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장비에 관한 허와 실
고기능성 장비 제대로 알아야 잘 쓴다
최근 등산용 의류는 첨단 기능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첨단 소재를 활용하여 다양한 기능을 갖춘 등산용 의류는 등산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장비로서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기능성의 극치만을 추구하며 제품을 판매하지만, 올바른 사용법과 적절한 필요성에 대한 이해와 홍보 없이 잠깐의 홍보성 문구로만 제품을 홍보해 왔다. 뛰어난 기능의 제품이 사용방법을 몰라 오히려 불필요한 제품으로 전락되기도 한다.
이에 필자는 우리 등산인은 장비가 왜 필요한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라는 기본적인 물음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하고자 한다.
기능성 의류와 일반 의류의 차이점
의류의 소재는 크게 자연섬유(천연섬유, 자연에서 얻어지는 동,식물에서 채취한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섬유로써 면, 마, 모 등)와 화학섬유(원유에서 채취한 섬유로써 폴리에스텔, 나일론 소재 등)로 나뉜다.
인간의 피부에 가장 친화적인 소재가 자연섬유인데도 등산의류의 90퍼센트는 화학섬유를 사용하고 있다. 자연섬유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유지되어 물리적 변화, 즉 외부의 조건에 변화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학섬유는 인간의 피부에 친화적이지는 못하지만 외부 조건의 변화에 무한한 기능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이러한 측면에서 새로운 섬유의 개발은 화학섬유로만 집중되었다.
예를 들면, 등사의류 중 가장 최첨단을 주도하는 기능성 의류의 대부분이 화학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머리카락 한 올 보다 작은 원사에 수십 개의 구멍을 낸 중공섬유가 탄생했고, 1인치의 면적에 30만개의 구멍을 뚫어 방수와 통기의 역할을 하는 방수,투습 원단이 개발되었다. 또한 양털보다 따뜻하며 가벼운 소재가 개발되어 이미 전 세계의 등산의류에 사용되고 있다. 이제 화학섬유의 무한한 변화는 그 끝은 예측할 수도 장담할 수도 없다.
등산용 방수재킷과 일반의류용 방수재킷은 방수도(물에 견디는 시간당 압력 MMG/H)에 의해 구분된다. 등산용 방수재킷의 방수도는 10000~30000MMG/H에 이른다. 그러나 일반 의류용 우의는 1000~2000MMG/H에 불과해 10배 이상의 내수압 차이를 보인다.
또한 투습도(땀을 배출하는 수치 M/24H) 역시 10배 이사의 차이를 나타낸다. 외부 요건인 비에 젖는 것 말고도 땀 배출속도 역시 현저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등산용 방수의류는 봉제선을 통한 침수를 막기 위해 박음선 안에 방수성 테이프를 부착해 방수기능을 최대화하고 있다.
등산의류가 장비라고 말할 만큼 뛰어난 기능성으로 갖추었다고 하지만 모든 조건에 최상의 장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어떤 조건에 최상의 장점을 갖고 있다면 또 다른 조건에는 당연히 취약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 제품의 정확한 장,단점을 알고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배낭과 가방의 차이
일반적인 책가방 형태의 배낭은 단순히 짐을 포장, 운반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다. 가방에 배낭의 구조를 적용한다면 이 또한 배낭이라 할 수 있지만 가방이 배낭이 되려면 상당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배낭은 복잡한ㅁ 구조의 형태와 기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가방을 배낭 대신 사용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질 낮은 배낭을 사용하여 같은 거리의 산행을 할 경우 피로도와 신체에 가해지는 무리가 훨씬 크다.
배낭은 무게를 최대한 분배할 수 있는 형태와 인간의 신체 구조에 맞는 편안한 프레임과 멜빵, 용도에 따른 기능적 구조 등을 반드시 고려해 제조되어야 한다.
등산화와 운동화의 차이
등산화의 단점은 무게다. 운동화는 등산화보다 3배 이상까지도 가볍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비포장길 상태에서 운동화는 발목을 보호할 수 없다. 등산화는 발목 보호를 위해 운동화보다 패드가 길고 두텁게 설계되었다. 특히, 하산 시에는 등산화가 더욱 필수적이다. 운동화에 비해 충격완화 시스템(밑창, 중창, 안창)을 갖춘 등산화는 체중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훨씬 더 완화해 준다. 등산화는 완충 및 보호기능에서 운동화보다 3배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 따라서 그 기능의 차이는 단순히 가볍다는 것만으로는 대신할 수 없다.
등산화의 기능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보완되고 있다. 좋은 등산화는 편하고 안전하며 즐거운 산행을 보장해 준다.
다음은 등산화 선택 시 확인해야 할 중요한 몇 가지다.
※착용시 발은 편안한가?
최상의 등산화가 되는 조건의 70퍼센트 이상이 '발 모양의 형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이라고 해도 자신의 족형에 맞지 않는다면 오히려 불편하기만 할 뿐이다.
※방수기능은 우수한가?
겨울산행이나 우천시 산행에 있어 방수기능은 필수적이다.
※통기성(땀 배출)은 좋은가?
특히, 겨울산행 시 땀 배출이 안되면 동상의 위험이 있다.
※밑창(아웃솔)의 접지력은 좋은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등산화 밑창의 재질은 일반 자동차 타이어(GOOD YEAR)의 재질을 그대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접지력과 미끄럼 방지에 우수한 재질(부틸창)로 변화되고 있다.
※충격완화 기능은?
체중의 압력을 완충하는 역할의 등산화 중간창은 일반 폴리우레탄 소재에서 가볍고 완충 효과가 더 좋은 파이론 소재로 발전했다. 이들 소재는 종전의 소재보다 기능면에서 한층 향상되었지만 가격이 비싸며, 내마모성이 기존 폴리우레탄 소재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대부분 신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A/S의 처리는?
운동화와 달리 등산화는 오래 사용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발에 길이 든 등산화는 상당히 귀중하게 여긴다. 따라서 A/S 유무 역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필수적인 스톡 사용
스톡의 종류는 등산용 스톡(아이스 스톡, 트레킹 스톡), 의료용 스톡, 스키 스톡, 노르딕 워킹 스톡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등산용 스톡 중 트래킹 스톡이 일반등산에서는 가장 필요한 장비다.
체중 60킬로그램인 사람이 하루 산행 시 10000보의 걸음을 걷는다면 최소한 600톤의 무게와 그 이상의 압력을 무릎에 받게 된다. 특히 하산 시에는 체중의 70퍼센트가 앞다리에 몰린다. 스톡을 사용할 경우 체중을 분산하여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산행 출발 전 장비점검에서 스톡을 가장 우선 순위로 꼽는다.
스톡 사용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첫째, 몸의 균형이다. 산행 시 불안한 굴곡의 지면에서 균형을 잡기에는 신체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스톡 사용자와 미사용자의 산행 후 피로도는 30퍼센트 이상 차이 난다고 한다.
둘째, 체중의 분배다. 등산 시 지면에 닿는 발에만 체중이 확산되어 피로도가 누적되고 자칫 균형을 잃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스톡을 사용하면 스톡과 지면의 한 발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 체중이 분사된다.
셋째, 완충작용을 한다. 하산 시 체중이 앞다리에 70퍼센트 이상 쏠리게 되어 무릎이 받는 압력이 상당하다. 스톡이 앞다리보다 먼저 체중의 압력을 분산, 지탱해 줌으로써 완충역할을 해준다.
스톡은 손잡이, 조절부위, 충격 완화장치, 지면 접촉부위로 구분된다. 보통 3단, 4단의 유형이다. 올라갈 때는 스톡의 길이가 평지에서의 길이보다 짧게 조절해야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하산 시에는 스톡이 발 보다 먼저 짚게 됨으로써 평지 길이보다 길어야 한다.
이렇게 길이 조절을 하지 않고 평지에서의 길이로 산행을 한다면 피로도는 오히려 상승될 것이다.
언더웨어의 중요성
고기능성 겉옷이 자체의 기능만으로도발휘하자면 반드시 기능성 언더웨어를 입어야 한다.
인체가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600~700CC 정도지만 한여름이나 등산 시 심할 경유 1리터까지 흘리기도 한다. 많은 양의 땀을 빠른 시간 내에 배출하기에는 겉옷의 기능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능성 언더웨어를 착용한다면 한결 빠른 땀 배출을 느낄 수 있다.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4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