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협 - 학교 - 학부모 삼위일체
"돈 덜 쓰는 구조" 만들어야 코치직 없애고 감독이 지도-관리 주중 경기 폐지… 학교 수업 충실 해외전훈 금지 등 실천 방안 마련 |
◇ 지난 6일 인천고와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치렀던 덕수정보고가 하룻만인 7일 목동 야구장에서 청원고와 청룡기 겸 무등기 서울 예선 1회전을 갖고 있다. 원안은 텅빈 목동구장의 3루 내야석에 자리잡고 자녀들을 응원하고 있는 학부모들. |
아마 야구는 쉴 틈이 없다. 학교는 뒷전이고, 야구장에서만 산다. 여기저기에서 돈이 들어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언제부터인가 학부모들은 야구장의 주류 관중으로 자리 잡았다. 자식 사랑이 끔찍한 이들은 "학부모회"란 이름으로 선수단을 뒷바라지한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박수를 친다. 야구인과 관련 종사자들은 "돈 안 드는 야구"를 해야 "아마도 살고, 프로도 산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협회는 협회대로, 야구인은 야구인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팔짱만 끼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
아마 야구 운영비 중 가장 큰 부담은 인건비.
일반적으로 고교팀에는 월 300만~400만원을 받는 감독과 월 150만~200만원인 코치 2명이 있다. 이들의 월급만해도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800만원. 학부모들이 보통 50만원의 월 회비를 걷어 월급을 주고, 각종 필요 경비로 사용한다. 팀당 30~40명의 선수들이 있으니 월 1500만~2000만원을 모아 운영비로 쓴다. 이런 코칭스태프의 구성과 운영 형태는 중학교나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인건비 다음은 전지훈련비.
겨울만 되면 전력 향상을 이유로 남해 등 따뜻한 곳을 찾는다. 심지어 프로처럼 해외전지훈련까지 가니 많은 돈이 들어간다. 월회비와는 별도로 300만~500만원 정도의 전지훈련비를 내야 한다.
그리고 전국대회에 나가기 위한 출전비도 따로 걷는다. 주최사에서 여관비와 교통비를 지원하지만 먹고 쓰는 잡비가 만만치 않다.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돈이 모아지고 쓰이다보니 늘 시끄럽고, 말썽이 생긴다.
어떻게 해야 "돈 덜 쓰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첫째 코치를 없애야 한다. 감독이 선수 지도와 관리를 도맡는다. 프로를 흉내내느라 분야별 코치를 두는 것은 넌센스다.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도자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곳에서 수료증을 주거나 자격 심사를 하고, 이들이 일선 아마 지도자로 나서면 야구발전기금을 활용해 일정 부분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연령대에 맞는 교육법을 익혀야 제대로 된 지도자가 된다.
둘째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생 경기는 "주말 야구"로 변경한다. 학교 수업을 몽땅 빼먹고 야구에만 매달리는 삐뚤어진 구조를 바로 잡으려면 제도적으로 "주중 경기"를 없애야 한다. 구 또는 시, 도 단위로 지역 리그전을 치른 뒤 지역 1, 2위팀이 참가하는 전국대회 1~2개만 실시한다.
세째 서울 4개, 지방 3개인 전국대회를 축소한다. 대한야구협회는 고교팀의 경우 1년에 3개 대회 이상 참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것도 많다. 과거에는 각 대회마다 관중이 북새통을 이루고 짭짤한 수익을 냈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대가 변한 만큼 대회는 존속시키되 격년제로 개최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때다.
네째 프로야구 8개구단은 현행처럼 야구용품을 적극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야구 교실"을 연다. 소속팀의 코치나 은퇴 선수들이 강사로 나서는 "야구 클리닉"을 실시, 어린 선수들이 돈 안 쓰고 재미있게 기본기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대한야구협회가 교육부와 협조해 학교 수업하기, 해외 전지훈련금지, 학기 중 합숙 금지 등 강력한 제도를 마련하고 실천해야만 "학생 야구"가 바로 잡힌다. < 전문기자 chang@>
◇2004년 전국 고교대회 일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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