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 2001 에 운용했던 To The Moon 호 - 1988 Aquasport 25ft, 2x200hp Yamaha
낚싯배의 성공적인 운용
바다에서 선상낚시를 나가려면 당연히 배가 있어야 할 것인데, 장고 끝에 일단 배를 구했다손 치더라도 이를 어떻게 운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찬찬히 해보지 않았다면 이런 저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기에, 이에 대한 생각을 제 경험에 바탕을 두고 같이 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의 내용들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들임을 먼저 밝히고, 내용에 대한 토론은 차후 기회가 되면 여러분들과 직접 만나뵙는 기회를 만들어 이야기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배를 가진 사람들의 농담 몇가지 =
배라는 물건은 새 것을 사서 물에 띄우는 순간 반값이 되는 요상한 것이다
B.O.A.T. = Bring Out Another Thousand (Dollars)
배를 가질 생각을 말고, 배 가진 친구를 사귀라
Boat is a hole on the water, that sucks up your savings dry quick
배를 탔을 때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알려면 주유소에 배를 대보면 된다
모두 언중유골(言中有骨)인 농담입니다그려...
1. 안전 관리
배의 선장은 승객의 안전에 책임이 있으므로, 선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선박 운행상의 제반 문제들 - 항법, 해황판단, 안전수칙, 무선교신요령 등 - 에 대해 정확하고 자신있게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또한 승객들을 관리 감독해야만 할 것이므로, 당당하고 자신있게 승객들을 통솔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옛날에는 선장이 선원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절대적인 독재를 행사했었읍니다. 그런 전통의 잔재로서 남은 것이, 해기사면허를 갖춘 선장은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과 장례를 주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싫던 좋던 일단 선장이 되었다면 리더쉽을 발휘해야만 하므로 이런 부분에 자신이 없는 분들은 다른 이의 배를 타는 것이 좋겠지요.
2. 끊임없는 공부
항법, 해황, 해도, 낚싯배의 경우 낚시포인트 및 낚시방법, 구급처치법, 선박 기계 및 전기, 선체관리 등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흥미를 가진 공부를 계속하여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위에 열거한 내용들을 잘 모르는 선장에게 내 안녕을 맡긴다면? 하고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이 지속적인 공부의 중요성이 느껴지겠지요.
3. 승객의 의무를 일깨워 줘야
승객들을 배에 태우기 전에 안전수칙을 숙지시킬 필요가 있겠고, 선장으로서 승객들이 어떻게 행동해 주었으면 하는 양해사항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예 1 - 안전 : 배 위에서는 항상 구명조끼를 착용할 것과 배가 달릴때는 항상 손잡이가 될 만한 곳을 확보하고 움직인다. 예 2 - 양해 : 계류장으로 돌아와서는 배 청소를 같이 하며 운행(출조)경비는 공동으로 부담한다.)
4. 공평한 출조(운행)경비 산정
배를 운용하는 선장이나 같이 즐기는 승객(釣友)이나 서로간에 공평한 경비분담이 되질 않는다면 여러번 같이 출조하기가 힘들게 될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어찌보면 매우 민감한 사항이고 잘못 다루면 자칫 의가 상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는지라 처음 출조계획을 잡는때 부터 미리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지요. 물론 선장께서 인심이 좋아서 전액 혹은 일정부분을 부담하고 초대를 하는 경우는 이런 계산이 생략되겠습니다. 일반적인 경비 부담의 항목들을 아래에 조목조목 적어봅니다.
a. 감가상각 - 내 배를 모는게 좋아서 용감하게 배를 마련한 선장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b. 연료 - 공동부담 (시간당 30 ~ 80 리터 정도 사용 + 2행정 선외기는 시간당 엔진오일 1 ~ 2 리터 추가)
c. 일반관리 - 공동부담 (연간 보험료, 일반예방정비, 계류비, 낚시장비(미끼)유지 등을 연간 출조(운행)일수로 나눈 값)
d. Ferry 도선료, 식음료, 숙박비 및 잡비 - 공동부담 (1/N)
위와 같이 따지면 2박 3일 뱅쿠버섬 서해안 낚시, 4인승 낚싯배(작년까지 본인이 뱅쿠버섬에 놔두고 썼었던 22feet-200hp 짜리)의 경우, 한번 낚시에 들어가는 비용은: a = $0, b = [개솔린 (4hr x 40Ltr x $0.90) + 엔진오일 (4hr x 1Ltr x $5)] x 3일 = $480, c = (보험료/등록비 $600 + 주차비 $700 + 일반예방정비 $1200 + 낚시장비(미끼)유지 $800) / 30일 x 3일 = $330, d = [Ferry/Car $150 + (식음료 $120 + 숙박비/기타 $180)] x 3일 = $1050, 총계 = $0 + $480 + $330 + $1050 = $1860 / 4 낚시꾼 = $465 (2박3일 낚시 - 일인당 비용부담)
일견 $465 라는 금액이 많은 듯 보이지만, 같은 내용의 낚시여행을 배를 전세내어 한다고 하면: [차터(배전세) $800 x 3 + 왕복교통비 $200 + 숙식비용/잡비 $900] = $3500, 일인당 약 $900 정도가 소요될 것입니다. 배를 가지고 공동으로 경비를 부담하고 나가면 대략 반값으로 해결이 되는군요.
뱅쿠버 근교에서 당일로 네명이 위와 같은 배로 낚시를 한다면: b = $120, c = $110, d = $50; Total = $280 / 4 = $70 (일인당 부담) 이런 계산이 되겠습니다.
2001 ~ 2004 에 운용했던 Serendipity 호, 1995 Hydra-sports 22ft - 1x200hp Johnson
5. 선상낚시에 필요한 준비사항들 및 선장의 잔소리 몇마디
즐겁고 쾌적한 낚시여행을 다녀오려면 반드시 승객(조우)들에게 준비시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바다에서의 기후에 맞는 옷가지와 신발 등의 준비물과 승객들이 준수해 주어야 할 내용들을 자세히 적어봅니다.
아래는 제가 운용하는 낚싯배 ARGO호의 준비사항들 입니다 (선상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입니다).
2005 ~ 올해부터 운용할 ARGO 호, 1985 Chris-Craft 315 Commander 32ft - 2x285hp Volvo diesel
ARGO를 타고 즐거운 낚시를 가기 위한 준비사항들
[ 옷가지 ]
충분한 속옷과 양말
폴라텍 플리스(Polartec Fleece) 원단의 조끼, 셔츠, 바지 (해양기후에 최적, 따듯하고 보송보송하며 가볍다)
고어텍스 원단의 자켓과 겉바지 (젖지않고 따듯하게 지내기 위한 필수품. 낡은 스키복으로 대체 가능)
필요한 대로 : 마후라, 털모자, 장갑 (방수처리 혹은 모사로 짠 것), 모자 (필수품, 챙이 넓은 것이 좋고, 고어텍스로 만든 것이 최고)
옵션 : 날씨가 좋을 경우 필요할 수 있는 반바지와 티셔츠
[ 신발 ]
갑판장화 (바닥창이 테니스화 처럼 생겨서 물에 젖은 갑판에서 미끄러지지 않음 - 선구상점, Marks Workwear World 혹은 3 Vets 등에서 판매)
슬리퍼나 샌들 (옵션)
[ 기타 준비물들 ]
색안경 (편광처리가 된 것이 좋음, 물에 떨어지지 않도록 다리에 줄을 묶을 것)
개인 세면도구, 선블록/선탠로션 (SPF 지수 30 이상 짜리)
수건들 (샤워 및 세면용), 집으로 돌아갈때 잡은 생선을 담아갈 용기 (쿨러, 플라스틱 통 등. 차에 놔두었다 하선 후 사용)
카메라, 캠코더, 워크맨, 책, 잡지 등등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들
각자가 좋아하는 간식, 술, 혹은 담배 개인지참. 단 마약류는 절대 불가
[ 가방 및 침구 ]
딱딱하고 각이 진 트렁크는 절대 사양! 따블백이나 체육관에 가지고 다니는 천 가방으로 짐을 쌀 것. 한사람당 가방 하나씩만 허용됨
침낭 : 여름이라도 밤엔 쌀쌀하므로 배위에서 잘 경우에 쓸 침낭 (0도 혹은 중급방한 가능한 것)
[ 선장으로부터의 잔소리 몇마디 A few words from Captain Jason… ]
* 짜증 없이 같이 어울리려는 태도로 지냅시다. 좁은 배 위에서 같이 며칠을 지내려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지요
* 단독 행동과 이기적인 태도는 용납되기 어렵습니다. 모두 힘을 합쳐 서로 도우며 일거리는 같이 나누어 합시다
* 배 위에서 과도한 음주는 절대금지입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술취한 조우를 건지는 일은 별로 즐거운 것이 아닐테지요
* 안전수칙 : 배 위에서는 언제나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며, 배가 달릴때는 반드시 손잡이가 될 만한 곳을 확보하고 움직입니다
* 배에 준비되어있는 장구 및 시설(화장실 포함)을 쓰는 방법을 잘 모르면 선장, 기관장, 갑판장에게 물어보세요
* 계류장으로 돌아와서는 하선 전에 배청소를 같이 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깨끗한 배를 타고 기분좋게 나갈 수 있겠지요
ARGO 1st Sea Trial (시험운항) - 2005. 03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여러 상세내용 및 앞으로 항상 배워가며 공부할 내용을 소상히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열거하신 내용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바쁘신데도 항상 카페 발전을 위해 좋은 내용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캡틴 제이슨님,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야마하 4 스트로크 아웃보드 엔진이 볼보 디젤 인보드 엔진에 비해서 관리도 쉽고 고장도 적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인지요? 캡틴 제이슨님은 이 모든 종류의 배를 다뤄보셨기 때문에 잘 아실 것 같네요. 질문에 대답해주심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준이오빠 선배입니다. 좋으신 말씀 잘 읽었습니다. 폐 안끼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