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장한 군위 꽃담골프장의 회원들이 이 골프장의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계룡건설의 기업회생제도를 악용한 무책임한 법정관리 신청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달 15일 계룡건설 본사 앞에서는 회원 30여 명(회원채권단협의회)의 항의 집회가 있었다. 회원들은 기업회생을 악용한 대기업의 횡포라고 주장하며 계룡건설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고, 기업회생을 이용하여 강제적으로 회원들을 무시하고 대중제 전환을 전제로 한 회생인가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원들은 이어 관리인의 변경 및 채권 증액신고 이의신청 등에 대하여 대구지방법원 파산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꽃담골프장 회원들은 회원권 분양 당시 계룡건설은 책임시공, 지급보증사였고 이후 골프장을 인수한 주체였으나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계룡건설도 피해자라며 단일 최대 채권자로 돌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계룡건설은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탁 공매 또는 신탁채권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등의 자세를 보여 졸지에 재산권을 침해받게 된 회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꽃담골프장은 계룡건설의 관계사들이 주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 관리인(꽃담골프장 대표이사) 정모 씨는 계룡건설 자회사인 계룡산업 출신 임원으로, 법정관리 신청부터 관리인 선임에 이르기까지 계룡건설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어 계룡건설의 이해관계인의 관리인 선임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꽃담골프장은 회원권을 분양할 당시 계룡건설의 지급보증으로 골프장에 파산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회원권 구입을 부추겼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골프장의 직원들 대부분이 골프장의 실제 소유주를 계룡건설로 알고 있다. 또한 계룡건설은 최근까지 직원을 파견하여 골프장 운영 전반에 대하여 직접 관여해 왔다는 것이 회원들의 주장이다.
현재 전국 회원제 골프장 중 20여 곳이 법정관리 진행 중에 있으며, 대구경북 20개 회원제 골프장 중 안동 남안동CC, 칠곡 세븐밸리CC, 군위 꽃담CC, 영덕 오션뷰CC, 김천 베네치아CC, 합천 아델스코트CC 등 6곳이 법정관리 또는 공매 절차 중에 있다. 회원제 골프장들의 과다한 부채와 경기악화 등이 맞물려 회원제 골프장들의 파산사태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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