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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해제글 모음
ㅡ초기불전 사경반
숫타니파타
법정스님 옮김
2565. 2. 16
해 설
이 책은 <남전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는 <숫타니파타>를 완역한 것이다. ‘숫타Sutta'는 ’말의 묶음經‘, ’니파타nipata'는 ‘모음集’이란 뜻으로, 두 단어가 합쳐져 ‘말의 모음집’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숫타니파타는 경전을 모은 것이라는 뜻이다. 불교의 많은 경전 중에서도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과 의미가 크다.
이 경전이 이루어진 배경은 이러하다.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간추려 간결한 산문의 형태로 묶었다. 암송하기 쉽게 하여 구전되었기 때문에 원형 그대로 후세에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최초에는 부처님이 즐겨 쓰던 마가다어(북인도 마가다 지방에서 그는 진리를 깨달아 부처가 됐다)로, 또는 마가다어의 영향력이 큰 속어의 일종으로 구송되다가 그후 팔리어로 정착됐다. 현재는 팔리어 성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전처럼 시와 짧은 글귀로 결집되어 전해진 또 하나의 경전이 <담마파다> 다시 말해 <진리의 말씀(법구경)>이다. 이러한 경전들은 대개 아쇼카 왕(기원전 268년에 즉위 232년까지 다스림)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는데, 그 중에서도 숫타니파타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제4장 ‘여덟 편의 시’와 제5장 ‘피안에 이르는 길’은 다른 장보다도 더 일찍 이루어진 것이라고 학계에서는 평가한다. 물론 맨 처음부터 숫타니파타로 한데 묶여 형성된 것은 아니다. 각 장이 따로따로 독립된 경전으로 전해지다가 어떤 시기에 와서 하나의 ‘경집‘으로 묶여진 것이다. 여승女僧에 대한 말이 한 마디도 없는 걸 보아도 이 경전이 가장 초기의 불교 형태를 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숫타니파타>는 모두 1,149수의 시를 70경에 정리, 이것을 다섯 장으로 나누고 있다. 그 다섯 장이 ‘뱀의 비유蛇品’ 작은 장小品‘ ’큰 장大品‘ ’여덟 편의 시義品‘ ’피안에 이르는 길‘로 이 중에서 ’여덟 편의 시‘와 ’피안에 이르는 길‘ 등 세 장은 처음에는 독립된 경전으로 유포되었던 가장 오래된 불교 경전이다.
첫째, ‘뱀의 비유’는 열두 개의 경으로 되어 있다. 그중 제1경에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이라는 구절이 되풀이 되어 있어 사경蛇經이라고 부른다. 제2경은 소치는 다니야 대목으로 16편의 시구로 된 경이다. 제3경에는 독신수행자를 위해 모든 집착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유명한 구절의 반복이 있다.
둘째, ‘작은 장’은 비교적 짧은 경 열네 개를 담고 있다. 제11경은 8편의 시로 되어 있고, 부처님의 아들인(출가하기 전에 낳은 아들) 라훌라를 위해 말씀하신 부분이다. 부처님의 아들이라고 해서 함께 있는 승단의 선배들을 가볍게 보거나 교만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는가 하면, 다시는 세속에 돌아가지 말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셋째,‘큰 장’에는 상당히 긴 열두 개의 경이 실려 있다. 제1 ‘출가경’ 제2 ‘정진경’ 제11‘나라카경’ 등 세 경은 부처님의 전기에 대한 가장 오래된 자료다. 제9 ‘비셋타경’에서는 출신 성분에 의해 바라문(제1계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하는 행위에 의해 바라문도 될 수 있고 천민도 될 수 있다고, 사성四姓 평등의 이치를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제12 ‘두 가지 관찰’은 소박한 형식으로 모든 사물의 기원이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넷째, ‘여덟 편의 시’는 전부 여덟 편의 시로 이루어진 경이 많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두 번째의‘동굴’과 세 번째의 ‘분노’등은 여덟 편의 시로 이루어져 있다. 일찍부터 16경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역‘의품경義品經’은 바로 이 경이다.
다섯째, ‘피안에 이르는 길’은 앞의 경전들과는 달리 전체가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 열여섯 바라문들이 한 사람씩 부처님께 물으면 대답해 주는 문답식 16절과 서序와 결結을 합해 18절로 되어 있다.
팔리어로 된 성전 중에는 수많은 숫타가 있는데 하필 이 경만을 ‘경집‘이라 부른 까닭은, 다른 경전에는 그 나름의 특정한 이름이 있지만 이 경에는 그러한 이름이 없어 경집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경집에는‘닛데사 Niddesa'라는 오래된 주석서가 붙어 있다. ‘닛데사’는 ‘의미의 해석’이란 뜻이다. 이 주석서는 4장과 5장, 그리고 1장 제3경에 대한 주석이다. 이 닛데사의 성립시대인 아쇼카 왕 시대에는 아직도 경집 전체가 정리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경전은 다섯 장 중에서 제4장만 일찍이 한역되어 대장경(한문으로 번역된 것을 말함) 안에 수록되었고 전체의 번역은 없었다. 한역은 불설의족경 두 권인데, 쿠샤나 왕조(1세기 후반에서 3세기 전반에 걸쳐 융성했던 인도의 통일 왕조) 치하 서북 인도의 재가신자인 지겸이 중국에 와서 오나라 초기(223~253)에 번역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한역 불교권에서 이 경전이 알려지지 않았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어떤 경전보다도 최초에 성립되고 역사적인 실존 인물로서의 부처, 그 육성에 가까운 원초적인 설법임에도 우리에게 일찍이 소개되지 않았던 것은 단순히 언어의 장벽에만 그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소승불교라 해서 무조건 얕잡아 거들떠보지도 않으려 했던 중국적인 배타성과 아집에 있었던 것이다. 초기 불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없이 대승 불교에 접근했던 그 결과는 여러 면에서 부정적인 현상을 낳았고, 오늘날 승단의 혼미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숫타니파타> 가운데는 발전, 수정되기 전의 소박하고 단순한 초기의 불교가 그대로 심어져 있다. 여기서는 후기에 이루어진 경전처럼 현학적이고 번거로운 교리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부처님은 그와 같이 단순하고 소박하게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을, 모순과 갈등으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 해탈의 저 세계彼岸에 이르는 길을 말씀하신 것이다. 진리란 간단명료한 것임을 우리는 이 경전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을 읽는 독자들은 그 단순한 형식이 먼저 눈에 띌 것이다, 어떤 때는 지리하리만큼 같은 말이 반복되기도 한다. 우리는 여기서 초기 경전의 소박한 형태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구절마다 눈을 뜬 사람의 인간미가 배어 있는 점에 주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은 후기 경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가르침을 듣고자 찾아와 묻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알아듣기 쉬운 표현으로 피안에 이르는 길을 차근차근 말씀하신 것이다.
이 경전의 중요한 부분은 본래 운문인 시의 형식으로 되어, 읽히기보다는 읊어졌다. 시가 지닌 아름다움을 언어의 구조가 다른 말로 옮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아예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데 치중해 한결같이 산문으로 옮겼다. 그러면서도 이 경전이 지니고 있는 의도적인 표현만은 다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다.
대승 경전만을 읽다가 이 경에서 풀어 쓴 듯한 용어를 만나면 오히려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불교 용어로 굳어진 것은 후기의 일이고, 초기에는 단순한 표현으로 썼다는 것을 이 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용어로 굳어지기 이전의 용어가 접근하기 쉬울 것 같아 본래의 표현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결한 주를 달았다.
이 경에 대한 번역본이 유럽에서는 19세기 이래 여러 차례 출간되었는데, 그 중 자주 인용되는 것만 하더라도 3종의 영역英譯과 2종의 독역獨譯이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5종의 번역이 있는 걸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자의 번역으로 <한글대장경>에 수록 소개된 바 있고, 정음문고로도 펴낸 적이 있다. 번역의 대본은 <남전대장경>을 사용했고, 나카무라 하지메 교수의 번역에 힘입은 바 컸음을 아울러 밝힌다.
끝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미리 당부할 말이 있다. 모든 경전이 다 그렇듯이 지혜의 책인 이 경전도 소설이나 일반 산문과는 달리 흥미 있는 글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 구절씩 음미하듯 읽어 가면서 현재 자기 자신의 삶을‘이 거울’에 비춰 본다면 새로운 인식과 깨달음의 지평이 열릴 줄 믿는다. 그리고 이 경전을 읽어 가는 동안 순수한 초기 불교의 모습과 그 무렵 종교와 사상계의 흐름을 짐작하게 될 것이다.
여다교 사경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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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2565.02.16.
뱀의 품
1.
[세존]''뱀의 독이 퍼질 때에 약초로 다스리듯,
이미 생겨난 분노를 극복하는 수행승은,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성지월 사경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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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니파타
南何山房 옮김
2565. 2. 16
수타니파타(sutta-nipata)는 경( 經=수타) 의 집성(集成=니파타), 즉 <부처님의 첫 말씀> 을
모아 엮어놓은 경집 經集 을 말한다.
이 경집은 경전 성립사상 최초의 것에 속한다. 원래 부처님의 설법 체계를 운문 韻文 의 시기, 산문 散文 의 시기, 삼장 三藏 의 성립, 팔리어 삼장 三藏, 대승경전 大乘經典 의 성립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이 수타니파타는 산문이 시작된 아소카왕 시대(B. C. 268~232) 이전의 운문시대보다 더 오래 되었다고 보는 고전 古典 중의 고전이다. 이 가운데서 특히 제4장 <시詩의 장> 과 제5장 <피안 彼岸에 이르는 길> 은 더욱 오래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이 경집에는 아소카왕 시대나 그 조금 이후로 보는 시기에 나온 {닛데사 Niddesa} 라는 주석서가 있는데 이것도 제4장과 제5장 그리고 제1장 3항의 어구 語句 에 한한 것으로 보면, 이때까지도 이 경집은 다 집성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후 어느 시기에 따로 전해오는 다른 것도 합해 집성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이 한역경 漢譯經 에는 제4장의 시편 詩篇 들이 {불교의족경 佛敎義足經} 이라는 이름으로 오吳나라 초기(223~253) 지겸 支謙 에 의해서 번역되었다는 것은 대승권에서 이 경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집은 불교의 가장 초기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더할 수 없이 좋은 책이다. 또한 이것은 석가 釋迦 의 가장 최초의 말씀이며, 가장 생생한 음성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우리가 먼저 알아야 될 것들이다.
부처님의 말씀이 그 후 제자들에 의하여 외기 쉬운 운문의 형식으로 구송 口誦 되어 오다가 그것이 뒤에 팔리어語로 정착해 최초의 성전으로 자리잡은 경집이기 때문에, 이것은 그 후의 다른 어떤 원시경전 原始經典 이나 대승 大乘 경전보다 부처님의 육성을 그대로 들을 수 있어 불교의 과장되지 않은 진실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는 간결하고 소박한 초기 불교사상이 잘 나타나 있는 경집이며, 불교가 다만 깊고 어렵다고만 생각해 버리는 현대의 지성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선정행 사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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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따니빠따
일아옮김
2565. 2. 16
머리말
숫따니빠따는 전체 빠알리 삼장 중에서 그 성립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경전이다.바이라트 각문에 새겨진, 아소까 왕이 추천하는 일곱 개의 경전 중에서 세 개가 숫타니파타의 것으로, 역사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일찍이 증명된 경전이다.
상좌불교 전통의 나라에서 예불, 의식, 각종 예식, 축복, 방문 시에 독송이나 합송으로 가장 많이 애독되는 경전이다.
이 경전을 읽으면 마치 승원이 존재하기도 전, 아주 초창기 출가자의 삶을 보는 것 같다. 그들은 숲에서 정진하고, 탁발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순수하고, 소박하고, 청빈한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그러니 이런 삶에서 우러난 가르침의 게송 또한 단순하고, 소박하고, 순수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순수하고 소박한 게송은 그 어떤 화려한 문장보다도, 그 어떤 논리적으로 뛰어난 이론보다도,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짧은 게송이지만 진리의 정수로 응축되었기 때문이다.
숫따니빠는 가장 오래된 경전 가운데 하나이기에, 이를 통해 고대의 여러 종교 그룹들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최상위 계급으로 군림하며 다른 계층을 멸시하는 브라흐민 계급에 대하여, 부처님은 출생에 의하여 브라흐민이 된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하셨다.
숫따니빠따를 통해 우리는 당시가 사상가들이 난립한 시대였음을 엿볼 수 있다.
논객이라 자처하며 돌아다니면서 노냉을 벌여 이기는 것을 기뻐하는, 다른 교단의 고행자의 관행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숫따니빠따는 고대 사회의 관습과 전통, 지명 등 그 당시의 상황을 아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숫따니빠따를 통해 부처님 교단이 초창기부터 불 일어나듯 발전한 것을 볼 수 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아직 40세도 안 된 지혜와 덕성을 갖춘 '깨달은 성자'에 대한 소문이 아주 널리 퍼졌던 것 같다. 그래서 온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깨달은 분' 을 뵙기를 갈망하였다. 특히 수많은 브라흐민 학인들은 집단으로 부처님을 뵙고, 그들의 의문을 해소하고, 드디어 출가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브라흐민 삥기야의 [피안 가는 길의]은 그 어떤 경전,그 어떤 고전의 아름다운 글보다도 더 아름다운 게송으로 읽는 이의 숨을 멈추게 한다.
부처님은 초장기부터 바로 이런 분이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책의 번역은 다소 문장이 매끄럽지 않더라도, 원문의 격변화에 따라 뜻 그대로 옮기려고 최선을 다하였다. 번역이 난해한 게송은 많은 숙고를 하여 다른 니까야의 흐름을 따라 의역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주석이 붙여지기 이전의 원래의 순수한 진의를 캐려고 노력하였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주옥같이 소중한 숫타니파타가 일역이나 영여에 의존해 왔다. 유일한 원전 번역은 전재성 박사의 번역인데 인연담과 주석을 합쳐 방대한 분량이 되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 빠알리 원전 번역 숫따니빠따] 를 출판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순수하고 맑은 게송처럼 순수한 행복과 평안을 길어 가기를 염원해 본다.
2015년1월 역자
김금순 사경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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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리대장경/쿳다까니까야
숫타니파타/ 전재성 역주
2565. 02.16
머리말
「숫타니파타」를 일찌기 번역한 파우스뵐은 ‘「숫타니파타」는 초기불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중요한 공헌을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기서 승원 생활의 그림이 아니라 그 기초단계에서의 은둔자들의 삶을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후대 불교의 조직적인 생활이 아니라 그 조직의 맹아, 충분한 명확성을 가지고 나타난 기본적 관념들을 보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숫타니파타」가 초기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 정황으로 가장 고층적인 경전이라고 말할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다른 경전들은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터무니없이 잘못된 것입니다.
「숫타니파타」는 적어도 초기 경전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고층적인 형태를 갖고 있는 «쌍윳따니까야»의 전반부나 「담마빠다」, 「우다나」, 「이띠부타까」와 같은 맥락을 갖고 있고, 이러한 초기의 빠알리 경전 전체의 도움이 없이는 이해하기 매우 난해한 경전 군으로 조직된 경전모음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칼 오이겐 노이만이 「숫타니파타」가 비교적 승원의 조직적인 교리체계를 전개하고 있는 «맛지마니까야»와는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연결되어 있다고 파악한 것은 그의 불교철학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숫타니파타」의 이해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맛지마니까야»뿐만 아니라 특히 «쌍윳따니까야»를 비롯한 다른 니까야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삿다팃사는 그의 「숫타니파타」 영역 서문에서 ‘불교 경전은 시대에 따라 철학적이고 고행적인 단계, 수행적이고 사원적인 단계, 종교적이고 윤리적인 단계, 주석적이고 신화적인 단계로 발전하는데, 이 「숫타니파타」는 철학적이고 고행적인 단계의 경전이다.’ 라고 정의했습니다.
「숫타니파타」에서는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의 은둔자적인 출가정신, 지금 여기에서 실현될 수 있는 최종 목표인 열반을 향한 엄격하고 금욕적인 끝없는 정진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완전한 해탈과 자유를 위해, 규범과 금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나 엄격한 적용을 장애로 파악하고 그것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숫타니파타」가 초기 불교정신의 미묘한 중도적인 관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빠알리 대장경 가운데 적어도 니까야 전체를 관통하는 교리에 대한 체계적인 탐구가 없이는 이해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숫타니파타」에서는 오히려 체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형적인,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근대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심리학적인 동기나, 철학적 경험을 접할 수 있습니다. 「숫타니파타」가 전개하는 체계화되지는 않았지만, 경험적이고 합리적인 가르침은 새로운 지평의 조화로운 윤리적인 삶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습이나 전통과 타협하지 않고, 정신적인 해탈과 자유를 향한 끝없는 노력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이었습니다. 「숫타니파타」 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현학적인 것이나 사소한 계율에 얽매는 것이 없이, 소박한 대화적인 형태나 이야기 형태나 헌시의 형태로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용된 「숫타니파타」의 빠알리 원본의 교열본은 빠알리 성전협회본으로 다인 앤더슨과 헬머 스미스의 본을 위주로 하였고, 자야비끄라마의 최근 교열 및 번역본을 참고로 했고, 주석서인 «빠라맛타조띠까» 와 「닛데싸」를 참고했습니다.
가능한 한 전통적인 교열을 존중하려고 했고 후대의 빠알리어에 보이는 운율적 이유나 그와 유사한 이유에 바탕을 둔 인위적인 교열을 멀리 하려고 노력했습니다.이 「숫타니파타」를 그것이 소속되어 있는 «쿳다까니까야» 가운데 특히 먼저 번역하게 된 동기는 동산불교대학에서 2003년 일 년 간에 걸쳐서 강의하게 된데서 유래합니다.
일찍이 「숫타니파타」는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스님의 번역으로 널리 알려진 경전입니다. 그러나 빠알리 원전을 강독하면서 강의하는 도중에 스님의 번역뿐만 아니라 국내에 소개된 번역본들이 중역인데다가 주석이 없어 「숫타니파타」의 원전의 의미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왜곡될 수 있는 측면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충실한 주석을 달은 원전 번역이 긴요한 것이라 판단이 되어 강의를 끝내자마자 총정리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숫타니파타」에서는 ‘뱀의 독이 퍼질 때에 다스리듯, 이미 생겨난 분노를 극복하는 수행승은,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라는 말씀이라든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라는 말씀처럼 충격적인 고독의 메시지가 있는가 하면,
‘마치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들을 목숨 바쳐 구하듯, 이와 같이 모든 님들을 위하여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게 하여지이다. 이처럼 일체의 세계에 대하여 위로 아래로 옆으로 확장하여 장애 없이 원한 없이 적의 없이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게 하여지이다’와 같은 한없는 자애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 역동적인 경전의 정신이야말로 「숫타니파타」의 정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살아 있는 경전의 정신을 이해하려면, 이 책에 대한 교리적 주석을 꼼꼼하게 읽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숫타니파타」는 가장 고층에 속하는 초기경전인 만큼, 그 번역은 특히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고 어떤 문제는 아직까지 역자 간에 이견이 상충하는 곳이 있습니다.
특히 전체 경전이 일천 백 마흔 아홉 개의 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시들의 베다어로까지 소급하기 때문에 번역상 언어학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빠알리어 시의 운율상의 미적 아름다움을 살려내기란 어떻게 번역을 해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자비경의 두 싯구를 정말 아름다운 독일어 시로 되살려낸 노이만이 탁월한 번역은 글자 그대로의 번역이 아니라 그 정신을 살려내 새로운 언어로 창작한 것으로 그 아름다움은 불경 번역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번역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의 번역시를 독일어에서 중역해서 여기에 실어봅니다.
‘어머니가 자신의 모태의 열매인 외아들을 목숨 바쳐 수호하듯, 지어진 모든 것을 한량없이 가슴에 품어 안을지어다. 이 온 세상에 사랑이 빛으로 관통하여 한량없이 가슴속에 품어지이다. 위로, 아래로, 옆으로, 원한 없이, 적의 없이 무한하게 빛나게 하여지이다.’
역자는 「숫타니파타」의 번역에서 노이만의 탁월한 시적인 번역을 따라가기에는 거리가 멀지만, 그 동안 전세계적으로 번역된 많은 역본과 주석서들을 참고로 하여 정확히 「숫타니파타」를 이해하고 가능한 한 빠알리 원문에 충실히 번역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숫타니파타」의 해제는 바빠뜨 교수의 데바나가리본 「숫타니파타」의 서문이 상세하기 때문에 주로 그것을 참고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그리고 이 「숫타니파타」의 번역에서 천 개가 넘는 시를 운율적으로 분석하는 데 영국의 노만 교수의 주석에 힘입은 바가 컸습니다.
철학적인 주석에는 자야비끄라마 교수의 주석이 도움이 되긴 했으나 그의 주석은 빠알리문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 이 책에서 일일이 한글로 번역해서 옮겨야 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숫타니파타」의 각각의 경전이나 시에 대한 인연담을 주석서에서 샅샅이 찾아서 다는 것이었는데, 나중에야 최근에 무라카미 신칸이 주석서를 완역한 것을 알았고 혹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교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형론과 시의 원문까지 동원하며 2,582개의 주석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 일 년간 「숫타니파타」 공부에 참여하여 주신 동산 불교대 학생들과 니까야 읽기 모임의 회원들, 이 경전을 출간하는 데 자문하여 주신 여운 김광하,운강 최동훈, 그리고 수지행 보살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정수 스님과 명호근 사장님, 유필화 교수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2011년 윤영란 선생님께서 자세히 교정하여 「숫타니파타」 개정판을 출간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은 주석이 너무 많이 달린 「숫타니파타의석」 이었는데, 2013년 처음 양장본 「숫타니파타」를 원문과 의석을 함께 출간했는데, 그것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조기성 원장님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번에 불과 2년 만에 「숫타니파타」의 양장 재간본 출간하는 것은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작은 손길’에서 「숫타니파타」 공부를 하면서 일부 문장의 윤문교정을 제안하여 주신 김광하 대표님과, 무엇보다도 이번 양장 교정본을 출간하는데, 출판비를 후원하신 진여심 박은현 보살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성전협회 후원에 동참하신 서울대 박승관 교수님, 성균관대 유필화 교수님, 구석진 박사님, 이준용 상무님과 김현수 이사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불기2559(2015)년 10월 25일 퇴현 전재성 합장
득자량 옮겨 적고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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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석지현 옮김
2565.2.16
숫타니파타 는
가장 오래된 불경이다.
아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하나의 경전으로 체계화
되기 그 이전의 거의 원형에 가까운
부처님의 육성이다.
그러므로 이 숫타니파타 에는 난해한 불교 전문용어나철학적인
딱딱한 개념이 전혀없다.
그대신 때로는 지리하기
조차 할 정도로 순박한
글귀들이 반복되고있다.
그러나 이 반복 글귀를 통해서 우리는 저 맑고
청정한 새벽 기운을
느낄수 있다.
그러므로 숫타니파타 를
읽을때는 눈으로만 읽지
말고 가능하면 소리내어
읽어야한다.
그러면 눈으로 읽는것
보다 몆배나 더한
감동이 올 것이다.
숫타니파타 는 담마파타
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부처님의 시 모음집이다.
그리고 연대적으로 본다면 담마파타보다
숫타니파타 쪽이 훨씬
앞서고 있다.
숫타니파타 의 편찬연대
는 대략 A.D.3 세기
경으로 추정하고있다.
부처님은 그 자신을 결코
어느 특정한 종교의 교주라고 자처하지 않았고 그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다른사람에게도
깨닫도록 해주기 위해
그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갔다.
추위른 가릴 옷 한벌과
밥그릇 한개만을 든채
길에서 살다가 길에서
사라져간 그가 바로 저
영원한 구도자의 상징인
부처님이다.
무우수 나무 밑에서
태어나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은뒤그 깨달은 바를
다른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45년간을 바람처럼
살다가 80세에 사라수나무 밑에서 조용히 열반에 드셨다.
그의 가르침이 길에서 살다가 길에서 사라진
이의 말이 뒷 사람들에
의해서 하나의 묶음으로
모아진것이 바로 모음집
숫타니파타 인 것이다.
'숫타'는' 말의 묶음' 을
'니파타' 는' 모음' 이란
뜻으로 두 단어가 합하여
'말의 모음집'이 된 것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든 후
그의 제자들이 말을 좀더
외우기 쉽게 운문시
형식으로 간추렸다.
초기의 불교경전은
문자의 기록없이 구전에
의해 전해졌다.
그러므로 구전속에는
부처님의 음성속에
담겨져있던 영적인
파장도 그대로 전해져
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 구전에 의한
운문시 형식의 전승이
A.D.3세기경 숫타니파타
라는 이름으로 한군데로
모아지게 되고
숫타니파타 의 시구들
가운데 비슷한 구절이
많고 반복 글귀가 잦은
것은 구전되어 오던것이
그대로 문자화되었기
때문이다.
구전의 경우 동일한구절의 일정한 간격을 둔 반복은
중요한 내용의 강조에
아주 효과가 있었던 것.
앞서 말했듯이 가능하면 눈으로 읽지말고 소리내어 읽으라고 한것은 다름아닌
숫타니파타 가 윈래
구전이었기 때문이다.
박명희 사경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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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의 대화
이필원 옮김
2565. 2. 16.
제1장 원시불전에 대해서
불교의 탄생
원시불전을 말하기에 앞서, 먼저 불교가 육성된 시대배경에 대해 잠시 언급해 두고 싶습니다.
불교는 기원전 5~6세기경 인도에서 석존=고따마 붓다(기원전 463~383년, 남방상좌부 전승에 따르면 기원전 566~486년)라는 사상가가 창시한 종교입니다.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겠지만, 하나의 종교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 ‘종(가르침)’을 개창한 인물의 위대함, 그리고 종교가 발생하기에 알맞은 토양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대개는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그 시대의식이나 감각을 민감하게 읽어낸 사상가에 의해 새로운 종교가 탄생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불교의 탄생도 바로 그런 조건을 두루 갖춘 역사적 현상으로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먼저 불교가 태어난 배경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석존이 당시의 시대의식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석존이 생존했던 시대를 서구의 인도 역사가는 ‘붓다 시대’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는 [불교흥기 시대의 사상 연구](1969)라는 책을 내고부터는 줄곧 ‘불교흥기 시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불교흥기 시대는 인도 고대사 중에서도 특이할 만한 시대로, 새로운 사회기구의 변동과 함께 종교, 사상 면에서 일대 변혁이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오늘날 석존의 가르침이나 불교의 원점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 시대의 움직임을 다시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묘행성 사경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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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묘정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