은 그 다음날 뼈아프게 느껴야 했지요
이 분은 옥수수를 받아 껍질을 다 까서는 이빨이 드문드문 박힌 것
벌레 먹은 것, 못 생기고 작은 것을 위에다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서 옥수수가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시장보다 비싸다며 공개 게시판에 올려 놓았더라구요
눈앞이 깜깜하고 정신이 아득하였지만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그 사진 아래 꼬리글로 정말 죄송하다고
좋은 것으로 선별하여 한 상자를 다시 보내드리겠다는 사과 글을 올리고
그 카페에서는 판매를 접어야만했습니다
사실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 카페에 정중하고 진실하게 장문의 사과 글을 다시 올렸지요
그 곳의 많은 회원 분들이 진심 어린 위로를 해주셔서
저는 다시 힘과 용기를 가지고 다음 해에는 더 연구를 해서
정말 옥수수 농사를 잘 지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답니다
우리는 농사에 조금 자신감이 생겨서 옥수수를 수확하기 조금 전에
옥수수 옆에 쥐눈이 약콩과 들깨를 심고 무와 배추도 심었지요
그러니까 이모작이 가능 한 걸 그 때 알았습니다
동네 어른들도 우리가 농사를 짓는데 많은 조언을 해주셨는데
특히 풀과 전쟁을 하는걸 보고 제초제를 사다 주라고 친절하게
약 이름까지 알려주셨지만
우리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쓰지 않기로 했기에 끝까지 쓰지 않았습니다
쥐눈이 약콩으로 콩나물을 기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올렸더니
요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주부님들이 주문을 많이 해주셔서
좋은 가격에 다 판매가 되었고
김장배추는 비료를 주지 않으니 속이 차지 않아
들깨나 쥐눈이 콩이나 무말랭이를 주문하시는 분께
덤으로 두어 포기씩 넣어드렸지요
무는 생각보다 많이 수확하였는데 판매하기가 곤란하였습니다
그래서 두 경운기나 되는 무를 몇 차례에 걸쳐 며칠간 씻어 썰어서
이웃집 건조기에서 말려서 무말랭이로 판매하였더니
생각보다 쉽게 판매가 되었습니다
팔다가 남은 무말랭이를 뻥 틔기를 하여
무말랭이 차로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옥수수씨앗을 2봉지를 심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밭에다 연작을 해서인지 거름이 부족해서인지
옥수수가 전년만큼 크지를 않았지요
친환경이라 크기가 작고 벌레도 더러 나오기도 하는 옥수수를
전년에 드셔보신 분들은 나를 믿고 주문해주셨지만
저는 아예 상품을 선별하여 상, 중으로 구분하여
상품은 31개의 옥수수를 한 상자로 포장하고
중품 크기의 옥수수는 45개를 포장하여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여
고객님들의 선택하여 주문할수 있게하여 불만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메주콩을 찾는 분도 있어 동네 어른들이 농사지은 메주콩을
제가 다시 깨끗이 선별하여 판매하다가
남은 콩을 처리하기를 고심하다가 그 콩으로 메주를 쑤었지요
마침 그해 남편은 황토방을 하나 만들고
구들방에 가마솥까지 걸어 두었기에
콩을 씻어 불려서 가마솥에 삶는 것,
스텐 용기만 사용하여 찧어서 메주를 만드는 광경과
이불 호청을 깔고 구들방에서 건조하여
황토방 서까래에 매단 모습까지 다 사진으로 올려주고
섣달에 메주를 떼어 내, 다시 볏짚을 켜켜이 깔고 띄우는 광경과
잘 띄운 메주를 나란히 세워두고 다시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장류 쪽에 조예가 좀 있으신 분이 메주를 보고
황국균이 고루 잘 핀 아주 품질이 좋은 보기 드문 메주라고 칭찬을 해 주시며
메주를 띄울 때 쓴 볏짚을 보관했다가 내년에 다시 쓰라고 하더군요
그 바람에 메주는 일주일도 안 되어 매진하고 말았네요
그래서 다시 남은 콩으로 메주를 더 쑤어 건조 했는데
덜 건조한 메주를 띄웠더니 이번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분이 메주가 덜 띄워졌다고 반품을 하여 환불을 해주었지요
다른 한 분은 좋은 메주를 사서 장을 담궜는데
그 분의 반품 이야기를 듣고,
장이 곰팡이가 생긴다며 메주가 문제가 있다며 전화를 하여
올 봄은 정초에 계속 비가 오고 날이 좋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하겠어요
그 메주를 항아리에서 건져서 보내드릴까 묻길래
정 못쓰시면 버리고 다시 메주를 사서 장을 담구시라고 하고
한해 장을 버리게 되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이 분도 환불을 해 주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무겁고 갑자기 자신감도 사라지고
다른 고객도 나에게 다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닐까
택배로 물건을 보낼 때마다 걱정이 되어 밤에 잠도 잘 오지 않았지요
하지만 윤선박사님도 5%의 불만은 있다고 하는 말씀이 생각나
저는 정말 1%도 안 되는 클레임이니
다행이라 생각하니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우리 밭 옆에 다른 밭을
천여 평 정도 임대하여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기대한 만큼 옥수수 농사가 잘 되어 키가 2.5m 실히 되고
아주 큼직하게 옥수수가 열려서 7월20일 경에 첫 출하를 하여
순차적으로 8월20일까지 7차례로 쭉 연결하여 수확하여 판매를 마감하였습니다
사실 수입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보다는 좋은 가격에 판매하고
남김없이 다 매진 할 수 있어 큰 긍지를 가지고 보람으로 여깁니다
참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제 글을 보셨다면서
서울의 큰 농협하나로 마트에서 옥수수를
5톤 트럭으로 한 차씩 다섯 번을 구매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물량을 동원할 능력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밭에는 참깨를 심었지요
참깨 씨가 제대로 나지 않았지만 그대로 길렀더니
이외로 튼튼하여 많이 열리고
비바람에 쓰러지지도 않고 잘 여물었어요
저는 참깨나 들깨를 그냥 판매하지 않는답니다
깨끗이 세척하여 다락방 전기 온돌방에 큰 호청을 깔고 깔끔하게 말립니다
물론 세척하는 장면과 건조과정을 사진으로 올리는 것도 잊지 않지요
가격은 그냥 판매하는 것보다 10% 이상 비싸지만
세척과정에 이물질을 걸러내면
그 만큼의 무게 손실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도 인정하지요
추석에 사용할 햇 참깨, 주문하여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간의 비싼 가격도 다 감수를 하는 고객님께 늘 고맙게 생각하며
올해는 날씨가 계속 흐리다 비오고해서 건조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지만
지금 예약 주문, 입금만 하고 계속 기다리는 고객님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네요
콩도 밥상을 약간 경사지게 놓고 굴려서 일일이 깨끗이 선별하여 판매하고
메주콩, 쥐눈이 콩, 서리태 등, 내가 농사짓지 못한 것은
동네 어른들이 농사지은 잡곡을 좋은 가격에 팔아드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인터넷 직거래 판매를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던 것은
수원에서 사업할 때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저의 글을 읽어주신 인터넷 독자 분들이 계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사하여 남편과 직접 귀틀집을 짓는 과정이나
농사를 짓는 과정을 사진으로, 글로 자주 접할 수 있어
저를 신뢰 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통신판매신고증이 있어야 된다는 글을 보고
또 식파라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터라
시인의 오두막이란 상호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통신판매신고도 마쳤습니다
다음에 시인의 오두막이란 카페를 연지는 4년이 되었고
다음과 네이버에 같은 이름으로 불로그를 만들었고
히스토리에도, 트위트에도 시인의 오두막으로 가입은 했는데
아직은 방법이 서툴러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 학우님들과 같은 화두를 가지고
정보를 공유하며 공부하고 농사짓는 우리들,
온 세상의 모든 생명을 지키고 키운다는 자부심과
자손 만대에 길이 이어 갈 불멸의 업을 승계하고 발전하며
미래는 더 행복하고 아름다울 것을 굳게 믿고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는 여러분과
새로운 정보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화이팅~~~~
2010년 9월3일 음성기술센터 성공사례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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